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투어 - 강릉
바다, 호수, 솔향이 가득한
문화의 고장
강릉
GANGNEUNG Bicycle Tour
백두대간의 동쪽 중앙에 자리한 강릉. 그래서 정동진이라는 해맞이 공원이 유명세를 타고 있다. 바다를 끼고 형성된 자전거 전용도로는 넘실대는 바다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고 오죽헌, 선교장, 강릉단오제 등 풍부한 문화재와 송림이 어우러진 자연경관은 자전거 테마여행지로 널리 알려지고 있다. 한여름 강릉으로 문화와 자연의 향기를 찾아 떠나보자.
editor & photo 이성규
정동진에서 바라본 일출
푸른바다와 백사장이 아름다운 강릉의 해변
선교장의 활래정
검은 대나무가 주변에 많이 자생하여 생겨난 이름인 오죽헌
신사임당은 그림, 서예, 글 등 예술가이자 우리나라 여성상을 대표하고 있다.
이른 더위가 도시를 뜨겁게 달군다. 마음은 벌써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계곡이나 바다로 향한다. 대부분 바다 여행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 동해안이다. 그중에서 강릉 정동진과 경포대 해변은 바다 여행의 일번지로 통한다. 강릉은 바다와 호수, 산과 계곡이 한 곳에 있어 어느 계절에 가도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거기에다 맛있는 음식이 더해진다면 더 이상 바랄게 없을 정도다.
강릉의 여행은 주로 해뜨는 곳으로 유명한 정동진에서 시작된다. 드라마 ‘모래시계’의 촬영지로 유명해진 정동진 해변에서 바라보는 일출은 그야말로 장관을 이룬다. 연인들은 해가 뜨기 시작하면 황홀한 일출에 함성이 저절로 나온다. 정동진 해변에는 바다에 닿을듯 한 기차역이 자리하고 있다. 젊은 연인들은 기차역에서 내리자마자 파도가 넘실대는 정동진 해변을 맞이한다. 먼 거리에서 피로에 지친 여행자들은 넓은 백사장과 파도, 그리고 일출을 보면서 모든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려 보낸다.
정동진에서 시작된 강릉의 해변은 북으로 끝없이 이어진다. 자전거를 타고 정동진에서 주문진까지 이어지는 해안 길은 바다를 한 눈에 바라보며 달리는 낭만 가도라 할 수 있다. 아늑한 해변과 길카페로 유명한 안목해변, 울창한 송림이 아름다운 송정해변, 강문항의 싱싱한 횟감이 있는 강문해변, 깨끗한 백사장과 얕은 수심이 있어 조용히 피서를 즐길 수 있는 사천해변, 다양한 해양레포츠를 경험할 수 있는 주문진해변 등 어느 바닷가로 가더라도 취향에 따라 바다의 낭만을 즐길 수 있다.
특히 경포대해변은 한 여름이 아니더라도 많은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적격이다. 경포대의 여름은 뜨거운 태양만큼이나 뜨겁게 달아오른다. 외부의 세계를 차단하는 듯 길게 둘러처진 송림은 경포해변 특유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한 여름 경포대해변에서는 젊은 연인들이 그들만의 다채롭고 특색있는 놀이가 펼처져 마치 축제를 여는 듯 하다.
다소 호젖한 분위기를 원한다면 경포호수를 둘러 보는 것도 또다른 재미거리다. 연인이라면 2인용 자전거를 빌려 같이 페달을 밟으며 밀어를 속삭이며 호수를 둘러보는 낭만도 느낄 수 있다.
호수 주변에는 관동팔경중의 하나인 경포대(鏡浦臺)가 자리하고 있다. 경포대에는 5개의 달이 뜨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하는데, 하늘에 떠 있는 달과 경포해변에 비치는 달, 경포호수에 비치는 달, 술 한잔에 뜬 달, 그리고 상대방의 눈 속에 뜨는 달이다. 참으로 옛 선비들이 술 한 잔을 나누며 경포대에 앉아 낭만과 풍류를 즐기는 모습이 아름답게 연상이 된다. 또한 이곳에서 바라보는 경포8경은 녹두일출, 강문어화, 초당취연 등 경포대의 경취를 볼 수 있는 곳으로 장관을 이룬다.
대부분의 여행객들은 경포대를 둘러보고 그냥 지나치기 쉬운 곳이 허균, 허난설헌 기념관이다. 기념관 가는 길은 경포대에서 새로 조성되고 있는 경포습지공원에서 남쪽으로 가다보면 조그만 다리를 건너 소나무 숲을 지나가면 나타난다. 허균, 허난설헌 기념관은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소설인 ‘홍길동전’의 저자인 허균과 그의 누이이자 조선시대 유명 여류시인인 허난설헌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기 위해 설립된 기념관이다. 특히 생가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이곳의 소나무 숲은 하늘을 찌르는 듯 곧게 뻗어 있어 단아하면서 온화한 느낌을 풍긴다.
