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TB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남양주 견성암 [더바이크]
E-MTB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남양주 견성암
영하의 날씨가 계속 이어지고 껴입은 옷으로 몸은 둔해진다. 견성암 주변 라이딩을 떠난 날은 어김없이 수능 추위가 기승을 부린다. 견성암코스는 지난호 도락산에 비하면 매우 완만하고 포근하여 초, 중급자에게 알맞은 코스라 여겨진다. 능선이 부드럽고 간혹 나무뿌리가 튀어 나온 곳도 있지만 조심해서 라이딩을 한다면 별 무리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싱글코스이다. 이번호에는 견성암을 중심으로 주변을 둘러보는 코스를 소개한다.
글 사진 이성규 라이더 반승철(E-MTB KOREA 대표), 신규철
동이 트기도 전에 도착한 곳은 견성암이 아닌 백봉 바람뱅크 출발지인 백천사 입구이다. 이곳에서 오전에 간단한 인터뷰 진행겸 바람뱅크 라이딩을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라이딩을 하기로 한 날은 어김없이 수능한파가 기승을 부리고 바람까지 불어 매우 추운 날이었다. 출발전 반대표가 준비한 따끈한 오뎅국물이 그야말로 신의 한 수 였다고나 할까. 얼어붙은 몸을 오뎅국물로 녹이고 바람뱅크 라이딩에 나선다. 초반부터 가파른 언덕에 심장은 벌떡이고 가쁜 숨을 몰아 쉰다. 차가운 공기가 뼈속까지 파고드는 느낌이다.
다행스럽게 사고없이 오전 일정은 마무리하고 점심식사를 한 후 이번호에 소개할 견성암으로 향한다.
스릴있는 짧은 다운힐 코스, 견성암
견성암 초입에 들어서면 구불구불한 가파른 언덕이 시작된다. 차량으로 견성암 입구인 일주문까지 올라간 다음 일주문 옆 주차장에서부터 라이딩이 시작된다. 시간은 벌써 오후 2시가 넘었다. 비교적 짧은 코스이긴 하지만 겨울이라 해가 빨리 떨어져 4시 이전에는 라이딩을 마무리 해야한다.
간단한 준비를 마치고 서둘러 라이딩에 나선다. 일주문을 지나 포장길을 따라 조금만 올라가면 아담한 암자인 견성암이 나타난다. 견성암은 남양주시 진건면 송능리에 있는 암자로 천마산 줄기의 양지바른 곳에 자리하고 있어 한 겨울임에도 포근함이 느껴진다. 산바람에 울리는 풍경소리가 고요한 적막을 깬다.
견성암은 고려시대 개국공신인 조맹의 후손들이 창건한 암자로 조맹의 후손이며 승려인 혜소가 법당과 화양루를 중수하였고, 현재는 법당과 화양루, 요사채가 있으며, 암자 우측 돌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산신각이 자리하고 있다.
이밖에 조맹이 홀로 수도할 때 마셨다는 독정이라는 우물이 있는데 아무리 가물어도 샘이 마르지 않는다고 하여 이 우물로 인해 독쟁이절이라고도 불렸다고 한다. 절 부근에는 조맹이 기거했던 수양굴이 남아있다.
조그만 암자이긴 하지만 눈이 쌓여있는 겨울 풍경이나 단풍이 든 모습도 아름답겠다는 상상이 든다. 특히 긴 돌계단을 따라 올라가는 산신각 가는 길은 운치가 있어 눈길을 끈다. 라이딩시 암자를 지날 때에는 스님이 수양을 하고 있어 방해가 되지 않도록 자전거를 타지 말고 조용히 끌고 지나가길 당부한다.
견성암을 지나면 바로 가파른 싱글코스가 시작된다. 좌로는 급경사를 이루고 있으며, 조금만 가면 삼거리 표지판이 나온다. 우측으로 올라가면 천마산 관음봉 가는 길이고, 좌측으로는 이번 코스 방향인 어남이 고개로 가는 길이다. 삼거리 표지판이 있는 곳에서부터는 다운힐이 이어진다.
