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투어 - 새만금
자연과 인간이 빚은
아름다운 바닷길
새만금
SAEMANGEUM Bicycle Tour
개발과 보전의 조화를 꿈꾸는 새만금. 설계에서 완공까지 우리의 기술로 완성한 세계 최장의 33.9km에 달하는 새만금방조제. 무더운 여름, 바다에서 불어오는 해풍을 맞으며 갈매기를 벗삼아 바다가 살아 숨쉬는 새만금방조제를 달리며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 보자.
editor & photo 이성규
연일 쉬지 않고 내리는 빗줄기에 몸도 마음도 지쳐갈 무렵 일기예보에 단 하루 햇빛이 반짝 난다는 소리에 어디로 갈까 고민하다가 새만금방조제로 달려 간다. 새로 조성된 새만금방조제를 달리며 시원한 바다 바람을 쐬고 싶었다. 해마다 개최되는 투르 드 코리아의 코스이기도 한 새만금방조제를 시원스럽게 달리는 선수들을 취재하면서 언젠가는 자전거를 타고 달려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다. 물론 새만금방조제는 갯벌을 막아 조성된 방조제로 공사 시작 단계에서 많은 주변 주민들과 환경단체의 반발이 심했던 곳이다. 많은 고민끝에 에코 바이크 투어라는 칼럼에 맞지않는 곳이라 생각되지만 이제는 이미 완공되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 새로운 명소로 탈바꿈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새만금방조제가 친환경 녹색성장이라는 화두에 걸맞게 변해가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여행의 시작은 새만금방조제의 최북단에 자리한 조그만 항구인 비응항에서 시작된다. 비응항은 섬의 모습이 마치 매가 나는 모습이라고 하여 비응도라 불리며 새만금 사업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일제시대 비응도는 많은 사람이 찾는 이름난 해수욕장으로 채만식 선생이 1938년에 쓴 군산여행기에서 “섬 언덕으로 천막이 펄럭이고 수면에는 콩나물 대가리 같은 사람의 머리들이 희희락락 즐거운 풍경이다”라고 표현하여 일제시대 비응도 해수욕장을 표현하고 있다.
현재는 섬이 뭍으로 변해 새만금 지구와 인근에 자리한 고군산군도 등과 인접하여 관광어항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항구에는 빨간 등대와 조명이 바뀌는 흰색등대가 나란히 불을 밝히며 이곳이 항구임을 표시하고 있다. 항구 주변에는 서해의 일몰을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가 설치되어 황홀한 낙조를 감상할 수 있다.
아침 일찍 도착했지만 새만금방조제는 오전 6시부터 저녁 7시까지만 출입이 가능하다. 그래서 비응항을 이리저리 배회하다 통제시간이 지나 방조제로 들어선다. 시원하게 뻗어 있는 방조제를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기분은 다른 여행코스와는 또 다른 재미가 있다. 좌우로 어느 곳을 둘러 보아도 망망대해 바다 뿐이다. 조금은 지루하게 느껴질 무렵 가끔씩 나타나는 갈매기와 벗 삼아 달리다 보면 중간 중간에 휴게소가 설치되어 있어 쉬어 가기에 그만이다. 휴게소 마다 설치된 다양한 형태의 조각과 시설 내용이 다르게 설치되어 있어 볼거리가 풍부하다. 해넘이휴게소와 돌고래쉼터를 지나면 나타나는 섬이 야미도이다.
야미도는 새만금방조제가 완공되면서 육지화된 섬으로 서해안에서 일출과 일몰을 감상할 수 있는 새로운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섬에는 기암절벽에 피어나는 원추리, 해당화 등 야생화가 피어나 한 폭의 그림을 연상케 한다. 섬을 돌아나와 다시 방조제 길을 달리면 나타나는 곳이 신시도이다.
신시도는 고군산군도 섬 중에서 가장 면적이 넓은 섬으로 새만금방조제의 준공 조형물과 신시배수갑문에 설치되어 있다. 잠시 자전거를 세워 두고 선유도 등 고군산군도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신시도의 대각산 전망대로 오른다. 대각산 정상에 자리한 전망대는 고군산군도와 새만금방조제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트래킹코스로 유명하다. 전망대에 올라서면 망원경이 설치되어 있어 점점이 떠있는 고군산군도와 웅장함을 드러내는 새만금방조제를 감상할 수 있으며, 날씨가 좋은 날에는 변산반도의 왕등도 방조제까지 육안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섬사이로 저물어가는 일몰은 환상적이다.
