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소 시대, 자전거 도시를 꿈꾸다 [더바이크]
저탄소 시대,
자전거 도시를 꿈꾸다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면서 전세계적으로 ‘저탄소’에 집중하고 있다.
친환경 이동 수단인 자전거는 탄소배출량을 줄이는데 효과적으로, 많은 국가들이 자전거 이용이 편리한 자전거 도시를 만드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글 류하 사진·영상 이성규
세계적 이슈, 지구온난화와 저탄소
요즘 ‘코로나 19’ 다음으로 많이 접해본 단어가 ‘탄소 배출 저감’ 즉 ‘저탄소’가 아닐까 싶다.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면서 이를 대비하고 대응하기 위해 전세계적으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구온난화는 사람의 활동에 수반하여 발생하는 온실가스가 대기 중에 축적되며 지구 전체적으로 지표 및 대기의 온도가 추가적으로 상승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화석연료의 과다 사용이 가장 큰 원인으로 탄소 배출량을 저감시키는 것이 과제이다.
‘저탄소’의 정확한 의미는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청정에너지의 사용 및 보급을 확대하며 녹색기술 연구개발, 탄소흡수원 확충 등을 통하여 온실가스를 적정수준 이하로 줄이는 것이다.(「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 제2조제1호 참고)
저탄소를 위한 우리의 노력
우리가 개인적으로 기울여야할 노력은 어떤 것이 있을까? 일상에서 쓰이는 에너지를 친환경적으로 이용하여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하고, 지구의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노력이 우리가 할 일이다. 거창하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일회용컵 대신 머그잔이나 물통을 이용하는 것, 친환경적 에너지 소비로 만든 녹색소비 제품을 사용하는 것, 불필요한 플러그를 뽑는 것,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 등도 이에 포함된다. 이중 오늘 우리가 집중할 것은 대중교통과 같은 이동수단이다. 버스를 이용하면 85%, 기차는 90%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감소한다고 한다. 자신의 힘이 동력이 되는 자전거는 말하기 입이 아플정도로 친환경 수단이다. 우리가 직면한 이 시대와 딱 맞아 떨어지는 존재가 아닐까 싶다.
세계가 주목하는 ‘자전거’
앞서 이야기 했듯 자전거 문화 활성화는 곧 저탄소에 기여한다. 내 건강도 챙기고, 탄소배출량을 줄여 지구의 건강도 챙기는 좋은 수단이다. 해외 곳곳에서도 자전거 활성화를 위하여 도시를 재정비하는 노력도 꾸준하게 일어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대중교통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자전거 인프라 확충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자동차 주차장을 없애고 자전거 주차장을 만들고 역, 마트, 건물, 심지어 버스정류장까지도 자전거로 어디든 이용이 편리하도록 많은 예산을 투자하고 개선하는 중이다.
해외 자전거 도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자전거 천국이다. 1890년대부터 자전거가 일상생활이 되었으며, 네덜란드 전체 도로 길이의 25%인 약 4만여 킬로미터가 자전거 도로이다. 놀라운 점은 이미 편리한 인프라가 갖추어져 있음에도 자전거 도로의 폭을 보다 넓히고, 이용에 불편함이 없고 이동시간이 단축되도록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프랑스 파리는 시내의 주요 도로 일부를 자전거 도로로 바꿨다. 우리나라였으면 상상도 못할 정책이지만 안 이달고 파리시장은 이를 적극 추진했다. 안심하고 탈 수 있을만한 자전거전용도로를 설치하면 이용이 늘 것이라는 생각에서 추진한 정책이다. 이로 인해 파리의 자전거 통행량은 2020년 기준 67%가 늘어났다고 한다.
콜롬비아 보고타는 교통체증이 심하기로 유명해 자전거 이용을 적극 권장하고 있는 도시이다. 자전거 전용도로 ‘시클로루타(Cicloruta)’는 하루 평균 80만명의 시민이 이용한다. 또한 매주 일요일과 공휴일에는 차 없는 도로 ‘시클로비아(ciclovia)’를 운영한다. 오전 7시부터 오후 2시까지 7시간동안 차량 통행이 금지되는데, 이는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차 없는 도로이다.
노르웨이 오슬로는 자동차 주차장을 없애고 자전거 도로와 공원 등을 조성하면서 차량 진입 금지 구역을 늘렸다. 자전거는 편리하되, 자동차로 다니기는 불편한 도심의 환경을 구축하며 자연스레 자전거 이용을 높이고 있다.
