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적과 호젓한 자전거길 달리는, 충남 홍성
문화유적과 호젓한 자전거길 달리는
충남 홍성
충남 홍성은 읍내에 자리한 홍주읍성, 조양문과 독립운동가이자 시인인 한용운, 독립운동가인 백야 김좌진 생가지 등 많은 문화유적과 역사적인 인물들이 많이 배출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호에는 홍성과 주변에 자리한 수덕사, 윤봉길 의사 기념관을 둘러보고 덕산천 자전거길을 따라 호젓한 라이딩을 즐길 수 있는 코스를 소개한다.
홍성 자전거 여행의 시작은 전통 기와로 단장된 홍성역에서 출발하여 읍내에 자리한 조양문과 홍주읍성을 둘러보고 이응노 생가지, 수덕사와 윤봉길 의사 기념관을 지나 한적한 덕산천 자전거길을 따라 라이딩을 즐길 수 있는 약 35km의 거리이다.
겨울 라이딩은 추위에 대한 준비와 함께 무리하지 않고 짧게 달릴 수 있는 코스로 구성하는 것이 좋다. 홍성 자전거 여행 코스는 덕숭산(495.2m)에 자리한 수덕사를 넘어가는 고개 외에는 오르막이 거의 없는 평지코스로 이루어져 있어 누구나 쉽게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출발지인 홍성역 앞에는 최영 장군과 성삼문, 한용운, 김좌진 장군 등 누구나 알 수 있는 우리나라를 빛낸 인물들의 흉상이 자리하고 있다.
홍주성의 동문이자 홍성군의 관문인, 조양문
홍성역에서 출발하여 시내를 따라 계속 직진하면 멀리 도로 한 가운데에 우뚝 솟아있는 조양문이 나타난다. 조양문은 전통 기와지붕으로 이루어져 있어 주변의 현대식 건축물과는 달리 대조를 이루며 쉽에 눈에 띈다. 조양문을 중심으로 로터리가 형성되어 있어 차량의 흐름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한 바퀴 둘러 볼 수 있다.
조양문은 근처에 자리한 홍주성의 동문이자 홍성군의 관문으로 고종조에 목사 한응필이 홍주성을 석성으로 개축하고 동서남북의 문루도 다시 세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동문은 조양문, 서문은 경의문, 북문은 망화문이라 하는데, 남문은 문루가 없는 홍예문이었다. 조양문이라는 현판은 대원군이 친필로 하사하였다고 전해진다.
▶홍주읍성은 임진왜란, 이몽학의 난, 동학농민항쟁, 천주교박해 등 수 많은 산 역사의 현장이며, 을사늑약 체결에 반대한 민종식, 이세영 등이 홍주의병을 이끌고 치열한 전투를 벌인 곳이기도 하다.
성곽 둘레길 따라 둘러 볼 수 있는, 홍주읍성
조양문에서 멀지 않은 곳에 사적 제231호로 지정된 홍주읍성이 자리하고 있다. 성곽의 입구에는 평화의 소녀상이 자리하고 있다. 을씨년스런 겨울 날씨에 누군가 목에 둘러 준 목도리에 따뜻한 온기가 전해지는 듯 하다. 홍주읍성은 성곽 둘레길이 잘 조성되어 있어 자전거를 타고 한바퀴 둘러 볼 수 있다. 읍내 한 복판에 자리하고 있어 색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홍주읍성에는 조양문과 성안의 홍주아문, 안회당, 여하정 등이 있으며, 성곽의 둘레는 1,772m에 달하였으나 현재는 남쪽의 810m의 성곽만 남아있다. 홍주읍성은 임진왜란, 이몽학의 난, 동학농민항쟁, 천주교박해 등 수 많은 산 역사의 현장이며, 을사늑약 체결에 반대한 민종식, 이세영 등이 홍주의병을 이끌고 치열한 전투를 벌인 곳이기도 하다.
삶을 그림으로 채운 화가, 이응노 생가 기념관
홍주읍성을 둘러 본 후 시내를 벗어나 홍주종합경기장을 지나 해미, 수덕사 방향으로 조그만 고개를 넘어 이응노 생가 기념관으로 간다.
고암 이응노는 1904년 홍성에서 태어나 1989년 파리에서 생을 마칠때까지 온 삶을 그림으로 채운 화가이다. 생가 기념관에는 그가 태어나고 자란 초가집과 기념관 등이 있어 이응노의 삶과 정신을 느낄 수 있다.
