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투어 - 울산 간절곶
꿈과 희망을 찾아 떠난 바다여행
울산 간절곶
Ulsan Bicycle Tour
한 해가 시작되면 사람들은 새 해에 대한 꿈과 희망을 다짐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일출을 볼 수 있다는 울산 간절곶은 그래서 새 해가 시작되는 첫 날 많은 인파로 장사진을 이룬다. 저마다 가슴 속에는 바다에서 장엄하게 떠 오르는 일출을 바라보며 새 해에 대한 꿈과 희망을 간직하며 한 해를 시작한다. 새로이 시작되는 임진년, 꿈과 희망을 찾아 울산 간절곶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editor & photo 이성규
울 산 하면 대부분 산업단지가 많아 공업도시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실제로 울산에는 단일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을 비롯하여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과 석유화학단지 및 온산공단이 자리하고 있는 산업수도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동해 바다를 끼고 있는 울산에는 우리나라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뜬다는 간절곶을 비롯하여 명선도, 주전, 강동해변 등 가슴이 탁 트이는 겨울 바다여행을 하기에 제격이다. 내륙으로는 영남 알프스로 불리는 가지산과 신불산, 간월산 등이 봉우리를 이루고, 산자락에는 국보로 지정된 울산 대곡리 반구대암각화와 천전리 각석, 공룡발자국 화석 등 자연과 역사의 숨결이 살아 숨쉬는 곳이다.
한반도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간절곶
이번 신년호 자전거 여행은 간절곶에서 시작하여 울산의 최북단인 강동해변까지 동해안 바다를 둘러보는 코스로 해안선을 따라 달려본다.
울산의 옛 읍지에는 간절욱조조반도(艮絶旭肇早半島)라는 기록이 전해지고 있다. 이는 ‘간절곶에 해가 떠야 한반도에 새벽이 온다’는 뜻으로 우리나라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울산의 간절곶을 표현하고 있다. 매년 1월 1일 간절곶의 일출시간은 오전 7시 31분 26초로 포항의 호미곶보다 약 1분 가량 빠르고 정동진 보다는 5분 정도 일찍 해가 솟는다. 간절곶 일출의 최대 매력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본다는 의미도 있겠지만 수평선 위로 용암을 토해내듯 솟아 오르는 장엄한 일출의 장관이다. 그 해 첫 일출을 바라보며 새해 꿈과 소망을 빌면 모든 소원이 이루어질것 같은 기분이 든다.
또다른 이색적인 모습은 높이가 무려 5m에 달하는 초대형 우체통이다. 요즘처럼 디지털시대에 엽서나 편지를 이용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간절곶에 오면 누구나 소망우체통에 마련된 엽서를 통해 새해의 간절한 소망과 염원을 담아 따뜻한 사연을 담아 보낸다.
간절곶 언덕에는 간절곶 등대가 우뚝 솟아있다. 나선형으로 이루어진 계단을 따라 등대에 올라서면 시원스럽게 펼쳐진 바다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간절곶 등대는 아름다운 등대 16경에 선정될 정도로 주변 풍광이 아름다워 바다의 낭만을 만끽할 수 있다. 눈길을 돌려 산책로가 조성된 데크를 따라 바다로 내려가면 바다에서 삶을 꾸려가는 해녀들의 모습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연신 자맥질을 하며 거친 숨을 내쉬는 해녀들은 깨끗한 바다에서 멍게 등 자연산 해산물을 건져 올린다. 바다 저 편에는 부두에 우뚝 솟아 있는 빨간 등대가 해녀들과 어우러져 아름다움을 발산하고 있다. 순백색의 간절곶 등대와 대조를 이루는 빨간 등대를 향해 자전거를 타고 호기심에 등대 가까이 다가간다. 깨끗하게 조성된 등대에는 연인들의 사랑이 이루어 진다는 하트가 그려져 있다.
이외에도 간절곶 주변에는 여러가지 볼거리가 많은 해안 공원으로 조성되어 있다. 망부석이 되어버린 신라시대 충신 박제상의 아내와 두 딸의 석상이 바다를 바라보고 있으며, 반구대 암각화 모형비, 새천년 기념비 등이 자리하고 있다.
간절곶에서 31번 도로를 타고 북쪽으로 언덕을 넘어서면 울산에서 가장 모래가 곱고 물빛이 아름답다는 진하해수욕장이다. 1km에 달하는 백사장과 바다에 떠 있는 솔숲이 있는 명선도와 조화를 이루어 바다의 낭만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특히 온도차가 심한 겨울철에 바다에서 모락모락 피어나는 물안개와 불타오르듯 떠오르는 일출은 환상적이다. 여기에 더해 멸치를 잡아 만선을 이루며 항구로 돌아오는 배들과 선원들이 불러모으는 갈매기떼는 장관을 이루어 많은 사진가들의 촬영지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항구 주변에는 바다에서 잡아 온 싱싱한 멸치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멸치를 바로 삶아 건조시키는 어부들의 질곡한 삶의 모습도 볼 수 있다. 멸치를 삶아 내기 위해 아궁이에 불을 피우고, 소금으로 염도를 맞춘 다음 잡아온 멸치를 삶아 낸다. 눈 앞을 가리는 수증기를 뚫고 바구니에 멸치를 건져 올리는 어부들의 분주한 손놀림이 바쁘게 움직인다. 추운 겨울 바다에서 삶을 이어가는 어부들을 바라보며 시계추처럼 똑 같은 도시 생활에 염증을 느껴 나태해진 마음을 추스리며 발길을 돌린다.
