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현 - 자전거 타는 미스코리아 [더바이크]
백지현
자전거 타는 미스코리아
아무리 자전거의 장점을 이야기해도 우리 주변의 아름다운 여인들은 자전거를 잘 타지 않는다. 하얀 피부와 쭉 뻗은 다리에게 자전거 운동은 좋지 않다는 이유를 들어서 말이다. 하지만 이번에 소개하는 그녀의 얘기를 들으면 생각이 달라질지도 모르겠다. 국내 최고의 미인이라고 일컫는 미스코리아와 미스 유니버스 모두를 거머쥔 그녀는 자전거가 최고의 운동이라고 말한다.
글 배경진 사진 이성규 도움 정형래(싱크웨이), 대진인터내셔널
인적이 드문 새벽에 한강변. 한 젊은 여인이 자전거를 끌고 터벅터벅 걷고 있었다. 한참을 걸은 후 그녀가 당도한 곳은 반포에 위치한 자전거 공방. 우연인지 필연인지 그곳에는 공방 주인이 늦게까지 가게를 정리하고 있었다. 공방 앞에서 종종 걸음으로 가계를 살피던 그녀가 안으로 들어갔다. 너무도 늦은 시각에 한 묘령의 여인이 가게에 나타나자 주인은 처음에는 흠칫 놀랐으나 이내 정신을 차리고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녀가 한 첫마디.
“저기... 자전거 펑크 좀 때울 수 있을까요?”
현재 자전거에 푹 빠져 지낸다는 미스코리아 백지현. 그녀가 본격적으로 자전거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남다르다. 새벽에 자전거를 타러 나갔다가 한강변에서 펑크가 났고, 우연히 한강 자전거공방에 남아있던 정형래 대표를 만난 것이 계기가 되었다. 그 시각에 자전거를 탄다는 것도 흔치않은 일이지만 그날 새벽까지 공방에 불이 켜있던 것도 우연의 일치다. 너무 늦은 시각이라 다음날 수리를 약속하고 택시를 태워 귀가 시켰다는 정 대표는 다음날 그녀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한다.
“자네, 자전거 좀 타볼 생각 없나?”
정 대표의 제안을 흔쾌히 수락한 그녀는 그날부터 본격적인 로드바이크와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미스코리아 미 출신에 미스 유니버스 코리아 대표까지 한 그녀는 이런 인연이 있기 전부터 자전거를 사랑하고 애용하고 있다고 한다. 시내 곳곳을 자전거를 이용해 돌아다니며 비즈니스부터 친구들과의 만남까지 자전거를 활용한단다. 젊은 남자도 무서운 새벽에 자전거를 타고, 먹기 위해 평상시 자전거를 열심히 탄다는 그녀. 우리가 방송이나 먼 벌치에서나 구경해야했던 딴 세상 공주가 바로 우리 곁에 다가선 느낌이다. 그녀를 좀 더 알아보기 위해 난지한강공원에서 인터뷰를 잡았다.
미스코리아에 나가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처음에는 미스코리아에 대한 꿈이 없는 평범한 대학생이었어요. 제가 액세서리를 좋아해서 액세서리 숍에서 일한 적이 있는데 그 당시 제가 예쁘다는 소문을 들은 어느 미용실 원장님이 저에게 연락을 해서 미스코리아에 도전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추천했었습니다. 세 네 번 정도 거절을 하다가 원장님의 설득 끝에 미용실을 방문했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수영복을 입히고 저를 찬찬히 훑어보시더니 이번년도 미스코리아는 너라며 계속 추천하셔서 결국 나가게 되었어요. 출전을 결심하고 나서는 우승보다는 즐기고 오자라는 생각으로 임했습니다.
미스코리아를 거쳐 미스 유니버스 대회까지 나가서 우승을 하셨죠?
미스 유니버스에는 미스코리아 진선미 중에서 진만 나갈 수 있었어요. 저는 진선미 중 미였기 때문에 원래 미스 유니버스 세계대회에 나갈 수가 없었죠. 그런데 룰이 바뀌어서 미스 유니버스 코리아 대회가 별도로 열리게 됐어요. 그래서 다시 도전하게 되었고 300명 중 최종 1위를 차지하며 미스 유니버스에 참가할 수 있었습니다. 미스 유니버스에 참가하려면 다양한 외국어부터 시작해서 외국의 문화나 정치에 대해서도 잘 알아야 해요. 외모뿐만 아니라 인품이나 다양한 재능 등을 많이 평가합니다.
