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개념의 전문 MTB숍, 손창환의 펀박스(FUNBOX) [월간 더바이크]
새로운 개념의 전문 MTB숍
손창환의 펀박스(FUNBOX)
전문 빌더로서 꾸준한 활동을 해오던 손창환 씨가 양천구 목동에 숍을 열었다. 물건만이 아닌 콘텐츠와 문화도 팔겠다는 그의 야심찬 도전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editor 배경진 photo 이성규
누군가 얘기했다. ‘남자는 아내의 그릇 크기만큼 성장한다’고. 물론 소크라테스 같은 예외도 있기는 하지만 어쨌든 공감이 가는 말이다. 이러한 경구는 이쪽 분야에도 통용된다.
‘산악자전거는 트레일의 크기만큼 성장한다’로 바꿀 수 있다. 지역 곳곳에 질 좋은 트레일이 많다면 당연히 산악자전거는 더욱 발전할 것이다. 물론 양과 더불어 질적인 발전도 동반해야 한다. 이러한 국내 트레일 발전에 기여한 인물 중에서 손창환 씨를 빼놓을 수 없다. 10년 전부터 국내 산악자전거 업계에 뛰어든 그는 2007년 국내 최초의 지산 파크 개발을 시작으로 용평 파크, 최근에 고창 산악자전거 공원까지 모두 그의 손길을 거쳤다. 척박한 국내 산악자전거 현실에서 지역 곳곳에 등장한 본격 트레일 파크는 동호인에게는 단비와 같은 존재였다. 일반 라이더뿐 아니라 훈련할 곳이 마땅찮은 선수에게도 전문 파크의 탄생은 실력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전문 빌더로서 꾸준한 활동을 해오던 손창환 씨가 지난 7월 서울시 양천구 목동에 숍을 차렸다. 사실 전문 빌더가 많지 않은 현실에서 그의 변신이 아쉬울 법도 하다. 좀 더 국내 트레일 발전에 기여를 했으면 하는 욕심에서다. 하지만 10년간의 그의 노력으로 국내 트레일의 근간이 세워졌으며, 그를 쫓아 많은 이들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제 그는 빌더에서 숍매니저이자 산악자전거 전도사로서 새로운 인생 2막을 시작했다. 단순히 물건을 파는 장사치가 아닌 산악자전거의 문화를 이끌어 가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담고 있다. 산악자전거의 가장 근간이라 할 수 있는 지역 숍을 그의 터닝 포인트로 삼았다. 그의 새로운 도전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숍 이름이 펀박스다. 어떤 의미가 있나?
펀박스는 일반적으로 파크에서 사용하는 기물을 통칭한다. 자전거를 타는 데에 있어서 기본이 되는 기물이다. 다른 말로는 재미있는 공간이라는 뜻도 있는데 그만큼 이곳을 재미있고 유익한 장소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언제라도 부담없이 들려서 재미있게 즐기다가 가면 좋겠다.
숍의 인테리어가 기존과는 차별화되고, 제품의 종류가 많지만 잘 정돈된 느낌이다.
넓지 않은 공간이라 최대한 효율적으로 공간 활용을 하려고 했다. 각 브랜드를 섹션별로 나누어 배치하고 각 제품에 맞게 디스플레이 가구와 전시대를 직접 제작했다. 프레임과 의류를 걸고, 헬멧을 놔두는 받침까지 철저하게 계산하여 인테리어에 반영했다. 제품의 종류가 많은 것은 공급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하여 물품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위탁 판매가 아니라 전시공간으로서의 홍보 효과를 통하여 서로가 공생하는 방법을 채택하였다. 소비자는 다양한 제품을 만나볼 수 있어서 좋고, 공급사는 소비자와 직접 만날 수 있는 마케팅의 공간인 것이다.
펀박스가 지향하는 MTB 숍이란 무엇인가?
그동안 트레일을 만들고 행사를 주최하며 소프트웨어의 발전에 주력했다면 이제는 산악자전거라는 기본적인 하드웨어를 가지고 행동하려고 한다. 우리는 그동안 자전거라는 하드웨어만 있었지 트레일이라는 소프트웨어가 없어서 애를 먹었다. 하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둘 다 발전을 이루었다. 이제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 지역 숍에서 사람들과 만나며 산악자전거 문화를 전파하려고 한다. 단순하게 물건만 파는 곳이 아닌 산악자전거를 어떻게 접근하고 즐겨야 하는지를 알려줄 수 있는 문화 거점이 되고자 한다.
기존 숍과 차별화 되는 펀박스만의 장점은 무엇인가?
본인을 비롯하여 매니저까지 다년간의 필드 경험을 가지고 있다. 경험에서 쌓인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손님에게 최적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너무나 다양한 제품과 고객이 숍에서 만난다. 그 둘을 제대로 연결시키려면 제품에 대한 정보와 경험이 중요하다. 단순히 판매에 그치는 것이 아닌 장비를 정확히 세팅하고 사용하는 방법까지 알려야 제대로 된 숍이라고 본다. 또한 고객의 라이딩 경력과 스타일을 파악하여 잘 맞는 제품을 추천해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라이더는 안전하게 자전거를 즐기고 쓸모없는 추가 지출을 막을 수 있다. 우리가 출근해서 제일 먼저 하는 일이 국내외 최신 뉴스와 정보를 습득하는 것이다.
‘문화 거점’이라는 말을 했다. 우리가 지양해야할 문화는 무엇이고 지켜 나가야할 문화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그동안 긴 역사에 비하여 산악자전거의 문화 발전은 정체되었다. 로드바이크가 최근에 급속하게 발전하다 보니 다들 그쪽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콘텐츠를 개발한 측면이 있다. 숍 입장에서도 당장 돈이 되는 사이클에 치중을 하고 산악자전거를 소홀히 한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흐름에 펀박스가 새로운 기폭제가 되고 싶다. 새로운 컨텐츠를 발굴하고 제품에 대한 지속적인 피드백을 통하여 시장의 흐름을 공급사에도 전달할 것이다. 많은 숍들이 자극을 받아 같이 공생할 수 있는 문화로 발전하였으면 좋겠다. 우리의 장점은 한번 탄력을 받으면 전파력이 빠르고 단합이 잘 된다는 점이다. 아직 내세울만한 우리만의 산악자전거 문화가 없지만 지금부터 펀박스가 앞장서 만들어 나갈 것이다.
펀박스의 궁극적인 목적지는 어디인가?
꼭 물건을 구매하기 위하여 방문하는 곳이 아닌 누구나 언제든지 부담 없이 들렸다 가는 ‘펀(Fun) 스페이스’가 되는 것이다. 다양한 제품과 최신의 정보를 한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라이더의 뿌리와 같은 쉼터로 자리매김하였으면 한다.
▶펀박스(FUNBOX)
서울시 양천구 목동 516-14 102호 TEL) 02-2655-1810 www.funboxb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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