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을 달리다 [더바이크]
RIDE ONTHE WILD SIDE
야생을 달리다
트레이시 모슬리가 우리를 베르비에의 고난이도 트레일로 안내한다.
글 루크 마샬 사진 스티브 버
가는 그대로 이제 그만 멈추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머리가 내 몸을 계속 몰아붙이고 있었다. 오늘의 가이드인 전 다운힐 월드 챔피언이자 엔듀로 월드시리즈 3회 우승에 빛나는 트레이시 모슬리와 함께 트레일을 달리며 나도 모르게 내 자신을 압박하고 있었다. 드롭을 시작하고 약 30분을 달린 후에야 얼굴의 땀을 닦을 수 있었다. 너무나 큰 즐거움이 찾아온다. “지금까지 가장 빨리 달려본 거 같아요” 트레이시가 웃는다. 난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 아직도 떨리는 손이 이를 증명한다. 우리가 올바른 경로를 확인했는지 코스를 탐색할 때 말고는 거의 논스톱으로 달려 나갔다. 이는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선물 같은 것. 난이도가 있는 고산지대의 알프스 스타일 싱글트랙을 달리다가 후반부는 슬로프 스타일의 나무가 우거진 숲을 따라 달린다. 모험을 즐기는 산악자전거 라이더라면 이곳이 바로 꿈의 땅이다. 브레이크 패드만 여분으로 준비하자. 그리고 저릿저릿 할테니 여분의 손도.
▲그저 트레일만 좋은 것은 아니다. 상당한 풍광을 보여준다
운 좋은 루크
내 책상에 초대장이 왔고 우리는 스위스 베르비에 리조트에 도착했다. 트레이시의 지도 편달과 함께 벌써 크리스마스가 찾아온 느낌까지 받았다. 아마도 사무실의 다른 동료들은 이렇게 흥분한 나를 보며 촌뜨기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난 이전 베르비에에서 약 2번의 겨울을 스키 강사로 지낸 적이 있는데 이쪽에서 즐기는 자전거는 처음이었다. 스위스는 스코틀랜드와 비슷한 트레일 접근 정책을 가지고 있어 상당한 싱글트랙이 있을 것이라는 점은 기대할 수 있었다. 트레이시는 베르비에를 대회 전 거처로 사용했고 2001년부터 여기서 시간을 보내고 있기에 완벽한 가이드가 아닐 수 없었다.
내막 : 베르비에
베르비에는 스위시 캔튼에 위치한다. 제네바 공항에서 약 2시간 거리. 바이크 파크는 8개의 다운힐 코스가 있으며 지도상 엔듀로 코스와 XC 루프도 위치한다. 올해는 6월 8일부터 주말에만 개장하고 7월부터 정식으로 개장한다. 파크 바깥쪽의 트레일은 개방되어있지만 리프트 등은 기대할 수 없다.
1일 패스는 38 스위스 프랑, 6일 패스는 118 스위스 프랑.
자세한 정보는 www.vervier.ch
그리고 휴일과 호텔 등은 www.bikeverbier.com
▲이 자연 상태의 트레일은 목적을 가지고 설계된 빌더의 작품이 아니다. 상당한 도전정신을 불러일으킨다
거인의 어깨를 타고
이곳은 산이 크다. 그것도 아주 많이 크다. 베르비에는 3300m 고도까지 스키장이 있는 약 1500m의 산중턱에 위치한다. 그랜드 컴빈 봉은 남쪽의 전망을 장식하고 있으며 멀리 몽블랑이 하늘을 찌른다. 4300m가 넘는 산맥이 있는 베르비에는 진정한 거인의 땅이다. 사실 별도의 리프트가 없기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다행히도 우리는 아침에 계곡에서 베르비에까지 차를 타고 그리고 메드란 곤돌라를 이용해 2200m 고도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 베르비에의 가이드인 필은 산을 가로지르는 완만한 경사의 루프코스를 제안했다. 그랜드 컴빈의 놀라운 경치를 볼 수 있다고. 이 길지 않은 시간동안 대화를 하는데 숨이 가빠오는 것을 보면 상당한 고도에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부드러운 루프라고 해도 쉬운 코스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난이도가 있는 고산 싱글트레일에 있다. 좁은 코스와 깊은 진창, 이상한 느낌의 바위와 스위치백, 이 산길은 기존의 트레일 센터나 바이크 파크와는 조금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다. 일단 뒷변속기를 살피는 것이 중요하고 기본적으로 길의 라인을 벗어나지 말아야 한다. 약간의 트릭이 필요할 수도 있다. 상당한 기술적인 도전이 재미로 이어지는 곳이다.