직접 참가하니 기존에 미스코리아에 대해 가졌던 생각과 다르던가요?
세상에는 여성들이 말할 수 있는 공간이 많이 없는데 미스코리아 대회는 여성들이 자유롭고 자신감 있게 말할 수 있는 대회여서 좋았어요. 아직 미스코리아 대회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는 것을 압니다. 하지만 참가하면서 여성으로서 자부심을 느꼈고 미스 유니버스에 한국 대표로 나가게 되어 정말 영광스러웠습니다. 또한 다양한 나라의 외국인 친구들을 사귀게 된 것이 좋았습니다.
자전거는 언제부터 타게 되었는지요?
자전거를 탄 지는 2년 7개월 정도 되었고 타게 된 이유는 몸매 관리를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원래는 실내 사이클을 주로 탔었는데 어느 순간 실내 운동의 지루함을 느껴서 경치를 즐길 수 있는 실외 자전거로 바꾸게 되었습니다. 바쁜 스케줄로 주로 밤에 운동을 하는데 달리기나 조깅은 위험한 상황에서 도망가기 어렵지만 자전거를 타면 위협을 당해도 빨리 도망갈 수 있다는 안전함이 있어서 좋은 것 같습니다.
본격적으로 로드바이크를 시작했다고 들었는데요. 어떤가요?
처음에는 서울시 따릉이로 자전거를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따릉이가 비용에 대한 부담이 없어서 타기 시작했는데 1년을 넘게 타보니 오히려 자전거를 그냥 한 대 구입하는 게 더 저렴하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일반 시티바이크를 구입하게 되었는데 따릉이 보다 더 잘나가고 가벼워서 너무 좋았습니다. 저 때문에 주위 친구들도 10명 넘게 자전거를 구입했어요. 그리고 우연한 기회에 정형래 대표님을 만나게 되어 로드바이크를 타게 되었는데 자전거를 단계단계 밟아 올라갈수록 자전거의 맛을 더 알게 되었습니다.
평상시에도 자전거를 많이 이용하시나요?
화장품을 들고 다니면서 화장을 고치더라도 자전거를 타고 미팅에 다니는 편입니다. 또한 먹고 싶은 게 있으면 맛있게 먹은 뒤 자전거 타고 이동하며 살을 빼자는 주의에요.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몸매 관리도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고 스트레스를 받을 때 자전거를 타면 해소가 되어 좋습니다. 또한 사람들의 시선을 받는 것도 나쁘지 않더라고요. 우아한 옷을 입고 자전거를 타고 지나갈 때 느껴지는 시선을 즐깁니다.
여자들은 다리가 굵어진다고 자전거를 타기 싫어하는 분들이 많던데요?
자전거를 타면 정말 몸매가 섹시해집니다. 저도 옛날에는 젓가락 같은 얇은 다리였는데 자전거를 탄 후로 체형이 정말 예쁘게 변했어요. 또한 몸매 탄력과 힙업에 정말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모든 여성의 로망인 섹시한 체형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리고 로드바이크 타시는 분들을 보면 왜 허리를 구부리고 타는지 이해가 안 됐는데 직접 타보니 배에 힘이 들어가서 복근에 도움이 되더라고요. 저의 가장 큰 고민이 다이어트와 복근이었는데 자전거를 탄 후로 그 고민을 해결할 수 있었어요.
자전거 쪽에서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알려주세요
안전하게 라이딩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일상 속에서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레저운동으로 계속 타고 싶습니다. 또한 초보자에 머무르기보다는 앞으로 더 열심히 배워서 다른 동호회 분들처럼 자전거대회에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백지현 (Baek Ji Hyun)
•2018 미스 유니버스 코리아 우승, 미스 유니버스 출전
•2017 계명대학교 성악 졸업, 각종 모델로 활동
•2016 OMC 헤어월드올림픽 한국국가대표 모델 선정
•2015 미스코리아 중국 선발대회 심사위원 및 패션쇼와 성악 공연
•2014 미스코리아 대구 미, 미스코리아 미
•2013 계명대학교 성악과 입학, 국토대장정 완주
•2012 한음 음악 콩쿨 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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