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전거 소상인을 대변하다, 이종열 한국자전거판매업 협동조합 이사장 [월간 더바이크]

국내 자전거 소상인을 대변하다

한국자전거판매업 협동조합 이사장 이종열 ​

올해 자전거 시장은 굉장히 침체되어 있다. 특히 소상인은 이러한 시장 상황을 누구보다 크게 체감하고 있다. 힘들수록 더욱 똘똘 뭉쳐 힘을 합해야 한다는 한국자전거판매업협동조합 이사장 이종열 씨를 만나고 왔다.

editor 인유빈 photo 이성규

약 30년간 자전거 숍을 운영해온 이종열 씨는 2015년 9월 2대 이사장인 인보식 씨의 뒤를 이어 한국자전거판매업협동조합(이하 한자협) 3대 이사장직을 맡고 있다. 한자협은 자전거 소매상인을 위해 만들어진 단체로, 시장 상황을 파악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반영하여 공식적으로 그 뜻을 대변한다. 조합 이사장인 그는 자전거 업계에서의 오랜 경험을 비추어볼 때 그 어느 때보다 올해 심각한 침체기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나 소상인은 이러한 시장상황을 누구보다 크게 체감하고 있으며, 모두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힘을 합해야 한다는 말을 거듭 강조했다.

분당에서 숍을 20년 정도 운영했다 들었다. 소상인으로서, 또한 한자협 회장으로서 올해 체감하는 시장상황은 어떤가?

이전의 경력까지 합치면 숍을 운영한지 총 30년 정도 된다. 지난 몇 년간 로드 붐으로 호황기를 누렸던 때와는 상반되게 올해는 굉장한 침체기를 겪고 있다. 30년간 운영하면서 이번만큼 어려웠던 적은 없는 것 같다. 정말 초상을 치르는 분위기라는 표현을 할 정도이며, 한겨울 비시즌 정도에도 미치지 못한 날을 보내고 있다. 자전거 인구는 늘었다고 하지만 실제 시장 상황을 들여다보면 그리 호황을 누리지는 못하고 있다.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글쎄... 경제전문가가 아니라 잘은 모르겠지만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이루어진 것 같다. 가장 큰 원인은 경기 불황인 것 같다. 전반적으로 소비자들의 지갑이 굳게 닫혀있다. 또 다른 원인은 몇 년 사이에 젊은 층을 중심으로 로드 쪽으로만 급격히 시장이 성장했다는 점이다. 3년 전쯤부터 로드 붐이 일었는데, 사실 산악자전거도 함께 활성화가 되어야 자전거 시장에 더 많은 이익을 가져올 수 있는 것이 분명하다. 또한 로드는 젊은 친구들이 많이 타는데, 이들은 자전거에 투자할 수 있는 한계가 분명히 있다. 그래서 최저가를 필요로 하게 되면서 오프라인보다는 손쉽게 검색할 수 있는 온라인 구매가 많아 소매 오프라인 매장이 힘든 것 같다.

요즘 이러한 온라인의 발달로 인해 도소매가 무너지고 있는데, 조합에서 보는 소매업은 온라인까지 포함되는지 궁금하다.

어떤 곳은 오프라인 숍을 운영하며 온라인까지 하고 있는데, 우리는 순수하게 오프라인 매장만 운영하는 것을 소매업이라고 보고 있다. 이유는 온라인에서 정상 마진 없이 무분별하게 판매되는 경우가 많아 시장을 흐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온라인을 동반한다면 순수한 소매업이라고 보지는 못할 것 같다. 하지만 정상 마진을 놓고 판매를 한다는 조건을 준수하면 소매라고 볼 수 있고, 한자협에도 가입이 가능하다. 

한자협에서는 이렇게 시장이 변화하면서 문제되는 점들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방안을 실천한다고 들었다. 한자협의 설립 목적은 무엇이며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가?

