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투어 - 산수유마을
노란 꽃잎과
순박한 인심이 어우러진
꽃피는 산골
산수유마을
SANSUYU FLOWER
이른 봄, 섬진강 주변에서는 꽃잔치가 벌어진다. 여기 저기서 피어나는 꽃향기에 취해 시간가는 줄 모른다. 지난 겨울의 맹추위에 시달린 탓인지 유난히도 봄이 그리웠던 탓일 게다. 그림을 그리는 화가도, 시를 쓰는 시인도 산수유꽃의 아름다움에 반해 산수유를 그리고 노래한다. 그뿐인가, 지리산 자락을 수 놓은 산수유꽃은 여지없이 봄처녀의 가슴을 파고 든다. 긴 잠에서 깨어나듯 자전거를 타고 섬진강 줄기따라 남도로 봄마중을 떠나보자.
editor & photo 이성규
산수유가 피어나면 마을 전체가 노랗게 물든다.
온통 노란 물감을 풀어놓은 듯 피어난 산수유
섬진강 어류생태관에 마련된 대형수족관에는 섬진강에서 서식하고 있는 다양한 어종을 관람할 수 있다.
자전거의 동력과 수치를 이용해 수족관의 전기를 생산하는 체험을 할 수 있는 장치
산수유 꽃과 조화를 이루는 운조루
금방이라도 피어날 듯 꽃망울을 머금고 있는 목련
돌담과 산수유가 어우러진 소박한 풍경
산수유를 주제로 작품에 빠진 화가
산수유 그늘 아래서 그림을 그리는 학생들
일명 대학나무라고 불리는 산수유나무
계곡사이로 피어난 산수유꽃
꽃샘추위가 몸을 움추리게 하는 사이 남녘에선 이미 꽃잔치가 시작된다. 제주에서 봄바람을 타고 올라 온 남도의 꽃 소식은 다도해 섬마을을 지나 지리산 능선을 노랗게 물들인다. 섬진강 굽이굽이에는 매화꽃이 피어나고 지리산 상위마을에는 산수유꽃이 계곡과 돌담사이로 흐드러지게 피어 노랑 물감을 풀어놓은 듯 마을을 감싸 앉는다. 마을 입구에서부터 꽃망울을 터뜨린 산수유는 황량한 겨울 이미지를 벗겨낸다. 산수유꽃은 유심히 들여다 보면 산뜻하고 청초한 느낌을 준다. 여기저기 어디를 둘러 보아도 온통 노란 산수유 꽃더미에 파묻혀 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구례군 산동면은 국내 최대의 산수유 생산지로도 유명하다. 그 중에서도 이곳 상위, 하위마을은 지천으로 산수유나무가 널려 있어 해마다 봄이 되면 상춘객의 발길을 모은다. 산수유마을의 원래 행정상 지명은 구례군 산동면 상위마을이다. 상위마을은 전국 산수유 생산량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산수유 나무가 많아 산수유 마을이라는 애칭을 갖게 된 것이다.
산동이라는 지명도 중국 산동성의 처녀가 지리산으로 시집올 때 산수유나무를 가져다 심었다고 해서 산동이라는 지명이 생겨 났다고 한다. 산수유가 우리나라에 처음 심어졌다는 시목지인 산동면 계천리에서는 매년 3월이 되면 기원제를 지내고 있다. 기원제는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는 마을 사람들의 소박한 바램이 담겨 있다.
상위마을은 임진왜란 당시 피난민들이 자리잡아 살던 곳으로 당시에는 1백 여 호가 넘는 큰 마을이었으나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뿔뿔이 흩어지고 30 여 호가 남았다가 산수유마을로 유명세를 타면서 주변에는 다시 개발의 붐이 일고 있을 정도로 마을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 해방 후 산동에서 불렸다는 “산동애가”가 지금도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잘 있거라 산동아 너을 두고 나는 간다
산수유 꽃잎마다 설운 정을 맺어놓고
회오리 찬 바람에 부모 효성 다 못하고
다리머리 들어오는 꽃처럼 떨어져서
노고단 골짜기에 이름없이 스러졌네…”
한때는 산수유 나무 서너 그루만 있어도 자식을 대학에 보낼 수 있다하여 일명 ‘대학나무’라 불렸을 정도로 산수유나무는 이곳 마을 사람들의 생명수이자 생활의 원천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중국산 산수유가 밀려 들어오면서 가격이 많이 떨어져 아쉬움을 주고 있다. 10월이 되면 빨간 열매가 나무마다 주렁주렁 열리는데 주로 한약재와 건강식품으로 사용된다. 해발 7백m 지리산에서 생산되는 산동 산수유는 육질이 두텁고 시고 떫은 맛이 강해 국내에서도 최상품으로 꼽힌다.
