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임도와 개울길의 만남, 천등산 [더바이크]
아름다운 임도와 개울길의 만남
천등산
천등산 하면 처음 떠오르는 것이 “천등산 박달재를 울고 넘는 우리 님아.”로 시작하는 ‘울고 넘는 박달재’라는 박재홍의 노래일 것이다. 하지만 실제 박달재가 있는 위치는 사랑산이고 천등산은 서남쪽으로 8km를 내려가야 나오는 산이다. 천등산을 가기 위해서 박달재 근처를 기웃거리면 소용없고 다릿재라는 곳을 찾아가야 한다.
다릿재는 38번 국도를 타고 박달재 터널을 지나 다릿재 터널을 지나기 전에 ‘천등박달로’라는 샛길로 빠져야 만날 수 있다. 우리는 이곳에서 출발해 천등산의 허리를 감고 도는 임도를 타기로 하였다. 크게 시계 방향으로 돌다가 중간에 애련리로 내려 온 후 원서천을 따라 이동 후 다시 임도로 합류해 다릿재로 되돌아오는 코스다.
editor 배경진 photo 이성규 rider 박성용
우리의 출발지인 다릿재를 찾기 위해서는 지도 앱에서 충청북도 충주시 산척면 천등박달로에 위치한 ‘천등사’를 찾아가는 것이 편하다. 다릿재에 위치한 사찰의 입구 맞은편에 주차하기 편한 곳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근처에는 상점이나 음식점을 찾기 힘들므로 박달재 근처 백운면에서 식사나 비품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천등박달로의 다릿재에서는 임도로 통하는 입구가 바로 있다. 등산로 현황판이 있어 찾기 어렵지 않다. 천등산의 북쪽 일부분은 제천시이고 남단의 대부분은 충주시다. 다릿재는 바로 제천과 충주를 잇는 옛길이다.
우리가 가려는 애련리의 석천교까지 임도는 동으로 약 10km를 구불구불 이어진다. 임도는 길이 넓고 바닥도 잘 다져져 큰 힘 들이지 않고 라이딩을 할 수 있다. 다릿재가 약 300m가 넘는 고지대라 약 5km 지점까지 오르막이지만 여유 있게 오를 만하다. 길가에는 전나무가 쭉쭉 뻗어있어 시원하고, 빽빽하지 않은 산림으로 가끔 시원한 조망을 즐길 수 있다.
5km부터 원서천이 흐르는 애련리까지는 내리막이라 시원한 다운힐이 기다린다. 평상시 임도를 잘 가꾸는지 노면의 상태가 좋고 풀도 짧게 베어져 초보자도 자전거로 달리기에는 그만이었다.
▲잘 정비된 천등산의 임도
▲쭉 뻗은 전나무가 시원스럽다
코스의 백미, 원서천길
우리가 임도를 돌다가 원서천이 흐르는 애련리로 내려 온 이유는 명서리까지 이어지는 개울길의 풍광이 좋다는 소문 때문이다. 이곳 하천 변을 따라 나 있는 길은 쭉 뻗어있는 일반적인 도심의 강변길과는 그 느낌과 풍광이 전혀 달랐다. 개울길을 따라 조그맣게 구불구불 나 있는 길은 속도에만 집착하는 우리에게 주위를 둘러보며 천천히 가라는 신호를 보낸다.
개울가 옆으로 이어진 산도 변화무쌍하지만 개울의 풍경도 다채로워 지루할 틈이 없다. 가다 보면 오래된 철교를 만날 수 있는데 박하사탕의 촬영지인 ‘진소’라는 마을과도 지척인 곳이다. 개울을 건너는 다리가 아담해 조금이라도 하천이 범람하면 건널 수 없을 것처럼 보인다.
작다는 것은 인간적이라는 이야기고 인간적이라는 것은 익숙하다는 것이다. 어릴적 시골집에서 느끼던 푸근한 감성을 맛볼 수 있는 아름다운 길이다. 특히 명안마을에서 넘어가는 고갯길에서 밑으로 내려다보이는 제천천의 풍광도 아름답지만 비탈길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산간마을이 이색적이고 매혹적으로 다가왔다. 문득 추운 겨울의 눈이 쌓인 이곳의 풍경은 얼마나 아름다울지 상상해보았다.
