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투어 - 청산도
순수한 자연과 인간의
아름다운 조화
청산도
하늘, 바다, 산이 푸르다해서 청산이라 불리워진 섬, 청산도. 자연경관이 아름다워 다도해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보존되고 있으며, 지난 2007년에는 아시아 최초로 슬로시티로 지정되었다. 세계 슬로시티 연맹 관계자는 실사평을 통해 “청산도는 너무나 완벽한 슬로시티의 조건을 갖추고 있으며, 한국 최고의 슬로시티가 될 것이다”라고 평할 정도로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며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곳이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아름다운 섬, 청산도에서 자연을 마음껏 느끼고, 보고, 즐겨보자.
editor & photo 이성규
서편제 촬영지인 초가집
돌담과 어우러진 샘물
당리마을에는 돌담길이 마을을 에워싸고 있어 소박한 풍경을 연출한다.
하마비와 고인돌
문득 삶을 살아가다 뒤돌아 보면 살아 온 나날이 허무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도시에서의 삶이란 항상 바쁘고 빠르게 흘러간다. 바쁘게 움직이지 않으면 남들보다 뒤쳐지는 듯한 느낌을 지워버릴 수 없다. 그래서 앞만 보고 달려간다. 그러다 지치면 어느날 갑자기 모든 것을 털어버리고 무인도나 먼 여행을 꿈꾸기도 한다. 삶이 지치고 힘들어질 때 떠오른 곳이 청산도다. 더구나 올 겨울은 유난히도 추위가 길어 따뜻한 봄 날이 그리워지기도 한 탓이기도 하다.
영화 서편제에서 보았던 청산도의 돌담길을 연상하며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목포, 해남을 지나 완도에 닿았다. 첫 배를 타기 위해 완도 여객터미널에 도착한 시간은 새벽 4시. 차에서 잠시 눈을 붙이고 대합실에 들어서니 사람들로 가득 차있다. 청산도로 향하는 여행객이 왜 이리 많을까. 사실 청산도는 서편제가 촬영된 이후 많이 알려지기도 했지만, 지난 2007년에 아시아 최초로 슬로시티로 지정된 이후 청산도를 방문하는 여행객의 수가 크게 늘고 있다. 그만큼 청산도는 아직 때묻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섬이기도 하다. 그야말로 순수한 자연과 인간이 살아가는 곳이다.
청산도로 향하는 카페리호는 굉음을 내며 서서히 완도항에서 멀어져 간다. 배에 올라서니 시원한 갯바람이 온 몸을 감싸 안으며 밀려온다. 바다에는 옅은 안개가 자욱하게 깔려 있고, 점점이 떠 있는 섬들과 갈매기, 그리고 이따금씩 지나가는 어선들이 시야에 머물뿐 배는 망망대해로 힘차게 파도를 가르며 청산도로 향한다. 완도항에서 뱃길로 60여리. 지루함이 느껴질 무렵 바다 저 끝으로 하얀 등대 하나가 시선에 잡히고, 여행객들이 웅성되기 시작한다. 산도 푸르고, 하늘도 파랗고, 바다도 푸르다는 섬, 청산도가 언뜻언뜻 모습을 드러낸다.
서편제, 영화 속 한 장면이 눈 앞에 펼져지다
청산도는 완도군의 남쪽 바다 가운데 있는 섬으로 옛날에는 신선들이 산다하여 선산(仙山), 선원(仙源)이라 불렸으며, 고려시대에는 강진군에 속해 있었다. 그후 임진란을 계기로 도서금주령에 의해 사람이 살지 않았으나 16세기 말엽 다시 주민이 정착하여 살게 되었고, 1681년 수군 만호진이 설치된 후부터 서남해안을 방어하는 군사적 요충지로서의 역활을 담당하였다. 그후 1896년에 완도군에 편입되었다. 청산도는 완도에서 약 19.2km 떨어진 곳에 위치하며, 주변에는 동쪽으로 거문도, 서쪽으로 소안도, 남쪽으로 제주도, 북쪽으로 신지도를 바라보고 있다.
