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km자전거 특구를 달리다, 양평그란폰도 [더바이크]
80km 자전거 특구를 달리다
양평그란폰도
자전거 특구 양평에서 올해 마지막 그란폰도가 열렸다. 1,500여명이 모여 용문생활체육공원을 출발하여 80km의 아름다운 고갯길을 누볐다.
editor 배경진 photo 이성규
짙어가는 늦가을의 11월 중순, 수도권 자전거인들의 오랜 놀이터라고 할 수 있는 양평에서 그란폰도가 열렸다. 자전거 레저 특구라 불리는 양평에 용문생활체육공원을 출발하여 86km의 거리를 달리는 코스다. 11월 11일 토요일 아침부터 용문생활체육공원에는 천여 명이 넘는 참가자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조금 쌀쌀한 기온에도 불구하고 라이딩을 위한 열기로 현장은 후끈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간단한 몸풀기 이후 평속이 빠른 그룹부터 운동장을 빠져 나기기 시작했다. 양평그란폰도는 비경쟁 대회로 기록 계측은 하지만 따로 시상식은 없는 레이스다. 어찌 보면 순수한 라이딩 그 자체를 추구하는 행사로 볼 수 있다. 대회는 6km의 퍼레이드 이후 80km 구간을 계측하는 방식이다. 늦가을의 쌀쌀한 바람이 불었지만 맑은 하늘과 따사로운 햇볕 덕에 라이딩하기에는 최적의 환경이었다.
기록계측 시작 지점
15km를 지나면서 약 200m의 상승고도를 갖는 몰운고개가 첫 번째 난관이라고 할 수 있다. 평균 경사도 8%에 2km의 업힐 구간으로 넓게 굽이치며 올라간다. 고도 400m의 정상을 넘어가면 첫 번째 보급소에서 음료와 따끈한 어묵을 나눠주었다.
이어 30km를 지나 1km 정도의 짧은 도덕 고개를 지나면 최대 고비라고 할 수 있는 1.7km의 스무나리 고개가 등장한다. 평균 경사도 7%로 첫 번째 몰운고개 보다는 난이도가 약간 낮지만, 중간을 지난 시점이라 체력적인 부담이 올 수 있는 업힐이다. 하지만 양평핫도그를 먹을 수 있는 두 번째 보급이 있는 지점이라 힘듬 만큼 위안을 받을 수 있었다. 필자도 이곳에서 충분히 영양을 섭취하고 나머지 약 40km를 정복하기 위하여 길을 나섰다.
몰운고개를 지나는 선두 그룹
싱글들 의문의 일패?
첫 번째 보급소
제2보급소 전 스무나리 고개
제2보급소
이후 40km의 거리는 3개의 고개가 기다리고 있었지만 짧고 낮은 업힐이라 그나마 위안이 되었다. 하지만 마지막 고개에서 몇몇 참가자들은 체력적인 부담으로 끌기도 하고 경련이 난 다리를 주무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필자도 쥐가 날 것만 같은 허벅지를 살살 달래며 마지막 금의고개를 넘었다. 멀리 용문체육공원이 보이자 드디어 끝났다는 안도감과 만족감이 몰려왔다. 결승선을 지나 주최측에서 나눠준 떡을 받아들고 운동장을 돌며 피로한 다리를 풀었다. 하늘은 여전히 맑고 햇볕은 따스하게 완주한 이들을 비추고 있었다.
고통도 때로는 색다른 즐거움
마지막 고개를 오르는 필자(왼쪽)와 경기 내내 필자를 이끌어준 김정환 대표
다른 그란폰도에 비하면 짧은 거리로 부담은 덜하지만 고개가 많은 편이라 낮은 난이도라고 볼 수는 없다. 필자도 준비 소홀로 콤팩트 체인링이나 큰 스프라켓을 준비하지 못한 점을 경기 내내 후회할 정도였다. 하지만 준비만 잘 한다면 초보자도 한번 도전해 볼만한 좋은 코스다. 멋진 양평의 풍광과 잘 준비된 경기 운영 그리고 교통 통제로 재미있게 즐기다 올 수 있었다. 대회를 위하여 애쓰신 양평군과 오디바이크 관계자에게 감사를 전한다. 끝으로 실력이 미천한 필자를 대회 내내 이끌어준 트랜지션 김정환 대표에게도 개인적으로 고마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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