송림과 기암괴석이 절경을 이룬 대왕암
명선도에서 공단과 울산 시내를 지나 어렵게 도착한 곳이 대왕암 공원이다. 대왕암은 울산 12경에 속할 정도로 경관이 빼어난 곳이다. 대왕암은 삼국통일을 달성한 문무대왕이 ‘나는 죽은 뒤 호국대룡이 되어 불법을 숭상하고 나라를 수호하려 한다’는 유언에 따라 경주시 양북면 앞바다 대왕석에 묻혀 수중릉이 되었고 이곳 울산의 대왕암은 문무왕 왕비의 넋이 서려 있는 곳이다.
대왕암 공원에는 대왕암을 비롯하여 울기등대, 용굴, 고동섬 등 다양한 볼거리가 풍부하다. 입구에 들어서면 아름드리 소나무가 우거져 솔향이 그윽하다. 산책로를 따라 달리는 해송길은 겨울 바다의 운치가 겹쳐져 마음이 느긋해진다. 산책로 중간 중간에는 쉬어 갈 수 있는 벤치가 마련되어 있어 여유를 즐기기에 그만이다. 솔숲이 끝나갈 무렵 동해의 길잡이 역활을 하는 울기등대가 하늘 높이 솟아 있다. 울기등대를 지나 송림길을 벗어나면 해안 절벽이다. 탁 트인 푸른 동해 바다가 눈 앞에 펼쳐지고 해변에는 거대한 바위가 바다에 드리워져 있다. 곧장 마주 보이는 대왕암은 물에서 떨어져 나가려는 용의 모습을 하고 있어 용추암이라고도 한다. 외나무 다리를 건너 대왕암에 올라서면 철썩이는 파도가 하얗게 물보라를 일으키며 바위에 부딛히고, 검푸른 동해 바다가 덩그러니 펼쳐진다. 이외에 남근바위, 탕건바위, 자살바위 등 다양한 형상을 하고 있는 바위들이 가득하다.
대왕암을 한 바퀴 돌아나와 우측으로 들어서면 일산해수욕장이다. 신라시대 왕들이 즐겨 찾던 명승지로 유명한 일산해수욕장은 고운 모래와 송림이 우거져 겨울 바다의 낭만을 즐기기에 손색이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다.
겨울 바다의 해안선이 아름다운 강동, 주전해변
울산의 시내를 벗어나 북쪽으로 이어지는 강동해변과 주전해변은 겨울 바다 여행의 진수를 맛 볼 수 있는 곳으로 아름다운 해안선이 끝없이 이어진다. 가는 곳마다 그림 같은 작은 포구와 어촌의 풍경은 호젖한 여행을 즐기기에 그만이다. 특히 주전동과 정자동 사이에는 햇살을 받아 눈이 부시도록 반짝이는 몽돌해변이 유명하다. 크고 작은 몽돌이 파도에 부딪히며 차르르 내는 소리는 자전거의 체인 소리와 매우 흡사하여 묘한 감동을 준다.
특히 강동 화암 주상절리는 단면의 모양이 마치 깍아놓은 듯 육각형, 또는 삼각형을 이루고 있어 자연의 신비감을 더해준다. 이곳 화암마을 주상절리는 신생대 3기에 분출한 현무암 용암이 냉각하면서 열수축 작용으로 생성된 냉각절리라고 한다. 이 주상절리는 동해안 주상절리 가운데 용암 주상절리로는 가장 오래되어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외에도 울산에는 다양한 문화유적과 해안명소, 명산이 즐비하다. 특히 울산의 대표적인 볼거리 중에 하나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울산 귀신고래 회유 해면이다. 우리나라 동해안에 나타나는 귀신고래의 무리는 겨울에는 11월부터 2월까지 한반도와 일본, 중국 앞바에서 번식하고, 여름에는 먹이를 찾아 오츠크해 북단으로 이동한다. 울산의 귀신고래 회유회면은 귀신고래가 새끼를 낳기위해 이동하는 경로에 속한다고 한다.
영화 ‘고래를 찾는 자전거’의 주무대가 이 곳 장생포이기도 하다. 장생포 해양공원에는 고래박물관과 고래 생태체험관이 자리하고 있어 생생한 고래의 생태를 관찰할 수 있다.
임진년 새해, 새로운 마음으로 나만의 꿈과 희망을 찾아 여행을 떠나보자. 겨울 바다로…
[이 게시물은 the bike님에 의해 2012-06-12 20:15:36 월간더바이크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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