▲바이크 파크에서 이 트레일은 자전거를 위한 것. 브레이크 패드가 부족하지 않으려나
▲ 계곡을 따라 달리는 긴 코스. 기대 이상의 엄청난 재미가 숨어있다
빨리 흐르는 시간
바이크 파크의 다운힐 코스 일부가 메드란 곤돌라에서 시작하기에 몇 번을 타볼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가 여기에 온 이유는 아니다. 우리는 레드, 그리고 블루 트랙을 타보았는데 둘 모두 아주 재미있고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가파른 언덕면을 가지고 있어 브레이크를 놓자마자 곧장 다음 코너로 이어졌다. 불만사항은 아니고, 체중을 이용한 그라비티 스타일의 라이딩을 즐기는 이들에게는 상당히 이상적일 수 있다.
기대할만 한 것
만약 베르비에의 야생을 즐기고 싶다면 트레이시는 당신에게 조언을 해줄 것이다. “기대해도 좋아요. 대부분은 아주 대단한 라이딩을 경험하고 가죠. 고전을 기대해도 좋고요. 바이크 파크 밖의 트레일은 산악자전거를 위해 만든 것이 아니에요 수천 년간 사람과 동물들이 만들었겠죠. 거칠고 어려워요. 가파르고요. 초보자에 어울리지는 않기에 상당히 브레이크를 잡느라 상당히 손이 아플 수도 있어요. 하지만 도전에 나선다면 어떤 장소든 당신에게 최선의 경치를 보여줄 겁니다.”
▲하루 종일의 여행이 여기서는 보통이다. 하지만 이 길을 따라 달리는 것은 충분히 가치가 있다
인생 라이딩
바이크 파크에서 샘플로 제공하는 내용을 따라서 우리의 여정을 계속했다. 베르비에의 엄청난 비포장 도로를 달렸다. 우리의 목표는 산을 가로질러 하이킹 스타일의 라이딩을 통해 미에르 어보이 밑의 만년설 근처 까지 다다르는 것이다. 그리고 돌아서 1800mm의 마르티니까지 달리는 것이었다. 더블트랙 횡단은 그리 유쾌한 일은 아니지만 일단 사보리레스의 꼭대기에 다다르면 싱글트랙은 시작된다. 하지만 내 기대는 완전히 빗나가버렸다. 아주 좁은 트레일과 가파른 산의 경사면은 상당히 어렵고 난이도가 있었다. 아직 나의 멘탈은 무장되지 않았는데 너무 일찍 도전이 시작된 느낌. 불안정한 바위지면과 가파른 경사면은 잔인하게 내 멘탈을 공격했다. 라인을 놓치면 심장이 뚝 떨어지는 느낌이 난다. 큰 산의 느낌이다. 정말 큰 산. 그저 컨트롤에 집중하는 수밖에. 아주 무섭지만 큰 산의 두려움은 어느새 흐릿해진다.
우리는 눈사태 장벽을 가로지르며 자전거를 들쳐 메고 15분 정도 걸어서 하이킹을 했다. 여기를 지나는 일은 상당히 위협적인데 앞으로의 라이딩을 생각하면 충분한 값어치를 하는 고난이었다. 숲으로 들어가기 전에 상단 슬로프를 따라 흐르는 바퀴 자국을 볼 수 있었다. 우리는 다운힐에 들어갔다. 헤어핀과 난이도가 있는 바위지형을 조합한 곳으로 난 아주 천천히 자신감이 붙기 시작했고 트레이시를 볼 수 있었다. 그녀가 어떻게 장애물을 넘는지 어떻게 타고, 어떻게 달리는지 볼 수 있었다. 그녀를 따라 달리는 것이 상당한 도움이 되었다. 자신감이 늘어감에 따라 재미도 함께 늘어난다. 점차 호핑을 하며 재미를 느끼기까지는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는 잘 보이지 않는 나무숲으로 돌진했다. 타이어 아래의 먼지가 좀 더 익숙한 느낌을 전해준다. 여기서 속도와 우리의 즐거움이 한 단계 올라간다. 생각없이 트레이시와 필을 따라 트레일을 달리다보니 아드레날린이 가득찬 흥분과 그들을 따라 달리는 재미가 점점 커진다. 고속의 직선구간, 무수한 헤어핀과 플로우 트랙이 섞여 얼굴에 큰 미소를 만들어낸다. 나무뿌리, 바위, 진흙, 먼지 이 모든 것들이 나를 반긴다. 바닥까지 얼마나 걸린 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내가 달려온 코스 중 재미라는 점에서 최고의 라이딩이었다. 브레이크 패드 타는 냄새가 났다. 난 필에게 얼마나 브레이크 패드를 소모하는지 물어봤다. 10세트 정도라고 생각했는데 그는 “40세트와 디스크로터 3세트”라고 대답했다. 여기 와보면 그 이유를 바로 알 수 있다.
