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둔역, 고달사지 등 문화유산과 섬강을 따라 달리다, 강원도 원주 자전거여행
구둔역, 고달사지 등 문화유산과 섬강을 따라 달리다,
강원도 원주 자전거여행
계절은 벌써 초가을로 접어든다. 아침 저녁으로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고 뭉개구름은 높게 떠서 흘러간다. 가을로 접어들면 푸르른 들판은 조금씩 황금들녘으로 물들어 가고 라이딩하기 좋은 계절이다.
이번호에는 강원도 원주시 간현유원지에서 시작해 구둔역, 고달사지 등 문화유산과 반계리 은행나무를 들러 섬강을 따라 달리는 여행코스를 소개한다.
기나긴 여름 장마도 물러가고 들녘은 조금씩 수확의 계절인 가을로 접어든다. 자전거를 타고 강변을 따라 황금들녘을 달리며 변해가는 계절을 느껴볼 수 있는 여행하기 좋은 시기이다.
이번호의 자전거여행은 원주시의 간현유원지에서 출발해 구둔폐역을 들러 고달사지, 반계리 은행나무, 섬강 자전거길을 달리는 약 60km의 거리이다. 코스의 대부분이 평지로 이루어져 있어 누구나 쉽게 라이딩을 즐길 수 있는 코스로 구성되어 있다. 출발지인 간현유원지는 넓은 주차장과 화장실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어 이용하기 편리하다.
판대천, 소금산 절벽을 따라 달리는 간현유원지
간현유원지는 원주 소금산 출렁다리로 더 유명하다. 판대천과 섬강이 만나는 지점에 자리한 간현유원지에는 원주의 대표적인 여행코스로 자리잡은 소금산 출렁다리가 있다. 소금산 자락을 연결하는 총 길이가 200m에 달해 밑에서 보기만 해도 아찔하다.
주차장에서 소금다리 밑을 지나 판대천 강변길을 따라 달리다 보면 기암절벽을 따라 놓여진 데크를 건너게 된다. 데크길은 산의 중턱쯤에 설치되어 있어 위로는 거대한 바위가, 아래에는 백사장과 강물이 유유히 흘러가는 절경을 이루고 있다. 강변에는 아직 여름을 보내기 아쉬워 캠핑을 즐기는 여행객들이 물놀이를 하고 있다. 데크를 돌아 나오면 KTX 중앙선과 너른 들녘이 나타난다.
강변과 여물어 가는 벼가 심어진 농로를 따라 달리는 기분이 상쾌하다. 뜨거운 여름 햇살과 기나긴 장마를 견디며 여물어 가는 들판을 바라보니 마음마져 풍요로워 진다. 들판을 따라 쉬엄쉬엄 구둔역으로 달려간다.
감성 넘치는 철길과 은행나무, 그리고 코스모스 구둔폐역
구둔폐역은 일제강점기인 1939년에 건립되어 양평 원주간 중앙선 철도 개통과 함께 시작되었으나 청량리 원주간 복선전철화 사업으로 인해 기존 노선이 변경되면서 폐역이 되었다. 구둔역은 역사 1동과 철로 등이 등록문화재 제296호 지정되어 있다.
일신마을 뒤편에 자리한 구둔역은 아쉽게도 현재 보수공사가 한창이다. 공사중인 역사 옆을 지나가면 커다란 은행나무가 자라고 있다. 은행나무 밑에는 기다란 의자가 있는데 앉아서 역사와 철로를 바라보며 잠시 감상에 젖어든다. 맞은편에는 이제는 달리지 않는 열차가 멈추어져 있다. 철로 주변에는 코스모스가 자라고 있으며, 일찍 피어난 코스모스 한 송이가 바람에 흔들린다.
구둔역은 영화 건축학개론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며, BTS, 아이유 등 앨범자켓과 뮤직비디오 등의 촬영장소로도 이용되고 있다.
천년의 시간을 품은 고달사지
구둔폐역에서 가까운 곳에 천년의 시간을 품은 고달사지가 자리하고 있다. 일신마을 구둔폐역에서 한적한 길을 따라 내려와 주암교차로에서 우회전하여 경사도 10%를 이루고 있는 짧은 고개를 넘어가면 우측에 고달사지가 있다.
사적 382호인 고달사지는 통일신라 시대의 절터로 고달사는 경덕왕 23년에 세워졌으며, 고달이라는 석공에 대한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절터에는 국보 4호인 여주 고달사지 승탑을 비롯하여 고달사지 원종대사탑비, 고달사지 원종대사탑, 고달사지 석조대좌, 고달사지 쌍사자 석등 등 많은 보물급 문화재들이 자리하고 있다.
고달사지 입구에는 가지가 잘려나간 수령이 수백년 쯤 되어보이는 고목이 천년의 시간을 품은 듯 아련하게 서 있다.
수령 800년이 넘은 웅장한 천연기념물 반계리 은행나무
천연기념물 제167호인 원주 반계리 은행나무는 높이가 32m, 둘레가 16.27m에 달하는 가지가 사방으로 넓게 퍼져 있어 웅장한 느낌을 준다. 수령이 대략 800년 정도로 추정된다고 한다.
반계리 은행나무는 예전에 이 마을에 살던 사람이 심었다고도 하며, 아주 오랜 옛날에 어떤 대사가 이곳을 지나다가 물을 마신 후 가지고 있던 지팡이를 꽂아 놓고 간 것이 자란 것이라고도 한다. 가을에 이 나무에 단풍이 일시에 들면 다음해에 풍년이 든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반계리 은행나무 주변은 너른 들녘이 자리하고 있어 가을에 노랗게 단풍이 들면 절경이 펼쳐지며, 전국의 은행나무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나무로 알려져 있다. 특히 단풍이 떨어지는 늦가을에는 노란 융단을 깔아 놓은 듯 색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강변따라 너른 들녘을 달리는 섬강 자전거길
강원도 횡성의 태기산에서 발원한 섬강은 원주시를 지나 남한강에 합류된다. 섬강유역에는 심하게 감입곡류하여 흐르고 있으며, 협곡에는 경승지가 많이 있다. 특히 이번 자전거여행의 출발지인 간현유원지가 대표적인 곳이다.
섬강변에는 섬강을 따라 달리는 자전거길이 있어 자전거여행 하기에 좋은 곳이다. 너른 들녘을 달리다 보면 강가에서 먹이활동을 하는 새들과 조금씩 누렇게 익어가는 벼들을 바라보면 저절로 마음이 풍요로워짐을 느낄 수 있다. 자전거길 옆에는 계절에 따라 피어나는 들꽃과 하늘하늘 거리며 날아 다니며 춤을 추는 나비들도 볼 수 있다. 한적한 길을 달리다 보면 강변위로 설치된 데크길도 나온다. 마치 물위를 달리는 듯 하다. 달리다 힘들면 잠시 나무 그늘에 앉아 흘러가는 강물과 먼 산을 바라보며 평화롭다는 생각이 든다.
자전거타기 좋은 계절, 가을이다. 자전거를 타고 목적없이 어디론가 떠나보자. 혹시 알아요? 새로운 인연이라도 생길지…
글 사진 이성규 라이더 이선영(웹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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