한자협은 자전거 소매업을 경영하는 대표자 모임 단체로, 국내 자전거 시장의 소비자 판매 가격을 안정시켜 유통질서를 확립하고 안정화를 이끄는 것에 목적이 있다. 또한 소매업을 경영하는 숍의 권익보호를 위해 활동하는 단체다. 처음에는 ‘KB 마트’라는 명칭으로 시작하여 ‘자소협(자전거소매상협의회)’을 거쳐 ‘한자협’으로 최종 개명을 했다. 이는 한국 전체를 포괄한다는 이미지를 나타내면서 이렇게 될 것이라는 우리의 포부가 담겨 있기도 하다. 하지만 갈수록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전국 4,400여개의 자전거 숍 운영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그 중 50군데 정도만이 우리 조합에 가입되어 있다. 소상인이 자전거 시장을 이끌어가려면 원활한 소통으로 뜻을 모아 함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한데, 규모가 적어 굉장히 안타깝다. 

조합 가입 시 절차와 조건이 까다로운가? 생각보다 가입이 너무 적다. 조합에서 앞장서서 가입을 유도하고 이끌어야 힘을 키울 수 있는 것이 아닌가?

가입 조건과 절차는 어렵지 않다. 중소기업청 고시 정관례 제9조 규정에 적합한 사람이 자격 조건이며, 필요서류 구비 및 몇가지 절차를 거치고 조합 이사회에서 승인을 받으면 가입후 2주 이내에 통보된다. 이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은 한자협 홈페이지(http://kbike.kr)에 자세히 안내가 되어있다. 또한 사무실에 직원이 상주하므로 전화(031-768-5567)로도 상담이 가능하다. 소상인들의 힘을 하나로 모으려 여러 방면으로 시도는 해왔지만 쉽지 않다. 협동조합 지부별로 공식 월간회의가 한 달에 한번 있는데 이 한번 조차도 참석이 어려운 분들이 많다. 불황을 맞아 생계를 이어나가기도 빠듯하기에 숍을 비울 수가 없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얼마되지 않는 연회비마저 내지 못하는 일도 부지기수다. 이러한 상황에서 결국 우리가 아무리 권유한다고 해도 어려움이 많다. 

현 시장 극복방법과 앞으로 한자협이 가야할 방향은?

현 시장과 같은 침체와 불황에서 벗어나려면 함께 산악자전거 시장의 활성화를 유도하며, 온라인에서의 무분별한 가격이 정상 마진으로 지켜져야 한다. 또한 매스컴의 영향도 굉장하기에 자전거의 좋은 면이 많이 언급될 수 있도록 안전 캠페인 문화를 이끌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전문 제도를 마련하여 자전거 시장에 아무런 준비없이 마구잡이로 뛰어든 신생 업체의 수를 적절히 유지해야 할 것이다. 

또한 우리와 같은 소상인들이 살기 위해서는 함께 모여 시장 흐름을 파악하고 원활한 의사소통이 필요하다. 이것이 한자협이 하는 일이며 한자협이 가야할 길이다. 나는 불과 몇 년전 바이클로와 같은 대기업이나 직배사의 숍 운영에 대해 강력히 반대했다. 소상인들을 죽이는 부당한 일이라 생각하여 삭발식까지 거행할 정도였다. 하지만 그들에게 분명 배울 점도 있었다. 일단 자전거 숍 분위기가 굉장히 세련되고 깔끔하게 정리되어 전국적으로 많은 숍에게 좋은 영향을 주었다. 그들의 상주 직원 또한 서비스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져 자전거에 관심을 가진 소비자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었다. 이러한 점은 우리도 함께 배워나가고 있는 중이며, 조합 내에서도 캠페인을 벌이고 있기도 하다. 앞으로도 많은 소매상의 가입을 이끌고 대기업이나 온라인 매장과 맞서면서 경쟁할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전국의 4,000여개의 숍을 지키는 소상인들의 힘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정말 필요한 시기다. 우리가 힘을 합해야 그만큼의 권익을 주장하고 보호받을 수 있다. 전국에 있는 많은 소매업주는 우리 조합에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 

한국자전거판매업협동조합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 오포로 200(능평리 92-9)

TEL) 031-768-5567 http://kbik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