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상훈 코치와 함께하는 다이센 자전거 투어기사
겨울왕국 다이센을 만끽하다
나상훈 코치와 함께하는 다이센 자전거 투어
가까운 나라 일본에 관광이 아닌 스포츠를 즐기러 가는 여행객이 많아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사이클 여행이 가장 대세로 꼽힌다.
매서운 추위가 끝나는 봄에는 아름다운 자연 일본 돗토리현으로 자전거 여행을 떠나보자.
editor 박성용 photo 이성규 rider 나상훈, 박성용
1일차, DBS 크루즈와 함께
4월에 개최되는 “나상훈 코치와 함께하는 다이센 자전거 투어” 코스를 답사하기 위해 일본 돗토리현에 다녀왔다. 전 국가대표 출신 나상훈 코치와 하나투어 관계자들, 일본 현지 여행 가이드가 함께 동행했다. 일본에서 라이딩을 할 수 있는 흔치않은 기회였기에 개인적으로 기대가 컸다. 3박4일 일정이었지만 배편으로 이동하여 실제 라이딩 투어는 이틀간 진행됐다. 첫째날은 동해에서 하나투어 관계자들과 모여 4시에 입국 심사 후 5시 출발하는 동해 DBS 크루즈에 탑승했다. DBS 크루즈 페리 이스턴 드림호는 동해를 출발해 일본 사카이미나토와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을 정기 운항하는 배로 한번에 530명이 탈 수 있을 정도로 넓고 거대하다. 배 안에는 레스토랑, 면세점, 노래방, 나이트클럽 등 놀 거리가 다양하며, 특히 히노키로 만들어진 사우나가 있어 여행길의 피곤함을 풀기에 제격이다. 탑승 후 제일 먼저 자전거부터 실었다. 자전거는 차량 주차 공간에 안전띠로 고정시켜 이동한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필자는 자전거 자물쇠로 한 번 더 고정 시켰다. 출발 전 긴 이동거리를 생각하며 걱정이 앞섰지만 한숨 푹 자고 일어나니 약 15시간의 항해를 마치고 오전 9시 사카이미나토 여객터미널에 도착했다.
2일차, 다이센을 오르다
입국심사대를 통과 후 일본 현지 가이드를 만나 여행간 우리가 이용할 버스에 탑승 후 출발했다. 첫째날 코스는 사카이미나토항에서 가이케온천 해변길을 따라 달려 다이센까지 달리는 약 40km 코스였다. 다이센은 일본의 100대 명산 중 하나로 꼽히는 해발 1709m의 산이다. 요나고에서 다이센을 바라보면 ‘후지산’과 닮았다고 하여 돗토리의 후지산이라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방문한 당일에는 눈이 굉장히 많이 와 아쉽게도 해안도로를 직접 달려보지는 못했고, 대신 차량으로 자전거 코스를 이동하며 촬영이 진행되었다. 실제 투어는 사카이미나토항에서부터 라이딩이 시작된다. 아름다운 해안도로 코스를 달리고 중식은 일본에서 유명한 고기 뷔페 스타미나타로에서 먹었다. 소고기부터 돼지고기, 초밥 등 다양한 일본 음식들을 만났다. 분위기는 한국 고기뷔페와 다를 게 없었지만 다른 점을 찾자면 테이블마다 환풍기가 없다는 점이었다. 중식을 마치고 해안도로를 벗어나 산으로 진입하는 초입에서부터 나상훈 코치와 함께 본격적인 라이딩이 시작됐다. 눈이 많이 왔지만 날씨가 춥지 않은 영상의 날씨로 가벼운 옷차림으로 라이딩을 즐겼다. 필자는 로드바이크를 챙겼고 나상훈 코치는 사이클로크로스를 탔다. 코스는 산 초입부터 계속해서 업힐이 이어졌다. 경사도는 5% 정도로 시작되다 점점 올라갈수록 경사도는 높아졌다. 필자는 업힐 경험이 없고 사이클에 입문한지 얼마 되지 않아 초반부터 지치기 시작했다. 또한 올라가는 동안 눈이 많아 넘어질까 두려운 찰나, 앞서가는 나상훈 코치의 사이클로크로스 자전거가 부러워지기 시작했다.
