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누리길과 돈대 등 둘러보는 라이딩 명소, 김포-강화
평화누리길, 돈대 등 둘러보는 라이딩 명소
김포-강화
수도권 근교에 자리한 김포와 강화도는 크고 작은 포구와 역사 문화유적이 많아 반나절, 또는 당일 라이딩 코스로 많이 알려져 있다. 서울에서 출발해 강화도를 일주하는 장거리 코스와 김포와 강화도 일부를 둘러보는 단거리 코스 등 취향에 따라 코스를 구성하고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번호에 소개할 코스는 평화누리 자전거길의 출발지인 김포함상공원과 김포 문수산성, 강화 광성보와 초지진 등을 둘러보는 약 40km을 달리는 코스이다. 반나절 코스로 가볍게 산책하듯이 자전거 여행을 즐겨보자.
초여름인데도 불구하고 한 낮의 기온이 30도를 오르내린다. 더위를 피하기 위해 이른 아침 도착한 곳은 김포의 대명항이다. 대명항은 서울에서 가까워 자동차로 1시간 이내에 도착할 수 있으며, 깨끗한 화장실과 넓은 주차장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다.
뿐만아니라 대명항 주변에는 많은 횟집과 갓 잡아올린 싱싱한 먹거리가 풍성하고 바다경치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대명항 바로 옆에는 퇴역한 초계 군함인 운봉함을 전시관으로 개조하여 만든 함상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공원내에는 해상초계기와 단정, 수륙 양용차, 야외 분수 등이 있어 안보체험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대명항과 김포함상공원은 근교나들이 코스로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염화강의 운치를 느낄 수 있는
평화누리 자전거길
함상공원 바로 옆에는 이번 여행의 출발지인 평화누리 자전거길 시작점이 자리하고 있다. 평화누리 자전거길 1구간의 시작점으로 바다 건너 강화도를 바라보며 라이딩을 할 수 있다. 김포와 강화도 사이를 흐르는 강을 염하강이라 불리는데, 염화강의 운치를 여유롭게 만끽할 수 있다.
안내판을 지나 코스로 접어들면 좁은 자전거길이 시작되고 철조망 너머로 유유히 흘러가는 염화강이 한눈에 보인다. 진한 갯내음과 함께 검푸른 갯벌위에는 인기척에 놀란 게들이 황급히 자리를 피하고 갈매기들의 먹이 사냥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염화강 건너 편에는 옹기종기 자리잡은 강화도의 어촌 마을이 정겹게 다가온다.
조선시대 외세침입 방어시설인
덕포진
출발지에서 1.2km 정도 한적한 길을 달리다 보면 덕포진이다. 덕포진은 사적 292호로 서해에서 강화만을 거쳐 서울로 진입하는 외세침입을 막기위한 방어시설로 알려지고 있다. 돈대의 위치는 당시의 한성으로 통하는 바닷길의 전략적 요충지로 병인양요 때는 프랑스 함대와, 신미양요 때는 미국 함대와 싸웠던 격전지이다. 돈대와 포대의 중심부에는 파수청터가 있는데, 이곳은 포를 쏠 때 필요한 불씨를 보관하는 동시에 포병을 지휘하는 장소로 전해진다.
덕포진에서는 포탄과 상평통보, 주춧돌과 화덕자리가 발견되었으며, 돈대터에서는 포와 포탄 등이 발굴되었다. 덕포진 맞은편 강화도에는 광성보가 마주 보고 있는데, 시야가 막혀있고, 해협이 좁고 물살이 빨라 적을 방어하기에 최적의 장소로 알려지고 있다. 덕포진의 주변에는 덕포진전시관과 덕포진교육박물관, 캠핑장 등이 있다.
초원처럼 드넓게 펼쳐진
김포 들녘
시골길을 따라 너른 들녘을 달리다 보면 멀리 덕포진 진지가 눈에 들어온다. 자전거길은 마을과 마을로 이어지고 좁은 골목길을 지나기도 하지만 길목마다 평화누리 자전거길이라는 안내판이 있어 헤메이지 않고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초원처럼 드넓게 펼쳐진 김포 들녘을 따라 달려간다. 때로는 숲길을 달리기도 하고 농수로 옆을 따라 한적한 라이딩이 계속된다. 길을 달리다 보면 김포CC 옆길을 타고 가는데 어느 순간 가파른 언덕이 나타난다. 안내판에는 경사도 16%라는 글씨가 더욱 더 선명하게 보인다. 고개이름이 일명 ‘김포CC 힘이 안나고개’라는 깔딱고개이다. 고개 정상에 올라서면 멀리 강화도와 바다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언덕을 넘어서면 하늘을 완전히 가린 아름다운 가로수길이 펼쳐진다. 힘들게 올라온 만큼 상쾌하고 시원한 내리막길이다. 울창한 가로수길이 끝날 무렵 급좌회전하여 숲길을 지나 또 다시 평야지대로 들어선다.
