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올 가을을 그리워하며 달리는 가평 화악산 둘레길 [더바이크]
다시 올 가을을 그리워하며 달리는
가평 화악산 둘레길
벌써 계절은 가을의 중심에 있다.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에 마음마져 움추려 든다. 가평 화악산 업힐 코스는 라이더들에게 많이 알려진 유명한 코스이다. 뿐만아니라 매년 가평 엘리트 대회가 열리는 코스이기도 하다. 이번호에는 화악산 업힐이 아닌 화악산을 주변을 한바퀴 달리는 화악산 둘레길를 소개한다. 가평역에서 출발하여 도마치재와 곡운구곡, 그리고 북한강변을 따라 달리는 나만의 시크릿 코스를 달려본다.
글 사진 이성규 라이더 이선영(웹디자이너)
가평 화악산 둘레길은 가평역에서 출발하여 도마치재, 화악산 둘레길, 곡운구곡, 북한강변, 홍적고개를 넘어 출발지인 가평역까지 돌아오는 약 110km의 거리이다. 잘 알려진 화악산 업힐을 제외하고라도 고개를 두 개나 넘어야 하는 만만치 않은 코스이다. 그러나 가는 곳 마다 단풍으로 물들어 가는 풍경들과 북한강에 드리워진 아름다운 모습이 힘든 라이딩을 잊게 해준다. 특히 북한 강변을 달리는 코스는 정말 한적하고 차량은 물론 인적마져 드물 정도로 나만이 알 수 있는 시크릿 코스로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화악산 둘레길은 저물어 가는 가을을 아쉬워 하고 다시 올 가을을 그리워 하며 달리는 낭만의 코스이다.
38선 넘어가는 길고 긴 오르막 도마치재
이른 아침 출발지인 가평역에 도착했다. 아침공기가 예전과 다르게 무척 차갑게 느껴진다. 간단한 준비를 마치고 도마치재로 향한다. 가평읍내를 가로질러 북면의 목동삼거리에서 좌회전을 하여 75번 지방도를 타고 달린다. 목동2교를 지나면 펜션이 즐비하게 자리하고 있고 길은 가평천을 따라 구불구불 올라간다.
도마치재는 좌측으로는 명지산(1,252.3m)이, 우측으로는 화악산(1,468.3m) 사이로 난 길로 골이 깊고 숲이 울창하며 오염되지 않은 청정한 지역으로 꼽힌다. 주변에는 명지계곡과 조무락골, 용소폭포, 가마소폭포 등 명소가 많은 곳이다. 도로 좌측으로 흐르는 계곡은 가평천으로 물이 맑고 깨끗하여 캠핑장 등 많은 유원지가 들어서 있다.
도마치재 역방향은 계곡을 따라 길고 긴 오르막을 쉼없이 올라간다. 오르막을 오르다 보면 38선 경계를 지나게된다. 38선은 해방이후 북위 38도선을 경계로 미,소 양국이 남과북으로 나눠 점령한 군사분계선으로 민족적 비극과 아픔을 안겨준 경계선이다. 도마치재 부근에서는 6.25 전쟁 당시 용문산 전투와 가평지구 전투가 이루어진 곳으로 알려지고 있다. 화악산 둘레길을 달리다 보면 38선을 두번이나 넘게 된다.
길고 지루할 정도로 조금씩 올라가는 도마치재 역방향은 풍경은 일품이다. 깨끗한 계곡과 더블어 한창 물들어 가는 단풍잎들이 온 산을 물들이고 있다. 길을 달리다 보면 유독 푸르른 숲을 보게 되는데 잣나무이다. 가평의 특산품으로 유명한 가평잣은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정상으로 올라 갈수록 공기는 더 차갑게 느껴지고 멀리 조금씩 능선이 보이며 정상에 가까워졌음을 알 수 있다. 형형색색으로 물든 단풍길을 따라 오르다 보니 어느새 해발 690m의 도마치재 정상이다. 평균경사도가 약 5% 정도로 길이가 7km 정도이니 얼마나 길고 긴 경사도인지 짐작이 간다. 정상 쉼터에서는 벌써 김장을 담그고 있는 아낙네의 손길들이 바쁘게 움직이며 계절의 변화를 실감하게 된다.
도마치재의 내리막은 역방향 보다 오히려 짧고 더 험하고 가파르다. 조심스럽게 내려가 광덕초등학교에서 우회전을 하여 곡운구곡으로 접어든다.