생가 기념관은 그림의 꿈을 품었던 공간위에 그의 예술적 삶과 닮은 형태의 건축물로 지어져 있다. 전시관에는 이응노 화백의 유품과 함께 작품이 전시되어 있어 그의 작품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으며, 책을 보며 머물 수 있는 북카페와 산책을 즐길 수 있는 연지공원과 야외전시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덕숭산 아래 자리잡은 천년고찰, 수덕사
이응노 생가 기념관에서 다시 돌아나와 서산방향으로 가다 외나사거리에서 덕산온천, 예산 방향 40번 도로를 타고 수덕사로 간다. 수덕사는 행정구역상 예산군에 속하는 사찰이다.
외나사거리에서 우회전 하면 약한 오르막이 시작되고 수덕사는 고개 중간쯤 자리하고 있다. 수덕사는 국내 100대 명산으로 알려진 덕숭산 기슭에 자리잡은 천년고찰로 웅장한 일주문과 금강문, 사천왕문, 대웅전, 정혜사 등 자연경관과 어우러져 사계절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다. 특히 수덕사 대웅전은 국보 제49호로 1937년 해체수리 중 ‘지대원년’이라는 묵서가 발견되어 우리나라에서 현존하는 목조건축물 중 확실한 건립과 연대가 밝혀진 가장 오래된 목조건축물로 유명하다.
수덕사 입구 주차장 주변에는 음식점과 카페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어 라이딩 중 쉬어가기 좋은 곳이다. 또한 일주문에서 주차장까지 우람한 벗나무가 심어져 있어 봄에는 벗꽃라이딩도 즐길 수 있다.
수덕사에서 나와 구불구불한 고개를 올라가면 정상에 휴게소가 자리하고 있으며, 휴게소를 지나 한동안 내리막길이 이어지고 45번 도로 고가밑을 지나 시량회전교차로에서 우회전을 하면 좌측에는 윤봉길의사 기념관이, 우측에는 윤봉길의사 생가인 저한당이 자리하고 있다.
독립을 위해 활약한 독립운동가의 삶, 윤봉길의사 기념관과 생가
매헌 윤봉길의사는 일제 강점기에 활약한 독립운동가로 나라와 겨레를 위해 투쟁하던 한인 애국단의 단원으로 활동했다.
1932년 상해 홍구공원에서 일왕의 생일 축하 행사장에 폭탄을 던져 피해를 주었으며,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독립운동가로 잘 알려져 있다.
사적 제229호로 지정된 유적지에는 그가 태어난 광현당과 성장한 집인 저한당으로 이루어져 있다. 생가터는 윤봉길의사의 증조부인 윤자 때부터 살기 시작하였으며, 훗날 사방으로 냇물이 흐르는 모습을 보고 섬과 같다고 하여 도중도라 불렀고, 일제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이라 하여 이곳에서 독립운동을 꿈꾸었다고 전해진다. 생가터에는 윤봉길의사 의거 기념탑과 윤봉길의사 동상 등이 자리하고 있다.
광헌당과 저한당이 있는 생가터 건너편에는 윤봉길의사 기념관과 충의사라는 사당이 자리하고 있다. 기념관에는 입구부터 수 많은 태극기가 도열하듯 세워져 있고, 무궁화 나무가 함께 심어져 있다. 기념관 전시실에는 윤봉길의사의 발자취와 상해 의거 등 윤봉길의사를 기리는 상설전시실이 있으며 관람료는 무료이다.
갈대숲과 철새들이 노니는 호젓한, 덕산천자전거길
윤봉길의사 기념관에서 나와 조금 가다보면 우측에 메타세콰이아 나무가 심어져 있는 길로 우회전하여 덕산천자전거길로 향한다.
한적한 마을길을 지나 신리새마을회관 앞에 있는 아치형 다리를 건너면 덕산천자전거길이다. 덕산천의 뚝방 위에 조성된 덕산천자전거길은 황량한 들판 처럼 보이지만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숲에서 먹이활동을 하는 철새들이 있어 생동감이 살아있다. 툭트인 자전거길을 따라 내려가다 최근에 조성된 내포신도시로 들어가 한바퀴 둘러 보아도 좋을 듯 하다. 충남도청과 경찰청 등 충남의 주요 행정기관이 자리하고 있는 내포신도시는 내포천을 중심으로 12km의 자전거도로가 조성되어 있다. 내포신도시 물빛공원을 지나 출발지인 홍성역으로 돌아가면 여행이 마무리된다.
겨울 자전거 여행은 추위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이번 여행은 산책하듯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코스로 구성되어 있다. 가벼운 마음으로 겨울을 즐겨보자.
글 사진 이성규 라이더 이선영(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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