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와 패배, 그 모두가 나의 스승이었다” 피터 사간을 만나다

“승리와 패배, 그 모두가 나의 스승이었다”

피터 사간을 만나다 

지난 2024년 11월 2일(토) 스페셜라이즈드와 세계적인 사이클 선수인 피터 사간이 함께 하는 라이드 이벤트가 춘천 송암스포츠타운 빙상경기장에서 열렸다. 세계적인 사이클 선수와의 만남은 국내 사이클 팬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순간으로 남았고, 그 여운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스페셜라이즈드와 세계적인 사이클 선수인 피터 사간이 함께 하는 라이드 이벤트가 춘천 송암스포츠타운 빙상경기장에서 열렸다.

지난 해 사이클 선수로서 그의 커리어는 마무리 했지만, 사이클링 팬들에게 ‘피터 사간’은 여전히 이름만으로도 설레는 존재다. 사이클링의 상식을 뛰어넘는 몰아치는 라이딩 스타일과 매력, 그가 세운 사이클링의 역사는 쉽게 깨지지도 잊히지도 않을 것이며, 유쾌함과 카리스마를 더한 앞으로의 행보는 그를 더욱 기억하게 할 것이다. 이번 방문을 통해 국내 팬들과 더욱 가까워진 피터 사간과의 인터뷰를 전한다. 

11년 전에 처음으로 한국에 왔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번 한국 방문에 대한 소감을 전해준다면?

이번 한국방문은 정말 좋았고 더 오래 머물 수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이번 방문도 아쉽게도 너무 짧았지만, 다음에는 꼭 더 오래 머물면서 한국의 매력을 더 깊이 탐험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음 방문 때 꼭 가봐야 할 곳이 있다면 추천해 주세요. 

▲​피터 사간의 사이클링 여정 속에 국내에서의 라이딩과 팬들과의 만남이 새롭게 추가되었다. 

피터사간의 프로 선수로서 처음 출전했던 2010년 투어 다운 언더의 첫 스테이지와 프로선수로서 마지막으로 참가했던 대회의 기억을 떠올려보면 어떤 감회가 드나요? 

나는 수년 동안 레이싱을 해왔고, 아직도 2010년 1월 19일 프로 선수로서 처음으로 출전했던 투어 다운 언더의 첫 번째 스테이지를 기억합니다. 당시 저는 20살도 되지 않았고, 제가 스포츠에서 그렇게 길고 만족스러운 경력을 쌓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그리고 그 여정은 정말 운이 좋았어요. 정말 사랑했던 일을 직업으로 삼을 수 있었으니까요. 물론 항상 순탄했던 것은 아니고, 기복도 있었지만, 사이클링은 제게 직업뿐 아니라 개인적인 삶에서도 많은 것을 주었습니다. 다시 시작할 기회가 있어도 아마 아무것도 바꾸고 싶지 않을 것 같습니다.

작년에 불규칙한 심장상태 등 건강에 이상이 있던 것으로 아는데, 건강은 어떤가요? 프로선수로서의 생활을 그만둔 지금은 어떤 변화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지금 잘 지내고 있습니다. 심장의 작은 문제도 해결됐고, 마치 레이스카가 빠른 점검을 받고 다시 정상으로 돌아온 것 같습니다. 몇 달 전에 공식적으로 레이싱에서 은퇴했지만, 여전히 자전거를 사랑하고 자주 훈련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여러 이벤트에도 많이 참여하고 있어 다양한 멋진 장소를 여행하고, 무엇보다 많은 영감을 주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 정말 즐겁습니다. Specialized 덕분에 한국을 방문하고 멋진 사이클링 커뮤니티와 교류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피터사간과 함께 하는 이벤트를 통해 국내 팬들에게 다양한 추억을 만들어 주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선수가 되었고, 피터 사간의 긴 레이스 여정은 사이클 역사상 깨지기 어려운 기록으로 남았다고 생각돼요. 본인에게 가장 자랑스러운 기록은 어떤 것이며, 아쉬움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한 가지 승리나 특정 순간을 꼽는 것은 정말 어렵지만, 굳이 선택하자면 세 번 연속으로 세계 챔피언이 된 순간일 것 같습니다. 각각의 이유가 있는 특별한 경험이었으니까요. 2015년 첫 세계 챔피언 타이틀은 모든 운동선수에게 중요한 이정표입니다. 자신의 종목에서 세계의 왕으로 등극하는 것이니까요. 2016년 두 번째 세계 타이틀은 예상치 못한 승리였습니다. 모든 경기에서 승리를 목표로 최선을 다하지만, 그날 승리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거든요. 이 경험은 결승선까지 한 치도 포기하지 말고 싸워야 한다는 교훈을 다시금 일깨워 주었습니다. 2017년 세 번째 세계 타이틀은 기록을 세운 것이어서 그 자체로 특별했습니다. 후회는 없습니다. 제 인생 철학은 ‘과거를 후회하지 말자’는 것입니다. 되돌릴 수 없는 일이니까요. 다만 실수를 통해 배우고 그것을 반복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승리와 패배 모두가 가치 있는 스승이며, 그 교훈을 적용하는 것이 성장의 밑거름이 된다고 믿습니다.