선녀도 쉬어 간다는 세월이 빚은 바위 풍경들, 곡운구곡
도마치재를 내려와 사내고등학교 앞 회전교차로에서 우회전을 한다. 391번 도로로 계속 직진하면화악산 올라가는 길이다. 조금 달리다 명당교에서 좌회전을 하면 곡운구곡이 시작된다. 곡운구곡은 강원도 화천으로 곡운구곡이라는 명칭은 조선시대 성리학자인 김수증이 지었다고 전해진다. 그래서 용담계곡에 자리한 곡운구곡을 따라 달리는 일부 구간의 길 이름 또한 김수증로이다. 김수증은 관직을 버리고 화천에 내려와 은둔생활을 하다 용담계곡의 아름다움 절경 9곳을 찾아 곡운구곡이라는 명칭을 붙였다고 한다. 곡운구곡은 제1곡인 방화계를 시작으로 청옥협, 명옥뢰, 와룡담, 명월계, 용의연, 첩석대 등이 있으며, 신녀의 협곡으로 불리는 신녀협은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유명하다. 신녀협 주변에는 곡운구곡 출렁다리가 있는데 다리 위에서 바라본 계곡의 경치가 일품이다. 오랜세월 동안 흐르는 물에 깎이고 깎여 빚어진 바위의 풍경들이 단풍과 어우러져 감탄을 자아낸다.
구불구불 돌아가는 곡운구곡길 라이딩은 주변 경치도 아름답지만 크고 작은 언덕이 있어 지루하지 않은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다만 강원도 지역에 많은 군부대가 자리하고 있어 군용트럭들이 많아 항상 주의해야 한다.
북한강과 가을 풍경이 어우러진 나만의 시크릿 코스
곡운구곡을 지나 지촌삼거리에서 5번 지방도로 우회전을 한다. 달리다 보면 좌측으로 북한강이 펼쳐지고 사북면 행정복지센터를 지나 신포리 마을에서 좌회전을 하여 북한강변으로 더 가까이 달릴 수 있는 좁은 길로 들어선다. 겨우 차 한대가 지나갈 정도로 좁은 길로 좌측으로 북한강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달리게 된다. 차량은 물론 인적조차 드문 한적한 길로 가을 풍경이 어우러진 나만의 비밀스러운 라이딩 코스로 제격이다.
북한강 맞은편 물들어 가는 능선의 단풍이 반영을 이루고, 노랗게 익어가는 논두렁의 벼와 파란 가을 하늘이 조화를 이룬다. 달리다 보면 어는 한 곳에 자리를 잡고 오래동안 머물고 싶은 곳이다. 좁은 길이지만 차량통행이 거의 없고, 도로포장이 잘 되어 있어 라이딩하면서 사색에 잠길 수 있는 보기 드문 코스이다. 이 도로의 끝에는 원평리가 있으며, 원평교를 지나 5번 도로를 타고 춘천방향으로 내려간다. 원평리에서 나와 5번도로와 만나는 지점은 38선 경계로 이번 라이딩 중 두번째 38선을 넘게 된다.
짧고, 경사도 높은 홍적고개
38선을 지나 홍적고개 가는 길은 북한강을 끼고 춘천방향으로 달리다 오월피암터널 지나자 마자 우측 소로길로 들어서거나, 이곳을 놓쳤다면 조금 더 가서 남실피암터널을 지나 오월삼거리에서 지암리, 오월리 방향으로 안전하게 우회전하여 홍적고개로 가면 된다.
홍적고개는 이번 라이딩의 마지막 고개로 2.37km 정도의 짧은 거리이지만 경사도가 7.4% 정도로 쉽지 않은 고개이다. 홍적고개를 넘으면 행정구역이 다시 춘천시에서 가평군으로 넘어오게 된다.
한동안 지암계곡을 따라 올라 가면 집다리골자연휴양림 입구에서 직진하여 이상원미술관을 지나게 된다. 정상에 올라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내리막을 내려와 출발지인 가평역으로 복귀하면 라이딩이 마무리 된다.
이번 라이딩 코스는 천혜의 자연 환경을 품고 있는 가평천을 따라 올라가는 도마치재를 넘어 세월이 품은 바위 풍경이 일품인 곡운구곡, 한적한 북한강변을 달리는 시크릿 로드 등으로 이루어진 낭만적인 라이딩 코스로 구성되었다. 겨울이 오기전에 꼭 한번 라이딩을 통해 가을 풍경을 만낄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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