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올레벨로제주, 봄기운 가득할 즈음에 만나면 어떨까요? 문개성 원광대 교수 [월간 더바이크]
2017 올레벨로제주,
봄기운 가득할 즈음에 만나면 어떨까요?
문개성 원광대 교수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사이클연맹은 지난 2016년 7월 2일과 3일에 걸쳐 ‘올레벨로제주 2016 한라산 힐클라임’ 대회를 개최했다. 300여 명의 동호인이 모여 청정 제주의 자연 속에서 레이스 및 투어를 성황리에 마쳤다. 이 행사의 기획자인 문개성 교수는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스포츠 마케팅 전문가로 활동하며 투르드코리아 및 다양한 대회를 성공리에 이끈 인물이다. 현재는 원광대학교 스포츠산업·복지학과 교수로 후진 양성과 함께 스포츠이벤트를 통한 기획자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를 만나 올레벨로제주의 기획 취지와 앞으로의 발전 방향의 대하여 들어 보았다.
글, 사진 편집부
Q. 우선 몇 년 만의 본지와의 인터뷰이다. 기억으로는 ‘투르 드 코리아(Tour de Korea)’ 대회 초장기부터 더바이크와 인연을 맺었고, 당시 본지와 인터뷰를 했었다. 어떤 느낌인가?
A. 그렇다. ‘투르 드 코리아’ 대회를 2007년에 시작했는데 2009년까지 실무자로 활동했다. 많은 동호인이 아직도 기억하고 있지만 첫해에 왕년의 사이클 스타 ‘랜스 암스트롱’을 국민체육진흥공단 투르드코리아조직위원회에서 초청했다. 당시 기업 스폰서십 마케팅을 담당했었고, 사이클 불모지에서 스타 마케팅을 통해 이슈를 선점했던 것이 벌써 10년 전이다. 이렇게 성격이 다른 대회 ‘올레벨로제주’로 만나게 되어 감회가 새롭다.
Q. 말씀하신 ‘올레벨로제주 2016 한라산 힐클라임’ 첫 대회를 무사히 마친 것에 대한 소감은?
A. 우선 악천후 속에서도 진정으로 불굴의 열정을 보여주었던 많은 동호인에게 감사를 드린다. 홍보 기간도 짧고, 지리적 특수성으로 기상상황도 매우 민감한 요인이라 걱정을 많이 했지만 덕분에 잘 끝났다. 매년 이어갈 대회로서의 가치를 지향하는 만큼 앞으로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란다.
Q. 대회의 기획자로서 어떤 취지로 구상했나?
A. 2016년이 아시아 최고수준의 사이클 축전인 ‘투르 드 코리아’ 개최 10주년이다. 자전거는 인류의 발명품 중에서 최고로 꼽는 단순함 속에 구조적 미학이 있다. ‘투르 드 코리아’ 10주년도 기념하고, 제주의 청정지역 이미지를 담아 자생적으로 만든 파생상품으로써 지역을 대표하는 스포츠이벤트로서의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다.
Q. 대회 명칭의 의미를 소개해 달라.
A. ‘투르 드 코리아’ 대회를 준비할 무렵 ‘투르 드 오키나와(일본)’, ‘투르 드 랑카위(말레이시아)’처럼 특정 지역명을 대회브랜드로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당시 ‘올레벨로’라는 타이틀을 구상했었는데 올레(Olé)란 프랑스어로 ‘잘한다, 힘내라’라는 뜻이고, 벨로(Vélo)란 자전거를 의미한다. 이는 세계최고 사이클 축전인 ‘투르 드 프랑스(Tour de France)’의 상징적인 위상을 이해하는 전 세계 자전거 동호인을 염두에 뒀다. 대회를 준비하면서 제주 올레길 열풍과 맞물려 묘하게 어울리는 대회 브랜드라고 생각이 들었다. 다시 말해 올레길의 올레는 아니다. 향후 ‘올레벨로코리아’ 대회로 확대해 나갈 수 있는 보편적이고 발음하기 좋은 특화된 명칭이라 자평한다.
Q. ‘올레벨로제주’만의 차별화를 위한 노력은?
A. 아무래도 대회 장소의 지리적 특수성이다. 도 외 거주민 50% 이상 참가조건을 내세워 최대한 많은 동호인을 제주지역에 집결시키는 것이 첫째 목표다. 자전거를 싣고, 차량 또는 기차나 배를 타고 내려가서 다시 올라와야 한다. 국내의 수많은 대회와의 차별화를 두기 위해서 매력적인 요인을 계속 발굴할 것이다.
