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자전거인을 위한 국내 최고의 축제, 제 22회 삼천리자전거배 전국산악자전거대회
산악자전거인을 위한 국내 최고(最古)의 축제 제 22회 삼천리자전거배 전국산악자전거대회
editor 안형준 photo 이성규
무주에 위치한 덕유산 리조트에서는 지난 5월 17, 18일 양일에 걸쳐 산악자전거대회가 열렸다. 약 2000명이 넘는 참가자와 관객들로 성황을 이룬 이번 대회는 좋지 않은 일을 겪은 나라의 상황을 의식하여 차분한 분위기 속에 대회를 진행했다.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한 대회였지만 선수들의 열정은 뜨거웠다. 섭씨 30°를 육박하는 날씨 속에서 더위에 굴하지 않고 힘껏 자신과의 싸움을 벌였다. 17일 7시, 참가자들은 일찌감치 나와 워밍업을 시작했다. 참가자들은 경사가 있는 오르막 도로에서 몸의 긴장과 근육을 풀며 대회를 준비했다.
XC 1위 신동렬 선수
8시, XC 참가자들은 출발선상에 모여 출발을 기다렸다. 굳은 결의에 찬 얼굴이 선명한 가운데 10분이 지나고 출발 신호가 울리자마자 마치 성난 황소처럼 모래바람을 일으키며 질주를 시작했다. 상급, 중급 전 등급의 참가자와 초급 시니어 그룹으로 나누어 진행한 대회 첫 경기에서는 포항시체육회 소속의 24번 신동렬 선수가 환상적인 레이스를 선보이며 우승을 차지했다. 신동렬 선수는 이후 XCE 경기와 18일에 열린 슈퍼D 경기에서도 2위로 결승점을 통과하여 이 대회의 강자로 급부상했다.
싱글코스의 드롭 장애물을 통과하고 있는 강태혁 선수
XC 경기가 끝나고 다운힐 경기가 시작되었다. 9시 30분부터 참가자들은 자전거와 함께 리프트에 올라 정상으로 향했다. 지난 고창 대회에서 부상을 입어 출전이 불투명했던 임상목 선수와 허리부상으로 고창 대회에도 참가하지 못한 이창용 선수의 모습이 눈에 띠었다. 경기 시작 전 참가자들은 각자 코스를 분석하며 몸을 풀었다. 10시 다운힐 경기가 시작되고 선수들은 빠르게 출발지에서 사라졌다. 이번 다운힐 코스는 지난 대회와 마찬가지로 약 2.9km 길이의 구간으로 싱글코스가 아주 인상적인 코스이다. 이번 대회에는 작년과 같이 더위를 식혀줄 소나기는 내리지 않았다. 하지만 덕분에 선수들은 더위 대신 적당하게 메마른 트레일 위에서 각자의 기술을 뽐낼 수 있었다. 이 날 다운힐 대회의 우승은 박준성 선수가 차지했다.
XCE 경기에서 우승을 거머쥔 박창민 선수
지난 대회부터 진행된 XCE 경기는 4명이 한조가 되어 예선에서 3명의 선수가 본선에 진출했다. 본선에 올라온 8명의 선수 중 4명이 결선에 올라 승부를 갈랐다. 짧은 구간의 경기인 만큼 시작점에서 가까운 업힐구간이 승부처였다. 이후 내리막이나 뱅크, 모굴 구간이 이어졌지만 순위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이날 XCE 경기의 우승은 박창민 선수가 차지했다. "박창민 선수는 인터뷰를 통해 XC 경기에서 크게 무리하지 않았던 것이 체력적으로 도움이 되어 이번 경기에서 우승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점심으로 체력을 보충한 참가자들은 다시 리프트를 타고 정상으로 이동했다. 초급 다운힐러들의 경기가 시작되기 때문이었다. 2시부터 시작된 다운힐 경기는 큰 사고 없이 마무리되어 산악자전거 대회의 첫날을 기분좋게 마무리 할 수 있었다.
8시 20분, 초, 중, 고 선수들과 초급 그랜드마스터, 여성부 XC 경기를 시작으로 대회의 둘째날 아침이 밝았다. 어린 학생들은 체력적인 한계에도 스스로의 힘으로 구간을 끝까지 완주해 경기를 지켜보던 갤러리들의 많은 박수를 받았다.
XC 경기가 끝나고 포크로스 경기를 진행하기 위해 9시 30분 부터 리프트가 가동되었다. 참가자들은 각자 정비된 포크로스 구간을 돌며 전략을 짜기 시작했다. 11시, 경기가 조금 지연되는 헤프닝을 겪었지만 선수들은 각자 갈고 닦은 실력으로 상대방을 제압하며 결승점을 통과했다. 이 날 몇몇 선수들은 출발 이후 4번의 코너를 지나 긴 내리막에서 바로 이어지는 뱅크 구간을 선점하려다 낙차하는 사고를 겪기도 했다.
이번 포크로스 경기의 우승은 예선에서 1위로 통과한 강석현 선수가 차지했다. 우승을 예상했던 박준성 선수는 결선에서 3위로, 이창용 선수는 낙차로 인해 4위로 결승점을 통과했고 강태혁 선수는 예선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여러모로 이변이 많은 경기였다.
많은 참가자들의 관심을 모았던 슈퍼-D 경기는 지난 대회와 마찬가지로 다운힐 코스 중간에 페달링을 요구하는 약 1km의 평지 업힐 구간을 포함한 엔듀로 경기로 진행했다. XCE에서 우승을 거머쥐었던 강석현 선수는 아쉽게도 결승점 부근에서 중심이 흐트러져 약 4초의 손실을 얻게되었다. 비슷한 시각에 출발한 박준성 선수는 강석현 선수를 피해 앞서며 1위를 기록했다. 앞서 다운힐에서 싱글구간에 적응한 선수들은 거침없이 구간을 통과했다. 체력적인 부분이 요구되는 경기이지만 싱글구간이 다수 포함되어있는 코스의 특성상 다운힐러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XC 엘리트 경기에서 1위를 차지한 신동렬 선수가 박준성 선수에 이어 2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번 대회는 여름을 방불케 할 정도로 유난히 뜨거운 날씨 속에 진행되었다. 눈을 뜨고있기 힘들정도로 강렬한 태양아래서 선수들은 코스를 질주했다. 누가 더 강한 태양 아래서 오래 살아남는가가 승부의 갈림길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수들은 태양보다도 더 뜨거운 열정으로 대회에 임했다. 그들의 레이스가 더욱 값지게 느껴지는 이유도 바로 그것 때문일 것이다. 산악자전거인을 위한 축제는 막을 내렸다. 다시 엔듀로와 올마운틴 바이크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는 지금, 내년에는 더 멋진 코스로 참가자들의 열정을 뜨겁게 불태울 대회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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