신시도의 대각산에는 또 하나의 절경이 있는데 해발 198m의 월영봉이다. 월영봉은 가을철 신시도 앞바다를 지날 때면 월영봉의 단풍이 한국화 병풍을 보는 듯 아름답기로 유명해 선유8경에 꼽힐 정도로 유명하다. 또한 신시도는 신라시대 대학자로 명성을 떨친 고운 최치원 선생이 일시나마 살았던 곳으로 이곳 월영봉에서 글을 읽으면 중국까지 글 읽는 소리가 들렸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대각산에서 내려와 신시도 배수갑문 광장에 들어서면 배수갑문과 방조제 기념탑 광장이 자리하고 있다. 새만금방조제에는 배수갑문이 두 개가 설치되어 있는데, 각 배수갑문에는 선박 출입과 회귀성어류의 보호를 위한 통선문이 설치되어 있다. 수문은 총 36개로 각 수문의 규모는 폭이 30m, 높이가 15m로 소양강 방류량의 약3배 규모인 초당 1만5천8백여톤에 달한다고 한다. 기념탑 주변에서 가까이 다가가 물을 방류하는 모습을 볼 때는 현기증이 날 정도로 엄청난 양의 바다물이 소용돌이 치며 흐르는 장관을 직접 볼 수 있다. 운이 좋으면 물보라가 일으키며 생겨나는 무지개를 감상할 수도 있다.
신시도에서 자전거를 타고 다시 부안방향으로 달린다. 새만금방조제를 달리다 보면 마치 바다위를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기분이다. 달리다 보면 바람쉼터와 소라쉼터, 너울쉼터를 지나 가력배수갑문에 다다른다. 방조제 사이에 설치된 쉼터마다 전망대가 있어 툭 트인 푸르른 서해 바다를 바라볼 수 있어 가슴이 뻥 뚤릴 정도로 아름답다. 끝없이 펼쳐진 기나긴 방조제와 망망대해가 서로 조화를 이루며 다소 이국적인 풍경이 지속된다. 방조제 안쪽에는 넓게 펼쳐진 녹지공간과 차량이 전혀 다니지 않은 2차선 도로가 조성되어 있어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아우토반이라 표현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는다. 주변에는 바다에서 생계를 이어가는 어부들의 모습과 반짝반짝 빛나는 쪽빛 바다의 아름다움에 빠져든다. 최근 들어 새만금방조제를 보려는 방문자가 벌써 1천 만 명을 돌파할 정도로 인파가 끊이질 않는다.
가력배수갑문과 가력광장을 지나면 새만금방조제의 최남단인 부안이다. 방조제 남단에는 새만금방조제를 홍보하기 위한 홍보전시관이 올 12월 완공을 목표로 한창 공사 중이다. 남단에는 임시 홍보관이 자리하고 있는데 향후 새만금방조제 주변에 대한 개발방향과 방조제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있다.
새만금방조제는 설계에서 시공까지 모두 우리의 기술로 완공된 세계 최장의 방조제로 길이가 33.9km에 달한다. 군산과 부안 앞 바다를 막은 방조제는 세계에서 가장 긴 방조제로 기네스북에 공식 등재될 정도로 그 위용이 대단하다. 최근에는 해외 방문객들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시작 단계에서부터 환경단체들과 주민들의 마찰이 심했던 것은 사실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새만금방조제는 국내 간척역사의 신기원을 이룩한 대역사임에는 틀림없다. 다만 향후에 이러한 환경문제에 대한 완벽한 대책과 개발로 새로운 역사를 이루어 내기를 바랄 뿐이다.
새만금이란 단어는 만경평야의 만(萬)자와 동진강 유역 김제평야의 금(金)자를 따고 새로운 평야를 일구어 낸다는 뜻의 ‘새’자를 덧붙여 만든 신조어다. 어쩌면 다시 복원될지도 모르겠지만 새만금이라는 단어가 뜻하는 것처럼 바다위의 푸른 꿈이 이루어지길 간절히 기대해 본다.
비응항의 아름다운 등대와 항구 풍경
새만금방조제 중간중간에는 쉼터가 있어 자전거 여행하기에 편리함을 제공한다.
