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호수와 미리내성지 등 둘러보는 용인 용인대 코스
겨울 호수와 미리내성지 등 둘러보는
용인 용인대 코스
겨울 라이딩의 가장 큰 애로사항은 추위와의 싸움이다. 영하의 날씨에 바람까지 불어 체감 온도는 더욱 떨어진다. 특히 도로주행은 달리면서 불어오는 맞바람과 추위, 그리고 응달진 곳의 빙판에 주의해야 한다. 이번호에는 용인대학교를 출발하여 이동저수지, 미리내성지, 고삼저수지, 와우정사를 돌아오는 용인대 코스를 소개한다.
용인대학교로 가는 길, 자동차의 외기온도가 영하 7.5도를 가르킨다. 용인대에 도착하여 준비를 하는데 찬바람에 떨어진 낙엽이 이리저리 뒹굴어 다닌다. 체감 온도는 뚝 떨어져 영하 15도 정도 되는가 싶다.
이번 코스는 용인대학교를 출발하여 이동저수지를 지나 미리내성지를 들른 후 고삼저수지, 곱등고개를 넘어 와우정사를 지나 출발지인 용인대학교까지 돌아오는 총 66km 정도 달리는 코스이다. 전체 코스는 마지막 곱등고개 외에는 비교적 쉬운 코스로 이루어져 있어 초보자도 큰 어려움 없이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다만 추운 겨울이라 몸을 보호할 수 있는 추위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함과 동시에 자신의 체력에 맞는 속도와 거리를 라이딩 할 수 있도록 계획을 짜야 한다. 추위에 대한 대비를 하고 출발전 안전 라이딩을 신신당부하며 출발한다.
꽁꽁 얼어 하얀 설원을 이루는 이동저수지
용인대학교 정문에서 우회전하면 바로 언덕이 시작된다. 언덕을 끝까지 올라가면 학고개터널을 지난다. 계속 달리다 보면 두번째 터널인 서리터널을 지난다. 내리막을 달려 사기막골삼거리에서 우회전하여 가면 정면에 새로 들어선 아파트단지가 나타난다. 아곡리 처인고등학교 앞을 지나 남곡사거리에서 좌회전하여 창리 저수지를 지나 이동면소재지를 지나면 바로 우측에 이동저수지가 자리하고 있다.
이동저수지는 경기도에서 가장 큰 규모로 경관이 수려하고 붕어찜 등 먹거리도 풍부하여 용인의 대표적인 명소로 알려져 있다. 또한 호수 위로 떨어지는 황홀한 일몰 풍경이 아름다워 어비낙조라 하여 용인 8경 중에 이동저수지의 일몰이 포함되어 있을 정도이다.
그러나 라이딩 중 바라본 이동저수지는 얼음위로 하얀 눈이 수북이 쌓여 설원을 이루고 있다. 이곳이 육지인지 호수인지 분간이 안될 정도이다. 호수위에는 얼어 움직일 수 없는 낚시 펜션만이 떠 있을 뿐이다. 황량한 호수위로 한 무리의 겨울 철새가 하늘을 수 놓으며 날아간다. 이동저수지가 위치한 마을이 어비리인데 예로부터 물이 맑고 먹이가 풍부하여 고기가 살찐다는 마을이라고 한다.
고요하면서 마음이 편안해지는 미리내성지
이동저수지를 지나 조금 가면 장서교차로이다. 교차로 지나기 직전에 좌측 2차선 도로를 타고 미리내성지로 향한다. 미리내성지 가는 길은 차량통행이 거의 없어 한적한 시골길을 달릴 수 있다. 들녘에는 아직도 하얀 잔설이 남아있다. 미리내 마을 앞 고목나무에는 앙상한 가지만 남아 황량한 시골풍경이 연출된다. 조그만 언덕을 올라서면 규모가 작은 미산저수지이다. 미산저수지 또한 하얀눈으로 덮여있다. 저수지를 지나면 바로 미리내성지이다.
미리내성지는 행정구역상 안성군에 속한다. 미리내는 은하수를 뜻하는 아름다운 순우리말이다. 미리내성지는 한국 최초의 사제 김대건 신부의 묘소와 그의 어머니인 우르슬라의 묘가 자리하고 있다. 성지에 들어서면 고요하면서도 편안함이 가슴에 와 닿으며, 자신도 모르게 마음이 깨끗해짐을 느낄 수 있다. 미리내성지는 한국 순교자 103위 시성 기념성당 등이 있지만 자전거를 타고 들어 갈 수 없다. 미리내성지를 돌아나와 미리내 마을을 지나 회전교차로에서 노곡2교를 지나 고삼저수지로 달린다.