지리산 만복대 아래 자리한 상위마을에는 고로쇠약수 산지로도 유명하다. 가는 곳마다 고로쇠약수 한모금을 권한다. 그 맛이 달짝지근하여 마을 사람들의 순박한 인심과도 같다.
돌담 위에 피어난 노란 산수유는 많은 사진가들과 그림을 그리는 화가, 시를 쓰는 시인들에게도 좋은 소재 거리가 되고 있다. 꽃잎 하나 하나를 유심히 들여다 보면 3-4mm에 불과하지만 수천 그루가 한꺼번에 피어난 모습을 멀리서 바라보면 화사한 느낌을 준다. 시인 곽재구는 ‘산수유꽃 필 무렵’ 이라는 제목으로 산수유꽃을 시로 표현하고 있다.
“꽃이 피어서 산에 갔지요/ 구름 밖에 길은 삼십 리/ 그리워서 눈 감으면/ 산수유꽃 섧게 피는 꽃길 칠십리”
산수유꽃을 보고 설움을 느꼈다는 시인의 표현은 옛날 보릿고개의 설움이 담겨 있기도 하지만 여순사건 당시 좌익이 대치하여 피를 흘린 비극의 현장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산수유마을을 자전거로 한 바퀴 도는 데는 약 8km 정도지만 중간중간 자전거를 세워두고 마을로 들어서면 아기자기하게 볼거리가 풍성하다. 오랜 세월을 산수유꽃과 함께한 이끼낀 돌담장과 산수유 그늘 아래서 그림을 그리는 청소년, 산수유를 주제로 작품을 남기는 화가, 하나라도 놓칠세라 셔터를 열심히 눌러대는 사진가 등 모두가 산수유꽃에 넋을 빼앗긴듯 하다.
산수유마을을 한 바퀴 돌아나와 너른 남도의 들판을 따라 운조루로 향한다. 구만제라는 조그만 저수지를 지나 광의면 소재지에 다다른다. 광의면 소재지에서 조금 더 가면 861번 지방도를 만나는데 여기서 좌회전을 하면 천은사를 지나 성삼재로 가는 길이다. 이곳에서 매년 지리산 성삼재까지 올라가는 지리산 힐클라임대회가 열리는데 미시령이나 대관령 못지 않은 가파른 언덕길이다. 기회가 된다면 도전해 보고 싶은 곳이기도 하다.
운조루로 가는 길목마다 보리와 마늘 등이 새봄을 알리듯 파릇파릇 돋아나 대지를 수 놓는다. 등 뒤로는 지리산 노고단과 왕시루봉에서 흘러 내려온 운해가 대지를 감싸고 섬진강으로 내려 앉는다. 지리산과 섬진강의 사이에 운조루가 자리하고 있다. 운조루(雲鳥樓)는 ‘구름속에 새’ 처럼 ‘숨어사는 집’을 뜻하기도 하고, 한편으로 ‘구름 위를 나는 새가 사는 빼어난 집’이라는 뜻도 내포하고 있다. 이곳 운조루에도 산수유는 어김없이 피어 있다. 돌담장과 기와집이 노란 산수유와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앞 뜰에는 금방이라도 피어날 듯 목련이 꽃망울을 머금고 있다. 수줍은 듯 고개를 빼꼼히 내민 동백은 수줍음을 타는 여인네의 볼과 같이 아름답다.
구례군 토지면 오미리에 자리한 운조루는 조선영조 때 삼수부사를 지낸 류이주가 세운 것으로 조선시대 양반가의 대표적인 구조를 하고 있다. 풍수지리설에 의하면 이 집터는 남한의 3대 길지(지덕이 있는 좋은 집터)의 하나로 금환락지(金環落地)의 형세를 이루고 있다고 한다. 집 안 부억 한 켠에는 나무로 만든 쌀독의 마개에 타인능해(他人能解)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는데 가난한 이웃 사람이 아무떼나 쌀을 꺼내 끼니를 이어갈 수 있도록 배려함으로써 음덕을 베풀고 적선을 하는 것이 가진 자의 도리임을 보여주는 류씨 문중의 상징이기도 하다. 여느 집처럼 화려한 단청은 없지만 뼈대를 이루는 기둥과 서까래가 소박함을 풍기는 아름다운 기와집으로 매우 인상적이다.
