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바다와 흐드러지는 핀 봄꽃 라이딩, 충남 보령 로드코스
서해바다와 흐드러지는 핀 봄꽃 라이딩
충남 보령 로드코스
봄꽃이 절정을 이루며 유명 관광지 마다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가는 곳 마다 자전거 라이딩을 즐기는 동호회원들도 쉽게 만날 수 있다. 그동안 코로나 19로 미루어 왔던 야외 활동이 부쩍 많아졌다.
이번호에는 오천항에서 출발하여 보령정이 있는 질재, 청천저수지와 화암서원, 청라터널을 지나 보령 성주사지와 성주산 일출전망대, 보령호, 남포방조제, 운포리 해안도로를 돌아오는 97.39km의 거리를 달리는 보령 봄꽃 라이딩을 소개한다.
아침은 서늘하지만 한 낮에는 벌써 여름인가 싶을 정도로 햇볕이 따갑게 느껴진다. 흐드러지게 피어난 개나리, 벗꽃, 산수유, 진달래는 라이더의 마음을 유혹하기에 충분하다. 전국 어디를 가나 봄 라이딩을 즐기는 라이더들을 쉽게 볼 수 있으며, SNS에는 인증사진으로 넘쳐난다.
이번호에 소개하는 보령 코스 또한 벗꽃 라이딩으로 유명한 곳 중의 하나이다. 특히 화암서원이 있는 청천저수지 길과 성주산 일출 전망대 업힐 구간과 보령호 주변은 봄이면 라이더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또한 질재와 청라터널, 보령호 낙타등 코스, 구보령 등 크고 작은 업, 다운힐과 조개잡이로 유명한 운포리 해안도로는 탁 트인 서해바다와 낙조를 즐길 수 있는 코스로 유명하다. 지루하지 않은 낙타등과 아름다운 봄꽃, 그리고 서해바다가 어우러진 보령을 둘러본다.
성곽에서 내려다 본 항구의 모습이 일품인 오천항, 보령 충청수영성
이른 아침, 오천항 주변에는 주차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붐빈다. 대부분 낚시를 즐기려는 강태공들이다. 간혹 캐리어에 자전거를 싣고 온 동호인들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오천항은 예전부터 보령 북부권의 삶과 생활의 중심지로 어업활동을 하는 어민들과 쭈꾸미 등 낚시를 즐기는 강태공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수도권에서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2시간 정도면 닿을 수 있어 드라이브 코스로도 잘 알려져 있다. 항구 주변에는 동백꽃 필 무렵의 촬영지로 알려진 충청수영성이 있다.
보령 충청수영성은 서해로 침입하는 외적을 막기위해 쌓아올린 석성으로 진휼청과 영보정이 있으며, 사적 제501호로 지정되어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정교하게 쌓아올린 아치형의 석문이 운치를 더해준다. 망화문을 지나 성곽길을 따라 올라가면 진휼청과 영보정이 우뚝 솟아있다. 성벽위에는 굵은 뿌리를 드러낸 고목들이 세월의 깊이를 가늠케 한다. 성벽위에 올라서서 바라보는 오천항의 전경이 일품이다.
성곽을 둘러 본 다음 라이딩을 시작한다. 오천항을 출발해 신촌삼거리에서 40번 도로로 우회전하여 서해안고속도로 고가를 지나 주포면사무소까지 간다.
정상에 올라서면 툭 트인 전망이 아름다운, 진당산 보령정 질재
정상에 보령정이 자리하고 있는 질재는 주포면사무소를 지나면서부터 오르막이 시작된다. 두 번의 긴 직선구간을 지나면 길은 구불구불 이어지며 경사는 더 가팔라지고 숨이 턱까지 차 오른다. 산에는 붉은 진달래가 곳곳에 피어있고 거의 정상 쯤 올라가면 툭 트인 전경이 펼쳐진다.
질재는 진당산과 배재산 기슭을 따라 올라가는 고개로 주포면 보령리와 청라면 장산리를 이어주고 있다. 보령정에 올라서면 시원한 봄바람이 불어와 땀을 식혀주고 멀리 산능선과 주포면 일대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전망이 아름다운 곳이다. 질재 정상에서 휴식을 취한 후 가파른 내리막길을 달려가면 맞은 편에 호수가 펼쳐진다.
토정비결을 쓴 이지함을 추모하기 위한 화암서원과 청천저수지
질재에서 내려와 호수가 보이는 삼거리에서 화성, 청라 방향으로 좌회전을 하면 화암서원이 자리하고 있다. 화암서원은 토정비결을 쓴 조선 중기의 학자인 토정 이지함과 이몽규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지은 서원이다. 서원에 올라서면 호수가 내려다 보이고 가로수로 심어진 벗꽃과 이제 물이 올라 파릇파릇 새싹이 돋아나는 수양버드나무가 봄의 정취를 더해 준다.
청천저수지는 예산의 예당저수지, 논산의 탑정저수지와 더불어 충남의 3대 저수지로 알려질 정도로 제법 규모가 크고 경치가 빼어난 곳이다. 저수지에는 부들과 갈대숲이 무성하게 자라 수변경관을 장식하고 있다. 특히 저수지 위에 자리한 장산리 마을 주변에 피어난 벗꽃이 반짝이는 호수와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호수 상류에 있는 의평3리 주변에는 습지위에 데크와 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호수를 돌아 청라면 의평3리에서 36번 도로와 만나는 평정교차로에서 우회전 한 다음 곧바로 향천교차로에서 부여, 성주방향 40번 도로로 빠져 나가 약간의 오르막이 있는 청라터널를 지나간다.