Q. 매력적인 요인이라 함은?
A. 단순히 친환경적인 장소로 만족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우선 처음은 낯설지만 스토리를 만들고자 한다. 스토리가 있어야 연례적으로 개최하면서 다양한 코스개발과 대회기록 및 역사가 만들어질 것이다.
Q. 그 스토리가 ‘올레벨로제주’ 테마코스도 해당되는가?
A. 그렇다. 제주는 세계 7대 자연경관이란 친환경적 매력요소와 더불어 다양한 코스개발이 가능하다. 올해는 ‘전설의 코스’란 의미를 부여했다. 국내 최고 높이의 1100도로를 골인 지점으로 잡은 것도 큰 의미가 있지만, 중간의 ‘아흔아홉골’이란 지명을 통과했다. 예전에 100개의 골이었는데 1개 골짜기를 없애 호랑이나 사자 같은 맹수가 살지 않는다는 구전이 전해진다. 이처럼 지역마다 다양한 설화, 전설, 신화, 미신이 있듯이 제주의 한라산과 360여 개의 오름으로 구성된 ‘환경자산의 보물섬’에서 뿜어져 나오는 제주의 기운(氣運)과 이야기를 나누자는 것이다.
향후 5·16 도로, 4·3공원을 연계한 역사성과 전통성의 의미를 부여하고, 평화와 화합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평화의 코스’도 개발할 것이다. 또한 세계 7대 비경으로 세계적 관광지의 이미지를 전달할 수 있는 ‘글로벌 코스’와 제주도와 작은 섬을 잇는 섬들의 문화를 전달하기 위한 ‘섬문화 코스’등도 개발할 계획이다. 제주란 섬에 와서 또 다시 작은 섬에 들어가 투어할 수 있다면 얼마나 매력적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Q. 앞으로 어떤 대회로 발전하길 기대하는가?
A. 우선 매년 특정 시기가 되면 ‘올레벨로제주’가 떠오를 수 있는 제주 스포츠 브랜드로 나아가길 기대한다. 교통과 숙박의 편리한 인프라를 활용해서 대회를 마치고, 자전거 관광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최근 제주도 한 바퀴를 휘감는 자전거길(219Km)이 개통됐다. 다양한 관광특화상품도 기대된다. 만일 매년 4월 초순경에 개최한다면 여느 지역보다 따뜻한 제주에서 전국 동호인을 맞이하는 첫 대회로 자리매김할 수도 있다. 또 앞서 언급한 것처럼 특이한 코스를 개발하여 대회개최 시간만큼은 안전하게 도로가 통제되어 있는 공간에서 마음껏 페달을 밟을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많은 관심을 가져 주셔야 제주 행정당국도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Q. 지속적인 개최는 어떤 가치가 있고 어떻게 기억되고 싶은가?
A. ‘투르 드 프랑스’를 벤치마킹해서 ‘투르 드 코리아’가 만들어졌다. 벌써 10주년을 맞이하여 스포츠마케팅을 접목한 ‘올레벨로제주’ 자전거 상품이 탄생했다. 시작은 미약하지만 원칙을 갖고, 보완점을 찾고 인내하면서 지속해서 개선해 나간다면 좋은 이벤트 상품이 되리라 믿는다.
앞서 언급했지만 2007년 투르 드 코리아의 이슈를 최대로 끌어올리기 위해 왕년의 사이클 스타 ‘랜스 암스트롱’을 초청하여 스타마케팅을 했다. 하지만 그는 100년이 넘는 ‘투르 드 프랑스’ 역사에 오명을 남겼다. 암을 극복하고 7연패의 인간승리 드라마를 썼지만, 도핑 문제로 인해 모든 기록은 박탈당했고, 그는 영구 제명됐다. 암환자를 돕기 위한 성공적인 재단을 출범하고 운영했음에도 불구하고 스포츠인으로서 도의적 책임은 피할 수 없었다. 이러한 모든 기록과 역사는 오랜 기간 동안 개최되는 대회를 통해 남는다. 긍정적인 역사는 더욱 빛을 내고, 부정적인 역사는 자기성찰의 기회로 삼는다.
‘올레벨로제주’ 대회는 한라산 힐클라임이 될 수도 있고, 로드 페스타(festa)가 될 수도 있다. 최초의 그림은 여기서 그려지겠지만, 적극적인 관심, 좋은 의견과 조언을 통해 대회가 발전할 수 있는 여건은 자전거를 사랑하는 동호인의 몫일 수도 있다. 앞으로 동호인들에게 오래 기억되는 대회가 되길 희망한다. 또한 ‘올레벨로코리아’를 통해 세계 최초 국제 동호인 자전거 대회가 개최되는 꿈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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