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레꽃, 아카시아 향기 그윽한 아름다운 숲길 부천 성주산 MTB코스
찔레꽃, 아카시아 향기 그윽한 아름다운 숲길
부천 성주산
우리나라 도시 주변에는 크고 작은 많은 산들이 있어 산악자전거를 즐기기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부천과 시흥, 인천에 걸쳐 있는 나즈막한 성주산은 도심에서 당일치기로 라이딩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녹음이 우거진 산에는 찔레꽃, 아카시아 꽃이 만발하여 라이딩을 하다 보면 그윽한 향기가 밀려온다.
이번호에는 찔레꽃, 아카시아 향기가 그윽한 아름다운 숲길이 있는 부천의 성주산을 소개한다.
라이딩 기점은 인천대공원 동문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 고가 밑에 있는 주차장에서 출발한다. 이곳은 인천 장수동 만의골로 수령이 800년이 된 은행나무로 유명한 곳이다. 만의골 은행나무는 1992년에 인천시 기념물 제12호로 지정되었다가 지난 2021년 ‘인천 장수동 은행나무’라는 명칭으로 천연기념물 제532호로 승격 지정되었다. 또한 인천대공원이 자리하고 있으며, 주변에는 다양한 맛집들과 카페 등이 많아 라이딩 후 휴식을 취하기에도 좋은 곳이다.
주차장에서 성주산으로 올라가는 입구에는 만의골 약수터가 자리하고 있으며, 이곳에서 본격적인 성주산 라이딩이 시작된다.
끝이 보이지 않은 업힐, 정상 가는 길
약수터를 지나면 S자를 이룬 나무계단이 나타난다. 계단을 올라서면 직선으로 끝이 보이지 않은 업힐이 시작된다. 좌측으로는 군부대 철조망이 정상까지 이어지고 오르막은 길은 넓지만 높은 경사도를 이루고 있어 전기산악자전거로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코스 주변에는 찔레꽃과 아카시아 꽃이 만발하여 싱그러운 아침 공기와 함께 향기가 밀려와 상쾌하게 다가온다.
한참을 올라 코너를 돌아 내려가다 또 다시 끝이 보이지 않은 오르막에 마음이 먼저 지치는 기분이다. 그나마 전기산악자전거이기에 다행이라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중턱 쯤 오르면 소래산으로 올라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이곳에서 우측으로 가면 소래산 정상 가는 길이다. 어느 정도 올라가다 똑같아 보이는 코스가 지루해 질 즈음 싱글코스로 들어선다.
낙차 큰 돌과 나무뿌리 많은 싱글 업힐
울창한 숲길로 들어서자 임도처럼 넓었던 철조망 길과는 전혀 딴 세상이다. 구불구불한 싱글 업힐은 그야말로 난코스이다. 오르막에 튀어나온 나무뿌리가 단차를 이루며 길을 막아서고 더 이상 오를 수 없어 자전거를 끌고 올라간다. 여기에 뾰족하게 튀어나온 돌뿌리도 라이딩을 힘들게 한다. 그러나 넓은 오르막길 보다는 자전거를 타는 재미가 있어 힘들지만 오히려 라이딩을 즐기게 된다.
나즈막한 산이지만 숲이 울창하고 간혹 정글처럼 느껴지는 구간도 있다. 큰 나무가 우뚝 솟아있는 구간은 길이 좁아 핸들이 걸리기도 하고, 튀어나온 돌뿌리에 페달이 닫아 넘어질 듯 곡예를 하며 다시 균형을 이루며 나아간다. 이런 싱글코스가 정상까지 이어진다. 약간의 내리막과 오르막길이 반복되며 숲길을 따라 정상으로 향한다.
얼마쯤 산속에서 가쁜 숨을 몰아쉬며 헤메이다 정상 부근에서 다시 철책선이 있는 넓은 길로 나아간다. 이제 조금만 오르면 정상인데, 100m 정도 남겨두고 불쑥불쑥 튀어나온 단차가 있는 나무뿌리가 연속해서 정상까지 이어져 있어 한숨이 절로 나온다. 자전거를 타고 이런 코스를 쉽게 올라가는 일행들의 모습이 멋 있어 보일 수 밖에… 간신히 자전거를 끌고 가쁜 숨을 내쉬며 정상에 올라선다.
