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로 선수를 만나다 [더바이크]
LX 사이클팀에 둥지를 튼 일반부의 신예
김유로 선수를 만나다
가평고를 졸업하고 현재 LX 한국국토정보공사 사이클 팀의 막내로 활약중인 김유로 선수를 만났다.
그는 팀에 합류하자마자 지난 3월 가평투어에서 개인종합우승을 차지하고 더불어 최우수 선수상을 받았다. 일반부 1년차에는 이례적인 성적이다.
editor 인유빈 photo 이성규, LX 사이클팀
올해 초 가평고를 졸업하고 갓 20살이 된 김유로 선수. 현재 일반부로 올라와 현재 LX 한국국토정보공사 사이클팀의 막내로 활약 중이다. 그는 팀에 합류하자마자 지난 3월, 2018 대통령기 가평투어 전국도로사이클대회에서 개인종합우승을 차지하고 더불어 최우수 선수상을 받았다. 고등부 시절에도 다수의 대회에서 상위권에 랭크하며 그의 기량에 대해 주목을 받아왔었는데, 일반부 1년차에 이런 성적을 거둔 선수가 없었기에 더욱 뜻 깊은 우승이었다.
이때 가장 큰 기쁨을 느꼈을 사람이 아마도 장선재 코치가 아닐까 싶다. 김유로 선수가 LX 팀에 들어오게 된 결정적인 이유가 장 코치였기 때문이다. 그는 대회장에서 장 코치와 마주칠 때마다 ‘저 분에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겠다’ 싶어 자연스레 이 팀에 와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고 한다. 그리고 아마 장 코치도 고등부때부터 그를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지 않았을까?
사실 이번 인터뷰를 진행하기 일 년 전쯤, 김유로 선수가 고3이였을 때 로드코스 촬영 차 만난 적이 있다. 예전에는 대화를 길게 나눠보지 못해 어떤 성품을 가지고 있는지 파악하기 어려웠다. 약간 차가워 보이는 이미지만이 기억날 뿐이었다. 이번에 다시 만났을 때의 그는 1년 사이 사뭇 어른스러워진 분위기가 느껴졌다.
대화를 나누면서 이전과 분위기가 달라진 것에 대한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사회에 나오면서 이전까지 너무나도 당연했던 것들이 당연한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고 고마움을 표현할 줄 아는 멋진 어른이 된 것이다. “부모님께 고맙다는 표현을 하지 않는 편이었는데, 지금은 사소한 것에도 직접 말로써 표현하게 되었어요.”라는 그의 말에서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간단히 말하면 일찍 철이 들었다고나 할까.
어쨌든 그는 이제 일반부 1년차의 새내기로 선수 생활의 2막을 시작했다. 선수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강한 멘탈도 있지만 다치지 않는 것이 기본이다. 그의 장점에 대해 묻자 “주어진 상황에 수긍하고 적응해 잘 넘길 수 있는 것이에요.”라며 위기 대처 능력을 꼽았다. 그래서 그런지 선수생활동안 뼈가 부러지거나 인대가 손상되는 등의 큰 부상은 전혀 없었다고 한다. 낙차의 순간에도 장점이 발휘되는 것 같아 보였는데, 이는 선수로서 큰 장점인 듯하다.
“젊을 때 몇 년만 반짝 타고 그만둘 것이 아니고, 열심히 해 오래도록 선수로 남고 싶어요.”라는 말이 인상 깊었는데, 자전거에 대한 애정과 열정 그리고 그의 장점과 잘 맞물려 큰 부상없이 오래도록 선수로서 활약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한다.
본인 소개를 부탁해요.
안녕하세요. 현재 LX 한국국토정보공사 사이클팀에 있는 20살 막내인 김유로입니다. 저는 원래 도로를 위주로 했었는데, 트랙도 같이 겸해서 타고 있습니다. 지금은 거의 반반이라고 봐도 될 정도로 중장거리쪽에 주종목을 두고 있어요.
‘유로’라는 이름이 흔치않은데, 어떤 뜻을 가지고 있나요?
다들 한글이름이냐 물어보시는데 한문이름이에요. ‘깨끗할 유’에 ‘길 로’ 자로 부모님이 지어주셨어요. 좀 웃기긴한데 유로라는 화폐단위 때문에 별명이 ‘달러’예요. 대회 때 못타면 이보다 낮은 태국의 바트로 내려가기도 하고 잘 타면 파운드로 올라가고 그래요. (하하)
어떤 계기로 사이클을 타게 됐나요?
어릴 때부터 자전거 타는 것을 좋아했어요. 여기저기 어디에 가는 것을 좋아하는 편인데, 자전거를 타면 걷거나 뛰는 것 보다는 빠르게 어딘가를 갈 수 있는 그런 자체가 좋았던 것 같아요. 그러다 중학교 2학년 때에는 전문적으로 시작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집이 양평이였는데 가장 가까운 사이클부가 있는 가평중학교로 전학을 갔어요. 부모님도 하고 싶은 것은 밀어주시는 편이여서 도움을 많이 주셨죠. 제 또래 다른 애들보다는 빠르게 자리잡고 진로를 정한거라 부모님께서는 지금도 잘 결정했다고 해주세요.
