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벼루재 아우라지를 달리는, 강원 정선
꽃벼루재 아우라지를 달리는
강원 정선
강원도 정선은 정선아리랑의 발상지로 알려진 아우라지를 비롯하여 가리왕산 자연휴양림, 화암동굴, 백석폭포 등 수려한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곳이다. 또한 골지천, 동강, 조양강, 지장천 등 수 많은 계곡이 절경을 이루며 흐르고 있다.
이번호에는 정선종합운동장에서 출발하여 조양강을 따라 달리다 숲길이 아름다운 꽃벼루재를 넘어 아우라지, 구미정, 벌문재를 넘어오는 약 85.95km를 달리는 정선 라이딩 코스를 소개한다.
수도권에는 갑자기 쏟아지는 집중호우에 정선으로 향하는 발길이 무겁기만 하다. 정선종합운동장에 도착했지만 금방이라도 쏟아질 듯한 먹구름이 하늘을 가리고 있어 망설여진다. 다행히도 일기예보에는 오후부터 소나기가 내린다는 소식에 간단한 준비를 마치고 출발한다.
정선종합운동장에서 출발해 정선시내를 지나 45번 도로를 타고 가다 고개를 넘어 덕송교를 건너기 전에 덕송삼거리에서 우측으로 내려간다. 덕송교 하단과 철로 밑을 지나면 조양강이 흐르고 신남평교를 건너간다. 좌측으로는 조양강이 흐르고 우측에는 너른 평야가 이어지며 옹기종기 산촌마을이 형성되어 있다.
조양강은 정선군 일대를 흐르는 강으로 정선군 북면 가수리에서 발원하여 동강과 만난다. 조양강은 물굽이가 아름다운 강으로 알려져 있다. 강을 따라 달리다 보면 우람한 가로수가 하늘을 가릴 정도로 숲길이 형성되어 있다. 나전중학교 앞에서 우회전하여 꽃벼루재로 올라간다.
환상적인 숲길과 전망이 좋은
꽃벼루재
마을길을 지나 오르막을 올라가면 숲길이 시작되는데, 꽃벼루재라는 고개이다. 꽃벼루재는 ‘진달래가 가장 먼저 피는 벼랑’이라는 뜻으로 정선 아우라지까지 약 10.6km의 환상적인 숲길이 이어진다. 꽃벼루재의 해발고도는 534m로 경사도는 6~11% 정도로 전망대까지 계속 오르막이 이어지다, 전망대를 지나면서 아우라지까지 내리막이다.
꽃벼루재는 마치 원시림을 방불케 할 정도로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으며, 수 많은 야생화와 나비들이 춤을 추며 꽃을 찾아 날아 다닌다. 청아하게 들려오는 새소리와 바람소리, 그리고 타이어 굴러가는 소리만 들릴 정도로 고요한 숲길이다.
고개길을 오르다 보면 정상에 툭 트인 꽃벼루재 전망대가 나타난다. 전망대에 올라서면 멀리 가리왕산 중봉과 백석봉 능선이 펼쳐지고, 정선을 관통하며 흐르는 골지천과 넓게 펼쳐진 평야지대가 한 눈에 들어와 장관을 이룬다.
전망대를 지나 고요한 숲길을 달리면 또 하나의 전망대가 나타난다. 이곳에서는 멀리 아우라지의 전경이 내려다 보인다. 울창한 숲길은 전망대를 지나면서 아우라지까지 계속 내리막 길이다.
정선 아리랑의 발상지
아우라지
꽃벼루재를 내려와 아우라지역을 지나 정선 아리랑의 발상지로 알려진 아우라지 나루터에 도착한다. 아우라지는 구절리에서 흐르는 송천과 삼척시 중봉산에서 흐르는 골지천이 이곳에서 합류하여 어우러진다 하여 아우라지라고 불린다. 예전에는 이곳에서 물길을 따라 서울까지 목재를 운반하던 뗏목터로 알려져 있다.
아우라지에는 초승달이 형상화된 다리와 징검다리가 있으며, 주변 경관이 아름답고 물이 맑으며, 합수지점에는 아우라지 처녀상과 정자각이 있어 운치를 더해준다. 아우라지 처녀상에는 애절한 사랑을 담은 전설이 전해져 오는데, 이는 정선아리랑의 ‘애정편’ 발상지가 된 곳이기도 하다. 아우라지는 여량 8경 중의 하나이며, 주변에는 오장폭포와 항골계곡 등 수려한 계곡이 있다. 아우라지에서 골지천을 따라 구미정으로 라이딩을 이어간다.
