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변따라 펼쳐지는 풍경들 경기 안성 가을 라이딩
강변따라 펼쳐지는 풍경들
경기 안성 가을 라이딩
경기도 안성에는 한천과 안성천이 도시를 가로 지르며 흐르고 있다. 특히 도시를 관통하는 안성천변에는 잘 정비된 자전거 도로와 볼거리, 쉼터 등이 있어 가을 햇살을 받으며 너른 들녘을 달리는 기분이 상쾌하게 다가온다. 한천 또한 상류에 있는 고삼호를 비롯하여 풍성한 결실을 맺어가는 드넓은 들판길을 여유롭게 달릴 수 있는 길이다. 이번호에는 안성객사, 금광호수, 안성천 자전거길과 한천, 고삼호수, 메타세콰이어 길 등을 둘러보는 안성 자전거 여행길을 소개한다.
일교차가 심한 날씨로 인해 이른 아침에는 서늘하다 못해 몸을 움추릴 정도로 싸늘한 공기가 흐른다. 요즈음은 어디를 가더라도 가을 들녘의 풍성함을 볼 수 있어 자전거 여행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안성의 자전거 여행은 안성 종합운동장에서 출발해 운동장 바로 옆에 있는 안성객사와 금광호수, 안성천 자전거길, 한천, 안성맞춤박물관, 고삼호수, 메타세콰이어 길 등을 둘러보는 총 63.72km의 거리이다. 대부분의 자전거 길이 평이한 도로와 자전거길로 연결되어 있어 누구나 쉽게 자전거를 타고 여행을 즐길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코스 중에서 한적한 안성천과 한천의 자전거 여행은 황금들녘을 이루고 있어 안성 자전거 여행의 백미로 꼽힐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다.
안성 종합운동장에서 안성 자전거 여행을 시작한다.
고향의 향수와 역사의 숨결이 머무는 안성객사, 향토사료관, 박두진 시비
출발지인 안성 종합운동장 바로 옆에는 안성객사와 안성 향토사료관이 자리하고 있다.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154호로 지정된 안동객사는 본래 읍내의 관아 주변에 있었으나 일제강점기에 명륜여자중학교로 이전되었다가 1995년 해체 수리되어 현 위치로 옮겨졌다고 한다. 객사란 지방 관아의 중심 건물로 각 고을에 설치하였던 관사 또는 객관이라고 하는데, 중앙에서 파견된 관리들이 머물거나 외국 사신이 내왕할 때 머물던 숙소라고 한다. 안성객사는 몇 동 남아 있지 않은 고려시대 건축물로 매우 귀중한 문화재로 알려지고 있다.
안성객사에는 박두진 시비도 함께 자리하고 있다. 그의 시비에는 ‘고향이란다. 내가 나서 자라난 고향이란다’로 시작되는 “고향”이라는 시가 새겨져 있다.
안성객사 옆에는 안성향토사료관이 있다. 사료관에는 안성에서 수집한 전통 농기구와 생활용품, 가마, 식기 등이 전시되어 있다. 사료관 외부에는 각종 옹기와 돌기둥, 석조물 등이 자연스럽게 배치되어 있다.
아침 햇살에 반짝이는 호수길 금광호수
안성객사에서 안성종합운동장을 지나 고개를 넘어가면 곧바로 금광호수이다. 안성 8경 중의 하나로 꼽히는 금광호수는 V자형 계곡 저수지로 주변 경치가 아름다워 맛집과 카페 등이 많아 드라이브 코스로도 유명한 곳이다. 원형교차로에서 가파른 언덕을 올라서면 아침 햇살에 반짝이는 호수길이 이어진다. 호수를 따라 달리다 보면 길가에 피어난 들꽃과 호수에서 노니는 철새들, 반짝이는 호수의 물빛이 어우러져 평화로움 그 자체이다.
호수 주변에는 금광호수공원, 다랭이 쉼터, 물방울 쉼터 등 이름도 정겨운 많은 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금광호수 안쪽에는 청록파 시인으로 잘 알려진 박두진 문학길이 조성되어 있어 둘러볼만 하다. 수변 데크길을 따라 금광호수가 훤히 바라 보이는 곳에는 포토존이 설치되어 있고, 박두진 시인의 호를 따서 지은 혜산정이라는 정자도 설치되어 있다.
도심속에서 자연을 누리는 안성천 자전거길
금광호수에서 내려와 금광초등학교 옆에 있는 작은 공원에서 강변 자전거길을 따라 내려가면 백성교에서 안성천 자전거길과 합류된다. 금광초등학교에서 안성시청까지 이어지는 자전거전용 구간은 약 4km 정도로 가을 햇살을 받으며 들녘을 따라 달리는 길이 한적하고 여유롭다. 가로수로 심어진 나무에는 벌써 단풍으로 물들고 야생화와 흩날리는 갈대가 가을임을 실감케 한다.