백제의 혼이 서린 보령 성주사지
청라터널를 지나 성주삼거리에서 내려가면 우측에 성주사지가 자리하고 있다. 언뜻 보기에는 넓은 공터처럼 보이지만 오층석탑과 삼층석탑, 낭혜화상탑비가 있어 이곳이 규모가 큰 절터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사적 제307호인 성주사터에는 10세기 초에 세워진 것으로 알려진 국보 제8호로 지정된 성주사지 낭혜화상탑비를 비롯하여 보물로 지정된 성주사지 오층석탑 등 수 많은 문화재가 자리하고 있다. 성주사지 뒷편에는 성주산이 자리하고 있고, 앞으로는 성주계곡에서 흘러 내려오는 천이 있어 배산임수의 지형을 하고 있다. 특히 낭혜화상탑비는 통일신라 말기 성주사에 머무르면서 선문9산중 성주산문을 일으킨 무염대사를 기리기 위해 최치원이 지은 비석으로 완벽한 보존 상태와 뛰어난 조각술 그리고 웅장한 크기 등이 어우러져 통일신라 말기의 우리나라 고승 탑비들 중에서 최고의 비로 인정받아 국보로 지정되었다. 옆에는 성지사지 홍보관이 자리하고 있어 성주사지에 대한 자세한 역사를 알 수 있다.
화려한 벗꽃이 장관을 전망 좋은 성주산 일출 전망대
성주사진에서 조금만 내려가 성주삼거리에서 청양, 보령 방향 40번 도로로 우회전하여 올라가다 성주터널 전에 성주산 전망대 방향으로 우회전하여 가파른 언덕길을 올라간다.
차량 한대가 겨우 지나갈 정도로 좁은 언덕길에는 벗꽃이 화려하게 피어있어 장관을 이룬다. 거리는 멀지 않지만 가파른 전망대 오르는 길은 그나마 벗꽃이 피어있어 위로가 되는 듯 하다. 한차례 굽이진 길을 돌아 위로 올라갈수록 벗꽃이 만발하여 절정을 이루고 있다. 전망대에 올라서면 멀리 산 능선과 올라왔던 길이 한 눈에 보인다. 전망대 정자 주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고 봄 분위기를 만끽하고 있다.
올라왔던 길을 다시 내려가 성주삼거리에서 우회전하여 보령석탄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다. 보령에는 예로부터 석탄도 많이 생산되었지만 도로를 따라 달리다 보면 석재를 가공하는 모습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한적한 길, 보령호
석탄박물관을 지나 계화삼거리에서 좌회전하여 미산파출소가 있는 도화담삼거리에서 우회전한 다음 조그만 다리를 건너기 전에 우회전하여 보령호로 접어든다.
보령호를 둘러보는 길은 벗꽃이 많이 피어난 617번 도로가 있지만 차량이 많아 위험하여 한적하고 낙타등이 있어 재미있게 라이딩을 즐길 수 있는 양각산과 향로봉 기슭을 달리는 용수리 코스를 달린다. 이길은 평소에는 차량이 거의 없어 벗꽃과 산수유가 많아 봄의 정취를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는 코스이다. 간혹 오토바이를 타는 드라이브 코스로도 알려져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금강암 입구를 지나 보령호를 바라보며 달리면 통나무집 휴게소가 나타나고 휴게소에서 바라 본 보령호의 전경이 일품이다. 보령호 통나무집 휴게소에서 휴식을 취한 후 웅천산업단지, 죽도관광지가 있는 남포방조제를 지나 대천해수욕장으로 간다. 머드축제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천해수욕장은 많은 인파로 붐벼 곧바로 대천항을 지나 해안도로를 타고 바지락으로 유명한 송학항이 있는 운포리 해안으로 달려간다.
서해바다의 노을이 아름다운 바지락마을, 운포리 해안도로
서해바다로 저물어 가는 노을이 아름다운 운포리 마을은 갯벌에서 나오는 바지락으로 더 유명한 마을이다. 마을 앞에는 아담한 항구가 있는데 송학항이다. 항구를 따라 이어진 방파제로 자전거를 타고 들어간다. 멀리서 보면 반짝이는 햇살에 눈이 부셔 자전거를 타고 서해바다로 빨려 들어가는 듯 하다. 길게 이어진 해안선을 따라 가다 해안선이 끝나는 지점에 구보령이라는 마지막 오르막을 넘어간다. 국가산업단지 옆길을 지나 가면 또 다시 해안도로가 나타나는데 출발지인 오천항이다.
보령코스는 크고 작은 업다운힐과 절정을 이룬 꽃길, 그리고 서해바다까지 볼 수 있어 지루하지 않게 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보령이 아니더라도 아름다운 자전거길을 따라 라이딩을 떠나보자. 새로운 목표와 아름다운 인연이 생길지도….
<글 사진 이성규 라이더 고경아, 성태민, 김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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