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철원 DMZ PEACE 그란폰도
평화를 기원하며 DMZ를 달리다. 동호인 등 1,500여명 참가
제8회 철원 DMZ PEACE 그란폰도
평화를 기원하며 달리는 제8회 철원 DMZ PEACE 그란폰도(이하 철원그란폰도)가 동호인 등 1,5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대성황을 이루었다. 코로나 19로 중단되었던 대회가 2년만에 개최되면서 그동안 대회에 목말라 있던 라이더들이 대거 참여하게 된 것이다.
이른 아침부터 삼삼오오 모여든 참가자들은 자전거 정비와 워밍업 등 그란폰도 대회 준비에 여념이 없다. 철원 그란폰도 코스는 가장 높은 수피령을 비롯하여 실내고개, 하오고개 등을 지나 대회 때에만 출입이 가능한 DMZ 구간을 지나 출발지로 돌아오는 약 120km의 거리를 달렸다. 메디오폰도는 이보다 짧은 약 80km를 달린다. 날씨는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듯 흐리고, 기온도 서늘해 라이딩하기 딱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운동장에 모여든 동호인들은 저마다 화이팅을 외치며 무사히 완주를 다짐한다.
아침 7시 30분, 출발신호인 힘찬 징소리와 함께 그란폰도에 이어 메디오폰도가 출발을 시작했다. 철원공설운동장을 반바퀴 돌아 나가는 참가자들의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 철원공설운동장에서 약 1km 구간은 퍼레이드로 몸을 풀며 천천히 달리다 군탄공원입구에서 계측이 시작되며 점점 속도가 빨라진다. 문혜사거리에서 우회전하면서 도로는 2차선으로 좁아지고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길게 이어진다.
조그만 고개를 넘어 장명교차로에서 U턴하여 왕복 4차로를 달리는 구간은 약간의 내리막에 선수들이 마음껏 속도를 내어 질주할 수 있는 곳으로 라이딩 경험에 따라 여러 그룹으로 나뉘게 된다.
신술교차로를 지나 우회전하면 다시 2차선으로 줄어들고 수피령 입구까지 달려간다.
철원그란폰도의 가장 난코스인 수피령고개에서는 10여명의 선두그룹이 형성되어 거침없이 고개를 넘어간다. 선두그룹이 지난 뒤에 계속해서 참가자들이 수피령을 올라오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수피령 정상에는 제1보급소가 있지만 그냥 지나치는 참가자들이 다반수이다. 수피령고개를 넘어 다목리삼거리를 지나면 또 다시 길게 뻗은 실내고개가 나타나고, 내리막이 위험한 명월고개(가칭)가 이어진다. 명월고개에서 우회전하면 하오터널로 가는 업힐이 이번 대회의 마지막 큰 고개로 이후부터는 비교적 수월하게 달릴 수 있는 코스이다.
철원그란폰도의 가장 큰 의미는 수피령 등 많은 고개도 있지만 DMZ 구간을 달릴 수 있다는 점이다. 자전거를 타고 DMZ 구간을 달리는 것도 생소하지만 분단의 현실을 느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출발지에서 93km 지점에 위치한 군초소를 통과하여 달리다 보면 대전차 지뢰 매설을 위해 구멍이 패여있어 조심해서 지나간다. 이곳부터는 최전방이라는 현실감을 느끼게 해준다. 최전방에서 군생활을 한 필자로서는 DMZ 구간에 대한 호기심은 별로 없지만 이런곳을 처음 접하는 참가자들은 전방에 보이는 곳이 북녘땅이라는 점에 놀라기도 한다. 다만 DMZ 구간을 달리는 모습을 생생하게 촬영하고 싶은데 사진촬영이 불가하여 아쉬울 뿐이다.
약 10km 정도 DMZ 구간을 지나면 마지막 보급소가 있고, 넓게 평야가 나타난다. 우측으로는 천연기념물인 두루미 서식지로 유명한 토교저수지이다. 길게 직선으로 뻗은 도로를 타고가다 양지사거리에서 우회전하여 구릉지를 오르내리며 달리다 보면 군부대 앞에서 계측이 종료된다. 계측종료 후 철원공설운동장으로 복귀한다.
제8회 철원 DMZ PEACE 그란폰도 남자부 1위는 2:49:39초를 기록한 팀 스파이더 윤중헌 선수가 차지했으며, 뒤를 이어 팀 아리랑에 이의진 선수와 첼로로켓레이싱의 김우리 선수가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그란폰도 여자부 1위는 수티스미스의 김현진 선수가, 2위와 3위는 말로야에이블팀의 강민정, 장지선 선수가 차지했다. 한편 메디오폰도 남자부 1위는 탑스피드의 고기봉 선수가, 여자부 1위는 수티스미스의 장현정 선수가 차지했다.
철원자전거연맹 이태곤 회장은 “철원 DMZ PEACE 그란폰도는 다른 대회와는 달리 자전거를 타고 분단의 현실을 몸소 체험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며, 최근에 우크라이나 전쟁이 주는 평화에 대한 염원을 담고 있다”며, “더불어 지역사회의 발전과 함께 올바른 자전거문화 확산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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