배에서 내려 영화 서편제의 기억을 되살리며 당리로 향한다. 아직도 안개가 겉히지 않아 조심스레 페달을 밝으며 언덕 길을 5분 정도 올라 서편제의 배경이 되었던 당리진터에 도착했다. 한참을 머물며 이곳 저곳을 둘러본다. 영화에서 보았던 울퉁불퉁한 황토길과 돌담, 유채꽃이 논밭사이로 펼쳐져 토속적인 남도의 멋이 그대로 간직되어 있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이 스쳐간다.
당재 언덕에서 황톳길을 따라 내려오는 세 사람이 있다. 소리꾼인 아버지(유봉)는 등짐을 메고, 흰저고리에 검은 치마을 입은 딸(송화)은 가방을 들고, 떠꺼머리 아들(동호)은 북을 메고 있다.
피곤에 지친 유랑이 혼들은 아버지가 ‘진도아리랑’을 선창하고 딸이 이에 화답하면서 활기를 띤다. 당재 초입에 들어서는 시무룩한 표정이던 아들도 흥이 올라 북채를 힘있게 잡는다. 언덕 아래에 다다라서는 세사람의 어깨춤이 절정에 다다른다.
소리따라 흐르는 떠돌이 인생
첩첩이 쌓인 한을 풀어나 보세
저기 가는 저 기럭아 말 물어보자
우리네 갈 길이 어드메냐
아리아리랑 스리스리랑 아라리가 났네
헹에에…
금자동이냐 은자동이냐 둥둥둥 내 딸
부지런히 소리 배워 명창이 되거라
아우님 북가락에 흥을 실어
멀고 먼 소리길을 따라 갈라요
-진도아리랑(서편제 중에서)-
지난 1993년 개봉이후 한국영화 최초로 관객이 1백만명을 돌파한 영화 서편제의 명장면인 진도아리랑을 찍었던 곳이 당리 돌담길이다.
당리 언덕에서 바라보는 바다 풍경과 구들장 논은 한 폭의 동양화같다. 그저 오랫동안 머물고 싶은 곳이다. 당리마을은 예전에는 초가집이 많이 남아 있었으나 지금은 유봉이 딸 송화에게 소리를 가르치던 초가 한 채가 남아 있다. 마을 구석구석을 둘러 보면 돌담장이 마을을 에워싸고 옹기종기 모여 소박한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당리에서 간선도로를 따라 약 2km정도 가다보면 읍리마을이다. 이곳에는 문화재 자료 제116호인 청동기시대의 대표적인 무덤인 고인돌이 있다. 그 옆에는 구석기문화의 소산인 하마비가 있는데, 후면에는 음각마애불이 새겨져 있다. 이와같은 형식은 재래신앙과 불교문화가 합쳐진 현상으로 보고 있어 주목된다.
대봉산 자락 부흥리에는 숭모사가 자리하고 있다. 청산도에 서당을 세우고 후세들의 교육을 위해 일생을 바친 김류의 학행을 추모하기 위해 세웠다는 제당으로 매년 3월3일에 이곳에서 제사를 지낸다. 숭모사에서 약 1km 정도 가파른 시멘트 길을 오르면 백연사라는 아담한 절이 있는데 여기서 바라보는 청산도의 풍경또한 아름답다. 멀리 보이는 마을과 다락논이 어우러져 불어오는 갯바람과 함께 풍경소리를 듣노라면 신선이 따로 없을 정도다. 날씨가 맑은 날이면 멀리 제주도 한라산이 보인다고 한다.
섬 여행이 지칠 때 쯤 나타나는 신흥리해수욕장은 간조가 되면 깨끗하고 고운 모래사장이 상산포에서 목섬까지 2km나 펼쳐지는데 널리 알려지지 않아 한적하다. 특히 이곳의 모래밭에서 갖가지 조개도 채취할 수 있어 섬 여행의 또 다른 묘미를 맞 볼 수 있다. 목섬 주변 갯바위에서는 우럭, 감성돔, 농어 등의 어종이 풍성하여 연중 강태공들이 많이 찾고 있다. 신흥해수욕장에서 진산리로 가는 길은 시원한 바다 바람과 푸른 바다를 끼고 달릴 수 있어 섬여행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대부분의 여행객들은 당리진터에서 머물다 가는 경우가 많아 뭍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서 인지 주변에는 야생화가 지천으로 피어 있고, 나비, 곤충들이 하늘 하늘 춤을 춘다.
