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4개의 섬, 1004개의 매력, 전남 신안 - 오래 걸리지만 오랜 기억에 남는 신안 증도
1004개의 섬, 1004개의 매력, 전남 신안
오래 걸리지만 오랜 기억에 남는 신안 증도
전남 신안은 1004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어 ‘천사섬’이라고도 부른다. 신기하게도 각자의 섬마다 매력이 달라 지루함을 느낄 틈이 없다. 예전에는 배를 타고 오가야했지만, 다리가 개통되어 이어지는 섬이 많아져 보다 많은 곳을 돌아볼 수 있게 되었다. 이번호에서는 대교가 놓여있어 접근성이 좋은 ‘증도’와 ‘안좌도’를 소개한다.
증도는 전남 영광에서 칠산대교를 통해 들어가 송도교, 사옥대교를 거쳐 2010년 개통된 증도대교를 거쳐야 다다를 수 있다. 섬 안의 섬이라 입도에 오랜 시간을 투자해야한다. 하지만 오래 걸리는 만큼 얻는 것이 많고, 사람이나 일에 치여 지칠 때 한 번씩 생각날만한 여행을 만들어준다.
슬로(slow) 시티, 증도
증도는 2007년 아시아 최초, 국내 최초로 지정된 ‘슬로 시티(Slow City)’이다. 국제슬로시티연맹으로부터 지정받는 슬로 시티는 국제적 공식명칭으로 '치타슬로(Chittaslow)‘라 한다. 잘 보존된 자연생태는 물론 까다로운 수십 가지 기준을 통과해야만 한다. 슬로시티 운동은 1999년 이탈리아에서 시작되었으며 ‘치타슬로’ 즉 ‘느리게 살자’ 의미와 함께 전세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요즘같이 ‘보다 빨리, 보다 많이’ 하는 것에 중점과 가치를 두는 현대사회에서 증도와 같은 슬로시티에 머무는 것은 의미가 있다. 어떤 것에 대해 많은 시간을 들인다는 것, 천천히 흘러가는 것이 생각보다 값지고 멋진 것이며, 의미있는 것이라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해주는 시간이 된다.
‘신안’하면 소금, 소금하면 태평염전
‘신안’ 하면 떠오르는 것이 아마도 염전과 소금일 것이다. 소금 또한 슬로시티와 잘 어울리는 생산품이다. 람사르 습지, 갯벌도립공원, 유네스코 생물권 보존지역이라는 증도의 생태환경은 좋은 품질의 소금을 생산하는데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
증도의 태평염전은 우리나라에서 단일규모로 가장 큰 염전이다. 약 460만㎡로 여의도 면적의 2배에 달한다. 큰 면적과 함께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소금생산지이기도 하다. 근대문화유산(등록문화재) 제360호로 지정되어있는 이곳은 토판천일염 전통방식을 고집하여 외국산보다 염화나트륨 함량이 20%가 낮고, 천연 미네랄과 무기질 성분이 3배가 높다고 한다.
이밖에 태평염전은 염생식물원, 소금박물관, 소금카페, 카라반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염생식물원의 염생식물은 갯벌 생태계에서 퇴적물 내에 유기탄소, 인산 등의 생물학적인 1차 생산자 기능을 해내며, 육지의 침식을 보호하고 해풍의 의한 해안모래를 보호하는 등 환경적인 측면으로 많은 역할을 하는 식물이다. 이러한 염생식물로만 이루어진 염생식물원은 람사르 습지로 지정되어 있다.
소금카페에서는 소금라떼, 소금아이스크림 등을 파는데 짭짤한 소금의 맛과 라떼와 아이스크림 특유의 단맛이 잘 이루어져 단짠단짠의 맛을 느낄 수 있다. 꼭 한번 들러 맛보기를 추천한다. 두고두고 생각나는 맛이다.
소금밭 전망대는 태평염전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으며, 특히나 낙조 시간대에 가면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아름다운 해넘이를 볼 수 있는 명소이다.
어머 여기가 한국? 짱뚱어해수욕장
증도 내 해수욕장들은 이국적인 풍경을 자랑한다. 푸르른 바다와 유난히 희고 고운 모래 그리고 지푸라기로 꾸며진 파라솔의 조합으로 마치 동남아 해변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짱뚱어해수욕장에도 지푸라기 지붕의 파라솔이 설치되어있다. 어떤 사진을 찍더라도 배경이 좋아 해외 휴양지 못지않게 추억을 남길 수 있다. 근처에는 울창한 해송 숲을 따라 산책도 즐길 수 있다. 해송 숲이 끝나는 지점에는 짱뚱어 다리가 있다.
짱뚱어 다리는 128만평 갯벌 위에 지어진 470m 길이의 나무로 만들어진 다리로 증도의 명물이다. 이곳에 올라 내려다보면 짱뚱어가 헤엄쳐다니는 것은 물론 갯벌에 사는 많은 생물을 관찰할 수 있다.
증도의 또 다른 이름, 보물섬
증도는 보물섬이라 불리기도 한다. 1975년 증도면 방축리 도덕도 앞 바다에서 중국 송나라, 원나라 때 유물이 무더기로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당시 도자기, 동전, 생활용품 등 모두 2만 8,000여 점의 해저 유물이 발굴되었다고 한다. 이를 기념하기 위한 기념비가 증도 북서쪽 끝에 있다. 이 부근에는 시야를 가리지 않는 바다 전망의 도로가 쭉 펼쳐져있어 라이딩하기 좋다. 보물이 발견된 역사적인 장소이기도 하지만, 앞에 있는 크고 작은 섬들이 어우러져 일몰이 아름답고, 탁트인 전망이 좋아 보물같은 의미로 보물섬이라 말할 수 있겠다.
하루가 아쉽다면 엘도라도 리조트
증도 내에는 여러 숙박업소가 있겠지만 단연 인기가 좋은 엘도라도 리조트가 있다. 탁트인 바다 전망을 즐길 수 있고 해변으로도 바로 이어져있다. 당일치기로 즐기기 아쉽다면 이와같은 증도의 숙박시설에서 하루 묵어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글 류하 사진·영상 이성규 라이더 이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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