나상훈 코치는 지친 나를 끌어주고 근육 쓰는 법과 자세를 코치하며 도와주었다. 그가 없었더라면 다이센 정상은 커녕 중간도 못갔을 것이다. 정말 감사했다. 다이센 정상을 향해 올라가다보면 다이센 목장이 나온다. 다이센 목장에서는 요나고시의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다이센 목장은 본래 넓은 초원으로 되어있지만, 겨울에 방문했기에 소나 양떼는 보지 못했다. 날씨가 좋은 봄과 가을에는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와 사진 찍는 곳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올라가는 내내 편백나무 숲을 지나는데 눈이 많이 내려 설경이 정말 아름다웠다. 필자는 지쳐 중간에 끌바를 하며 경치를 즐겼다. 마침내 최종 목적지인 바쿠로자 주차장에 도착했다. 해발고도 780m로 약 18km의 업힐을 올라왔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 했다. 최종목적지에 도착하니 멋지게 눈으로 덮힌 다이센 정상을 볼 수 있었다. 다이센 설경을 배경으로 일행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이날 숙소인 카이케 사이초라쿠 호텔로 이동했다. 카이케 사이초라쿠 호텔은 도심을 벗어나 바다온천 카이케 온천가에 위치한 호텔이다. 또한 돗토리현에서 식사가 제일 맛있기로 유명한 곳이라 한다. 필자가 방문했을 때는 대게가 제철이라 무한리필로 즐겼다. 메뉴는 때마다 바뀌지만 1월에서 2월은 대게를 즐길 수 있다. 식당과 음식은 깔끔하고 고급졌으며 코스요리 못지않은 다양한 메뉴를 맛볼 수 있었다. 또한 1인당 1,700엔을 지불하면 술과 음료를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 식사를 마치고 나상훈 코치와 함께 카이케 온천을 즐겼다. 카이케 온천은 라듐 함유량이 많아 치료온천으로 유명해 신경통, 만성 피부병, 만성 부인병 등에 좋다고 한다. 최근에는 미백효과에도 좋다고 알려져 여성들에게도 인기가 많다. 아쉽게도 노천탕은 없었지만 카이케 온천에서 이날 하루의 지친 몸을 풀었다.
3일차, 전통적인 일본문화를 즐기다
일본 라이딩의 첫날밤이 지나고 아침이 밝았다. 이날은 새벽부터 비가 오기 시작했다. 둘째날 코스는 호텔에서 출발하여 나카우미 호수 코스를 따라 이동하여 마츠에성과 일본식 전통정원인 유시엔, 요괴의 거리 미즈키 시게루 로드를 지나 출발지였던 사카이미나토항으로 돌아가는 코스로 이루어졌다. 기온은 영상 6도로 따뜻했지만 새벽부터 내린 비가 오후까지 이어졌다. 코스의 난이도는 평지에 안전한 코스로 초급자들도 문제없이 즐길 수 있는 약 60km 코스였다. 어제와는 달리 한적한 시골길을 달리며 라이딩이 시작되었다. 이른 아침이라 차량이 많이 보이지 않았다. 마침내 도착한 나카우미 호수는 규모가 커서 바다처럼 느껴졌다. 나카우미 호수는 일본에서 다섯 번째로 넓은 호수이며 염호로 되어있고 바다와도 가까워서 나카우미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나카우미는 석양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마츠에의 신지코 호수와도 이어져 있는 호수이다. 답사한 날은 눈으로 뒤덮인 겨울 풍경이 아름다웠다. 또한 마츠에성으로 이동하는 길의 풍경도 제법 볼만하다. 마츠에성으로 이동하기 전 중식으로 회전 초밥집을 들렀다. 100엔 스시집으로 일본에서 유명한 초밥집이다. 길게는 1시간까지 줄을 선다고 한다. 재밌는 점은 다섯 접시를 먹을 때 마다 자동으로 진행되는 게임을 통해 선물도 얻을 수 있다. 신선도도 높았으며 초밥 이외에 라멘과 덮밥 등 다양한 요리도 즐길 수 있다. 중식을 먹고 다음 장소인 마츠에성으로 이동했다. 마츠에성은 1611년 호리오 요시하루가 5년에 걸쳐 세운 성으로 일본 전국에 12개 밖에 남아있지 않은 천수각이 있어 국가 사적으로도 지정되어있다. 최고층에 올라가면 사방에서 마츠에의 거리를 바라볼 수 있다. 또한 마츠에성을 감싸며 흐르는 호리카와강에서는 유람선도 즐길 수 있다.