LX 사이클팀에 들어간 계기가 있었다면.
장선재 코치님을 보고 들어온 것이 가장 커요. 대회 때 장 코치님과 마주칠 때마다 이것저것 많이 알려주시고 저를 좋게 봐주셨어요. 이 팀에 오면 많은 것을 배우게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결정하게 되었어요.
현재는 장 코치님이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해 계신데, 끝나고 팀으로 빨리 복귀하셔서 같이 훈련하고 시합도 같이 나갔으면 좋겠어요.
LX는 어떤 팀인가요?
전체적으로 균형이 잘 잡혀있는 팀이에요. 장윤호 감독님도 사이클의 한 획을 그으신 분이기 때문에 훈련이나 시스템적인 부분의 운영을 잘 해주시고, 팀 내에는 고참 형 두 분이 되게 오랫동안 계셔서 팀원들의 체계도 잘 잡혀있어요. 현재 제 위로 1살부터 10살까지 차이나는 형들이 있는데, 동기없이 들어와 어색하고 형들과는 어려운 부분이 있었는데 지금은 많이 적응을 했어요.
고등부에서 일반부로 넘어왔는데 무엇이 다른가요?
고등학생 때보다는 좀 더 세세한 것에 대한 간섭이 적어요. 그래서 스스로 해야 하는 것들이 많아졌고 훈련이나 시합 부분에서도 수준의 차이가 확연해요. 다들 고등부에서 저만큼 탔던 분들이 일반부로 올라오기 때문에 훈련의 강도도 높아지고, 생각했던 것 보다는 더 많이 노력해야한다고 느꼈어요.
일반부 1년차에 가평 투어에서 개인종합우승을 차지했는데.
첫날 3등을 했었는데 다음날 크리테리움을 타면서 1,2등 했던 형들이 다 넘어져버렸어요. 한 분은 쇄골이 부러지고, 한분은 너무 늦게 들어오게 돼서 제가 1등이 되어버렸죠. 그 1등을 마지막 날에도 유지하게 되어 우승할 수 있었어요. 우승이 영광스럽고 기쁘기는 하지만 제 실력을 발휘했다기보다는 운 때문인 것 같아 한 편으로는 시원하지 않은 구석도 있는게 솔직한 마음이에요.
이번 TDK는 어땠나요?
확실히 국제대회는 다르고, 엘리트 일반부에 올라오면 더 많이 노력해야하고 보완해야할 점이 많구나라는 것을 느꼈어요. 고등부때는 힘들어도 흐를 정도는 아니었고, 주로 리드하는 편이었는데 일반부에서는 힘을 쓰면 뒤에서 회복하기도 너무 힘든 거예요. 그리고 경기 운영에서도 더욱 생각을 많이해야했어요. 다들 비슷한 수준에서 누가 조금 더 영리하게 하느냐에 따라 찰나에 승부가 나는거니까요. 그래서 이번 TDK에서는 여러 생각과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였어요.
선수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일반부로 올라와서 했던 가평에서의 1등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오히려 고3때 2등을 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투르 드 DMZ 2회였는데 세계주니어 트랙챔피언십을 다녀온지 1주일밖에 되지 않아 도로보다는 트랙에 맞춰 몸이 만들어져있었죠. 그래서 도로대회인 투르 드 DMZ에 나갔을 때 너무 힘들었어요. 그래도 4일짜리 대회라 하루하루 컨디션이 올라갔고, 강팀들도 나와있는 상태에서 2등을 했어요. 1등도 아니고 2등이었는데 이때 가장 보람을 느꼈던 것 같아요.
운동 이외에 요즘 가장 관심 있는 것.
요즘 최고 관심사는 오토바이예요. ‘네이키드’라는 것에 관심이 있어요. 그래서 영상도 챙겨보고 제품들도 많이 찾아보는 편이에요. 부모님이 아시고는 타려면 군대 갔다와서 타라고 하세요.
앞으로의 장단기 계획과 꿈
9월 초 일본에서 투르 드 훗카이도 투어 경기가 열리는데 잘 준비해서 나가고, 이후에는 컨디션을 잘 만들어서 전국체전에서도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성적을 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장기적인 계획으로는 아시안게임에 나가 잘해서 군면제를 받는, 꿈 아닌 꿈의 계획이 있어요. 해봐야 알겠지만 어느 정도 기회가 된다면 꼭 도전해보고 싶어요. 20살 초, 중반에 군대라는 것이 누구에게나 큰 산인 것 같아요. 아무래도 그 정도의 시간을 아끼면 더 성장할 수 있으니까 진지하게 생각하고 임할 생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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