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건의 크리스 홀름 디스크 뮤니 [더바이크]
김일건의 크리스 홀름 디스크 뮤니
국내 최고 산악 외발자전거 달인의 바이크
2000년대 초반은 자전거 DVD를 돌려보며 온갖 기술을 섭렵하던 때다. 프리라이딩이 막 확산되면서 캐나다의 걸출한 라이더들이 뱅쿠버 노스쇼어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그때 외발자전거를 가지고 두발자전거도 하기 힘든 기술을 보여준 이가 크리스 홀름(Chris Holm)이다. 서커스에만 보던 외발자전거를 가지고 캐나다의 숲속을 내달리던 그의 모습은 많은 이에게 신선한 충격을 줬다. 점프는 기본이고 아슬아슬하게 바위를 오르내리고, 좁은 다리의 난간을 타고 지나가던 모습은 아직도 생생하다.
1999년에 그는 KHU(Kris Hoim Unicycles)를 설립했다. 외발자전거로 산을 탄다는 자체가 처음 산악자전거를 개척했던 것만큼이나 혁신적인 일이었다. 그는 산을 타기 위해 부품이나 부속을 직접 가공하고 개조했다. 그러다 소수의 하드코어 라이더들에게 고급 외발자전거를 제공하기 위해 회사를 설립하게 된다. 그 회사는 현재 15개 이상의 국가에 딜러망을 가지고 전 세계로 수출되고 있다. KHU는 매출의 1%를 환경보전 지원에 기부하는 회사로 공익에도 힘쓰고 있다.
▲ 1. 크리스 홀름 : 크리스 홀름 크랭크와 디스크 브레이크 2. 특수 안장 : 안장 범퍼와 브레이크 레버에 추가한 손잡이
▲ 3. 프리라이드 림 : 구멍이 뚫려있는 뮤니 프리라이드 림 4. 외발 안장 : 안정감을 위해 푹신하고 길게 설계된 외발자전거용 안장
국내에는 크리스 홀름과 같이 외발자전거로 산을 누비는 이들이 많지는 않다. 대부분 도로를 타는 이다. 아주 독특한 스포츠이기는 하지만 미국이나 캐나다, 프랑스 등 여러나라에서는 생각보다 외발자전거를 즐기는 층이 많다고 한다. 일본만 하더라도 20여 년 전부터 보급이 늘기 시작해 현재는 약2천 명 정도가 외발자전거를 즐긴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외발자전거가 두뇌 발달에 좋다고 하여 초등학생의 95%가 의무로 배우고 있다.
이번에 소개하는 김일건 씨는 국내에서 활약하는 외발자전거 프리라이더다. 산악 외발자전거를 ‘뮤니(Muni, Mountain Unicycle)’라고도 부른다. 국내에는 산악을 타는 외발 라이더는 소수지만 그 중에서 그의 존재는 독보적이다. 얼마 전 추석연휴 기간에는 백두대간 중 하나인 댓대에서 백봉령까지를 무박으로 완주하기까지 했다. 거기다 공중파 방송 출연까지 한 그의 외발자전거 사랑을 듣기 위해 경기도 평택에 있는 부락산 문화공원으로 달려갔다.
외발자전거를 타게 된 동기가 궁금합니다.
외발을 타기 전까지는 산악자전거를 주로 탔어요. 근데 어느 날부터 ‘테니스 엘보우’ 증상이 나타나면서 왼쪽 팔꿈치가 아프기 시작했죠. 특히 산악자전거를 타면서 팔에 힘을 주면 통증이 심해 자전거를 더 탈 수조차 없었어요. 여러 방법을 모색하다가 어느 날 외발자전거를 발견하게 되었고, 팔에 힘을 주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알고 도전을 하게 됐죠. 왼쪽 팔꿈치가 아팠는데 팔을 사용하더라도 오른쪽만 사용하니 전혀 문제가 없었죠.
외발자전거를 가지고 굳이 산에서 타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저는 외발자전거를 사서 조금 연습하자마자 산으로 갔어요. 대부분 도로를 열심히 타다가 산으로 갔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저는 그러지 않았어요. 조금 달리다가 넘어지더라도 산에서 연습을 시작했고 산에서 방법을 터득했지요. 산악자전거를 탔기 때문에 도로에서 타는 것은 생각하지 않았어요.
외발자전거를 처음 탈 때는 누구의 도움이나 가르침을 받은 건가요?
아니요. 처음부터 독학으로 시작을 했어요. 아파트에 사는데 난간을 붙잡고 연습을 했죠. 처음에는 저도 많이 넘어졌어요. 잘 안될 때는 인터넷에 동영상과 글을 보고 참조하기도 하면서요. 아침에 출근하기 전에 20~30분 씩 꾸준히 연습하면서 실력을 늘려나갔죠.
일반자전거와 외발자전거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산을 기준으로 말씀을 드리죠. 일단 일반적인 산길을 가더라도 즐거움에서 차이가 나요. 두발자전거는 특별히 험하거나 어려운 길이 아닌 이상 큰 긴장감을 느낄 수 없어요. 하지만 외발자전거는 항상 긴장을 늦출 수 없죠. 작은 돌이나 나뭇조각 하나하나를 신경 쓰면서 달려야 합니다. 올라가는 것도 힘들지만 내려가는 것도 굉장히 힘들어요. 모든 길이 하나같이 새롭고 스릴로 다가오죠. 외발자전거를 타다가 일반자전거를 타면 심심해서 못타요.
일반자전거와 같이 라이딩이 가능한가요?
일반자전거하고 라이딩을 할 경우도 있지만 장거리나 투어 같은 경우에는 확실히 속도 면에서 불리해서 같이 가기는 힘듭니다. 그래서 속도가 비슷한 산악회 사람들과 같이 장거리 투어에 많이 나섭니다. 평균 속도가 비슷하거든요. 얼마 전 갔다 온 백두대간 코스도 산악회와 같이 다녀왔어요. 그리고 외발자전거를 타면서 좋은 점 중에 하나는 등산객들과의 마찰이 적다는 점입니다. 아무래도 속도가 느리고 부피가 작다보니 동네 산을 타더라도 불평을 들어 본적이 거의 없네요.
산악 외발자전거인 뮤니를 즐기고 싶은 분들을 위한 팁을 좀 알려주세요.
뮤니도 바퀴 사이즈별로 24인치와 27.5인치, 29인치 등등 다양합니다. 처음 시작하기에는 24인치가 적당해요. 컨트롤하기 쉽고, 실수를 하더라도 다칠 확률이 적은 편이에요. 저는 3가지 사이즈를 모두 가지고 있는데 주로 27.5인치 휠을 많이 사용하는 편이죠. 29인치 같은 경우에는 넓은 임도나 도로에서 달리기 편하죠. 그리고 외발자전거 같은 경우에는 서스펜션이 없기 때문에 타이어의 공기압이 중요해요. 특히 산에서 충격흡수와 접지력 향상을 위해서는 항상 공기압에 신경을 쓰는 편이죠. 저 같은 경우는 20psi 전후를 사용합니다.
스펙
프레임 7005 T6 알루미늄 프레임
크랭크 KH Spirit Double hole 크랭크, 127/150mm
림 KH 27.5” Freeride Rim, 55mm 와이드 이중림
브레이크 180mm 시마노 유압 디스크 브레이크
타이어 Duro Crux 27.5 x 3.25 inch 타이어
가격 91만원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