마츠에성 주변 관광 후 다시 나카우미 호수 코스를 따라 이동하여 일본식 정원인 유시엔에 도착했다. 유시엔은 돗토리현의 사카이미나토와 시마네현의 마츠에를 이어주는 다이콘시마에 위치해있다. 유시엔의 가장 인상 깊은 점은 모란이다. 현의 꽃으로도 지정된 다이콘시마의 모란은 약 300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프랑스와 네덜란드 등 세계 각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또한 모란관을 마련하여 사계절 내내 모란꽃을 볼 수 있다. 모란관은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정원 디자이너 이시하라 가즈유키가 기획한 작품이라고 한다. 대개의 일본 정원이 그렇듯 정갈하고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다. 구경만으로 마음이 편안해지고 차분해짐을 느꼈다. 모란 뿐만 아니라 소나무도 굉장히 인상깊었다. 그 중에서도 황금소나무가 눈에 띄었으며 노란 잎이 굉장히 아름다워 한참을 눈을 떼지 못했다. 정원의 마지막 코스로 아름다운 유시엔 정원을 바라보며 차를 마실 수 있는 카페 이치보가 있다. 이치보는 다이콘시마 섬의 특산품인 고려인삼 커피를 비롯한 녹차, 주스, 케이크를 즐길 수 있다. 지역이 가진 관광자원을 소중히 아끼는 유시엔 정원의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더불어 자연을 사랑하는 정서가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이 아름다운 정원을 가꾸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갔을지 감히 상상이 되지 않는다. 유시엔 정원 관광 후 미즈키 시게루 로드로 이동했다. 미즈키 시게루 로드는 일본 만화가 미즈키 시게루의 만화에 나온 요괴들의 동상이 세워진 곳이다. 지역마다 전해 내려오는 고유의 설화 속 요괴들을 바탕으로 100종이 넘는 요괴를 만들었다고 한다.
미즈키 시게루의 만화를 본적은 없지만 곳곳에 설치된 요괴 동상들이 굉장히 흉측했다. 거리는 일본 특유의 잔잔하고 깨끗한 느낌의 동네였으며, 만화 속에 나오는 풍경을 실제로 보는 느낌이라 색달랐다. 필자가 방문했을 때는 거리가 공사중이라 구석구석 둘러보지는 못했다.
이렇게 마지막 일정까지 마무리하고 최종목적지인 사카이미나토항으로 이동했다. 사카이미나토항에 도착하여 오후 6시 출국수속 및 승선 후 7시에 동해를 향해 출항하였다.
여행을 마치고
일본으로 휴양을 위한 여행을 간적은 있지만 이렇게 자전거 여행을 떠난 것은 처음이었다. 도쿄와 오사카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전통적인 일본문화를 경험했다. 또한 생소했던 돗토리현의 풍경과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기회여서 굉장히 좋았다. 첫째 날 다이센을 향하는 코스는 어렵고 힘들었지만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코스와 색다른 풍경들이 즐거웠으며, 둘째 날 코스는 초급자들도 쉽게 탈 수 있는 코스여서 나이를 불문하고 즐길 수 있는 투어이다. 소문으로만 듣던 다이센의 설경을 직접 눈앞에서 보고 좋아하는 초밥과 해산물을 원 없이 먹을 수 있어 행복했다. 또한 국가대표 출신 나상훈 코치와 함께할 수 있는 라이딩이기에 더욱 뜻깊은 여행이었다. 여행동안 나를 끌어주며 많은 도움을 준 나상훈 코치에게 감사함을 전한다. 4월에 개최되는 다이센 자전거 투어에서는 어떤 풍경이 맞이할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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