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ke Photo, 당신의 결정적인 찰나를 담다 [더바이크]
Bike Photo
당신의 결정적인 찰나를 담다
어느 대회를 가던, 멋진 사진이 나올법한 바로 그 포인트에는 영락없이 형광조끼를 입은 그들이 있다.
추우나 더우나 항상 자리를 지키고 셔터를 누르는 그들은 이름하야 ‘바이크 포토’다.
혹시 이상현, 박성도, 김현수, 황병준 씨를 알고 있는가? 누군지 잘 모르겠다면 질문을 조금 바꿔 보겠다. 굼디바이크, 동부MTB 대표 또는 리스조이 킹준, 좋은생각이라는 이름은 들어본 적이 있는가? 이제야 끄덕끄덕하는 독자들의 모습이 눈에 훤하다.
어느 대회를 가던 멋진 사진이 나올 법한 바로 그 포인트에는 영락없이 형광조끼를 입은 그들이 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항상 자리를 지키고 셔터를 누르는 그들은 이름하야 ‘바이크 포토’다. 단 한 사람의 액션도 놓치지 않기 위해 장시간 대기는 필수다. 더위에 땀이 비오듯 흘러도, 추위에 손이 얼어 셔터를 누르기 힘든 날도 어떤 어려운 환경과도 타협하지 않는다.
이들 멤버는 주최측에서 초청한다면 전국 어디든 가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대회가 겹치는 경우에는 출전 선수가 많은 쪽을 우선 순위에 두며, 주최측에서의 바이크 포토에 대한 관심도에 따라 멤버 간의 협의 끝에 출사 장소를 정하고 있다.
사진이라는 것은 본래 그 한 장에 그때 그 순간의 모든 것을 저장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평소에도 사진을 남기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가령 맛있는 음식이 눈앞에 있을 때에도 먹기 전 음식샷을 남긴다거나, 여행지에서도 손에서 카메라를 놓지 않으며, 특별한 날 선물을 받으면 인증샷을 찍기도 한다.
하지만 이처럼 한 손 또는 두 손이 남을 때에는 사진 활동이 수월하지만, 자전거 타는 순간을 스스로 담아내기란 정말 쉽지 않다. 그래서 우리는 바이크 포토에게 더욱 고마움을 느낀다. 바이크 포토는 나도 모르는 나의 모습, 나의 결정적인 찰나를 담아준다. 뿐만 아니라 그들은 온라인 카페에 사진을 업로드 하여 사진의 주인공에게 개개인의 특별한 추억과 기억을 나누어 주고 있다. 본인의 사진을 찾고 싶다면 자세한 내용은 바이크포토 카페(cafe.daum.net/h-mandu)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 카페에서 자신의 사진을 찾은 라이더가 다음 대회에 참가했을때, 고맙고 반가운 마음에 레이스 도중 포토들에게 인사를 하다 순간의 방심으로 넘어져 다치는 일이 종종 일어나기도 한다. 그래서 그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모른척 미끄러지듯 지나가주세요. 반가워도 인사는 나중에, 안전이 가장 우선입니다.”
본업과 본명을 잠시 내려놓고 사진가로 활동하는 굼디바이크, 동부MTB, 리스조이 킹준, 좋은생각 이들 바이크 포토 4인방이 궁금하다. 평소에 궁금했던 질문과 답변을 통해 그들과 더욱 가까워지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굼디바이크 이상현
언제부터 바이크 포토 활동을 시작했나요?
필름 카메라에서 디지털 카메라로 급속하게 전환이 되어 가던 2007년 무렵입니다. 당시에는 DSLR 가격이 상당했는데 중보급형을 구입했었습니다. 2009년부터 온라인 다음(daum)카페를 개설하고 본격적으로 대회사진을 업로드하기 시작했습니다.
본래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는지, 또한 바이크 포토로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국가 공인 기술자격 음향 영상기기 기능사 1급, 전기공사 기능사 1급을 가지고 있어 현재의 자리에서 1978년에 진공관 TV나 전축, 카세트 등을 수리하는 ‘전파사’로 개업을 했습니다. 이후에 디지털화를 겪으며 냉동, 전기공 사업으로 방향을 틀었고,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서 자전거를 타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MTB 허브의 내부가 궁금한 나머지 80만원 상당의 허브를 무모하게 잘라 기어이 그것을 확인했습니다. 이 사건을 시작으로 자전거 허브에 대한 관심이 깊어져 지금은 산악자전거 허브 정비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포토로 활동하게 된 계기는 오래전 산악자전거 대회에서 입상하면서 대회사진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여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굼디바이크의 ‘굼디’는 어떤 뜻을 가지고 있나요?
