한국자전거경영인협회장 최영규를 만나다 [월간 더바이크]
“바이크쇼 정착과
회원사 간의 단합이 목표입니다”
한국자전거경영인협회장 최영규를 만나다
올해 새로 취임한 한국자전거경영인협회의 최영규 회장은 국내 자전거 역사의 산증인이다. 그가 대표로 있는 ㈜오디바이크를 거쳐 간 많은 직원들은 현재 업계 곳곳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자전거 마니아이기도 한 최 회장은 이곳저곳에서 많은 코스를 개발하기도 하였다. 오디랠리의 대다수 코스가 바로 그의 작품이다. 회사 경영으로 바쁜 몸에도 불구하고 그가 국내 자전거 발전을 위하여 손을 걷어 붙였다.
Q 한국자전거경영인협회장으로서의 업무는 언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나?
올해 3월부터 취임하여 본격적으로 일을 하고 있다. 한국자전거수입협회에서 한국자전거경영인협회로 명칭이 바뀐 작년부터 협회에 힘을 보태고 있었다. 작년 말부터 박승관 전회장이 후임을 맡아달라는 부탁을 했었지만 계속 고사를 했었다. 하지만 올해 설날 연휴에 국토종주를 하면서 마음이 바뀌었다. 자전거에 대한 새로운 애정과 포부가 샘솟으면서 국내 자전거 발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자리를 승낙했다.
Q 협회장에 취임해서 가장 먼저 추진한 일이 있다고 들었다.
먼저 임원진을 비롯한 조직을 개편하는 일이었다. 다른 것보다 완성차를 취급하는 회사를 중심으로 임원진을 꾸리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했다. 중요한 사업 중 하나인 바이크쇼를 예로 들면 액세서리 업체에서는 시즌이 시작하는 봄에 쇼를 하는 것이 맞는다고 보지만 완성차 업체에서는 너무 늦다. 적어도 10월 말이나 11월 초에 바이크쇼를 시작하여야 소비자에게 새로운 제품을 홍보할 수 있다고 본다. 이러한 큰 방향성을 끌고 나가기 위해서라도 협회에서 제 목소리를 낼 수 있게 임원진을 개편한 것이다.
Q 바이크쇼가 현재 중단된 상태다. 앞으로 바이크쇼를 어떻게 끌고 갈 예정인가?
앞서 말한 대로 바이크쇼는 메이저 완성차 업체가 많이 나와주어야 한다. 물론 다양한 용부품도 중요하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다양하고 인지도 높은 자전거 브랜드를 한자리에서 많이 볼 수 있어야 바이크쇼를 찾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다양한 완성차 업체의 의견을 존중하고 방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임원진부터 개편한 것이다. 개인적으로 국내의 바이크쇼는 일본의 도쿄사이클모드 같은 형태로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자전거와 용부품의 전시는 기본이고, 그 가운데에 다양한 데모바이크를 운영하여 관람객의 욕구를 충족시켜야한다. 가보면 알겠지만 오픈 전부터 긴 행렬로 줄을 서 있는 일본 관람객의 대부분은 자기가 좋아하는 자전거의 데모바이크 참가를 위해서다. 우리나라는 타이베이바이크쇼나 유로바이크쇼처럼 딜러를 위한 전시가 아닌 철저하게 소비자를 위한 커스터머쇼로 거듭나야 한다.
Q 하지만 현재 상황을 보면 녹록지 않다. 대부분의 업체가 독자적인 전시나 수주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협회장으로서 풀어야할 큰 숙제다. 대부분 큰 업체가 독자적인 신제품 전시회와 수주회의를 통하여 제품 발주를 위한 영업에 올인을 하고 있는 상태다. 바이크쇼에 나오고 싶어도 별도의 비용이 부담이 되는 것이다. 물론 그동안의 바이크쇼가 지지부진한 측면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업체로서는 무엇이 전체 자전거 시장의 발전을 위하여 보탬이 될지 생각해봐야 한다. 단지 본인만의 파이를 가져가려 하지 말고 전체 시장의 파이를 키우기 위하여 노력하자는 것이다. 바이크쇼의 활성화를 통하여 자전거 시장의 활력을 불어넣고, 일반 대중들이 자전거를 많이 탈 수 있게끔 유도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여럿이 뭉쳐야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고 이슈몰이가 가능하다. 독자적인 쇼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 단기적인 접근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한 부분이다.
