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돌, 갯벌 등 세계 자연유산을 따라 달리는 전북 고창 힐링코스
고인돌, 갯벌 등 세계 자연유산을 따라 달리는
전북 고창 힐링코스
전북 고창의 고인돌유적지와 갯벌은 세계 자연유산과 람사르 습지로 등록되어 있으며, 선운사, 고창읍성, 판소리 박물관 등 자연과 역사가 어우러진 고장이다. 특히 하전 갯벌마을을 중심으로 끝없이 펼쳐진 해안선을 접하고 있는 고창 갯벌은 바다 생물의 보고이자 주민들의 삶의 터전이기도 하다. 특산물로는 복분자와 장어, 바지락 등 다양한 농수산물이 있다. 이번호에는 고인돌과 갯벌을 따라 75km를 달리는 힐링 라이딩를 즐길 수 있는 고창 코스를 소개한다.
고창 힐링코스는 고창공설운동장에서 출발하여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고인돌 유적지를 지나 하전갯벌, 평야지대, 신림저수지를 돌아오는 총75km의 거리로 구성되어 있다. 대부분의 코스가 평이한 평지로 이루어져 있어 누구나 쉽게 라이딩이 가능하다. 하지만 갯벌 주변과 평야지대를 달리는 코스에는 시멘트로 포장된 도로가 많고, 급코너가 있기도 하고, 짧은 거리이지만 데크길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듯한 날씨에 초가을의 싸늘함이 느껴진다. 고창공설운동장에서 출발해 내리막을 내려간 다음 바로 15번 지방도로로 우회전하여 계속 직진한 다음 서해안고속도로 고가밑을 지나 도산교차로에서 우회전하여 전북대학교 고창캠퍼스 앞을 지나간다. 들판길을 달리다 보면 좌측에 도산서당이 보인다.
가을 들녘과 어우러진, 도산서당
도산서당은 고창군향토문화유산 제2호로 17세기경 진사 오도항이 이곳에서 서당을 세우고 후학을 양성하던 곳으로 1862년경 진서 김영길이 이어받아 후학을 양성하였다고 전해진다. 이후 김영길의 장손인 김재종이 1907년 이곳에 새로운 강당을 건립하고 만수당이라 이름지었다고 한다.
자전거를 타고 달리다 눈여겨 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칠 수 있을 정도로 규모가 작아 보이지만 경내에는 강당인 만수당과 회천정사, 정자와 연못으로 이루어진 후원의 모습은 제법 규모가 있는 서당의 모습을 하고 있다. 고창 도산 마을에 자리하고 있어서 도산서원이라고 하지만 원래는 섬뜸서당이라고 한다. 노랗게 익어가는 들판과 도산서당의 외삼문이 어우러지며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도산서당에서 계속 직진하여 주진천을 건너가는 죽림교을 지나 우회전하여 서해안고속도로 옆을 지나쳐 마을길을 따라 달려가면 고창 고인돌유적지가 나타난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청동기시대 무덤양식, 고창 고인돌 유적지
들판이 내려다 보이는 마을길을 따라 고인돌유적지로 가다보면 나무로 대문처럼 세워진 문을 지나 달리다 보면 우측 산 능선에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고인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이곳은 고창읍 죽림리 마을로 길이 5m, 높이 4.5m의 150톤으로 추정되는 고인돌을 비롯하여 447기의 고인돌들이 넓게 펼쳐져 있다. 고창 고인돌군은 강화, 화순의 고인돌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다.
잘 정돈된 고인돌 앞을 달리다 보면 좌측에는 이미 황금들녘에서 추수가 한창이고, 강둑에는 코스모스가 지천으로 피어있다. 고인돌 유적지를 지나 주진천 뚝방길로 코스가 이어진다. 뚝방길의 좌우측으로는 들판이 펼쳐지고 길가에는 무성하게 자라난 갈대와 야생화들이 피어 있다. 쌍천리 마을 입구에서 우회전하여 733번 도로를 타고 가다 수락마을에서 우회전하여 고십제라는 저수지를 지나간다. 약간의 오르막과 내리막이 이어지고 고개를 넘어 22번 도로와 잠시 만난 다음 곧바로 좌회전하여 달려가면 우측에 계명리 어촌마을로 끝없이 펼쳐진 갯벌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계명리 어촌마을에는 만돌갯벌체험학습장이 있다.