‘굼디’는 ‘굼벵이’의 애칭입니다. 제가 좀 다혈질인 편이라 관심거리가 있으면 일부터 저질러 놓고 보는 성격이라 늘 손해 보는 일이 다반사입니다. 그래서 굼벵이가 갖고 있는 느림의 미학을 닮아보고자 굼디라는 명칭을 쓰게 되었습니다. “조금만 참아 보자, 조금만 더 생각해보자. 조금만 더 천천히 걸어가자.”라는 생각으로 만들어진 닉네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도 천성이 욱 하는 성격이라 쉽게 버리지 못하는 것이 있지만, 그래도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조금은 나아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인생 샷’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가장 잘 찍히는 방법은 사진가가 어디에 있는지를 몰라야 합니다. 피사체는 사진가와 눈이 마주치는 동시에 틀 안에 갇히는 것과 같습니다. 아무리 자연스럽게 포즈를 취하라고 해도 이미 학습된 이미지만 표현될 뿐입니다. 또한 카메라는 밝은 색을 빨리 감지합니다. 어둡고 칙칙한 색은 반대로 빠르게 반응하지 못 합니다. 가능하면 색깔이 상하의에 고루 섞여 있는 것이 렌즈에 담기 좋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베스트 사진과 그 에피소드를 들려주세요.
작년 미시령 힐클라임대회에서 자전거가 바람에 날려 날아가는 것이 가장 기억에 납니다. 페이스 북 조회 수가 엄청났던 사건이었지요. 저 역시도 바람에 몸을 가누지 못해 엎드려서 촬영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바이크 포토로서 라이더에게 건네고 싶은 말
저는 가끔씩 선수들이 보이지 않는 움푹한 곳에서 숨어서 촬영할 때가 있습니다. 저를 발견하면 손부터 흔들기 때문입니다. 내리막 코너링에서 손을 흔드는 것은 사고의 지름길입니다. 혹 저를 발견하더라도 모른 척 미끄러지듯 지나가십시오. 반가운 인사는 나중에 하셔도 됩니다. 대회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절대 안전이며, 다치지 말아야 합니다. 축제의 장에서 마음껏 기량을 발휘하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순간의 방심으로 넘어져서 다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저는 있는 듯 없는 듯 선수 여러분의 그림자를 밟고 있습니다. 단 한 사람의 액션이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항상 건강한 모습으로 대회장에서 뵙기를 바랍니다.
동부 MTB 박성도
언제부터 바이크 포토 활동을 시작했나요?
정확하지는 않지만 과거 기록을 보면 2013년으로 생각이 됩니다.
본래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는지, 또한 바이크 포토로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현재 서울시 구로구 고척동, 광명 철산동에서 자전거 매장 두 곳을 운영 중입니다. 항상 동호회 분들과 함께 대회장을 다니다가, 대회 중간에는 특별하게 할 일이 없기 때문에 우연히 한두장 찍어보다가 이렇게 바이크 포토로 입문하게 되었습니다.
‘인생 샷’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딱히 특별하게 베스트샷으로 찍히는 방법이라기보다는 이것은 조금 방해가 되기는 합니다. 바로 마스크 착용입니다. 아무래도 대회 때 찍는 사진은 평생 간직하는 나만의 기념사진인데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면 그 당시 표정이나 디테일이 나타나지 않기도 하고, 사진을 찾을 때에도 누군지 분간하기 어렵겠죠?
가장 기억에 남았던 베스트 사진과 그 에피소드를 들려주세요.
모든 대회가 그렇듯 도전하시는 분들의 모습 그 자체가 베스트라고 봅니다. 특히나 선수급의 실력자들 보다는 초보나 여성 등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고 이겨내는 라이더 분들이 보이는데, 이러한 노력들이 굉장히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그 분들에게 진심을 담아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바이크 포토로서 라이더에게 건네고 싶은 말
대회에서의 추억은 저희가 책임을 지겠으니 자신과의 싸움인 대회에 집중하세요.
리스조이 킹준 김현수
언제부터 바이크 포토 활동을 시작했나요?
작년 10월 중순경 굼디바이크님을 따라 동두천왕방산대회부터 찍기 시작하였으니, 2015년 10월부터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바이크 포토 4인방 중 제가 제일 막내인 셈입니다.
본래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는지, 또한 바이크 포토로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저는 본업으로 드라마에 필요한 소품을 방송국이나 드라마 제작사에 렌트해 주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드라마가 완성되기 위한 소품 중 카메라, 노트북, 의료기 등을 제공하는 것으로 나름 방송의 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 업무 중 한가지인 카메라를 다루는 일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바이크 포토와 같이 하게 되었습니다.
주로 ‘리스조이 킹준’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하시는데 어떤 뜻을 가지고 있나요?
