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앙키 아리아 e로드 [더바이크]
지금까지 이런 자전거는 없었다
비앙키 아리아 e로드
근력이 많이 부족하거나 부상이 있거나 질병에 걸렸더라도 e로드를 이용한다면 자신의 전성기 시절로 돌아간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거기다 e로드끼리 어울린다면 도전해 보지 못했던 6개령 또는 9개령을 같이 완주하는 기쁨도 누려볼 수 있다.
이태리 로드바이크의 역사 그 자체라 할 수 있는 비앙키에서 본격적인 첫 번째 e로드바이크를 선보였다. 바로 아리아 e로드다. 전기자전거는 이제 공용자전거로 등장할 정도로 현재 많은 인기를 구가 중이고 산악용에서는 그 파급력은 높여가고 있다. 하지만 로드바이크로의 보급은 아직 시작 단계다. 더군다나 아리아와 같은 본격적인 에어로 머신과의 결합은 드문 일이다. 과연 비앙키에서 만든 e로드바이크가 우리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자못 궁금하다.
▲이바이크모션의 X35 M1 허브 모터
△▲온오프와 모드 선택 겸용 버튼
▲충전 및 점검 단자
△▲배터리가 내장된 다운튜브
▲배터리를 위한 하단 덮개와 모터 연결선
△▲핸들바에는 어떠한 디스플레이 장치도 없다
프레임
e로드를 얼핏 보면 기존의 일반 아리아와 구분하기 힘들다. 수평으로 뻗은 탑튜브와 시트튜브 중간 지점에서 만나는 시트스테이, 그리고 에어로 형상의 넓은 다운튜브는 영락없는 아리아다. 동그란 허브 모터는 카세트에 완벽하게 가려져 옆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파나소닉 배터리도 다운튜브 안에 완벽하게 숨겨져 있다. 탑튜브의 온오프 버튼과 옆에 새겨진 e-road라는 글자를 봐야지만 e바이크라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다. 이 자전거가 바로 옆을 스쳐 지나간다면 e바이크라는 것을 단박에 알아챌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데칼도 기존 아리아와 큰 차이를 느낄 수 없다. 진한 채러스터 색상의 바탕에 굵은 검은색의 비앙키 영문 로고가 다운튜브에 박혀있다. 약간 다른 부분도 있지만 신문에서 보던 틀린 그림 찾기 수준이다.
보통의 e바이크에서 볼 수 있는 핸들바의 디스플레이 장치도 아리아 e로드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배터리의 잔량이나 파워의 단계별 조절 등은 이바이크모션 앱을 다운받아 모바일에서 설정할 수 있다. 케이블은 인터널로 연결하여 깔끔함을 더해주고 있으며, 디스크 브레이크 유압 케이블 역시 프레임과 포크 안으로 들어가 있어 군더더기가 없다. 에어로 로드바이크다운 미니멀한 구성이 이 제품의 성격을 말해준다.
전동 시스템
e로드의 모터 시스템을 비앙키에서는 ‘IPD(Inner Power Drive System)’라고 부른다. 전동 시스템은 스페인의 이바이크모션사 제품으로 36V/250W의 허브 모터를 기반으로 하며 40N/m의 토크를 지닌다. 속력이 15km에서 25km 사이일 때 모터동력이 최적화되도록 설계했다. 이 전동 시스템은 자전거의 무게에 3.5kg 밖에 더해지지 않아 경량화에 최적이다. 센터드라이브 보다는 허브 모터가 경량화에 좀 더 좋으며 프레임의 전체적인 디자인도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을 갖는다. 배터리는 250W가 다운튜브 내에 완벽하게 통합되어 있는데 비비쉘 하단에 검은색 커버가 있는 것으로 봐서는 교체가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탑튜브 상단에 온오프 버튼이 있는데 모드를 조절할 수 있는 용도로도 사용한다. 에코(그린)와 컴포트(오렌지) 그리고 파워(레드) 모드 3단계로 나뉜다. 보통 에코는 30%, 컴포트는 60%, 파워는 100%로 어시스트가 설정되어 있지만 이바이크모션 앱에서 미세한 파워 조정이 가능하다. 이 앱을 통하여 사용자는 배터리 상태, 전원, 파워, RPM 등을 모니터링 할 수 있으며, 심박계를 연결하여 특정 심박구간에서 자동으로 모터가 구동하도록 설정할 수도 있다.