람사르, 유네스코 생물권 보호지역으로 지정된, 고창 갯벌
계명리 어촌마을의 만돌갯벌체험학습장을 시작으로 하전갯벌마을까지 약 10km 구간에는 많은 갯벌 체험장이 자리하고 있다.
계명리 어촌마을부터 후포마을 앞 평야지대까지는 오롯이 자전거길로 이어져 있다. 대부분 시멘트 포장길로 좌측에는 검푸른 갯벌이, 우측에는 황금들판이 펼쳐져 있어 지루할 틈이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바다길이 이어진다. 갯벌을 바라보며 굽이굽이 이어진 자전거길을 따라 맞바람을 맞으며 달려간다. 길게 뻗은 직선코스도 있지만 끝나는 지점에는 급코너링이 계속 반복되어 주의해야 한다. 코스 중간에는 길이 끊긴 듯한 짧은 데크를 지나는 곳도 있으며, 간조가 되면 통과할 수 있는 갯벌과 거의 맞닿은 부분도 있다.
고창 갯벌은 세계적인 습지보호지역인 람사르습지와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특히 하전 갯벌이나 만돌 갯벌은 칠면초, 나문재, 갯개미취 등의 갯벌식물과 갈대숲으로 이루어져 있어 수 많은 동식물들의 안식처가 되고 있다. 지역 주민들 또한 연간 4천여톤의 바지락과 김, 굴 등의 수산물 채취로 바다와 갯벌을 터전으로 삶을 이어가고 있다.
자전거를 타고 이 구간을 달리다 보면 경운기를 타고 갯벌로 향하는 어민들과 갯벌 체험을 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또한 갈대숲이나 갯벌에서 먹이활동을 하다 놀라 푸드득 날아가는 새들과의 조우도 라이딩의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갯벌 코스내에는 중간중간에 쉼터와 화장실 등의 편의시설도 잘 갖추어져 있다.
하전 갯벌을 지나 주진천 하류에 용선교를 건너 다시 좌측 갯벌 방향 자전거길로 접어든다. 주진천의 하류지역은 민물과 바다물이 만나는 곳으로 고창의 특산물 중의 하나인 민물장어가 많이 잡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송현리 앞 갯벌은 대부분 새우양식장이 많이 있으며, 자전거길에 갈대와 수풀이 우거져 있어 오히려 사람의 떼가 덜 탄 야생의 느낌이 강하다. 길을 달리다 보면 손에 잡힐 듯 바다 맞은 편에 젓갈로 유명한 곰소항과 변산반도 국립공원이 가까이 보인다. 맞은 편에 곰소항이 보이면 갯벌 자전거길이 거의 끝나간다. 갯벌 자전거길을 타고 가다 조그만 강이 나타나고 사포리 마을 앞 다리를 건너 강의 좌측 편에 있는 강뚝길을 따라 평야지대로 들어선다.
황금들녘으로 변한 곡창지대와 10%의 경사도를 넘어 가는 길
끝없이 이어지는 갯벌 라이딩이 지루해질 즈음 이미 황금들녘으로 변한 평야지대로 들어선다. 좌우 어디를 둘러 보아도 노랗게 황금물결이 일렁이는 들판 뿐이다. 맞은편에는 방장산(733.6m)이 보이고 길가에는 치렁치렁 자란 수크렁과 갈대, 야생화 등이 지천으로 피어있다. 수풀 사이로 이리저리 빠르게 날아 다니며 먹이활동을 하는 이름모를 새들의 지저귐이 신기할 뿐이다.
뚝방길을 따라 방장산을 바라보며 올라가면 서해안고속도로 고가와 23번 국도 밑을 통과하게 된다. 이곳을 지나 올라가면 신림저수지이다. 신림저수지가 있는 궁평마을에서 조그만 언덕을 넘어가면 반룡마을이다. 반룡교차로 삼거리에서 15번 도로 고창 방향으로 좌회전을 하여 긴 언덕을 올라간다. 고창 메디오폰도 코스 중에서 가장 길고 경사도가 10%에 달하는 고개길이다. 고개을 넘어 좌회전하면 바로 출발지인 고창 공설운동장이다.
고창 힐링 코스는 한적하고 평화로운 시골길과 갯벌길, 그리고 곡창지대를 둘러보는 힐링을 위한 코스로 여겨진다. 누구나 한 번쯤 여유러운 길을 따라 그져 즐기는 라이딩을 해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글 사진 이성규 라이더 고경아, 성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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