해안지대에 자리한 조선시대 산성
문수산성 남문
푸르른 들녘에는 벼가 자라고 있고 간혹 백로가 날아들어 무척 평화로운 풍경이다. 길가에는 노오란 금계국과 망초꽃이 아직 마르지 않은 이슬을 머금고 있어 더욱 청초해 보인다. 멀리 문수산의 봉우리가 눈에 들어온다. 다리를 건너 강화대교 하단을 지나면 문수산성 남문이 산기슭에 우뚝 솟아있다.
문수산성은 사적139호로 조선 숙종 때 바다로 들어오는 외적을 막고, 강화도 방어를 위해 쌓은 성이다. 성의 길이는 6km에 달하며, 산성의 정상에 올라서면 북한 땅이 보이고 한강 포구를 거쳐 서울의 삼각산이 보이며, 멀리 인천 앞바다까지 보여 절경을 이룬다.
문수산성 남문에서 다시 내려와 새로 자전거길로 개통된 강화교 다리를 건너간다. 김포에서 강화도를 가기 위해서는 예전에는 차량이 많은 강화대교를 건너가야 했으나 이제는 자전거와 사람만이 건널 수 있는 안전한 강화교를 건너 강화도로 들어간다. 강화교위에서 바라보는 문수산과 염화강의 다채로운 풍경들이 라이딩의 재미를 더해준다.
김포에 위치한 강화교에는 평화의 길 2코스가 시작되는 곳으로 평화의 길은 강화도에서 강원도 고성까지 총 526km 구간에 이르는 도보 여행길이기도 하다.
소포가 설치된 소규모 관측, 방어시설인
강화 갑곶돈
강화교를 건너면 갑곶돈순교성지가 있고, 조금 더 내려가면 주차장을 지나 갑곶돈 입구이다. 자전거는 거치대에 보관을 하고 걸어서 해안가에 자리한 갑곶돈을 둘러본다.
갑곶돈은 사적 제306호로 돈대는 규모는 작으나 대포를 배치하여 외적의 침입을 막기위해 설치되었다. 돈대에 올라서면 소포가 해안을 향해 배치되어 있다. 소포는 포구에서 화약과 포탄을 장전한 다음 뒤쪽 구명에 점화하여 사격하는 방식으로 사정거리는 약 300m 라고 한다. 우리나라 재래식 화포 중 가장 발달된 형태를 갖추고 있다.
돈대에서 바라보는 염화강의 풍경도 아름답다. 강위에 떠 있는 고깃배들과 아련하게 보이는 어촌마을 풍경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맞은편에는 자전거를 타고 지나 온 김포 들녘과 문수산이 바로 눈 앞에 펼쳐진다.
신미양요 때 치열한 격전지였던
강화 광성보
강화 갑곶돈을 둘러보고 강화나들길을 따라 광성보 가는 길에는 중간중간에 작은 포구와 용진진, 용당돈대, 오두돈대 등이 있다.
강화 광성보는 덕진진, 초지진, 문수산성과 함께 강화해협을 지키는 중요한 요새의 역할을 한 곳이다. 입구에는 웅장한 자태를 한 안해루가 자리하고 있으며, 안해루를 지나 들어가면 광성보와 어재연, 어재순 형제의 충절을 기리는 쌍충비각, 이름을 알 수 없는 전사들을 모신 신미순의총, 손돌목돈대, 광성돈대, 용두돈대 등이 있다.
광성보는 신미양요 때 가장 치열한 격전지로 초지진과 덕진진을 거쳐 광성보에 이른 미군은 상륙하기 전에 포격으로 광성보를 초토화시켰다. 조선군은 물러서지 않고 분전했으나 무기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패했다. 미군은 광성보 전투 후 소득없이 물러갔다.
광성보에서 조금만 더 내려가면 포대로 알려진 강화 덕진진이 자리하고 있다.
바다 풍경과 노송이 인상적인
강화 초지진
강화 덕진진을 지나 초지진으로 가는 길. 푸른 들녘과 바다 풍경이 번갈아 가며 보이기도 하고 가로수로 심어진 은행나무가 줄지어 서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기온은 올라가 땀이 등줄기를 타고 내린다.
초지진 또한 덕진진에 가까운 곳에 자리하고 있다. 초지진에 들어서면 돈대와 함께 노송이 반겨준다. 이 소나무에는 신미양요 혹은 운요호 사건 때 포탄 맞은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다.
초지진은 신미양요 때 미군과 충돌했던 격전지이다. 일본 운요호 사건 때에는 상륙을 시도하던 일본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인 곳이기도 하다. 초지진 안에는 대포가 전시되어 있다.
돈대에 올라서면 바다 맞은편에는 김포 함상공원과 대명포구가 보이고, 우측으로는 김포와 강화도를 연결하는 초지대교가 자리하고 있다.
이번 자전거여행은 수도권에서 가까운 곳에 자리한 김포와 강화도 돈대를 둘러보는 코스이다. 더운 여름, 이른 아침에 자연과 역사의 현장을 둘러볼 수 있는 매력적인 코스로 여겨진다.
<글 사진 이성규 라이더 이선영(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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