스위스 루체른에는 자전거 고속도로 ‘벨로베그(Veloweg)’가 있다. 이 구간은 중앙 철로의 구간의 일부였으며, 이를 개조하여 아름다운 시내와 외곽의 풍경을 자전거로 여유있게 둘러볼 수 있다.
국내 자전거 도시
우리나라는 외국과 같은 정책이나 인프라 등이 아직은 부족하지만, 여러 도시에서 자전거 활성화를 위해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도시 개발이 새로 이루어지는 신도시를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청라, 송도, 영종 등과 같은 인천의 신도시, 세종신도시 등은 획일화된 도로와 함께 널찍하게 자전거 도로가 확충되어 있다. 이밖에 2008년 국내 첫 공공자전거 ‘누비자’ 도입으로 혁신을 이룬 창원시, 수도권임에도 자전거 인프라가 상당한 수원시, 자전거 도로 위에 태양광 지붕을 올려 전천후에도 자전거를 탈 수 있는 획기적인 자전거 도로가 있는 아산시 등이 있다.
이와 반대되는 예로 서울특별시가 있다. 비좁고 뚝 끊긴 자전거 도로를 갖춘 열악한 인프라에 비해 자동차 운전자 인식 수준이 높은 편이다. 전국적으로 동호인의 분포도가 높고 한강을 따라 많이 이용하다보니 자연스레 자전거에 대한 인식률이 높아진 도시라는 생각이 든다. 공공자전거 따릉이 이용자 수도 꽤 많다. 앞으로는 보다 수월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더 많이 조성되어야 할 것이다.
가장 주목할 만한 곳은 충청남도의 내포신도시이다. 교통 분담률을 30% 이상 자전거가 가져갈 수 있도록 전국 최고 자전거 도시로 만들기 위해 엄청난 공을 들이는 중이다. 현재 28개 노선, 약 70km로 자전거 도로가 완성되었고, 이 도로를 따라 내포신도시 곳곳과 골목까지 자전거로 누빌 수 있다. 공공자전거는 내년에 도입 예정이다.
자전거 도로의 형태도 제대로다. 자전거 도로를 인도쪽으로 올려 자동차와 접촉이 없도록 했고, 인도와 자전거 도로 또한 분리시켜 보행자와도 접촉이 없도록 만들었다. 또한 자전거안전교육장, 자전거 통행량 측정기와 거치대도 설치하고 자전거 보험 도입으로 자전거 이용문화 확산 면에서도 추진 중이다. 내포신도시는 자전거 도로만 깔아 놓았다고 끝이 아니라 교육을 통한 인식 개선 문제까지 다루려 한다. 앞으로 우리가 따라갈 자전거 도시의 본보기가 될 것 같다.
미래의 자전거는 일상이다
해외 자전거 교통 분담률을 보면 네덜란드 36%, 덴마크 27%, 스웨덴과 일본 17%, 핀란드 14%, 중국 12%, 베트남 11% 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약 2%도 못 미친다. 그래도 자전거 도로가 구축되고, 각 지자체에서 공공자전거를 도입하면서 소폭이지만 꾸준하게 분담률이 오르고 있다. 아쉬운 점은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늘고는 있지만, 취미로서 즐기는 비율이 많다는 것이다. 일상 생활에서의 교통수단의 이용은 아직도 매우 적다.
이를 위해서는 도로망 체계가 자전거 중심으로 되어야할 것이며 좋은 인프라가 구성되어야 한다. 자전거 도로, 보관소, 주차장, 자전거 전용 횡단보도, 신호등 설치 등 모든 시민이 안전하게 자전거를 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자동차 운전자의 자전거 인식 개선에 대한 교육도 필요하다. 자전거라는 교통 수단에 대한 인식 수준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자전거 이용자에 혜택을 크게 늘리는 정부의 정책과 제도 개선까지 이루어지면 자전거 이용이 자연스레 늘어날 것이다.
지구온난화와 화석연료의 고갈로 인한 이유로 미래의 자전거는 일상이어야 한다. 자전거 문화 활성화는 탄소 배출을 줄이고 친환경 도시로 거듭나는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자전거로 학교도 가고 출퇴근도 하는, 자전거가 일상이 되는 그런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바라본다. 재차 말하지만 ‘자전거’는 ‘내 건강도 챙기고, 지구의 건강도 챙기는 아주 좋은 수단’임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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