물길따라 구불구불 달리는
골지천
아우라지에서 구불구불 이어진 골지천을 따라 달리는 길은 한적하고 여유롭다. 달리면 달릴수록 강폭은 좁아지고 첩첩산중으로 들어간다. 골지천은 정선 일대의 수많은 산맥으로 인해 곡류를 형성하며 구불구불한 사행천이 되었다. 강을 따라 수많은 여울과 기암괴석을 이루는 절벽, 백사장과 갈대밭이 펼쳐지고 곳곳에 절경을 이룬다.
골지천은 삼척시 하장면을 흐르는 하천으로 태백시 금대봉에서 발원하여 남한강을 이루는 최상류에 속한다. 골지는 골짜기의 방언으로 골짜기 물이 골지리 앞을 지난다고 하여 골지내, 또는 골지천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골지천변에는 미락숲유원지와 송림, 자갈밭이 어우러진 바위안유원지가 있으며, 봉정리, 반천리 등 산촌마을이 형성되어 있다. 오르락 내리락 구불구불한 골지천을 따라 달리는 길은 라이딩의 재미를 더해준다.
아홉가지 아름다운 멋이 담겼다는
구미정
골지천을 따라 달리다 보면 우측에 구미정이 자리하고 있다. 자전거를 타고 빠르게 달리다 보면 울창한 나무에 가려 지나치기 쉽다. 구미정이라는 안내판을 보고서야 이곳이 구미정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이다. 골지천변에 사람들의 발길이 잘 닫지 않아 은밀하게 숨어있는 정자이다.
구미정은 폭포에서 물고기가 비상할 때 삿갓(통발)을 놓아 잡는 곳, 정자 앞 물건너 돌섬, 전원경치, 층층이 된 절벽, 넓고 큰 바위, 물 맑은 소(연못) 등 아홉가지의 멋이 담겼다고 하여 구미정이라 불린다.
정자에 올라서면 한적하고 조용한 곳에 자리하고 있다. 주변 풍경 또한 바위 사이로 흐르는 물굽이와 절벽을 이루는 바위에 자라고 있는 노송이 어우러져 절경을 이룬다. 정자에 앉아 계곡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땀을 식히며 잠시 휴식을 취한다.
툭 트인 풍경이 아름다운
벌문재
구미정의 풍경을 뒤로하고 골지천을 따라 달려가다 암내교에서 우회전하여 35번 도로를 타고 가다 토산삼거리에서 우회전(421번 지방도)을 한 다음 계속 달리면 삼거리에 덕암리 마을회관이 나타난다. 계속 직진하면 약한 오르막이 시작되며 벌문재로 올라간다. 벌문재 가는 길에는 하얀 꽃을 피운 감자꽃이 향수를 자극한다.
벌문재는 해발 795m로 정선군 화암면 화암리와 임계면 덕암리 사이에 있는 고개이다. 다른 이름으로는 버실이재, 비슬이재, 벼슬이재라고도 불린다. 올라가는 길은 긴 오르막이 이어지다 고개길을 돌아서면 곧바로 정상이다. 정상에 올라서면 멀리 산능선이 펼쳐지고 툭트인 전망이 아름답다. 하지만 내리막은 가파른 고개길이 구불구불 계속 이어진다. 오르막 보다는 내리막이 더 험하고 길다.
화암팔경 중 하나로 꼽히는
화암약수
긴 내리막을 내려가면 화암1리 마을이 나타나고 마을 진입전에 좌측으로 올라가면 화암팔경 중 하나로 꼽히는 화암약수터이다. 화암약수는 탄산이온과 철분, 칼슘 등이 함유되어 위방병이나 피부병, 빈혈, 위암에 특출한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인근에는 소금강, 몰운대, 화암동굴과 꼬부랑길로 유명한 문치재가 자리하고 있으며, 용마소, 거북바위 등 기암괴석과 계곡이 어우러져 풍경이 아름답다.
화암동굴 앞을 지나 424 지방도를 타고 달리면 우측에 정선에서 조양강과 합류되는 어천이 흐르고 있다. 이 길을 달리다 보면 마을 앞에 효녀각과 열녀비가 많이 눈에 띈다. 그리고 마을 입구에 우람하게 자란 고목나무 밑에는 성황당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어천을 따라 정선을 향해 달려가면 석문이라는 고개을 넘어 석공예단지를 지나 출발지인 정선종합운동장으로 돌아간다.
정선 라이딩은 대부분 강을 따라 기암괴석과 어우러진 절경을 이루는 코스로 구성되어 있다. 한적하고 자연을 즐기며 라이딩을 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속으로 달려가 보자. 활기찬 내일을 위해…
<글 사진 이성규 라이더 고경아, 성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