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젓한 의암호 강변따라 두바퀴로 오른다, 춘천 배후령 [더바이크]
호젓한 의암호 강변따라 두바퀴로 오른다
춘천 배후령
봄은 기다리지 않아도 저절로 찾아온다. 경칩, 우수가 지나며 잠들었던 개구리는 언제쯤 깨어 나려나 궁금해 하지 않아도 어느새 들녘엔 개구리 울음소리가 가득 울려 퍼질 것이다. 긴 겨울을 지낸 라이더들은 언제나 봄을 기다리는지도 모르겠다. 성급한 마음에 이미 자전거를 타고 경쾌한 라챗 소리를 들으며 강변을 따라 달리는 모습들이 반갑기만 하다.
호젓한 춘천 의암호 주변을 따라 달리다 방향을 배후령으로 향한다.
이번호에는 매년 열리는 춘천 배후령 힐클라임 대회의 변경된 코스를 소개한다.
글 사진 이성규 영상편집 유승철(WP PD) 라이더 육지영(그릿그라운드 대표), 김광오(한체대 대학원, 사이클리스트)
이른 아침 춘천은 꽃샘 추위로 서늘하다 못해 약간 쌀쌀함 마져 감돈다. 강변에서 불어 오는 차가운 봄바람이 옷깃을 파고든다. 그러나 출발하자마자 오르막이 시작되어 어느새 온 몸에 온기가 퍼지면서 활력을 되찾는다. 조그만 언덕을 올라 급 우회전을 하면 춘천 의암호를 따라 달리는 평탄한 길이 계속 이어진다.
강변을 따라 달리는 길은 의암호를 한 바퀴 도는 자전거길과 맞닿아 있다. 가는 길 내내 강변 풍경이 시야에 들어온다. 맑은 하늘과 상쾌한 아침 공기가 가슴을 뻥 뚫어 준다.
의암호는 북한강 중류에 있는 인공호수이다. 지난 1967년 수력발전을 위해 의암리와 원당리 사이의 수로에 의암댐이 조성되었다. 이로 인해 춘천시는 호반의 도시로 탈바꿈하게 된 것이다.
의암댐 바로 위에 있는 신연교를 지나 화천 방향으로 달리면 호수 좌측으로는 강원도의 명산인 삼악산이, 우측 호수 건너편에는 드름산이 깎아지른 듯 절벽을 형성하고 있어, 호수와 어우러진 모습이 한 폭의 풍경화를 보는 듯 하다.
아름다운 강변을 따라 달리면 우리나라 유일의 애니메이션 박물관을 비롯하여 토이로봇관 등 볼거리도 풍성하다. 신매대교를 지나면 오른편에는 춘천 인형극 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다.
신매대교를 지나자 마자 좌회전하면 신동초등학교 방향이다. 이후부터는 한적한 시골길이 이어진다. 시골 정취가 물씬 풍기는 길가에는 연인들이 즐겨 찾는 찻집과 춘천의 명물인 춘천 막국수 체험 박물관이 있어, 라이딩 후 직접 체험을 해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박물관을 지나면 약 1km 남짓 직선코스가 나타나고, 끄트머리 쯤 신북사거리에서 좌회전 하면 이제 평지코스는 거의 끝나고, 본격적인 배후령 업힐이 시작된다.
▲배후령 코스는 시원한 호수와 상쾌한 공기가 가슴을 뻥 뚫어주는 듯하다
해발 600m를 오르는 배후령
약 30km까지 거의 평지 라이딩 구간이라면 천전삼거리에서부터 배후령 정상까지는 오르막 구간이다.
천전삼거리에서 좌회전을 하면 춘천 공원묘원이다. 이곳에서 배후령을 오르기 위해 잠시 휴식을 취하며 간식으로 준비해 온 바나나와 음료수로 체력을 보충한다.
배후령은 춘천시 신북면 발산리에 위치한 고개로 신북읍에서 북쪽으로 화천 간척리로 통하는 고개이다. 배후령 터널이 건설되면서 차량 통행이 드물어 업힐을 즐기는 라이더들에게는 꼭 한 번 오르고 싶어하는 라이딩 코스로 유명하다. 배후령 우측에는 비로봉, 보현봉, 문수봉, 관음봉, 나한봉을 품고 있는 오봉산이 우뚝 솟아 있다.
잠깐의 꿀 맛 같은 휴식을 뒤로 하고 정상을 향해 안장에 오른다. 긴 직선 구간을 오르면 약간의 내리막이 이어진다. 이곳을 지나면 정상까지는 구불구불 업힐이 이어져 자신의 체력 안배가 매우 중요하다.
봄이면 진달래와 개나리 등 봄 꽃들이 울긋불긋 피어나 매우 아름다운 고갯길이지만 3월의 강원도는 아직 이른 모양이다. 허나 중간 쯤 오르면 춘천시내와 의암호수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풍경이 일품이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지만 정상을 향해 페달을 밝아 나아간다. 이 굽이 돌아가면 정상일까 싶지만 다시 나타나는 고갯길에 허탈함 마져 느낀다. 더군다나 산에서 불어오는 차가운 맛바람이 앞을 가로 막는 듯 목을 타고 가슴 깊이 파고 든다. 해발 600m라고는 하지만 배후령 정상은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배후령 고개을 돌고 돌아 한 참을 올라도 정상은 어디인지 가늠하기 힘들다. 이제는 자신과의 싸움이 시작된다. 외국 출장 때는 돌아가면 영어 공부 좀 해야지 몇 번을 다짐하고, 자전거 탈 때는 체력을 길러야지 매번 다짐하지만 언제나 공허한 메아리로 그친다. 그렇게 속으로 이제는 꼭 평소에 운동을 해야지 라고 다짐하면서 몇 번의 고비를 넘기며 고개를 돌아가니 저 멀리 정상이 보인다.
이번 라이딩을 함께한 육지영씨는 “시원한 호수와 파란 하늘, 그리고 상쾌한 공기가 가슴을 뻥 뚫어 주는 듯하여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라이딩이 될 것이다”라며, “많은 라이더들이 이런 기분을 느껴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애니메이션 박물관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춘천 애니메이션 박물관은 지난 2003년에 개관하여 현재까지 400만명 이상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가 많은 곳이다. 애니메이션의 기원과 탄생 및 발전, 애니메이션의 종류와 제작기법, 제작과정 등을 소개하고 있으며, 애니메이션 음향효과, 더빙 등 다양한 체험을 직접 할 수 있어 많은 이들에게 산교육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토이로봇관
애니메이션 박물관과 나란히 있는 토이로봇관은 감성과 상상력을 자극하여 두뇌를 발달시키는 놀이 공간으로, 로봇이 춤을 추고, 거미로봇, 드론 등 IT기술의 세계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토이로봇관에는 에어로봇, 드론체험, 로봇댄스 공연 등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을 동시에 할 수 있어 아이도 어른도 재미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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