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테오 카시나(파쏘니 CEO) 인터뷰 [더바이크]
interview
Matteo Cassina
마테오 카시나(파쏘니 CEO)
"파쏘니를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영향력 있는 고객이라 생각합니다"
평소에 자전거를 즐겨 타나요?
저는 20년 동안 런던에 살고 있습니다. 저의 또다른 취미는 영국 시골 근방에서 배를 타는 것이기도 합니다. 배를 타지 않는 날에는 보통 주말마다 자전거를 즐겨 타고 있습니다.
요즘은 즈위프트에서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저는 그곳에서 실력이 뛰어난 유저는 아니지만 일주일에 4번정도 꾸준하게 실내 트레이닝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탈리아에서 알프스 산맥과 이어져 있는 산들을 타는 걸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꼬모 호수 근처의 스플러가 패스(Passo dello Spluga;이탈리아와 스위스의 경계를 이루는 고개)는 자전거 타기에 가장 좋은 장소입니다.
파쏘니는 품질과 성능에서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제작에 대한 열정의 원천은 무엇인가요?
6명의 삼촌과 아버지 모두가 매년 자전거, 승마를 즐겨했고,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지로 디탈리아를 항상 시청해 왔습니다. 그러면서 자전거에 대한 열정이 샘솟기 시작했습니다.
아주 어릴 때부터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고, 자전거 안장 위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다가 결국 어린 나이에는 살 수 없었던 파쏘니를 제 돈으로 사고 나서 파쏘니와 사랑에 빠져 버렸습니다.
파쏘니 고유의 기술과 스타일 모두 저에게는 너무나 매력적이었습니다.
아내는 저의 40살 생일에 파쏘니를 선물해주었습니다. 그리고는 지금까지 20년이 넘도록 파쏘니에 대한 애정을 이어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몇 주 후 저는 어린 시절의 꿈을 이루기 위해 파쏘니의 CEO가 되었습니다.
파쏘니가 표현하고자 하는 자전거 문화는?
파쏘니 브랜드를 운영하는데 있어 항상 모든 방면에서의 지속 가능성을 생각합니다. 우리는 이익을 추구하는 단체인 동시에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이 윤리적으로 그리고 도덕적으로 올바른지를 염두에 둡니다. 몇 세대가 지나더라도 2년마다 교체할 필요가 없는 자전거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파쏘니는 사람들이 거실 벽에 걸고 눈으로만 봐도 엄청나게 아름다운 자전거라는 걸 느낄 수 있도록 열정으로 가득 찬 브랜드로 알려지고 싶습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수년 동안 탈 수 있는 자전거를 만들고 싶은 것입니다. 아름답고 오래 지속되며 편안한, 오브제 자체의 소중함이 오래 지속되는 그런 문화가 파쏘니의 핵심입니다. 또한 속도 자체의 퍼포먼스를 위해서 빠르게 주파하거나 무게를 가볍게 만드는 것은 최대한 지양하려고 합니다.
파쏘니를 만들면서 가장 어려웠던 순간과 행복한 순간을 꼽으라면?
급변하는 환경에서 모든 가족 소유 사업체들과 마찬가지로 파쏘니도 매주 어려운 순간에 직면하고는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고의 프레임을 만들자는 일념과, 파쏘니의 자부심과 결단력으로 꾸준하게 전진하고 있습니다. 어려운 순간은 도리어 우리와 밀접한 브랜드들 그리고 앰버서더를 할 정도로 두터운 로열티가 있는 고객들로부터 받는 따뜻하고 친절한 의견이 있기에 극복하고 있습니다.
개발과정에서 가장 큰 어려움이나 에피소드가 있나요?
브랜드 설립자인 루카 파쏘니(Luca Passoni)가 세상을 떠난 뒤 30년 동안 우리는 여러가지 주요 문제에 직면했습니다. 상당한 규모의 경제와 생산 비용 이점(절감)을 가진 극동아시아 시장은 이탈리아 자전거 프레임 빌딩 산업을 폭풍에 몰아 넣었습니다.
이제 거의 모든 브랜드들이 저렴한 비용 투자로 다른 나라에서 프레임을 생산합니다. 제품의 품질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아틀리에(Artelier;파쏘니는 프레임 생산 시설을 아틀리에로 표현) 즉, 이탈리아 현지에서 프레임을 100% 직접 만드는 것을 고집합니다. 고객은 우리에게서 제품 뿐만 아니라 경험과 브랜드 유산을 구매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프레임을 만드는 그 여정을 살펴본다면 파쏘니가 자체적으로 저지른 실수를 경험삼아 직원들과 비즈니스 파트너 및 고객 모두에게 더 나은 회사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파쏘니의 품질 개선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나요?
10년 전 개인적으로 회사에 투자했을 때 파쏘니에서 제작된 프레임의 품질은 흠 잡을 데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변화된 것은 우리가 생산하는 모든 프레임. 즉, 자전거를 우리의 핵심 기업 정체성과 가치에 맞게 유지하려는 우리의 강박적인 태도에 있었습니다.
