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의 조용한 컴백, 대전 팀바이크 [월간 더바이크]
스타의 조용한 컴백
대전 팀바이크
팀바이크를 이끌고 있는 박민수 대표는 한국체육인명사전에 이름을 올린 유명한 인물이자 사이클 스타였다. 박 대표는 이제 대전에서 숍과 아카데미를 통해 지역 사이클 문화를 이끌고 있다.
editor 배경진 photo 이성규
대전 팀바이크는 대전시 유성구 원신흥동에 위치한다. 이곳은 유성에서도 신도시에 속해있어 넓게 잘 정비된 평지 도로와 근방 계룡산의 산악구간까지 더해져 라이딩을 하기에 적당한 곳이다. 하지만 이런 입지 조건보다 더 주목해야할 점은 바로 팀바이크의 대표다. 자전거 역사에서 뛰어난 업적으로 한국체육인명사전에 이름을 올린 인물이기 때문이다.
전 국가대표팀 감독, 1989년 뉴델리아시아선수권대회 3관왕, 1990년 북경아시아경기대회 2관왕, 1994년 히로시마아시아경기대회 단체전 금메달. 그에게 따라 붙는 수식어는 다양하고 화려하다. 80년대와 90년대를 관통하며 사이클계를 주름잡았던 그가 이곳 대전 신도시에 숍을 열고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박민수 선수
박민수 대표는 중학교 시절부터 본격적으로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다. 덕산 중학교 1학년 시절 스스로 사이클 담당 선생님을 찾아가 운동을 시작하였다고 한다. 중학교 시절에는 충남에서는 최고였지만 전국대회에서는 그다지 두드러진 성적을 내지 못했다. 그러던 중 중학교 2학년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소년 가장이 된 박 대표는 이를 악물고 연습에 매진하였다고 한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전기가 없어 촛불을 켜놓고 야간 훈련을 할 정도로 연습에 매진하였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차츰 두각을 나타내던 그는 고등학교 3학년 때에 이탈리아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4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올린다. 그 후 1988년 서울올림픽대회에 출전을 시작으로 3회 연속 올림픽 대회에 출전하게 된다.
1990년 제11회 북경아시아경기대회에서 남자 4km 개인추발에서 4분 55초 16을 기록하며 일본 선수를 따돌리고 우승하고, 이어 50km 포인트 경기 결승에도 우승하며 개인종목 2관왕에 오른다. 그후 1994년 히로시마아시아경기대회 단체전에서도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아시아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이 끝나자마자 프랑스로의 유학길에 올랐어요. 그때만 해도 정보도 별로 없고 유학도 흔치 않던 시절이라 다들 말렸죠. 하지만 저는 사이클의 종주국이라 할 수 있는 프랑스에서 맨몸으로 부딪히며 선진 사이클 문화를 접해보고 싶었어요.”
대한민국 사이클 선수로는 최초의 프랑스 정식 등록 선수가 되어 박 대표는 2년간 그곳에서 활약을 펼쳤다. 동양에서 온 작은 선수의 활약상에 프랑스 언론에서도 관심을 갖고 취재를 할 정도였다.
“그때 당시 느꼈던 것 중 하나는 유럽의 클럽 문화입니다. 지역을 중심으로 동호회가 발달하여 자연스럽게 자전거를 접하고 타게 된다는 점이죠. 어린 꼬마부터 나이 많은 노인까지 사이클링이 생활체육으로 깊숙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었어요. 우리나라의 클럽 문화가 얼마 전부터 붐을 이룬 것하고 비교하면 시간 차이가 많이 나죠.”
국내로 복귀한 이후에도 도로대회에서 우승을 하며 건재함을 과시하였고, 이후 2002년부터는 경륜선수로 활약하게 된다. 2013년까지 11년간 경륜 선수로 출전하며 프로 사이클 선수로서의 경험을 쌓았다. 그 후 2013년부터 2015년까지 국가대표팀을 맡아 지도자의 길을 걷는다. 2014년 인천아시아경기대회에서 트랙 도로 여자부를 이끌어 은메달을 획득하기도 하였다.
박민수 대표
“프랑스로의 유학 그리고 경륜 선수로의 전환, 다시 지도자로의 변신. 이 모두의 과정은 제 자신이 정상에 있다고 생각할 때 내린 결정들입니다. 박수 칠 때 떠나라는 말처럼 자신감에 차 있을 때 다른 것을 도전해도 승산이 있다고 판단을 했죠.”
지도자의 길을 버리고 숍을 차리려고 할 때도 주위에 반대가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박 대표는 지금의 이 길에 후회는 없다고 말한다.
“제가 올림픽에서 이루지 못한 금메달의 꿈을 지도자가 되어 이루어보고 싶었어요. 하지만 아쉽게도 그러지 못했죠. 이제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려고 합니다. 유럽에서 클럽문화의 중요성을 느꼈기에 국내에서 어린 청소년들을 가르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박 대표의 어린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교육은 선수가 아닌 지역을 중심으로 한 동호인을 말한다.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자전거를 접하고 제대로 된 자전거타기를 교육시키고 싶은 것이다. 물론 어린 친구 이외에도 그를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는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선수와 지도자로서의 경험과 성과가 고스란히 지역 사이클 문화의 토양이 되는 것이다.
그는 항상 인생에서 중요한 시기에 도전하고 노력하며 쉼없이 달려왔다. 현재 그의 도전이 지금까지의 그 어떤 것보다 더 어렵고 힘들 수 있지만 가장 보람있는 일임에는 틀림없을 것이다.
▶ 팀바이크 대전 유성구 원신흥동 541-2(도안고등학교 앞) 042-823-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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