항구 주변에는 볼거리가 풍부하다. 벽화가 그려진 항구
부안 곤충해양생태원 전경
210 여 종에 달하는 각종 곤충과 파충류 등을 볼 수 있는 곤충해양생태원
부안 곤충해양생태원
부안 곤충해양생태원은 210 여 종에 달하는 곤충, 파충류, 양서류, 미니동물 등을 전시, 사육하고 훈련하는 체험농장이다. 지하 1층과 지상 2층 규모로 살아있는 동물들을 직접 보고, 사육하며 체험할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1층에는 5m 크기의 레틱파이톤, 이구아나 등이 전시된 파충류관을 비롯하여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레드아이프록 등 30 여 가지의 희귀 양서류를 체험할 수 있는 양서류관이 자리하고 있다. 지하 1층에는 국내 표본과 외국 표본을 비교하며 관찰하는 곤충 표본전시장과 세미나실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유리온실전시관에서는 물방개, 물자라 등의 수서곤충과 도둑게, 육식성 물고기 등을 만날 수 있는 수서생물생태체험관과 미니돼지, 프레디도, 캥거루쥐 등을 직접 만져 볼 수 있는 미니동물체험관 등이 있어 인기를 모으고 있다. 희귀곤충관에서는 개미귀신, 방울벌레, 큰광대노린재, 긴날개여치 등 우리나라에서 쉽게 찾기 힘든 곤충들을 만날 수 있다. 특히 200 여 평에 달하는 호랑나비 체험관에서는 직접 사육하고 있는 수천마리의 호랑나비의 성장과정을 관찰할 수 있다.
생태원에서 체험을 한 다음 생태원에서 제공하는 호미와 삽을 가지고 갯벌생태체험을 할 수 있다. 갯벌에서는 백합, 맛조개, 동죽, 노랑조개 등 다양한 조개류를 체취할 수 있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다만 갯벌체험은 물때가 맞아야 한다.
부안 곤충해양생태원 가는 길은 부안 새만금 홍보전시관에서 변산, 격포방향 700m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비응항의 아침풍경
시원하게 뚫린 방조제길
녹이 슬어 있는 닷과 자전거의 아름다운 조화
야미도에서 볼 수 있는 층을 이루고 있는 바위
야미도에서 만난 기암괴석과 섬
새만금방조제에서 바라본 고군산군도
자전거 코스 - 총거리 : 왕복 약 70km
코스요약
새만금방조제는 여느 코스와는 달리 처음부터 끝까지 수평선을 유지하고 있다. 한편으로 지루하긴 하지만 중간중간에 설치된 쉼터와 전망대는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또한 야미도와 신시도, 그리고 배수관문 등 의외로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풍부하다. 마치 바다위를 달리는 듯한 기분도 다른 코스에서는 느껴 볼 수 없는 곳으로 해마다 투르 드 코리아의 코스로 자리잡고 있어 주말이면 많은 자전거 동호인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체력이 허락된다면 방조제를 지나 부안의 변산국립공원을 둘러봐도 좋다.
변산국립공원은 적벽강, 채석강, 내소사 등 주변 관광지도 많지만 구불구불한 해안선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바다 바람을 맞으며 달리는 기분도 상쾌하다. 변산국립공원은 자전거 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자전거 하이킹를 하기에 적격이다. 초보자는 물론이고 상급자도 사이클 타기에는 제격이다. 연인과 함께 미니벨로를 타도 좋을 듯 하다.
새만금방조제의 여행은 방조제 북단에 자리한 비응하에서 시작된다. 반대로 부안의 홍보전시관에서 시작해도 된다.
▶비응항 출발(0km)-해넘이휴게소(5.93km)-돌고래휴게소(8.65km)-야미도(12.29km)-야미도 섬 둘러보기(14.11km)-새만금 신시도 광장(16.83km)-바람쉼터(19.61km)-소라쉼터(21.46km)-너울쉼터(23.60km)-가력광장(27.98km)-홍보전시관(34km)
홍보전시관을 둘러 본 후 변산국립공원으로 가도 되고, 다시 방조제를 타고 비응항으로 가도 된다.
돌고래 쉼터에 마련된 조형물
새만금방조제에는 각종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기암괴석 사이로 피어난 원추리꽃, 야미도에는 의외로 각종 야생화가 피어나 섬과 조화를 이룬다.
새만금홍보전시관에는 새만금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볼 수 있다.
새만금 가는 길
새만금 방조제 가는 길은 서해안고속도로 동군산 나들목에서 나와 전주 군산간 자동차 전용도로인 21번 도로를 타고 계속 직진하여 약 30 여 km 정도 가면 비응항이다. 이곳에서부터 새만금방조제가 시작된다. 또는 군산 나들목에서 나와 군산 시내를 지나 새만금방조제의 북단인 비응항에 도착하면 된다. 어느 곳으로 와도 표지판이 잘 되어 있어 찾기는 쉽다.
부안에 위치한 홍보전시관에서 출발할 경우에는 부안 나들목으로 나와 변산, 부안방향으로 좌회전 한다음 30번 지방도를 타고 가다 묵정삼거리에서 우회전(홍보전시관)하면 새만금방조제가 시작된다.
[이 게시물은 the bike님에 의해 2012-06-12 20:15:12 월간더바이크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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