경험의 퀄리티, 고객의 기대치를 맞추기 위한 관리 및 배송 시간은 우리가 생산하는 제품 만큼이나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 부분에서 큰 진전이 있었습니다. 자전거 업계가 전자 그룹 세트, 디스크 브레이크, 통합 케이블 링과 같은 새로운 기술 솔루션을 수용하기 위한 프레임을 개발하면서 계속 진화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이는 매우 중요합니다.
반면에 파쏘니는 포르쉐 911처럼 생각하고 싶었습니다. 약간의 개선이 조금씩 이루어 지지만 30년 전의 파쏘니는 지금 보아도 바로 파쏘니라고 알아볼 수 있고, 오래된 프레임이라 할지라도 당대에서 모든 부품이 수급 가능할 정도의 선에서 기존의 프레임 기술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당신에게 파쏘니는 어떤 존재인가요?
우리는 파쏘니의 자전거를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영향력이 있는 고객이라고 생각하며, 그들 또한 이를 자랑스럽게 여겨 가족이라는 개념이 내포된 비즈니스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25년 넘게 금융권에서 일을 했더라도 저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전거를 만든 팀의 일원으로 인정 받거나 기억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과거에 파쏘니는 레이스 자전거를 생산하고 업계에서 명성을 얻었으나 지금의 브랜드는 고급 자전거 브랜드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지금의 파쏘니의 위치에 대하여 성공적으로 전환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파쏘니의 브랜드 유산은 레이스에서 비롯되었으며 이를 토대로 파쏘니는 계속해서 성능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파쏘니는 1980년대 후반과 1990년대 초에 펠로톤의 많은 프로 라이더를 위한 자전거를 생산했습니다.
투르 드 프랑스, 지로 디탈리아 그리고 부엘타 에스파냐에서도 여러 스테이지에서 역사에 기록될만한 클라이밍 스테이지에서 여러 차례 우승을 했습니다. 티타늄은 당시 강철보다 훨씬 강하고 가벼운 소재였습니다. 그러다가 카본이 자전거 시장을 변화시켰고, 수년 동안 우리는 더 이상 UCI의 최소 무게에 근접하는 자전거를 생산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10년 동안 두 가지 변화가 있었습니다. 먼저 모든 구성 요소가 진화하고 프레임과 완성차를 구성하는 요소들을 결합하여 UCI 공식 중량 또는 그 이하의 매우 강력한 자전거를 생산할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 변화는 전문 팀을 지원하는 데 필요한 예산입니다. 우승한 팀은 자전거 제조업체로부터 300대 이상의 자전거와 최대 500만 유로의 후원금을 받습니다. 물론 파쏘니로써는 감당하기 힘든 숫자였죠. 그래서 우리는 극소수만을 위한 특별한 자전거를 생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자전거 브랜드들 전체를 피라미드 구조에서 보았을 때 아래로 내려 갈수록 저비용으로 수천 대의 자전거를 생산하는 걸 목표로 합니다. 그 구조에서 발생하는 예산으로 자전거 브랜드가 후원에 참여할 수 있게 되는 구조이죠.
또 다른 비유를 사용하자면 조정 경주를 들 수 있습니다. 누구나 레이저 보트를 타고 경주 할 수 있어야 하지만 아메리카스 컵(America’s Cup;조정 경기)에 사용되는 배들은 최첨단 기술이 응집된 것으로 사실상 참여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파쏘니가 메이저 경기에 후원사로서 참여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레이스 시장을 공략하기 보다는 프로사이클리스트에서 은퇴한 많은 선수들이 파쏘니를 찾게 되는데 이럴 때마다 이들에게 받은 피드백으로 펠로톤의 경험을 토대로 제품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파쏘니의 미래를 상상한다면?
우리는 현재에 매우 만족하고 있으며 현재 하는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비메르카테(Vimercate;이탈리아 밀라노 인근)에 있는 아틀리에에서는 제품의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브랜드의 위치를 낮추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극동아시아 지역에서 생산에 집중하고 있는 브랜드들은 적은 비용으로 많은 자전거를 생산하여 많은 이윤을 남기고 있습니다. 아마도 10배의 매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투자 대비 효율을 많이 따질것입니다. 하지만 파쏘니는 세상에 유일무이한 자전거를 찾는 라이더들이 그 꿈을 실현시킬 수 있는 브랜드라고 자부합니다. 그리고 이는 계속 유지될 브랜드 철학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에는 파쏘니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라이더들이 많습니다.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나요?
저 또한 친구들과 함께 한국으로 가서 시골길과 한강을 달려보고 싶습니다. 라이딩을 워낙 좋아하는 터라 다시 한번 한국을 방문하고 싶네요. 우리의 자전거를 좋아하는 라이더라면 누구나 저와 함께 이탈리아 알프스를 타도록 초대하고 싶습니다.
파쏘니에 친구들과 함께 방문하셔서 파쏘니를 타고 이탈리아의 경치를 보며 행복함을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아뜰리에에서 행복하게 일하고 있는 그 기분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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