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을 향한 독주, 장경구
전국 체전이 끝나고 투르 드 하이난 등의 해외 대회 일정이 잡혀 있었다. 하지만 허리가 좋지 않아 집에서 근력운동과 재활 치료를 받으면서 쉬고 있다. 최근에는 가족과 평창으로 여행도 다녀왔고 내년을 위해 치료에 전념하고 있다.
빙상선수 시절부터 오랜 시간 동안 한 자세로 있어 허리가 좋지 않았다. 꼬리뼈 위의 척추 2개가 썩어 수분이 없다고 한다. 되도록 병원에 의지 하지 않고 스트레칭과 운동을 하고 있다. 하루에 끝나는 레이스는 그나마 괜찮지만 투르 드 코리아처럼 장기간 레이스는 서너 스테이지를 뛰면 고통이 서서히 올라온다. 완치를 하려면 다른 뼈로 교체를 해야 한다. 하지만 이 경우는 선수생활을 접어야 할 수도 있기에 수분 주사를 맞으면서 재활 치료를 받고 있다. 스포츠전문병원에서는 수술이 아닌 시술을 하라고 하는데 그것도 한계가 있어 결정을 미루고 있다.
강원체고 고등학교 3학년 때 빙상 선수들과 사이클 선수들이 함께 훈련을 할 기회가 있었다. 그 당시 나를 포함한 빙상 선수들은 입문용 사이클에 평페달을 달고 나왔으며 훈련 도중 사이클 선수들을 언덕에서 모두 추월했다. 그랬더니 지켜보시던 사이클 감독님께서 사이클 도로독주 대회에 한번 참가를 해보라는 권유를 했다. 그래서 참가를 하게 되었고 좋은 성적을 냈다. 그 당시 빙상선수였지만 사이클 자체에 흥미가 있었고 재미를 느꼈다. 추후에 서울시청 감독님의 눈에 띄면서 스카웃 제의가 들어와 사이클 쪽으로 옮기게 되었다. 자전거도 이때부터 처음 배우기 시작했으며 여름에는 사이클 대회를, 겨울에는 빙상 대회를 참가했다. 빙상이냐? 사이클이냐? 두 종목을 놓고 결정은 쉽지 않았다. 언젠가는 한종목을 결정을 해야 할 시기가 왔고 결국 사이클로 모든 것을 전향했다. 그 이유는 사이클에는 경륜과 상무 그리고 아시안게임등 다양한 분야가 있어 보다 비전이 밝다고 생각했다. 빙상은 현재 좋은 성적을 내고 있지만 당시에는 여건이 좋지 않았고 10명 가운데 1명만 잘될 정도였다. 빙상 전국 체전 3관왕을 차지하기도 했지만 여러 가지를 생각하고 판단한 것이기에 후회는 없다.
집안이 빙상선수 출신이다. 아버지도 빙상 선수출신이고 삼촌도 현재 울산에서 빙상코치를 하고 있다. 유치원 때부터 시작한 빙상은 고등학교 3학년 때까지 하게 되었다. 그 덕분에 체력과 자신감은 누구보다 자신 있다. 사이클 입문당시 부족했던 부분은 페달링과 스킬 그리고 게임운영이었다. 나름대로 부족한 점을 보완하려고 자전거에 오르는 시간을 많이 늘렸다. 다른 선수들과는 달리 체력운동이랑 웨이트트레이닝을 중요시했고 산길을 많이 달리면서 내 나름대로의 훈련을 했다. 작년 겨울에는 자전거보다는 주로 빙상에서 훈련을 하면서 빙상선수들 스케줄을 소화해냈다. 그리고 1월부터 사이클로 옮겨 훈련했다. 이러한 훈련이 많은 도움이 되었고 체력도 많이 늘었다.
우리팀은 2002년 1월 창단돼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했으며 2010년에 입단했다. 김정환 감독님은 아들처럼 잘 챙겨주시며 팀 운동때나 혼자 운동할 때에도 믿고 지원해주신다. 팀원 대부분이 연령대가 비슷해서 선후배 관계보다 친구 같은 분위기 속에서 지내고 있다. 단합도 잘 되고 각자 열심히 목표를 향해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우리 팀은 앞으로도 계속 강해지고 있으며 지금도 대한민국 사이클 발전을 위해 열심히 땀을 흘리고 있다.
2012년 투르 드 코리아에서 스테이지 2에서 KOM(King of Mountain)을 차지하면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스테이지 3에서 다른 선수들과 엉키면서 낙차를 하였고 중반까지 KOM 2~3등을 유지했다. 결과는 베스트 영라이더 개인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내년에는 개인종합 우승인 옐로우 저지도 노리고 있다. 기대해 달라.
