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TB를 즐기는 라이더들의 성지 장군산 [더바이크]
E-MTB를 즐기는 라이더들의 성지
장군산
이제 봄이 올려나 보다. 남녘에선 벌써 야생화가 꽃망울을 터트리고, 산듯한 봄바람이 불어온다. 코로나 19로 세상이 떠들썩 하지만 산을 즐겨 타는 라이더들에게는 사람이 많지 않아 그나마 다행인지 싶다. 한적한 산 속에서 자연의 맑은 공기를 마시며, 라이딩을 즐긴다는 반승철 대표의 안내로 E-MTB 라이더들의 성지로 알려진 세종시에 위치한 장군산의 GT, 운천코스를 소개한다.
글·사진 이성규 영상편집 유승철(WP PD) 라이더 반승철(e-MTB KOREA 대표), 신규철(회사원)
이른 아침 세종시 장군산으로 향한다. 안개가 자욱한 길을 달리며 걱정이 앞선다. 라이딩 실력도 부족하지만 올들어 처음 시도하는 E-MTB 코스를 소개하기 위해 장군산으로 가는 발걸음이 무겁기만 하다.
장군산 라이딩을 위해서 세종시 장군면 은용리에 도착하여 가이드를 해 줄 반승철 대표와 신규철씨를 만나 간단한 코스에 대한 설명과 함께 준비를 마치고 라이딩에 나선다.
장군산은 세종시와 공주시 사이에 있는 해발 354m의 야트막한 산으로 최근 들어 전기 자전거를 즐기는 라이더들의 성지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겨울철에는 대부분의 파크가 폐장을 하는데 비해 장군산은 파크 느낌으로 E-MTB의 매력을 한 껏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코스가 마련되어 있다. 이는 일명 세산자(세종시 산악자전거 동호회)라는 동호회에서 코스 정비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인 덕분이라고 한다.
장군산 라이딩 코스는 크게 가장 긴 코스인 운천 코스를 비롯하여, GT 코스, 한바탕 코스 등이 있다.
▲GT코스에 만들어진 지옥의 S자 코스
▲장군산 입구에는 아름드리 밤나무가 운치를 더해준다
▲스릴을 즐기는 라이더들에게 더할나위 없이 좋은 GT코스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느낀다, GT코스
은용리에서 장군산 라이딩을 위해서는 마을 입구에서 보광사 방향으로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 간다. 보광사 팻말이 보이는 지점 양갈래 길에서 우측으로 가파른 고개길을 올라 서면 장군산의 능선이 한 눈에 들어 온다. 길 초입에는 은용리의 특산품인 아름드리 밤나무가 운치를 더해 준다. 조금 더 올라가면 비포장 도로가 시작되고, 정상까지 계속해서 가파른 업힐이 굽이굽이 이어진다.
은용리 마을 입구에서 싱글 라이딩 시작점까지는 약 3.47km 정도로 전기 자전거가 아니라면 필자에겐 업두도 못낼 정도로 힘든 구간이기도 하다. 전기 자전거의 힘을 빌려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또한 전기 자전거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숲으로 들어서면 부드러운 흙길이 이어지고 전나무들이 하늘을 향해 울창한 수림을 형성하고 있다. 봄이나 가을 쯤에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헐떡이는 가슴을 부여잡고 싱글 코스 출발점에 도착하여 잠시 숨을 고른다.
장군산의 GT 코스는 약 2.7km 정도로 출발 후 초입에는 싱글 길이 이어지고, 두 개의 짧은 업힐이 있다. 이후 능선길을 따라 싱글 길이 계속 이어지고, 좌우에는 소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한 동안 계속 내리막이 이어지고 싱글코스에는 개발되지 않은 야생 그대로의 나무들이 가까이 자라고 있어 특히 조심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산악 라이딩을 할 경우 낙업이 쌓여 있으면 매우 불안한 게 사실이다. 낙엽 밑에 굴곡이 있는지, 돌맹이가 튀어 나와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군산은 코스 정비가 잘 되어 있어 라이딩에 쾌적함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관리가 잘 되어 있다.
계속 이어지는 싱글코스가 지루해 질 즈음 약한 코너링을 돌아 나가면 일직선으로 길게 뻗은 시야가 확보된 길이 나타난다. 조금 더 가면 우측에 묘지가 나타나고, 두 갈래 길에서 오른쪽 길로 코너링을 돌아가면 약한 S자 길이 이어진다. 또 다시 싱글길은 계속되고, 중간 중간에는 두 세 번의 점프대도 있어 지루할 틈이 없다.
GT코스의 하이라이트는 싱글 길이 거의 끝나갈 무렵 나타난다. 일명 지옥의 S자 코스로 불리기도 한다. 계곡과 계곡 사이를 연속해서 넘나들며 급격한 코너링이 정신없이 이어지고, 땅이 불쑥 솟은 듯 눈 앞에 업힐이 나타나기도 하고, 땅이 꺼진 듯 내리 꼿는 다운힐이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좌우로 펼쳐진다. 그야말로 지옥의 S자 코스라 칭할 만도 하다.