▲우리의 첫 번째 목적지인 애련리 마을이 멀리 보인다
▲영화 「박하사탕」을 촬영한 철길 밑을 지나고 있다 / 명암마을 입구 표석 위에 작은 돌탑
▲삼탄이 내려다 보이는 명서리의 고개 마루 / 다릿재로 다시 돌아가던 길에 만난 제단
▲아담한 다리가 정겹기만 하다
회귀
명서리에서 다시 임도로 합류할 수 있는 느릅재까지는 큰 도로를 이용해 7km를 가야 한다. 자연으로 둘러싸인 시간이 멈춘 듯한 곳에서 차가 쌩쌩 다니는 큰길가로 나오니 다시 현실 세계로 돌아온 것만 같은 기분이다. 우리는 정신을 차리고 임도가 있는 곳까지 세차게 페달을 밟아 나갔다. 느릅재에 올라 왼쪽에 골프장 입구가 나오고 조금만 내려가면 오른 편으로 천등산 임도로 들어갈 수 있는 입구가 나온다. 여기서 북으로 달리면 다락재를 거쳐 우리가 출발한 다릿재로 연결된다. 돌아가는 길은 경사면이 급할 줄 알았지만 이 구간도 처음처럼 급사면이 없이 달리기에 큰 부담이 없다. 대신 노면에 잔돌이 많이 깔려있어 약간의 힘 조절을 요했다. 중간중간 갈림길이 나오는데 무조건 왼쪽으로 가면 출발한 다릿재에 도달할 수 있다.
가볼만한 곳
박달재
「울고 넘는 박달재」라는 대중가요로 전국에 널리 알려진 고갯길로 박달 도령과 금봉 낭자의 애달픈 사랑으로 인해 박달재로 불리게 되었다, 사랑의 테마 관광지로 새롭게 탈바꿈하고 있으며, 최근 성각 스님이 공력을 들여 조각한 목굴암과 오백나한상의 전시관이 생겨 불자뿐만 아니라 일반인의 발걸음을 붙잡고 있다.
박달재는 천등산뿐만 아니라 인근에 인등산과 지등산도 함께 있어 天, 地, 人이 모두 갖추어진 유일한 곳이며, 아득한 옛날 우리민족의 시원과 함께 하늘에 천제(天祭)를 올리던 성스러운 곳이다. 박달은 순수한 우리말로 한자 자체가 가진 의미는 없다. 박은 밝다, 크다, 하얗다, 높다, 성스럽다 등의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출처 : 제천시 관광과>
삼탄유원지
삼탄유원지는 시대적 사건의 부침 속에 청춘을 빼앗긴 주인공이 자살을 결심하고 추억의 장소를 찾아오는 영화 [박하사탕]을 촬영한 곳이다. 기차가 지나가는 물가에 둘러앉아 기타를 치며 노래하던 이들 가운데 주인공 영호(설경구)와 순임(문소리)이 있다. 수줍은 눈빛을 주고받던 두 사람이 자갈밭을 걸으며 첫사랑에 빠진다. 오랜 시간이 흘러 삼탄 여울을 취한 듯 걷던 영호가 달려오는 기차를 향해 두 팔을 벌리고 “나 다시 돌아갈래!”라고 외치며 영화는 끝난다.
20년 세월이 흐르는 동안 주인공은 만신창이가 되었지만, 삼탄유원지는 달라진 것이 없다. 영화가 개봉된 2000년과 비교해도 지금의 삼탄유원지는 스크린 속 풍광을 그대로 보여준다. 삼탄역 아래 자리한 천등산캠핑장을 가로질러 물가로 내려가면 스무 살 주인공들의 수수한 모습을 촬영한 돌밭이다. 삼탄 여울이 산태극수태극으로 휘돌아가는 바로 그 자리다. 요란스런 카페, 고기 냄새 풍기는 음식점 대신 고요함이 물가를 감싼다.
주소: 충청북도 충주시 산척면 명서리 488
<출처: 충주시 문화관광과>
코스 참 좋습니다.
코스 파일도 올려주시면 더 좋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