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프로바이크 [월간 더바이크]
지역의 자전거 문화를 꽃피운다
목포 프로바이크
목포에서 태어나 자라나고 목포에서 살아가고 있는 정영기 대표는 목포를 자전거 타기 좋은 지역으로 탈바꿈 시키고 싶어 한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 어제는 경륜장에서 그리고 오늘은 지역에서 보이지 않는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editor 배경진 photo 이성규
목포IC를 빠져나와 영산로를 따라 시내로 들어서면 오른쪽으로 스캇(Scott) 상호를 단 커다란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간판에는 목포프로바이크라는 상호명과 함께 ‘프로사이클 선수가 운영하는 전문숍’이라고 써진 문구도 볼 수 있다. 가게는 어디에 부속된 것이 아닌 홀로 서있다. 전문숍이라는 말이 독립건물과 어우러져 한층 아우라를 뽐낸다. 거기다 썬팅이 짙은 윈도우로 내부에서는 프로만이 가르칠 수 있는 비밀스러움이 가득한 것처럼 느껴질 정도다.
10년이 넘는 프로생활
“숍을 열고 바빠지다 보니 아이들과 자전거 탈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어 아쉬워요.”라고 말하는 목포프로바이크의 정영기 대표는 두 딸아이의 아빠이자 현역 경륜 선수로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몸 관리에 신경을 쓰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있지만 불혹을 넘은 그에게도 후배들과의 경쟁은 언제나 부담이다. 얼마 전 문을 연 이 가게도 언제 닥칠지 모르는 은퇴를 대비한 든든한 그의 보험이다.
“10년이 넘는 선수 생활 동안 보람과 긍지도 많이 느꼈지만 부상도 많이 당하고 나이도 들다보니 몸이 예전 같지는 않죠. 이제는 운동하는 시간보다 숍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지만 나름 시간을 쪼개서 이곳에서도 트레이닝을 하고 있죠.”
가게를 둘러보니 여러 가지 컴퓨터 시뮬레이터를 이용한 트레이너와 장비가 많이 보인다. 또한 최신 공구와 정비 용품도 상당한 수준으로 보유하고 있다.
“예전 MTB 타던 시절부터 거의 스스로 정비하고 수리하던 터라 큰 어려움은 없었어요. 하지만 새로운 장비나 용품에 관심이 많아서 항상 다양한 정보를 접하기 위해서 노력합니다.”
카운터 뒤편으로는 본지를 비롯하여 국내에서 출간되는 다양한 자전거 잡지를 보유하고 있었다. 한눈에도 아주 예전부터 구독을 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자전거 관련 서적과 관련 정보가 책장에 빼곡히 정리되어 있다. 가게를 둘러보던 중 전시된 사진에서 낯익은 한 인물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바로 조호성 선수다.
“경륜 선수에 합격하여 훈련원에 들어와 보니 동기 중에 조호성 선수가 있었죠. 개인적으로 팬이어서 사인도 받고 사진도 같이 찍어서 영광이었습니다.”
사실 조호성 선수나 정대표 모두 늦은 나이에 경륜에 발을 디뎠다. 조호성 선수는 현역에서 다양한 선수 생활을 하다가 들어왔고, 정대표는 사회생활을 하다 들어오게 됐다.
“월급쟁이 생활을 하다가 적성에 잘 맞지 않고, 같이 MTB를 타던 동호회 동생들이 먼저 경륜선수가 되어서 저도 경륜에 도전하게 됐죠. 또한 6형제 중 맏이로 가장 역할까지 하다 보니 경제적으로도 어려움이 많았죠. 나름 20살초부터 MTB를 열심히 타고 있던 터라 앞뒤 가리지 않고 지원했는데 운 좋게 합격을 했죠.”
경륜 선수로서는 조금 늦은 나이인 29살에 입소한 그는 어린 후배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성실함으로 승부를 걸었다. 남보다 더 많이 공부하고 한 발짝 더 많이 움직이자는 생각으로 노력한 결과 그는 훈련원에서 모범상을 받고 졸업하였다.
지역을 향한 관심
호남권의 광주나 나주만 하더라도 로드바이크의 인프라가 굉장히 좋은 편이다. 하지만 정대표의 말로는 목포는 다른 지역에 비하여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
“목포는 로드바이크의 붐이 아직 크게 일어나지 않았어요. 시작단계라고 볼 수 있죠. 중요한 시기인 만큼 지역 사회와 자전거 발전을 위해서 무엇인가 할 수 있는 것이 없을까 고민을 많이 했었습니다.”
정대표는 현재 전라남도 장애인사이클연맹 전무이사와 목포시 자전거연맹 전무이사를 맡고 있다. 조직에서 실무적인 것을 도맡아 한다는 전무이사를 맡았으니 그가 아이들과 놀아줄 시간도 없이 바쁜 것이 당연할지 모르겠다.
“역할을 맡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시행착오도 많고 많이 부족해요. 하지만 무엇인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주변에 많은 도움이 필요한 것이 현실입니다, 저 혼자만의 힘으로는 부족하죠. 또한 척박한 목포의 자전거 문화를 꽃피우기 위해서는 자전거인뿐 아니라 지역의 뜻있는 기관이나 단체의 관심 또한 필요합니다.”
그는 어찌 보면 생계를 위하여 고군분투하는 이 시대의 평범한 한 가장에 불과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가 목포에 숍을 열고 지역 단체에서 발에 땀이 나도록 뛰는 이유는 목포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목포에서 태어나 자라나고 목포에서 살아가고 있는 정영기 대표는 목포를 자전거 타기 좋은 지역으로 탈바꿈 시키고 싶어 한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 어제는 경륜장에서 그리고 오늘은 지역에서 보이지 않는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 목포 프로바이크
전남 목포시 석현동 923-1(목포가톨릭대학교 옆) 061-984-0033, cafe.naver.com/namunarubi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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