강릉을 여행하면서 느낀 것이 볼거리도 많지만 먹거리가 다양하고 풍부하다는 점이다. 경포대 주변에는 싱싱한 횟감과 조개구이 등 바다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먹거리도 많지만 특히 초당순두부는 진미중의 진미다. 깨끗한 동해 바닷물을 간수로 사용하여 만들기 때문에 맛이 담백하고 특이하다. 여기에 비지장과 된장에 절인 고추를 곁들여 먹으면 그 맛이 독특하게 입안을 맴돈다. 강릉을 여행할 때는 초당순두부의 매력이 빠져 항상 들러 허기진 배를 채우곤 한다.
경포대에서 시내쪽으로 조금 올라가면 심상진가옥과 해운정을 지나 선교장으로 향한다. 선교장에는 안채와 사랑채, 별당, 활래정, 행랑채 등으로 구성된 300년의 역사와 전통을 이어가는 조선말기의 전형적인 사대부 저택이다.
선교장의 안채는 선교장 최초로 지은 건물로 가장 서민적인 형태를 하고 있다. 안방과 건너방이 대청을 사이에 두고 있으며 부엌이 안방에 붙어있는 것이 특징이다. 열화당은 3단의 장대석 위에 세워진 누각형식의 건물로 운치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활래정은 우리나라 민가 정원 정자의 극치를 이루는 곳으로 물이 끊임없이 흘러 온다는 뜻으로 관동팔경을 지나는 많은 풍류객들이 이곳에 들러 차를 마시며 시문을 남긴 곳이다. 이 건물은 마루가 연못 안으로 들어가 돌기둥으로 받친 누각으로 여름이면 연못에서 피어나는 연꽃과 어우러진 모습은 가히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굳이 교과서적인 설명이 아니더라도 선교장을 둘러보면 옛 기와집과 단아하게 정리된 장독대가 옛 여인의 숨결을 느끼게 한다. 기와로 장식된 담장 뒤로는 울창한 송림이 선교장을 둘러싸고 있다. 화창한 날 보다는 비가 내리는 날이나, 아침에 피어 오르는 안개가 솔숲을 촉촉하게 적시며 감싸고 도는 모습은 마치 흑백 사진을 보는 것처럼 긴 여운을 남긴다.
선교장에서 가까운 곳에 강릉의 또 다른 볼거리는 보물 제165호로 지정된 오죽헌이다. 오죽헌은 율곡 이이와 신사임당이 탄생한 곳으로 집 주위에 까마귀처럼 검은 대나무가 많아 오죽헌이라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오죽헌에는 몽룡실, 문성사, 어제각, 율곡기념관, 바깥채, 안채 및 시립박물관이 있는데, 몽룡실이 율곡이이가 태어난 방이라고 한다. 신사임당은 율곡 이이의 어머니로 시와 글씨, 그림, 자수 등에 뛰어난 예술가로 효성이 지극하여 우리나라의 여성상을 대표하고 있다. 신사임당이 그린 포도그림과 초상화가 도안된 5만원권의 지폐가 발행되고 있다. 율곡 이이는 조선 성리학을 완성한 사상가이자 철학자로 병조판서 때 일본과 중국의 침략에 대비해 ‘십만양병론’을 주장하였으며, 5천원권의 지폐에는 율곡의 초상과 함께 오죽헌 몽룡실, 검은 대나무가 도안되어 있다.
강릉으로의 여행에서 또 다른 볼거리는 매년 음력 5월 5일 단오에 펼쳐지는 강릉단오제이다. 중요무형문화재 제13호로 지정되었으며, 2005년에 유네스코가 지정하는 인류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으로 등록되었다. 강릉단오제는 신주담기와 영신행차를 비롯하여 국사성황행차, 씨름, 그네뛰기, 난장, 농악 등 볼거리가 풍성하다.
이외에도 강릉에는 우수한 문화재가 많은데, 참소리박물관, 강릉향교, 동양자수박물관 등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고 느낄 수 있다.
강릉의 도시 브랜드는 “솔향 강릉”이다. 그만큼 강릉에는 청정한 자연과 어울리는 소나무가 산재하고 있다. 강릉의 해변이나 주변 어디를 둘러 보아도 아름드리 송림이 웅장하게 하늘을 찌를 듯 위용을 자랑한다. 특히 경포대 주변 솔숲과 선교장 주변 솔숲, 소금강, 대관령 금강소나무 군락지, 대관령 자연휴양림 등 바다와 호수, 그리고 계곡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광과 함께 아늑한 휴식처를 제공한다.
