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 코스 [더바이크]
라이더가 사랑할 3요소를 갖추다
대전 대청호 코스
차량 통행량이 적고 경치가 좋으며, 낙타등과 다리가 저릿할 만한 업힐이 섞여있어
지루할 틈이 없다. 라이더가 사랑하는 한적함, 뷰, 짜릿한 업힐까지 3요소를 두루 갖춘 곳이다.
editor 인유빈 photo 이성규 rider 백선영, 최영규, 현재용, 윤동환 & 편집부
명문 팀이 추천하는 명코스
봄이 성큼 다가와 포근한 날씨가 계속되다, 유난히도 쌀쌀하고 흐린 날 이번에 소개할 대청호 코스를 달리게 되었다. 전반적인 서포트를 맡아 준 슈퍼스타즈-대전사이클아카데미 팀인 송영진 씨는 “좋은 날에 방문했더라면 반짝이는 호수와 더불어 더 멋진 풍광을 담아낼 수 있었을텐데” 라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그가 속한 슈퍼스타즈-대전사이클아카데미 팀은 같은 아카데미에서 훈련을 하며 같은 목표를 가진 사람들끼리 지난 2015년 말에 결성한 동호인 팀이다. 현재 12명의 팀원이 마스터즈 사이클 투어(MCT)에 출전하고 있다.
코스 촬영은 3월 초에 진행되었는데, 촬영 후 지나지 않아 강진 대회에서 좋은 소식이 들려왔다. 지난 3월 10일 열린 강진 DMZ 리그에서 팀원인 현재용 씨가 D-리그에서 전체통합 1위를, 여성부에서는 팀원인 백선영 씨가 3위 소식을 알린 것이다.
대청호 코스도 하나의 훈련코스라며 소개했었는데, 이 풀코스를 쉬지 않고 입에서 단내가 날 정도로 한 번에 주파한다는 그들이었다. 글을 쓰는 지금도 지친 기색도 없이 코스를 주파하던 슈퍼스타즈 팀원이 생각난다.
코스 촬영 일에는 이 두 팀원을 비롯하여 픽시로 입문해 로드 동호인이 된 최영규 씨, 한눈에 봐도 막내티가 나는 앳된 외모의 윤동환 씨까지 총 4명이 함께 달려주었다. 이들은 대청호를 한 바퀴 도는 총 73km 정도의 코스를 추천해 안내했다.
삼박자를 두루 갖춘 곳
대청댐 물문화관 주차장을 출발해 추동, 염티재, 문의면 등을 지나 다시 대청댐 물문화관에 도착하는 경로이다. 그들이 이 곳을 추천한 이유는 차량 통행량이 적고 경치가 좋으며, 낙타등과 다리가 저릿할 만한 업힐이 섞여있어 지루할 틈이 없기 때문이다. 라이더가 사랑하는 한적함, 뷰, 짜릿한 업힐까지 3요소를 두루 갖춘 곳이다. 하지만 이들이 안내해준 길로 가면 초보자들이 쉽게 탈 수 있는 거리와 난이도가 아니기에 중급 이상의 실력자들에게 추천한다.
그러나 초보자라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대청호 주변은 어느 곳으로 빠져도 라이딩 하기 좋은 환경이다. 조금 더 쉬운 쪽으로 빠지는 등 가지치기 할 수 있는 경로가 많은 것이 또 하나의 장점이다. 대청호 코스는 목적에 맞는 훈련, 도심을 벗어나 자연과 여유로움을 만끽하는 투어 등 어떤 곳에 초점을 맞추던 손색이 없다.
코스의 중심, 대청호
1980년 대청댐이 만들어지면서 생성된 대청호는 대전과 충북 청주시의 식수와 생활, 공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저수면적 72.8㎢, 호수길이 80km, 저수량 15억 톤으로, 한국에서 3번째 규모가 크다. 많은 관광객이 대청호 주변이나 전망대에 발걸음을 많이 하곤 하는데, 아름다운 대청호 풍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발 150m 지점에 있는 전망대인 현암정 휴게소에 오르면 대청댐 수문, 대청댐 물문화관 등이 보이는 대청호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또한 대청호의 주변은 해발고도 약 200m 정도의 야산과 수목으로 이루어져있다. 자동차 드라이브 코스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 한 바퀴 크게 돌아보려면 약 150km를 달릴 수 있으며 3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주변에는 금강유원지, 장계관광지(대청비치랜드), 문의문화재단지 등이 있다.
가벼운 초입, 가볍지 않은 중후반
물문화관 주차장에서 추동 초입까지는 약 5km 정도 되며 이 구간 동안에는 자전거 도로가 잘 조성되어 있어, 자연스레 웜업이 이루어진다. 추동은 동쪽으로는 대청호 수몰지역을 경계로 신촌동, 신하동과 이웃하며, 대청호 지역을 빼고는 삼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그렇다보니 낙타등 형태를 보이는 짤막한 업다운힐이 반복된다.