코스가 짧긴 하지만 바위와 나무뿌리가 튀어나와 있어 제법 스릴이 있는 코스이다. 초급자에게는 이런 길도 위험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중급자 이상이라면 약간의 스릴과 빠른 스피드를 즐길 수 있다. 특히 큰 바위를 지나 잣나무가 무성한 구간에서는 불쑥 드러난 나무뿌리가 제법 길게 이어져 있고, 큰 낙차를 이루고 있어 조심해야 한다. 이후부터는 속도를 즐기기에 충분한 싱글코스가 계속된다. 신나게 다운힐을 즐기며 내려가면 묘지가 나타나고 조금 더 달리고 싶은 충동이 느껴질 즈음 코스가 종료되어 아쉽다.
전나무 숲길이 아름다운 임도와 편안한 싱글길
견성암에서 내려와 맞은 편 나즈막한 산으로 향한다. 도로 좌우로는 좁은 골목길과 공장을 드나드는 차량이 불쑥 튀어나와 조심해야 한다. 조그만 다리를 건너 이내 산길로 접어든다.
어느새 짧은 겨울 해는 뉘엿뉘엿 저물어 간다. 견성암 맞은편 산은 천마산의 줄기인 관음봉과 된봉이 송능리 마을까지 이어진다.
코스 초입은 우람한 전나무 숲이 아름다운 임도길로 이루어져 있다. 하늘을 찌를 듯 솟아있는 울창한 전나무 사이로 햇살이 긴 그림자를 드리운다. 마지막 농막를 지나면 이내 싱글길이 시작되고 야트막한 언덕을 올라서면 삼거리가 나온다. 좌측으로 올라가면 된봉 가는 길이고, 이곳에서 석양을 바라보며 우측으로 향한다. 약한 업힐과 다운힐이 이어지고, 얼마쯤 지나지 않아 쉼터가 나타난다. 쉼터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다운힐을 이어간다. 싱글코스를 따라 좁은 길을 굽이돌아 내려가면 송능리 마을회관이 나온다. 이곳에서 다시 오던길을 되돌아 업힐을 한 다음 삼거리에서 전나무가 있는 임도길로 내려간다. 저물어 가는 햇살를 뒤로 하고 아쉬움을 달래며 오던 길을 되돌아 견성암으로 향한다.
도로를 타고 견성암 일주문 주차장까지는 계속 오르막이다. 구불구불 계속되는 경사도가 매우 높은 길이지만 전기자전거이기에 무난하게 오를 수 있다. 해는 저물어 가고 일주문에 도착하여 일정을 마무리 한다.
견성암 주변은 천마산 줄기를 따라 뻗은 사능리와 송능리 등 야트막한 코스로 표고차는 크지 않지만 바위와 불쑥 튀어나온 나무뿌리 등 제법 스릴를 느끼며 아기자기하게 라이딩 할 수 있는 코스로 전기자전거를 타고 즐기기에 제격이다.
견성암 라이딩
반승철(E-MTBKOREA 대표)
라이딩 시작부터 장소가 주는 경건함이 있어 들뜬 마음보다는 차분하게 라이딩 준비를 하게 되어 집중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었다.
절을 지나 시작하는 다운힐은 예상외의 반전이다. 돌과 나무뿌리가 많고, 단차도 적당히 있어서 집중 하지 않으면 위험할 수도 있지만, 또 알고보면 어려운 곳도 없다.
차가 올라 갈 수 있는 길이 있어 무동력 자전거로 셔틀라이딩 해도 괜찮다. 전기자전거의 장점은 이동과 업힐이 부담되지 않는 것이다.
사능으로 이동하여 업힐하는 코스는 산림욕장인듯한 착각이 들 정도도 나무들이 멋있다. 이렇게 기분 좋아지는 길을 지나 본격적인 업힐을 하고 나면 다시 신나는 다운힐을 할 수 있고, 전기자전거는 이 같은 코스를 몇 번이나 반복해서 탈수도 있기 때문에 마음에 드는 코스가 생기면 다시 업힐하고, 또 다운힐하는 맛이 있다.
사능코스는 여러 갈래길이 있고 다시 돌아와야 연결해서 탈수 있기 때문에 너무 지치게 업힐만 하거나 힘이 빠질 때까지 다운힐만 하지 않고 딱 운동될 만큼 만 주어지는 난이도가 가장 마음에 든다.
친한 사람들과 전기자전거를 만끽하고 싶거나 산악라이딩의 매력이 필요하다면 견성암-사능라이딩을 추천한다.
주의사항은 견성암을 지날 때 반드시 자전거를 끌고 가야 한다. 타고가면 안된다. 절을 완전히 지날 때까지 걸어가야 함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이는 라이더가 지켜야 할 기본 예의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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