▲고산지대 알파인 코스는 기대하지 못한 장애물들과 난이도로 산악자전거 라이딩에 도전정신을 더한다
또 다른 인생 라이딩
우리는 다음날의 모험을 위해서 계곡 반대편으로 향했다. 여기는 리프트나 자동차가 도달하지 않는다. 여기는 봉우리를 횡단하는 대신 트레일 끝에 다다르기 위해 약 1,000m정도를 자전거를 타고 가거나 하이킹 해야 한다. 임도는 자전거를 탈만했다. 첫 번째 싱글 코스는 다양한 난이도로 섞여있었다. 우리 목적지인 콜드 밀레(Col de mille)에 가까워질수록 경사가 세지고 자전거를 타고 오르기 어려워졌다. 자전거를 밀고 끌고 타고 올라간다. 트레일의 정상에 오르는 것은 결코 쉽지 않고, 거의 하루를 다 사용했다. 사진도 찍고, 지형도 보고, 간식도 먹고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이후에는 어제에 밀리지 않는 라이딩이 시작된다.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코스가 시작된다. 좁고 바위가 깔린 지형. 오늘은 어제보다 조금 더 좋은 생각을 가지게 되었고 어제보다는 코스에서 보다 덜 위협감을 느껴며 달릴 수 있었다. 트레이시와 짝을 지어 다운힐을 즐기기로 결정했다. 그저 달리는 것에 집중했다. 라인을 따라 달리는 것 말고는 관심을 주지 않고 각각의 바위. 나무뿌리 등 눈앞의 장애물을 주파한다. 쉬운 라이딩은 아니지만 도전에 집중할수록 재미가 커진다. 하지만 아직도 느리고, 난이도가 높은 나무뿌리, 플로우 트랙, 바위 등이 잇따라 반복된다. 어제와 비슷한 느낌의 흥분. 하지만 강도가 어제보다 조금 더 세다. 트레일의 흐름은 자전거의 재미를 더욱 키워준다.
긴 코스를 한 번에 달리는 것은 힘든 일, 하지만 그보다 큰 재미가 뒤따른다. 약 30분을 달렸을까 손에 경련이 일어나지만 이 느낌이 더 이어지기를 바란다. 우리는 카페에서 콜라를 마시면서 다른 이들을 기다린다. 완전히 지쳤지만 베르비에의 느낌은 다시 찾아오고 싶도록 중독적이었다. 트레이시가 엔듀로 월드시리즈 연습을 위해서 이곳에서 연습을 하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트레이시 모슬리의 연습장소
트레이시는 베르비에가 그녀에게 최적의 라이딩 장소임을 알려주었다.
트레이시는 우리에게 베르비에를 홍보했다. 하루종일 8000m가 넘는 시간을 보냈다. 바이크 파크도 있지만 무엇보다 좋은 곳은 자연 트레일. 매우 매력적이다. 여기서 트레이시는 지형을 읽는 법을 배웠다. 어려운 트레일, 블라인드 코너, 속도 등의 연습을 할 수 있는 곳이다. 그녀는 여기서 완벽하게 엔듀로 레이서로 태어났다. 2일이지만 다양한 코스를 경험할 수 있으며 그녀의 라이딩의 매력을 볼 수 있었다. 매일 매일이 긴 라이딩으로 5시간 이상을 안장에서 보낼 수 있다. 다운힐 은퇴 후, 그녀는 다시 언덕을 내려오기 위해 올라가는 페달링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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