리스조이는 제가 운영하는 회사명이기도 한데, 어떤 기계나 용품을 ‘리스(lease)’하면 ‘조이(joy)’한다 즉, 제게 용품을 빌리면 큰 기쁨을 얻는다는 제가 만든 일종의 합성어(leasejoy)입니다. 뒤에 킹준은 저의 어렸을 적 아명입니다. 조부님이 각별하게 ‘왕준’ 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셨는데, 학교 입학 시 ‘왕준’이 촌스럽다고 생각하신 부모님께서 ‘현수’로 개명을 하셨다고 합니다. 자전거를 타면서 저를 유독히 예뻐해 주셨던 조부님 생각이 나 재미지게 영어로 만들어보니 킹준이 되었습니다. 아직도 어릴 적 친구들은 왕준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그래서 ‘리스조이 킹준’으로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인생 샷’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저는 촬영하는데 렌즈를 응시하면 셔터를 잘 누르지 않습니다. 사진에 찍힐 것을 의식하면 표정이나 동작이 어색하기 때문입니다. 즉, 자연스럽지 못한 모습이 나오는데 저는 본인 그대로의 의식하지 않은 내추럴한 모습을 담고 싶습니다. 한마디로 말씀드리자면 있는 그대로의 삶의 순간을 자연스럽게 표출해 내고 싶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베스트 사진과 그 에피소드를 들려주세요.
작년에 처음 자전거 대회 사진을 찍겠다고 생각하고 무작정 카메라를 들이댄 컷입니다. 동두천 왕방산대회 스타트 컷인데 정말 아무생각이 없이 셔터만 눌렀다는 생각이 드는 사진이라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비록 몇 개월 이지만 대회 출사를 몇 번 하고 나니 제가 찍은 사진이 여기 저기에서 보이는 것에 대해 기쁘기도 하고 설레기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바이크 포토로서 라이더에게 건네고 싶은 말
라이더님들께서 제가 사이트에 올린 사진을 구경하고 내려 받아 가실 때 흔적이라도 남겨 주시면 더 바랄게 없습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정도의 간단한 인사말이면 더욱 힘이 날 것 같습니다. 사실 자전거가 좋아서 이 일을 시작했고, 어떤 이득을 바라고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감사하다는 한마디가 저에게는 더욱더 큰 힘이 되지 않을까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답니다.
좋은생각 황병준
언제부터 바이크 포토 활동을 시작했나요?
2011년부터 간헐적으로 사진을 찍기 시작을 하다가 바이크포토라는 이름으로 뭉치게 된 것은 2015년입니다.
본래에는 어떤 직업을 가지고 계신지, 또한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본업으로는 자전거관련 쇼핑몰 운영 및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자전거를 즐기는 분들에게 작은 보답이 되고자 하는 마음에 시작하게 되었고, 지금은 형님들과 함께 하며 더욱 즐겁게 동참하고 있습니다.
‘좋은생각’이란 이름으로 활동하고 계신데 어떤 의미로 쓰게 되셨나요?
아주 오래 전에 절망의 늪에 빠져 살던 시절에 좋은생각 하나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에 삶은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어 ‘좋은생각 하나가 세상을 바꾼다’는 생각으로 생활 중이며, 앞으로도 또한 그렇게 살아가자는 생각을 담아 이름에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인생 샷’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입상을 보고 달리는 선수가 아니라면 앞 뒤사람과 약간의 간격 유지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때 단독 사진을 얻을 수 있는 좋은 찬스이기 때문입니다. 단독 사진 촬영 범위에 들어왔을 때 다양한 포즈를 잡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또한 라이더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카메라와 가까워야 셔터가 눌러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포즈를 잡을 때에는 먼 곳 보다는 카메라와 조금 더 가까운 곳에서 포즈를 잡으세요. 약 10m 정도의 거리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베스트 사진과 그 에피소드를 들려주세요.
대회에서 여성이 남성 못지않게 또는 남성을 뛰어넘기도 하는 출중한 기량을 보일 때 굉장히 아름답고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실력이 출중한 여성 라이더가 대회를 멋지게 완주하고 마치는 장면과 순간을 베스트 사진으로 뽑았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바이크 포토 멤버들 모두가 공감하는 부분입니다.
바이크 포토로서 라이더에게 건네고 싶은 말
대회에서 바이크 포토의 주인공은 참가하신 분 한 분 한 분입니다. 자신만의 좋은 추억을 남기시길 바랍니다. 또한 알리고 싶은 것이 있는데 4월에 건립이 되어 운영 중인 어린이전문 재활병원이 운영비가 많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이에 깊은 관심을 가져주시고, 평소 바이크 포토의 사진에 고마움을 느끼고 계시는 분들이라면 저희의 노력과 열정을 봐서라도 작은 성의를 보여주시면 좋을 듯합니다.
editor 인유빈 photo 정해천, 굼디바이크, 동부MTB, 리스조이 킹준, 좋은생각
대회 때마다 좋은 사진 찍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