안성천 자전거길은 고삼호수에서 시작해 안성을 지나 평택호까지 연결된다. 시내 구간 곳곳에는 많은 쉼터와 편의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안성천을 따라 달리다 보면 정겨운 징검다리도 있고, 강에는 텃새가 되어버린 새들이 사람이 지나가도 날아가지도 않고 먹이활동에 여념이 없다. 강변 자전거길을 따라 조금 내려가면 무지개가 형상화된 특이한 안성대교가 눈에 들어온다. 안성대교 아래 천변에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토성, 목성 등 은하계를 표현한 커다란 풍선들이 발길을 붙잡는다. 안성대교를 지나 계속 내려가면 도시는 점점 사라지고 넓은 평야지대가 펼쳐진다. 계속 내려가 안성천교에서 우회전하여 올라가면 한천교에서 다시 우회전하면 한천과 연결된다.
풍성한 들녘과 박물관 둘러보기 한천과 안성맞춤 박물관
한천길은 대부분 시멘트 포장도로로 이루어져 있으며, 일부러 꾸며지지 않은 농로이다. 사방 어디를 둘러 보아도 가을볕에 익어가는 풍성한 가을 들판 뿐이다. 이미 추수가 끝난 논에는 사료로 사용하기 위해 쌓아 놓은 볏집이 황량함을 대신해 준다. 강변을 따라 올가다 안성교에서 38번 도로를 타고 우회전하여 중앙대 안성캠퍼스로 향한다. 안성캠퍼스까지는 차량이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중앙대 안성캠퍼스 입구에는 우람한 은행나무길이 약 1km 정도 이어져 있어 운치를 더해준다. 낭만적인 대학생활의 추억을 떠 올리며 캠퍼스 라이딩을 해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중앙대 안성 갬퍼스 입구에는 안성맞춤 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다. 안성맞춤 박물관은 유기를 중심으로 안성의 풍부한 문화유산을 접할 수 있는 테마 박물관이다. 안성의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다양한 전시품이 있지만 아쉽게도 휴관이어서 자세히 둘러보지 못했다. 다시 길을 나서 한천을 따라 올라가다 길이 끊겨 일반도로를 번갈아 타고가며 고삼저수지 초입에 자리한 고삼초등학교까지 간다. 안양천에서 한천을 따라 고삼저수지까지 자전거도로가 연결되었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색적인 풍경에 마음도 머물고 가는 고삼호수
고삼호수는 비교적 규모가 큰 저수지로 94만평에 달한다. 김기덕 감독의 ‘섬’이라는 영화의 주무대인 고삼호수는 푸른 물에 떠 있는 좌대의 풍경이 인상적이다. 이른 아침이면 큰 일교차로 몽실몽실 피어오르는 물안개가 몽환적이고 서정적인 신비감을 간직한 천혜의 비경을 간직하고 있다. 마치 영화의 제목처럼 외부의 세계와 단절된 듯한 또 다른 공간으로 다가온다.
고삼초등학교 앞에서 도로를 따라 언덕을 올라서면 좌측으로 고삼호수가 드러난다. 호수길을 따라 유유자적 달리다 보면 강가에 설치된 이색적인 풍경에 눈길이 저절로 머문다. 나무 위에 그네가 걸려 있고, 강가에는 노란색 의자와 문이 호수를 향해 설치되어 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다른 세상과 연결되는 듯한 모습이 흥미롭다. 저수지 길을 돌고돌아 달려가면 다락논에는 벼가 익어가고 감나무에는 노랗게 홍시가 되어가는 감이 탐스럽게 열려있다. 고삼저수지에서 덕산저수지를 지나 풍산개마을까지 라이딩을 이어간다.
메타세콰이어길에서 즐기는 여유로움 풍사니랑 카페
안성 풍산개마을에는 약 1km정도 하늘을 가릴 정도로 펼쳐진 우람한 메타세콰이어 길이 매우 이색적이다. 메타세콰이어 길은 짧지만 가을 들녘과 조화를 이루며 색다른 풍경을 자아낸다. 길 중간에는 쉬어 갈 수 있는 벤치도 마련되어 있어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 본다.
메타세콰이어 길 중간에는 풍사니랑이라는 카페가 있는데, 문득 카페가 궁금해 진다. 카페에 들어서면 중앙에 보리수 나무가 심어져 있다. 카페에서는 매년 6월 중순 보리수 나무에서 열린 빨간 열매를 수확하여 만든 숙성 주스를 만드는데 그 맛이 일품이다. 따사로운 가을 햇살을 받으며 잠시 야외 벤치에 앉아 보리수 주스와 커피 한 잔의 여유로움을 즐겨본다.
메타세콰이어 길 주변에는 풍산개마을이 있는데, 천연기념물 제386호로 지정된 풍산개 800여 마리가 살고 있는 마을이다.
가을 추수가 끝나면 계절은 벌써 초겨울로 접어든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쉼없이 흘러가는 시간속에서 잠시 여유를 갖고 뒤를 돌아보자. 하루쯤 여유를 갖고 쉬어가는 것도 좋지 않을까...
글 사진 이성규 라이더 이선영(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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