경포대 호수의 아름다운 풍경
경포대 일출
경포대 호수 주변에 피어난 양귀비 꽃
다소 호젖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경포대 호수
대관령자연휴양림,대관령박물관
대관령 박물관은 대관령 중턱에 자리해 자연과 어울리는 소박한 모습을 하고 있다. 홍귀숙 관장이 개인 소장품과 박물관을 강릉시에 기증하면서 기증자가 수집한 자료로만 이루어진 박물관이다. 전시실에는 네 방위를 수호하는 사신의 이름 붙여 청룡방, 백호방, 주작방, 현무방으로 꾸며져 있다. 전시장에는 분청사기 박지문병, 어문매병 등 각종 유물과 청자, 백자, 청황백자 등 전통도자기가 전시되어 있다. 야외에는 불교관련 석조물과 석제 등이 전시되어 있다. 주차는 무료이며, 입장료는 어른 1000원이다.
대관령 박물관에서 대관령 옛 길을 따라 올라 가다 어흘리라는 마을에서 좌회전하여 마을을 지나 가파른 고개를 2km 정도 올라가면 깊은 숲속에 대관령 자연휴양림이 자리하고 있다. 대관령 자연휴양림은 1988년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조성된 국립자연휴양림이다. 울창한 소나무 숲과 아름다운 계곡, 빼어난 산세가 가히 절경이다. 휴양림에는 수령이 50~200년 된 아름드리 소나무가 융단처럼 펼쳐져 있다. 계곡에는 사시사철 마르지 않은 깨끗한 계곡물이 흐르고 있어 휴식을 취하기에 제격이다. 솔너머에 있는 숲속수련장과 숲체험로, 야생화정원, 황토 초가집과 물레방아, 숯 가마터 등 색다른 체험과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그야말로 때묻지 않은 태고의 웅장한 풍경에 경탄을 자아낸다.
이곳에서는 숲 해설과 산림학교도 운영하는데, 숲 생태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자연과 인간의 아름다운 공존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자전거 코스 - 총거리 : 약 24km
코스요약
강릉에서 자전를 타고 여행하기에는 어느 계절에 가도 볼거리가 풍성하고, 코스가 다양해 취향에 따라 코스를 구성해서 자전거 여행를 즐길 수 있다. 매년 개최되는 대관령 힐클라임 코스는 동호인들 사이에서 잘 알려져 있다. 바다를 끼고 달리는 낭만가도 코스는 정동진에서 시작해 솔밭을 따라 경포해변을 지나 주문진 해변까지 갈 수 있으며, 문화와 송림을 체험할 수 있는 코스로는 경포대에서 시작해 경포대 호수를 한 바퀴 돈 다음, 선교장, 오죽헌을 지나 대관령 힐클라임 코스를 따라 대관령으로 오르다 대관령 박물관을 구경하고 어흘리에서 대관령 자연휴양림 까지 가거나 대관령 정상으로 코스를 잡아도 된다.
강릉시에서 추천하는 자전거 테마 여행코스는 체력이 허락된다면 전체를 한번에 둘러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자전거 여행이라는 것이 단순하게 자전거를 타고 대충 둘러보는 여행이 아닌 현지의 문화와 자연을 느끼며 체험할 수 있는 여행이 되기를 바란다.
▶ 1코스(약 3.9km-경포호수~오죽헌)
경포호수 출발-방해정-참소리박물관-경포대-선교장-오죽헌
▶ 2코스(약 12.8km-강릉항~연곡해변)
강릉항 출발-안목해변-송정해변-강문해변-경포해변-인공폭포-사천해변-연곡해변
▶ 3코스(약 6.9km-연곡해변~주문진해변)
연고해변 출발-영진해변-소돌해변-주문진해변.
대관령 자연휴양림에는 아름드리 소나무가 자생하고 있다.
대관령박물관 전경
대관령 자연휴양림의 아름다운 계곡
대관령 자연휴양림 주변을 감싸고 있는 송림숲
강릉 가는 길
정동진-영동고속도로 타고 강릉에서 동해고속도로를 갈아 타고 남강릉 나들목에서 나와 7번국도를 타고 남으로 내려가는 방법과 동해고속도로 옥계나들목에서 나와 7번국도를 타고 북으로 올라가면 정동진 해맞이 공원이 나온다.
-경포대-영동고속도로 강릉 나들목에서 나와 7번국도 주문진, 속초 방면으로 가다 오른쪽 경포대 안내표지를 따라가면 된다.(시청에서 약 4km 정도로 약 10분 거리다) 선교장이나 허균, 허난설헌 기념관, 오죽헌 등은 경포대 주변에 자리하고 있어 찾기가 쉽다.
[이 게시물은 the bike님에 의해 2012-06-12 20:15:12 월간더바이크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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