▲세계를 여행하며 팬들과 만나는 것은 그에게 행운이라고 밝혔다. 이번 국내에서도 팬들과 라이딩을 함께 하며 이벤트를 즐겼다. 

피터사간에게는 언제나 악동과 같은 개구쟁이 이미지가 함께 따라 다닙니다. 친구 같은 아빠, 남편일 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 가족과 함께 있을 때는 어떤 모습인가요? 

많은 분들이 저를 유쾌한 이미지로 보시지만, 부모로서는 진지하게 임하고 있습니다. 말론을 잘 키우는 것은 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책임 중 하나이고, 그에게 튼튼한 기반을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제가 말론이 프로 사이클리스트가 되길 바라는지 묻는데, 제가 가장 원하는 것은 말론이 좋은 사람으로 자라나고 진정으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길을 찾는 것입니다. 올바른 가치를 심어주고 그가 선택하는 방향을 지원하려고 합니다.

형인 유라이 사간 선수는 어떻게 지내나요? 지금까지의 자신의 레이스 여정 속에 형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나요? 

형은 현재 슬로바키아 사이클 팀 피에르 바게트의 스포츠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으며 잘 지내고 있습니다. 제 레이싱 여정에서 형의 역할은 정말 중요했습니다. 형은 단순히 형이 아니라 친구이자, 강력하고 충성스러운 팀 동료였으며, 가이드이자 멘토였고, 항상 제 곁을 지켜준 사람이었습니다. 형 덕분에 승리는 더 달콤했고 패배는 덜 쓰라렸습니다.

▲이번 한국 방문 시 팬들을 위한 사인회를 비롯한 다양한 이벤트를 함께 했다. 

스페셜라이즈드 브랜드와 오랜 인연을 맺고 있습니다. 단순한 스폰서 관계 이상이 되었다고 생각되는데, 스페셜라이즈와 함께 우승의 순간, 혹은 콜라보를 진행하는 과정 등에서 있었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맞습니다. Specialized는 단순한 스폰서나 비즈니스 파트너가 아니라, 진정한 친구이자 가족 같습니다. 저를 믿고 힘든 시기에도 함께해 준 마이크 신야드에게 정말 많은 것을 빚지고 있습니다. 저는 Specialized 자전거를 타면서 가장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고, 오랜 기간 피터 사간 라인 자전거를 가질 수 있었던 것도 정말 기뻤습니다. 서로에 대한 신뢰의 상징이라고 생각합니다.

​▲피터 사간은 프로 사이클링은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지만, 동시에 멋진 장소들을 여행하고 열정적인 팬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에 감사했다. 

스트레스는 무엇으로 푸나요? 

스트레스와 잡음은 고수준의 스포츠에서 가장 큰 적이 될 수 있습니다. 아무리 강한 라이더라도 스트레스에 휘둘릴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프로 경력을 시작할 때부터 신뢰할 수 있는 가까운 사람들로 이루어진 팀을 두었습니다. 그들이 중요한 일을 처리해 줘서 제가 훈련, 레이스, 준비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었고, 스트레스를 잘 관리할 수 있었습니다.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면서 기억에 남는 팬이 있나요? 

프로 사이클링은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지만, 동시에 멋진 장소들을 여행하고 열정적인 팬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줍니다. 어디를 가든 팬들의 따뜻함과 응원을 항상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물론 고향 슬로바키아에서는 조금 다릅니다. 많은 분들이 절 알아봐 주시니까요. 하지만 어느 곳이든 팬들 덕분에 집에 있는 것처럼 편안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세우고 있나요? 스페셜라이즈드와는 어떤 계획을 세우고 있나요? 

한국에서 했던 이벤트와 같은 행사들로 여러 나라를 방문할 예정입니다. Specialized와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마다 항상 가족과 함께 있는 것처럼 느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피터사간과 스페셜라이즈드의 승리를 향한 퍼레이드는 앞으로도 계속된다. 

<글 사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