운조루를 나와 19번 지방도에서 좌회전을 하여 하동 방향으로 조금만 내려가면 섬진강 본류와 만나게 된다. 섬진강을 따라가다 간전교라는 다리에서 좌회전하면 여행의 목적지인 섬진강어류생태관이다. 간전교를 건너지 않고 계속 직진하면 전라도와 경상도의 경계인 화개면 화개장터가 나오고, 조금 더 가면 소설 토지의 주무대인 평사리 악양들판이다. 악양들판 건너에는 매화꽃으로 유명한 섬진강 매화마을이 자리하고 있다.
우리나라 4대강 중 유일하게 1급수를 유지하고 있는 섬진강 주변에는 봄이 되면 울긋불긋 꽃으로 물든다. 볼거리 또한 풍부하여 지리산 노고단과 화엄사와 천은사, 쌍계사, 피아골, 화개천 등 어느 곳을 가더라도 여행의 진미를 만끽할 수 있다.
섬진강 어류 생태관
전북 진안군 마이산에서 발원한 섬진강은 우리나라에서 제일 깨끗한 강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섬진강의 환경과 생태적 생물 자원을 보전하고 자원화을 통한 유전자원보호를 위해 생겨난 곳이 섬진강어류생태관이다.
또한 자라나는 청소년과 국민들에게 환경과 생태계 보호의식을 고취하고 후손들에게 깨끗한 섬진강의 아름다움을 물려 주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곳이다.
지난 2008년에 개관한 생태관은 생태연못을 비롯하여 야생화산책로, 사육수조, 지피정원, 민물고기학습장, 전시관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친어를 통해 치어를 생산할 수 있는 어류보존동이 눈길을 끈다. 특히 야외에 마련된 야외수달전시장은 어린 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전시관으로 들어서면 대형수족관에서는 물고기가 하늘하늘 수영을 즐기며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특히 제2전시장인 물과 생명의 공간에는 섬진강에서 서식하고 있는 다양한 종류의 민물고기가 수족관에 전시되어 있어 섬진강에서 살아가는 어종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제3전시장인 땅과 환경의 공간에서는 섬진강의 환경이 파괴되면 어떤 일들이 일어나게 되는지를 소개하여 관람객들에게 환경파괴에 대한 경각심을 전달하고 섬진강에서 살아가는 수달 등 생태계도 같이 소개하고 있어 자녀들과 둘러보기에 좋다. 찾아가는 길은 구례 터미널에서 간전면 효곡리행 시내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자전거 코스
- 총거리 : 약 30km
- 코스요약
이번 여행은 지리산 자락에 자리잡은 구례군 산동면 산수유마을과 섬진강 줄기를 타고 하동방향으로 내려가는 코스이다. 산수유와 섬진강 주변의 아름다운 자연과 문화를 둘러 보는 코스로 자전거 라이딩 하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는 곳이다. 특히 섬진강 주변은 봄맞이 라이딩을 즐기기 위해 많은 라이더들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다.
산수유마을을 중심으로 섬진강 줄기 따라 위로는 곡성이 자리하고 있으며, 남으로는 하동과 광양의 매화꽃으로 유명한 매실농장이 라이딩의 인기 코스다. 이곳 섬진강 주변은 매년 봄이 되면 상춘객의 발길이 끊이질 않아 한편으론 자전거 라이딩 하기에는 약간 복잡하기도 하다. 그러나 흩날리는 꽃향기에 취해 달리다 보면 어느새 자연 속으로 동화가 되어 힘이 저절로 솟아 오른다.
여행의 시작은 어느 곳에서 출발해도 상관이 없으나 최종 목적지를 산수유 마을 입구에 자리잡은 지리산온천랜드로 정하고 라이딩이 끝난 후 온천랜드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지리산온천랜드를 출발(0km)하여 산수유마을로 향한다. 지리산가족호텔 앞을 지나 첫 번째 다리에서 계속 직진하여 왕우종합건설 사거리에서 좌회전(1.45km)한다. 약간의 오르막 길로 반곡회관을 지나 계속 언덕을 올라가면 위안리 마을로 상의교(3.70km)라는 다리가 나온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산수유꽃과 어우러진 계곡과 마을을 조망하며 잠깐의 휴식을 취한다. 계속 직진하면 조그만 정자(3.96km)가 있는데 이곳이 산수유마을의 정상으로 마을 전체가 한눈에 들어 온다.