스릴을 즐기는 라이더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코스라 여겨진다.
▲개발되지 않은 야생 그대로의 자연을 느낄 수 있다
▲중간중간에 약한 점프대와 코너링이 있어 지루할 틈이 없다
▲장군산 정상에서 바라본 탁 트인 전경이 펼쳐져 장관을 이룬다
▲코스 주변에는 쓰러져 있는 고목들이 산재해 있어 운치를 더한다
오르막과 내리막의 조화이룬, 운천코스
GT코스 종점에서 주차장까지 회귀하는 코스는 약 2.53km 정도 일반 도로를 타고 가야한다. 그러나 전기 자전거이기에 별 무리 없이 도착할 수 있다. 이곳에서 다시 운천 코스를 타기 위해 싱글코스 출발지까지의 임도 길 업힐은 GT 코스와 동일하다. 운천 코스를 타기 위해서는 50m 정도 임도길을 오르면 좌측 싱글코스로 들어선다.
운천 코스는 장군산 코스 중 가장 긴 3.33km로 초반 1km 정도 업힐이 장군산 정상까지 이어진다. 장군산 정상에 올라서면 시야가 확 트인 전망대가 나타난다. 전망대에서는 멀리 충남 제일의 명산인 계룡산국립공원을 비롯하여, 청벽산, 마두산, 명덕산 등의 능선이 끝없이 펼쳐져 장관을 이룬다.
장군산 정상에서부터는 한동안 내리막이 계속 이어진다. 좌측으로는 벼랑같은 지형이 계속 이어져 있어 저절로 브레이크에 손이 간다. 브레이크 소리가 메아리를 이룰 정도로.
능선길을 따라 속도를 즐기며 내려가다 보면 약한 코너링과 서너번의 점프대가 마련되어 있다. 코스 주변에는 스러져 있는 고목들이 산재해 있어 운치를 더해준다. 약한 오르막과 내리막이 계속 이어지고, 울창한 소나무 숲길을 하염없이 달린다.
운천 코스는 조금 밋밋하구나 싶을 즈음 방심한 틈을 타 초보 라이더에게는 끌고 내려 갈 정도의 연속된 S자 구간이 나타난다. GT 코스처럼 계곡과 계곡 사이로 이어진 S자 라인이 연속되고, 오르락 내리락 급 코너링이 나타난다. 운천 코스의 마의 구간이다. 간신히 이 구간을 벗어나면 내리막 싱글 길이 이어지며, 종점 부분에서 또 한번의 급경사를 이룬 다운힐을 끝으로 운천 코스는 마무리 된다.
운천 코스에서 주차장까지 돌아가는 길은 매우 짧아, 장군산을 찾는 라이더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코스이기도 하다.
장군산의 GT 코스와 운천 코스를 한 번씩 타게 되면 임도 길 오르막 두 번을 포함해 약 17km 정도 된다. 일반적으로 다운힐을 즐기기 위해 차량으로 셔틀을 해야 만 탈 수 있는 코스가 대부분이지만 장군산은 전기 자전거로 셔틀없이 즐길 수 있는 매력있는 코스이다. 접근성도 매우 좋다. 서세종IC를 빠져나가면 바로 장군산 입구이다.
이제 봄이 시작되면 전기 자전거를 타고 장군산으로 떠나보자. 전기 자전거의 마력에 분명히 빠질 것이다. 그리고 장군산 코스를 한 번이라도 타 본다면 꿈 속에서도 그리워 질 것이다. 장군산의 라이딩 코스가.
반승철 e-MTB KOREA 대표
장군산의 전체적인 느낌은 우리나라에서 일반 동호회가 무보수로 관리하는데, 브레이크범프 하나 없이 낙엽이 쌓여 있지도 않고 코스 정비가 늘 잘 되어있는 곳이다.
작년에는 태풍이 지나고 나니 길을 가로막고 쓰러져 있는 나무를 치우고 그 나무로 하차지점에 라이더들이 쉴 수 있는 긴 통나무 의자를 만들 정도로 열정을 가지고 관리하고 있다.
이전에 많은 셔틀 라이딩 코스들은 산 능선을 따라 길을 만드는 것이 대부분이였는데, 장군산은 능선을 옆으로 따라가고 골짜기를 좌우로 탈 수 있게 만든 장군산 만의 독특한 매력 때문에 많은 라이더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곳이다.
특히 겨울철에는 대부분의 파크가 페장상태인데 장군산은 파크느낌으로 신나게 달릴 수 있어서 좋다. 한 번 타고 나면 집에 갈 때 또 타고 싶다라고 생각나게 만드는 코스이다
장군산을 관리하는 세산자(세종시 산악자전거 동호회)에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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