청산도 여행이 끝나갈 무렵 나타난 지리해수욕장은 청산도의 대표적인 해수욕장으로 1.2km에 달하는 은빛 백사장과 해송이 둘러쳐진 곳으로 수심이 완만하고 바다물이 깨끗한 곳으로 유명하다. 2백 년이 넘은 노송사이로 부는 바다 바람을 맞으며 걷는 호젖한 산책로는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해질무렵 바다와 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황홀한 낙조를 바라보며 섬 여행 특유의 낭만과 정취에 흠뻑 빠져든다. 고요히….
서편제의 촬영지로 유명한 당리진터의 황토길
청산도 특유의 돌담과 마늘밭
깨긋한 모래사장이 펼쳐진 신흥리해수욕장
청산항전경
청산도항 입구에 있는 아름다운 등대
구들장논이 유난히 많은 청산도
시골정취가 물씬 풍기는 돌담길
유채꽃과 어우러진 당리마을 전경
자전거 코스
- 총거리 : 약 17km
- 코스요약
청산도의 자전거 여행은 아름다운 추억을 간직해 주기에 충분한 곳이다. 또한 때묻지 않은 아름다운 자연과 순수한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는 곳이기도 하다. 완도 여객터미널에 주차(무료)를 하고 자전거만 가지고 들어 가는 것이 경비도 줄이고 더 편한 여행을 할 수 있다. 전체적인 라이딩 코스는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으며, 코스 선택에 따라 비포장길과 싱글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그러나 중급 이하는 포장도로를 따라 여행하기를 권한다. 배에서 내려 충분한 준비 운동과 약간의 간식과 물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여행의 시작은 배가 도착하는 도청리 선착장(0km)에서 시작하여 섬의 오른쪽으로 도는 것이 좋다. 도청리에서 당리(1.30km)까지는 짧은 구간이지만 바로 오르막이 시작된다. 당리진터에서 서편제 촬영지로 널리 알려진 황토길과 돌담을 돌아 보고 마을로 내려가면 초가집이 있는데 서편제의 촬영지이다. 당리를 지나 포장도로를 따라 가면 우측에 고인돌이 있는데, 읍리 하마비(2.62km)이다. 계속 직진하여 언덕길을 올라 고개를 넘으면 청계리(4.49km)다. 고개를 넘어 청계리로 가는 길은 내리막에 급커브로 속도를 줄여야 한다. 간혹 한적한 시골이라 차들의 속도가 위협적일 때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 청계리를 지나 조금 더 가면 신흥해수욕장(6.96km)이다. 이곳에서 중간 휴식을 한다음 신흥리(8.20km)로 향하는 길은 다시 고개길이다. 신흥리를 지나 나타나는 곳이 진산해수욕장(9.53km)이다. 진산해수욕장과 조그만 선착장이 아름다운 곳이다. 이곳에서 2차 휴식을 하는 것이좋다. 다음 목적지인 지리해수욕장까지는 언덕과 내리막의 반복으로 꽤 먼거리를 가야 한다. 한참을 달리면 나타나는 지리해수욕장(14.43km)은 여름철이 아니라서 한적한 모습이다. 지리해수욕장을 지나 언덕을 넘으면 바로 청산초교를 지나 출발지인 도청리 선착장(16.11km)이다.
전체적으로 짧은 구간이지만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는 코스이다. 또한 코스 구성에 따라 라이딩 구간이 더 늘어 날 수도 있으며, 초급자는 포장도로를 따라 섬을 일주하기를 권한다.
청산도 가는 길
청산도 가는 길은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 광주 비아 나들목에서 나와 나주를 지나 강진 해남을 거쳐 완도 여객터미널을 이용하거나,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목포를 거쳐 해남을 지나 완도 여객터미널을 이용하면 된다. 완도 여객터미널에서 청산도 가는 배는 하루 4편이 운항한다. 첫 배는 7시 30분으로 청산도까지 약 40여 분이 걸린다. 자세한 운항정보는 매달 변경된다고 한다. 또한 계절과 날씨 상황에 따라 변동이 될 수 있으므로 미리 문의해 보고 여행계획을 짜는 것이 좋다. 문의 전화-청산농협(061-552-9388), 완도여객터미널(061-552-0116)
서편제의 촬영지로 유명한 당리진터의 황토길
푸른 바다와 갯바위에 널려있는 해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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