정자에서부터는 약간의 내리막으로 조심해야 된다. 급커브에 자리잡은 심마니펜션을 지나 조금 가면 월계교다. 계속 직진하여 평촌마을회관을 지나 삼거리에서 좌회전6.78km)하면 조그만 다리(7.03km)나오는데 여기서 우회전하여 출발지인 지리산온천랜드(8.09km)로 향한다. 여기까지가 산수유마을을 한 바퀴 둘러보는 코스로 자전거만 타고 한 바퀴 돌고 나오기에는 아쉬움이 남는 다면 중간 중간 자전거를 세워두고 둘러보면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많은 곳이다.
계속 직진하여 부강카센터를 지나 산동교차로 가기전 조그만 사거리(10.32km)에서 좌회전 한다. 조금 더 가서 산동교차로에서 19번 도로를 타고 가도 되지만 조금 위험하기 때문에 마을길을 이용하는 것이 라이딩하기에는 한적하고 좋다. 외산리를 지나 조금 가면 외산 보건소(12.11km)에서 직진하여 내려가면 구만제라는 저수지가 나온다. 저수지 길을 따라 계속 내려가면 광의면 소재지다. 광의면 소재지(16.63km)에서 직진하여 대산리를 지나 지천리(19.98km) 삼거리에서 861지방도와 만난다. 이곳에서 좌회전하면 천은사를 지나 지리산 성삼재 방향이고, 우회전하여 첫 번 째 조그만 삼거리에서 좌회전하여 냉천리방향으로 향한다.(19번 도로 타지 않음) 냉천리에 삼거리(23.37km)에서 좌회전을 하여 19번 지방도로를 타고 하동방향으로 간다. 여기서부터 19번 지방도로를 타고 내려가면 용두마을을 지나 오미리(26.35km)에서 운조루 표지판을 보고 기와집이 보이는 마을로 접어들면 운조루(26.81km)다.
자전거를 잠시 세워두고 운조루를 둘러본 후 논둑길을 타고 내려와서 다시 19번도로와 만나면 하동방향으로 좌회전한다. 계속 직진하여 토지면과 토지초교(28.52km)지나고 오일뱅크 주유소를 지나면 동방천삼거리(30.23km)다. 이곳에서 우회전하여 간전교라는 다리를 지나면 좌측에 섬진강어류생태관(30.65km)이 보인다. 이곳에 여행의 종점으로 생태관을 둘러본 후 시간과 체력이 허락된다면 다시 나와 19번도로를 타고 하동방향으로 가면 화계장터와 소설 토지의 주무대인 평사리 악양 들녁과 섬진강 십리 벗꽃길을 달리는 재미도 쏠쏠하다. 섬진강 길을 따라 계속 내려가면 맞은 편에 섬진강 매화마을이 보인다.
섬진강 주변은 어느 곳을 여행하더라도 한적하고 아름다운 자연과 어우러진 모습들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자전거 여행의 인기코스로 자리잡고 있다.
산수유마을 가는길
구례군 산동면 지리산 자락에 자리한 산수유마을 가는 길은 최근 순천-완주간 고속도로가 개통되어 한결 가기가 편해졌다. 수도권에서 갈 경우 호남고속도로 익산 인터체인지에서 익산-포항간 고속도로를 탄 다음 다시 순천-완주간 고속도로를 타고 내려가다 구례 나들목으로 나온 다음 19번 도로를 타고 좌회전하여 남원, 구례방면으로 진입하여 올라가면 지리산온천랜드나 상위마을 표지판이 있다. 대구나 경북에서 올 경우에는 88고속도로를 타고 오는 것이 편리하고 부산 경남은 남해고속도로를, 광주나 목포는 호남고속도로가 찾아 가기에 편리하다. 대중교통 이용시에는 구례까지 간 다음 구례 터미널에서 상위마을행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내비게이션 이용시 지리산온천랜드나 산동면 상위마을을 입력하면 된다.
산동면은 국내 최대의 산수유 생산지로 유명하다.
[이 게시물은 the bike님에 의해 2012-06-12 20:15:12 월간더바이크에서 이동 됨]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