비앙키 측에서는 배터리의 사용시간을 최대 4시간 정도라고 하지만 라이더의 몸무게와 라이딩 스타일 그리고 지형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을 것 같다.
이바이크모션은 현재 비앙키 이외에 오베아와 피나렐로, 록키마운틴 등에 전동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으며, 허브 모터 뿐 아니라 센터드라이브 모터를 비롯해 다양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바이크모션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250W를 추가할 수 있는 물통 모양의 배터리를 곧 출시할 예정임을 밝히고 있다.
라이딩
현재 출시되어 있는 전기자전거의 외관은 누가 봐도 알 수 있는 모습을 하고 있지만, 아리아의 e로드는 기존의 일반 아리아와 거의 똑같은 외관이다. 야간에 북악을 오른다면 엄청난 속력에 놀라는 다른 라이더를 발견할 것 같다.
전통적인 로드바이크가 속도를 내고 유지하기 위해 순전히 라이더의 힘만을 사용했다면 e로드는 시속 25km까지 강력한 모터의 지원으로 힘들이지 않고도 일정 속도를 유지할 수 있어 편안하면서도 속도감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200km에 해당하는 장시간 배터리는 평소에 체력적인 한계에 부딪쳐 가보지 못했던 곳을 더 멀리 갈 수 있게 해준다. 힘들게 타느라 놓쳤던 풍경도 볼 수 있는 여유를 줄 수 있어서 혼자서도 어디든 다녀올 수 있는 자신감까지 심어준다. 항상 겁을 먹었던 높은 경사의 힐클라임 구간도 어시스트를 조절해 가면서 도전해볼 수도 있다.
하지만 시승을 하면서 의문이 들었다. 25km의 제한 속도로는 평속이 높은 그룹과 같이 라이딩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계속해서 힐클라임만 있는 구간이라면 몰라도 평지 구간에서는 차라리 일반자전거가 더 빠르다.
e로드도 eMTB와 같이 일반자전거와 같이 타라고 만든 자전거는 아닌 것 같다. 만약 100km 이상의 장거리 라이딩을 해보지 않았거나 지구력이 부족하다면 모터의 힘으로 그 이상의 거리를 도전할 수 있을 것이다. 근력이 많이 부족하거나 부상이 있거나 질병에 걸렸더라도 e로드를 이용한다면 자신의 전성기 시절로 돌아간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거기다 e로드끼리 어울린다면 도전해 보지 못했던 6개령 또는 9개령을 같이 완주하는 기쁨도 누려볼 수 있다.
아리아 e로드는 분명 일반자전거와 흡사하지만 그렇다고 이것이 그 어떤 속임수를 의미 하지는 않는다. 자전거가 전기나 모터의 도움을 받았다고 해서 삐딱하게만 볼 것은 아니다. 자전거를 즐기고자 하는 사람은 다양하며 어떻게 즐길 것인지는 순전히 개인의 몫이다.
마지막으로 팁을 하나 주자면 배터리를 분리하고 뒷 휠을 일반 휠로 교환한다면 일반 아리아처럼 활용이 가능하지 않을까?
Specifications
구동계 시마노 울테그라 11단 콤팩트
브레이크 시마노 R8070 유압 디스크 브레이크, 플랫 마운트 캘리퍼
로터 시마노RT86, 160mm
휠셋 비전 트라이맥스 알로이 디스크
타이어 비토리아 루비노 IV 700 x 28c
안장 셀레 로얄 세타 S1
모터 X35 M1, 36V/250W
배터리 파나소닉 250W
무게 약 12.2kg
가격 미정
수입공급원 대진인터내셔널 1688-7449 www.daejinkr.com
rider 마주현 editor 배경진 photo 이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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