추동을 지나서 다음 어부동까지 도달하려면 약 20km 정도를 달려야 한다. 바로 이 구간에서 낙타등을 다수 만나게 된다. 나중에 고도표를 보니 약 150m에서 200m가 되는 고개를 세 번이나 거쳐야 했다.
추동을 지나면 어부동이라 불리는 구간으로 향하게 된다. 어부동은 염티재로 향하는 남대문 삼거리까지 약 20km 정도를 달리는 구간이다. 이곳 또한 업다운힐이 반복되어 힘들지만, 특히나 4월에는 ‘어부동 꽃길’이라는 말을 할 정도로 길을 따라 벚꽃이 만개한다. 그 분위기에 취해 힘든 줄 모르고 달릴 수 있을 정도로 아름답다고 한다. 아직 이른 시기라 꽃길을 달리지는 못했지만 아쉬운 마음을 사진으로나마 달랠 수 있었다.
다음으로 만나는 회남대교는 대청호를 바라다보며 달릴 수 있는 가장 조망 좋은 다리이다. 하지만 넋놓고 경치를 즐기며 달리기에는 노면상태가 좋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또 하나의 다리인 남대문교를 볼 수 있었다. 대청호는 규모가 큰 만큼 다른 코스에 비해 많은 다리를 접할 수 있었다.
후반 하이라이트, 염티재
남대문교가 있는 남대문삼거리에서는 우리가 갈 염티재와 생략한 피반령으로 가는 길이 나뉜다. 남대문삼거리에서 염티재로 향하는 구간은 약 40km 지점으로, 15km 정도를 달리면 염티재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염티재는 이번 코스 중 가장 어마어마한 업다운힐 구간이다. 경사면이 오랫동안 지속되며 고도 또한 가장 높다. 따라서 오를 때 페이스 조절은 물론 다운힐에서도 무리하지 않고 속도를 제어해야 한다.
함께한 라이더들은 몰랐겠지만 필자는 코너링 부분에서 속도 제어가 잘 되지 않아, 잠깐의 찰나에 휘청거리면서 넘어질 뻔했다. 다행히 큰 사고로는 이어지지 않았지만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가슴을 쓸어내린다.
달린 구간이 60km 대에 접어들면 염티재 구간의 끝에 다다른다. 이때 열심히 서포트해주던 송영진 씨가 “염티재 구간 끝나기 직전, 삼거리 내리막에서는 특히나 조심해야 해요” 라며 일러주었다. 염티재를 지나 내려오면 문의면에 다다르는데 식당이 많아 체력비축을 위해 식사를 하고 갈 수 있다.
문의면에서 고개를 한 번 지나면 현암정 휴게소가 나온다. 이 곳은 대청호 조망이 가장 좋은, 서두에서 언급하기도 했던 전망대가 나온다. 가슴 뚫리는 경치를 감상한 뒤 기념사진을 찍어두면 좋은 곳이다.
전망대에 왔다는 것은 시작점으로 거의 다 온 것이다. 하지만 마지막이라고 집중력을 놓으면 안된다. 다운힐 구간이 지속되기에 집중해야 한다. 길을 따라 5km 정도를 가니 처음 시작점인 물문화관 주차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라이딩을 마치며
앞서 언급한 남대문 삼거리에서는 좌회전을 하면 염티재가 나오며, 우회전을 하면 피반령이 나온다. 조금 더 긴 구간을 즐기고 싶다면 피반령으로 향하는 것이 좋다. 거리를 늘리고 난이도 또한 높일 수 있다. 더불어 안내해 준 코스의 정방향보다는 역방향으로 돌면 난이도가 좀 더 높으니 선택은 본인의 몫이다.
한편 우리는 도착지점을 찍고 나서, 자전거를 몽땅 차에 실은 뒤 추동 구간으로 다시 향했다. 신탄진 역으로 빠지는 곳에 위치한 ‘금강로하스타워’라는 곳에 들러보기 위함이었다. 폐취수장을 고쳐 만든 곳으로, 주로 현지인들만 아는 곳이다. 잘 알려지지 않은 탓에 강을 바라보며 여유를 느끼기 좋았다. 시간이 있다면 잠시 휴식을 취할 겸 들러볼 만하다.
아무쪼록 추운 날씨에도 흔쾌히 함께 달려준 모든 팀원에게 감사를 전한다. 막내 윤동환 씨는 이번달 말 군 입대를 앞두고 있다는데, 몸 건강히 제대해 이 코스를 다시 누비는 날이 어서오길 바라본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