아카시아 향기 그윽한 성주산 정상
거친 숨을 헐떡이며 성주산 정상에 올라선다. 정상에는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의자와 기둥에 성주산이라는 표말이 붙은 정자가 자리하고 있다. 평일인데도 많은 등산객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자전거를 타고 올라 온 일행들을 보며 신기해 하기도 하고, 전기산악자전거에 관심을 보이기도 한다. 정상 주변에는 아카시아 나무들이 군락이 이루며 하얀 꽃을 피우고 있다. 탐스럽게 피어난 아카시아꽃 향기가 진하게 전해지며 업힐에 힘들었던 순간마져 잊게 해줄 정도이다.
성주산은 해발 217m의 나즈막한 산으로 부천의 남쪽에 자리하고 있다. 성주산은 동서로 길게 병풍처럼 펼쳐져 있어 마치 소가 누워있는 형상을 하고 있어 일명 ‘와우산’이라 불리기도 했다. 주변으로는 시흥시와 인천시를 접하고 있으며, 이번 라이딩 코스에 속하는 하우고개와 여우고개가 시흥시와 연결되어 있다.
시원하게 불어오는 봄바람에 꽃향기까지 맡으며 정상에서의 휴식을 뒤로하고 내리막길을 따라 하우고개로 내려간다.
울창한 숲이 아름다운 시원한 내리막, 하우고개
정상에서 하우고개로 내려가는 길은 넓은 등산로를 따라 가기도 하고 간혹 중간에 빠져 싱글코스를 타기도 한다. 얼마 내려가지 않아 2층으로 이루어진 성주정이라는 정자와 함께 쉼터가 나타난다. 정상에서의 휴식이 길어 계속 내리막 코스이기에 그냥 지나친다.
정자에서 조금 더 내려가면 나무계단이 나오고 하우고개를 가로 질러 건너가는 하우고개 구름다리가 있다. 구름다리 중간에 서면 부천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고, 우측으로는 우뚝 솟아 있는 소래산과 시흥시가 내려다 보인다.
하우고개는 옛날에 뱀내장터(현 시흥시 신천동)에서 황해장터(현 김포시 계양면)을 오가는 장꾼들이 하우고개를 주로 이용했다. 그러나 이 고개 주위에는 도적들이 많아 장꾼들은 산밑 주막집에서 모였다가 무리를 지어 고갯길을 넘어야 했는데, 가파른 고갯길을 서둘러 오르다가 고갯마루에서 안도와 함께 ‘하우, 하우’하는 거친 숨소리를 내쉬게 되어 하우고개라는 명칭이 붙었다고 한다.
하우고개 구름다리를 건너가면 성주산 동쪽 끝자락이다.
여우고개 넘어 환상적인 숲길, 봉매산
계속 야트막한 산길을 따라 내려가면 부천시와 시흥시의 경계를 이루는 여우고개이다. 여우고개 정상에는 동물들의 이동통로가 있고, 밑에는 국도 39호선이 지나간다.
여우고개는 이곳에 나무가 많고 후미진 곳이어서 여우가 많이 출현해 붙여진 이름이라고 전해진다. 이곳을 넘어가면 봉매산이다. 지도에서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작은 산인 봉매산 길을 내려가다 보면 동내 뒷산 오솔길을 달리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로 야트막한 산이다.
그냥 평범해 보이는 봉매산의 끝자락 쯤 내려왔을 무렵 소나무는 사라지고 군락을 이루며 하늘 높이 쭉쭉 뻗은 무성한 활엽수림을 만나게 된다. 바람에 하늘거리는 나뭇잎과 곧게 솟아오른 나무들이 감탄이 나올 정도로 아름답고 이국적이다. 나무 사이로 오솔길을 따라 내려 오는 길이 환상적이다. 이런 길이 끊어지지 않고 계속 이어졌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내려오면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가 앞을 가로막고 있다. 조금 내려가 굴다리를 지나 시흥시 대야동에서 출발지인 인천대공원 동문 입구에 있는 주차장으로 돌아가 라이딩을 마무리한다.
성주산은 낮은 산이지만 주변에는 소래산, 거마산, 관모산, 상아산 등 크고 작은 산들이 이어져 있어 체력에 따라 다양한 라이딩 코스를 구성할 수 있다. 라이딩하기 좋은 계절이다. 전기산악자전거를 타고 나만의 코스를 찾아 라이딩을 즐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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