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X계의 국보소녀 박민이 선수와 오붓한 티타임
그러나 대찬 실력에도 불구하고 국내 실정상 선수지원이나 훈련환경이 열악한 것은 사실이었다. 그녀는 어깨재활을 위해 수영장을 다니고 주말에는 춘천으로 BMX를 타러 간다고 말했다. 근래에는 스포츠 마케팅을 공부하기 위해 대학진학도 앞두고 있다. 갓 대학을 졸업하고 진로고민이 한창일 또래의 스물네 살 여자들을 생각해볼 때, 또렷한 말투로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일에 대해 말하는 그녀는 확실히 생기가 넘쳐보였다. “운동을 그만 두면 뭐하고 싶어요?”라고 묻자, 한 치 망설임도 없이 “BMX선수 양성에 도움이 되고 싶어요.”이라고 대답하는 박민이 선수를 보면서 그녀에게 BMX란 어떤 의미일지 짐작이 갔다.
작년 4월에 캐나다에서 훈련을 하고 바로 프랑스로 갔어요. 캐나다에서 철저히 준비했기 때문에 자신감도 넘쳤고 뭔가 해내야 겠다는 각오도 있었죠. 그런데 예선전에서 거꾸로 돌다가 점프대 파이프에 얼굴을 부딪쳤어요. 정신을 잃어서 자세한 상황은 기억나지 않지만, 눈을 떠보니 앞니 하나가 없더라고요. 주변 사람들은 놀란 표정으로 저를 쳐다보고 있고. 완전히 ‘멘붕’이었죠. 거기에다가 비가 많이 와서 결승전도 취소되었어요. 아쉽지만 별 소득 없이 다시 캐나다로 갈 수밖에 없었어요. 캐나다의 의료비가 비싸다고 해서 귀국할 때까지 앞니가 없이 살아야 한다니 속상했죠. 그런데 홈스테이를 했던 집 아주머니가 신경이 죽으면 치아가 까맣게 변색된다고 하시면서 자기 보험으로 고쳐주셨어요. 그분께 정말 고마웠어요. 그 후 귀국하자마자 바로 마우스피스를 샀어요. (웃음)
국내뿐 아니라 아시아 선수들은 UCI 포인트가 부족해요. 아시아에서는 UCI포인트가 걸린 시합이 그리 많지 않거든요. 포인트가 부족하면 올림픽에 참여하기가 어렵죠. 저도 포인트가 부족하기 때문에 참가하지 못했어요. 올해부터는 UCI대회를 다니면서 포인트를 쌓을 예정입니다. 우선 올 4월에 열리는 싱가포르 대회를 준비하고 있어요.
중학교 때부터 아버지와 주말마다 연습을 했어요. 그러다보니 친구들과 함께 보낸 휴일이 거의 없었어요. 친구들이 에버랜드를 가거나 여행을 가자고 해도 저는 운동해야 해서 갈 수가 없었어요. 수능이 끝나고 친구들은 화장을 하고 예쁜 옷을 입을 때도 저는 매일 바지에 티셔츠를 입고 다녔어요. 다들 그게 저만의 스타일이라고 말하지만, 저라고 다른 여자들처럼 예쁘게 입고 싶지 않았겠어요? 다만 그렇게 입고 다닐 수가 없으니까. 그리고 훈련하다보면 자신을 꾸밀 시간이 많지도 않고.
대학생이었던 친구들이 오리엔테이션이나 엠티 가는 것이 부러웠어요.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가보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그런 것보다는 공부를 열심히 해보고 싶어요.
전에는 김연아 선수를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정말 ‘강심장’이예요. 온 국민의 기대를 받고 있는데도 떨리지 않고 자신의 기량을 펼친다는 것이 쉽지 않을 텐데. 그런데 런던 올림픽 이후에는 장미란 선수로 바뀌었어요. 장미란 선수가 보여준 스포츠맨십도 그렇고. 이번에 은퇴하면서 장미란 재단을 만들어 비인기 종목 선수를 후원한다는 소식을 듣고 감명을 받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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