고삼저수지 가는 길목 조그만 언덕위에는 장승이 세워져 있다. 장승 주변에는 잔설이 쌓여있고, 장승은 언제까지나 밝은 미소를 띠며 지나가는 라이더를 바라보며 서 있다.
몽환적이고 서정적인 신비감 간직한 고삼저수지
미리내성지에서 고삼저수지 가는 길은 82번 지방도가 아닌 한적한 2차선 도로를 따라 고산면까지 간 다음 고산면을 지나 고삼교를 건너기 직전에 좌회전하여 70번 지방도를 타고 올라가면 바로 고삼저수지이다. 고삼저수지는 몽환적이고 서정적인 신비감을 간직한 천혜의 저수지로 김기덕감독의 영화 섬의 주무대로 푸른물과 그 위에 떠 있는 낚시좌대의 풍경이 인상적이다.
고삼저수지를 끼고 달리다 마을길을 따라 호수 가까이 들어간다. 갈대숲이 있는 소로길을 지나는데 갑자기 인기척에 놀란 철새들이 푸드득 하늘로 날아가나 싶었는데 다시 내려 앉는다. 따뜻한 양지 바른 갈대숲에서 쉬고있는 철새들을 괜히 놀라게 했나 싶다. 전에 지나왔던 저수지는 모두 얼어 설원을 이루고 있었는데 고삼저수지는 얼지않아 유독 철새들이 많이 겨울을 나고 있었다. 호수 주변에 많은 카페와 맛집들이 즐비하다. 라이딩에 얼어붙은 몸도 녹일겸 호수 바로 옆에 있는 작은 카페로 들어선다. 추운 겨울 라이딩 중 따뜻한 커피 한 잔으로 잠시 여유를 느낀다. 시간이 갈수록 찬바람이 심하게 불어온다. 카페에서 바라본 호수는 반짝이는 햇살이 눈이 부시고 갈대숲에서 노니는 철새들의 모습이 딴 세상처럼 느껴진다. 얼마나 추운지 카페에 계속 머물고 싶은 마음이다. 고삼저수지에서 와우정사까지는 곱등고개를 넘어 꽤 먼 거리를 달려야 하기 때문이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다시 라이딩에 나선다.
임꺽정이 넘던 곱등고개 넘어 와우정사
고삼저수를 지나 석우마을 삼거리에서 좌회전하여 57번 지방도를 타고 원산면까지 간 다음 원삼1교차로에서 좌회전하여 달리다 사암사거리 회전교차로에서 좌회전하여 올라가면 곱등고개로 올라가는 오르막이 시작된다. 곱등고개는 굽은 고개라는 뜻으로 곱등고개에서 원삼벌을 내려다 보는 경치가 아름다워 용인팔경의 하나인 용담조망이라 불린다. 곱등고개는 해발 403.2m인 문수봉 자락을 오르는 길로 풍경이 아름다워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하다.
예전에 벽초 홍명희선생이 쓴 임꺽정이 안성 죽산 칠장사에서 스승인 가파치를 만나러 곱등고개를 넘어 갔다고 전해진다. 고개 이름처럼 굽은 고개길을 따라 굽이굽이 올라가면 정상에는 동물들의 이동통로인 굴다리를 지나게 된다. 정상에서 내리막을 조금만 내려가면 우측에 와우정사로 들어가는 길이 나온다. 와우정사에 들어서면 멀리서도 눈에 뛰는 근엄함을 보이는 머리만 보이는 불상이 압도적이다. 엄청난 크기에 불두는 지긋이 감고 있는 눈이 평화로운 표정을 짓고 있다. 와우정사를 나와 용인시내를 지나 출발지인 용인대학교에 도착하면 라이딩은 마무리된다.
춥다고 움추려들면 마음마져 추워진다. 용기를 내어 아름다운 풍경을 찾아 라이딩에 나서보자. 비록 겨울 풍경이 황량하게 보일 수 있지만 그 속에서 언제나 또 다른 살아 숨쉬는 자연의 생동감과 신비로움을 더 크게 느껴질 수 있으니…
글 사진 이성규 라이더 고경아, 성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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