원래 주 종목은 도로시합이었고 트랙시합에는 쟁쟁한 선수들이 많아 부담감도 많이 들었었다. 하지만 트랙을 타면서 도로와는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도로시합은 150km의 긴 거리에 비해 트랙은 한 바퀴에 4km를 12바퀴 도는 짧은 코스여서 부담감도 없었고 과거에 빙상을 했던 경험으로 인해 긴장감도 적었다. 오히려 즐기면서 타서 그런지 기량이 계속 올라가고 승승장구 했다. 덕분에 트랙에서 장선재 선수처럼 강한 선수들과 붙어도 주눅 들지 않고 최선을 다한 결과 1등을 할 수 있었다.
전날 있었던 45km 도로독주를 완주하고 피로가 풀리기도 전에 다음날 도로시합 150km를 소화해냈다. 출발하자마자 허리를 비롯해 몸이 너무 아파서 좋은 성적은 내기 힘들겠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내 스타일대로 어택을 시도하지 않고 펠로톤과 함께 달리면서 힘을 안배했다. 이후 반환지점에서 유턴하는 순간 아픔이 사라지면서 몸이 풀리기 시작했다. 다른 선수들이 지칠 때쯤 몸이 올라오기에 계속 인터벌하면서 많은 선수들과 전쟁을 치렀다. 나중에는 혼자만 남게 되었고 약 25km의 거리를 혼자 독주로 골인했다.
전국체전에서 좋은 결과를 내는 것은 본인이 소속된 지역이나 팀에게 중요할 것이다. 하지만 아시아 선수권이나 세계선수권에 진출하여 포인트를 쌓고 세계대회에 출전하여 이름 알리고 외국팀에도 진출을 하는 것이 나에게는 중요하다. 하지만 대부분은 전국체전에서 메달을 획득해야 연봉도 올라가고 진급도 된다고 생각한다. UCI에서 많이 타본 결과 우리나라 선수들은 절대 외국선수들보다 약하지 않다. 선수들을 지원해줄만한 큰 스폰서가 없기 때문에 외국에서도 받아주지 않으며 굳이 자국선수를 챙기지 아시아 선수를 스카웃하지는 않는다. 최근 구성은 선수가 해외 프로팀에 1호로 입단한 것처럼 국내선수들도 앞으로는 더 많이 진출하여 대한민국의 위상을 세계에 떨칠 날이 올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홍보와 교류라고 생각한다. 최근 사이클을 타는 동호인들을 보면 놀라웠다. 사이클 선수들 보다 훈련에 관련된 지식도 많았고 가끔씩 시합을 하는 것을 보면서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앞으로 사이클 문화가 발전하려면 동호인들과 사이클 선수들이 함께 교류하면서 정보를 공유한다면 많이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UCI에서는 SRM 파워미터로 훈련을 했다. 국내에서 SRM 파워미터를 구입하려고 하니 배터리 교체 시에 독일 본사로 보내야 되는 번거로움이 있어 올해 3월부터 팀에서 지원해준 파워2맥스 로터 크랭크를 장착하여 사용하고 있다. 파워2맥스는 배터리 교체도 쉽고 파워도 SRM과 큰 오차가 없다. 초반에는 파워훈련이 적응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꾸준히 훈련을 하면서 나만의 데이터가 쌓이고 쌓이다보니 분석도 할 수 있게 되었고 사용하기 전보다 실력도 많이 향상되었다. 혼자 훈련을 할 수 있었던 것도 파워미터 훈련 덕분이다.
둘 다 좋아한다. 하지만 공효석 선수만큼 언덕을 잘 타는 것도 아니고 박성백 선수처럼 스프린트를 잘하는 것도 아니다. 어떻게 보면 올라운드같지만 주로 브레이크어웨이를 하는 그룹에 있다가 도망가면서 펠로톤을 조각내는 독주스타일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최대한 선수 생활을 오래하고 싶다. 욕심일 수도 있고 꿈일 수도 있겠지만 2년 뒤에 있을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장선재 선수처럼 도로시합과 트랙시합에서 금메달을 획득하여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다. 그리고 2016년 브라질 올림픽에서 사이클 종목으로 출전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래서 꼭 대한민국에도 위협적인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는 선수가 있다는 것을 세계에 알리고 싶다.
올해 사이클 쪽에서는 좋지 않은 일들도 많았고 좋은 일도 많이 있었다. 하지만 저녁이 오면 아침이 오듯 비가 내리면 해가 뜨듯 앞으로는 사이클 쪽에도 좋은 소식이 들려올 것이다. 얼마 남지 않은 2012년 잘 마무리하고 안전하게 사이클을 즐기기 바란다. 그리고 사이클 시장이 좀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동호인들과 선수들과의 교류도 활발하게 잘 되었으면 한다. 앞으로 국내 사이클 선수들이 힘을 낼 수 있도록 뜨거운 응원과 격려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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