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묻지 않은 순수한 자연을 간직한 강원 화천 산소길
때묻지 않은 순수한 자연을 간직한
강원 화천 산소길
북한강이 읍내를 가로질러 흐르고 있는 화천은 광덕산 광덕계곡을 비롯하여 때묻지 않은 순수한 자연환경을 간직하고 있다. 북한강을 따라 조성된 산소(O2) 100리 자전거 길은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해진 겨레리 사랑나무를 비롯하여 화천박물관, 파로호 등 볼거리가 풍성한 곳이다. 이번호에는 강원도 화천의 북한강 자전거길을 소개한다.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어느새 가을로 접어든다. 계절은 피부로 쉽게 느낄 정도로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온다. 이런 날씨에 시원한 강변을 따라 달리며 라이딩을 즐긴다면 상쾌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북한강을 끼고 있는 강원도 화천은 강변을 따라 자전거길이 잘 조성되어 있다. 특히 북한강을 따라 이어지는 산소(O2) 100리 자전거 길은 아를테마수목원과 박물관, 살랑다리, 파로호, 꺼먹다리, 미륵바위, 붕어섬, 서오지리 연꽃단지 등 볼거리가 풍성한 곳이다. 라이딩 코스는 개인 취향에 따라 얼마든지 조절이 가능하여 가족단위나 지인들과 함께 가벼운 마음으로 자전거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이번호에는 화천의 북한강을 중심으로 조성된 20km 정도의 자전거 여행 코스를 소개한다.
영화처럼 멋진 풍경이 아름다운
겨레리 수목공원
겨레리 수목공원(아를테마수목원)에는 100년 정도 된 느티나무 한 그루가 강변을 바라보며 서 있다. 이 느티나무를 사랑나무라 불리기 시작하면서 유명해진 곳이다. 이곳은 계절마다 특색있는 풍경이 펼쳐지며 사계절 내내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무더운 여름날 느티나무 아래 그네 의자에 앉아 살랑살랑 불어오는 강바람을 맞으며 망중한을 보낸다. 북한강에서는 물살을 힘차게 가르며 조정경기를 연습하는 선수들의 모습도 볼 수 있다. 느티나무를 중심으로 수많은 계절 꽃들이 피어있어 운치를 더해준다.
수목공원 주변에는 하늘 높이 솟아있는 메타세콰이아 숲 사이로 자전거길이 조성되어 있다. 메타세콰이어 길을 달리다 보면 상큼한 나무 향기가 베어나와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또한 공원에는 연꽃단지와 다양한 식물들이 자라고 있어 자전거를 타고 둘러보아도 많은 시간이 소요될 정도이다. 마치 영화속의 한 장면처럼 멋진 풍경들이 마음을 사로 잡는다. 주변에는 반지교가 있으나 다리가 끊어져 있어 갈수가 없어 아쉬움을 남겼다.
화천의 역사와 문화유적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화천민속박물관
강변 자전거 길을 따라 달리다 보면 화천생활체육공원을 지나게 되고, 바로 옆에 화천민속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다. 잘 정돈된 박물관 앞 잔디밭에는 거대한 맷돌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화천박물관은 화천군의 역사와 문화유적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박물관으로 1층에는 선사유적 전시실이고, 2층은 민속생활 전시실이다.
1층 선사유적 전시실에는 화천군 하남면 용암리 일대에서 발견된 유적들이 전시되어 있다. 청동기 시대 집자리 등 청동기 시대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들이 있다. 2층 민속생활 전시실에는 화천의 의식주 생활, 농경생활, 도자기, 민속 생활용품, 화천을 빛낸 인물 등을 볼 수 있다. 박물관에서는 이외에도 전통악기 연주, 화살 던지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으며, 왕과 왕비, 장군, 기생 등 옛날 의상 입어보기는 인기가 많다고 한다. 박물관 맞은편에는 강에 떠 있는 듯한 붕어섬이 자리하고 있다.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전설의 바위
미륵바위
박물관에서 화천대교를 건너면 화천시내이다. 시내 동편 강에서는 매년 겨울이면 산천어축제가 열린다. 화천시내에는 산천어커피박물관과 먹거리가 풍성한 거리가 조성되어 있다. 다리를 건너 우측 화천교를 지나면 북한강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달릴 수 있는 자전거길이 파로호까지 연결되어 있다. 일명 화천 산소(O2) 100리 자전거 길이다.
자전거를 타고 달리다 보면 강가에 노니는 흰백로와 다양한 철새들을 볼 수 있으며, 일찍 피어난 대표적인 가을 꽃인 코스모스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한참을 달리다 보면 좌측에 미륵바위가 나타난다. 미륵바위는 화강암으로 된 5개의 바위가 북한강을 바라보며 앉아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이 미륵바위에는 주민들이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에서 유래된
살랑교
미륵바위 바로 위에는 화천군 간동면 구만리와 화천읍 대이리를 연결하는 살랑교가 우뚝 솟아있다. 살랑교의 명칭은 교량이 설치된 곳의 지명인 살랑골에서 다리의 이름을 따왔다고 한다. 또한 북한강에서 살랑살랑 불어오는 상쾌한 바람이라는 의미도 지니고 있다. 인도교인 살랑교는 길이가 290m, 폭이 3m로 교각 상판 120m에는 투명한 유리로 설치된 스카이 워크존이 조성되어 있어 걷다보면 아찔함을 느낄 수 있다. 자전거는 끌고 건너야 한다.
예전에는 살랑교가 있는 부근 북한강 위에 부교가 설치되어 있어 자전거를 타고 강위를 달리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유실되고 없어 아쉬움을 주고 있다. 또한 강변의 맞은편에도 자전거길과 연결된 길이 끊어져 있어 자전거을 타고 갈수가 없다. 살랑교에서 강변을 따라 3km 정도 올라가면 꺼먹다리가 있다.
능선과 호수의 물결이 조화를 이루는
자유수호탑과 파로호
살랑교에서 계속 북한강을 따라 한적하고 상쾌한 자전거길이 이어진다. 구만교를 건너 삼거리에서 좌회전을 하여 올라가면 파로호 가는 길이다. 1km 정도 8.5% 경사도를 이룬 가파른 고개를 올라가면 우측에 파로호 안보전시관이 있고, 정상에 자유수호탑이 솟아있다. 자유수호탑은 6.25 전쟁당시 국군과 학도의용군이 전투에서 전사한 전우들을 기리기 위해 세운 탑이다. 자유수호탑에서 좌측 소로길을 따라 조금만 내려가면 파로호비가 세워져 있다.
파로호비가 있는 곳에서 바라본 파로호는 멀리 겹겹이 쌓여있는 능선과 호수의 물결이 조화를 이룬다. 중간에는 파로호의 전경을 볼 수 있는 전망대가 마련되어 있다. 파로호는 1944년 일제강점기 때 화천댐을 건설하면서 생긴 인공호수이다. 광복 이후 북한에 속했던 지역이었는데, 한국전쟁 때 되찾아 이를 치하하기 위해 이승만 전 대통령이 방문하여 파로호라 이름지었다고 한다.
화천의 자전거 여행길은 예전과 많이 달라져 아쉬움을 주었다. 특히 살랑교 부근에 설치되었던 자전거를 타고 물위를 달리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부교는 사라지고 자전거를 타고 건널 수 없는 살량교가 설치되었다. 하지만 여행은 언제나 설레인다.
북한강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여름을 보내고 가을을 맞이해 본다.
<글 사진 이성규 라이더 이선영(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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