Q 업체 입장에서는 바이크쇼에 대한 효과를 부정적으로 바라본다. 과연 시장이 커지고 매출에 효과가 있겠냐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아웃도어 시장을 예로 들어보자. 매출로만 따지면 세계에서 3위 안에 드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국내 인구나 경제력으로 봐도 말도 안되는 수치다. 이렇게 아웃도어 시장이 커진 이유는 업체들이 지속적으로 마케팅에 투자를 했기 때문이다. 전시회는 물론이고 광고와 홍보에 엄청난 투자를 한 결과다. 지금은 시골에 할머니조차 기능성 점퍼를 입고 밭에서 일한다. 물론 아웃도어의 과다경쟁을 이야기하지만 어쨌든 엄청난 성장과 발전을 한 것은 사실이다. 자전거도 장기적인 안목으로 지속적인 투자와 공동의 노력을 선행하여야 한다. 단순히 자신들만의 거래처만을 지키기에 급급하고, 그 속에 안주한다면 어떻게 시장이 커지겠는가?
Q 제대로 된 국내 바이크쇼를 언제쯤 볼 수 있는가?
올해 진행하기에는 시기적으로 너무 늦었고, 내년 10월경을 목표로 하고 있다. 데모바이크쇼를 진행을 하기 위해서 장소는 코엑스보다는 킨텍스가 알맞다는 생각이다. 더불어 많은 업체의 참가를 위하여 지금부터 협회 회원 정리와 확보에 노력할 생각이다. 회원사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강구중이다.
Q 올해 자전거 경기가 무척 좋지 않다고들 한다. 원인이 무엇이라고 보나?
상대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 과연 올 한해가 다른 해에 비하여 가장 좋지 않았나? 나는 아니라고 본다. 작년에 국내 경기는 무척 좋지 않았지만 자전거는 호황이었다. 작년에 비하여 좋지 않았을 뿐이지 재작년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없다. 더군다나 작년 매출을 생각하여 올해 너무 많은 물량을 들여와 수급 조절에 실패한 것도 문제였다. 다양한 제품보다는 인기 품목에만 너무 편중한 것도 어려움을 증가시켰을 것이다.
Q 앞으로 자전거 시장의 발전 방향을 예측해 본다면?
전기자전거 시장에 주목을 해야 한다. 유럽만 보더라도 2011년도 120만대였던 것이 2015년 230만대로 판매가 거의 두 배 성장을 하였다. 미국도 4배 성장을 하였고, 네덜란드만 하더라도 판매대수의 50%가 전기자전거다. 업체 입장에서는 일반자전거와 비교하여 단가가 높은 만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요즘 전기자동차를 많이 얘기하지만 교통체증에 전기자동차는 도움이 안 된다. 부피가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기자전거는 교통체증과 주차 그리고 공해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방편이다. 거기다 건강 증진에도 효과적이다. 현재 전기자전거 관련 법규 문제가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데 법규를 간소화하여 다양한 전기자전거를 보급하는 것이 정답이다. 서울같이 규모가 큰 도시에서 자동차를 적극적으로 억제하려고 한다면 단거리뿐만이 아닌 중장거리를 달릴 수 있는 고속 전기자전거도 점차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Q 마지막으로 임기 내에 꼭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면?
회장의 임기는 3년이다. 올해가 지나면 2년이 남는데 그 안에 바이크쇼가 매해 열릴 수 있도록 정착시키고 싶다. 그다음으로는 업체 간의 단합이다. 과다경쟁으로 인한 피해는 결국 모두에게 돌아간다. 협회가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소통 창구의 기능을 하여 회원사가 공생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도록 하겠다.
editor 배경진 photo 이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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