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의 과학 [더바이크]
휠의 과학
큰 바퀴가 항상 더 빠를까?
아니면 큰 앞바퀴와 작은 뒷바퀴 세팅이 더 빠를까?
글 윌 소프트 사진 앤디 로이드
너무 다양한 휠들로 시장이 복잡해지고 있다. 이는 케이스 본트래거가 2009년 69er을 선보인 이후로 시작되었다. 앞은 29인치 뒤는 26인치를 사용한 모델이었다. 스페셜라이즈드는 앞 26, 뒤 24인치를 빅 히트에 적용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650b 휠이 나타난 후에야 브랜드들은 본격적으로 휠의 대혼란 시대를 맞이한다. 포즈, 라이트빌 지오메트론 같은 브랜드들이 휠을 섞어 사용한다. 주파력을 위해 29인치를 사용하기도 하고 구름저항을 위해 650b를 섞어 사용하기도 한다.
새로운 법칙
레이싱 계에서는 UCI가 휠과 관련된 규칙을 제정한다. UCI는 앞뒤가 같은 사이즈를 사용할 것을 권장하는데 이는 벨로드롬에서 앞을 작은 휠로 하여 부정한 에어로 효과를 보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다. 월드컵 다운힐 팀은 이런 규칙은 오프로드에는 해당이 없다며 논쟁을 벌이기도 했었다. 올해 이런 논쟁이 있으면서 레이스 트랙에서 실제 효과에 대한 논의 또한 이어졌다. 마틴 매즈가 결과를 내기 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엔듀로 월드시리즈의 개막 라운드에서 그는 앞뒤가 다른 GT 포스를 선보였다. 핀 아일즈, 조지 브래니건이 크랭크웍스에서 2, 3위를 차지했다. 슬로베니아의 월드컵 첫 라운드에서는 로익 브루니가 우승했고 대니 하트는 2위를 했다. 휠을 섞어 사용하면 어떤 효과가 있는지 알아보자.
▲초단위로 정확한 테스트를 진행한다. 모조 라이징의 크리스 포터, 그는 다양한 실험, 비대칭 자전거를 적용하는데 거리낌이 없다.
대칭? 비대칭?
이것은 결과가 말해주고 있다. 특히나 레이싱에서는 사소한 부분까지도 날카롭게 가다듬어야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자전거들이 우리 같은 아마추어 라이더에게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도 알아보아야 한다. 경기와 우리가 즐기는 라이딩에서는 환경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립 큰 휠은 보다 좋은 그립을 제공한다. 타이어의 접촉면이 넓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장애물을 만나도 보다 그립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준다. 그런 면에서 29인치가 가장 좋은 주파력을 가지고 있다. 650b보다 조금 무겁지만 보다 유연성 있게 대응할 수 있다.
드리프팅 29인치 앞 타이어는 보다 좋은 그립을 유지한다. 뒤에 650b를 사용하면 상대적으로 650b의 뒤쪽이 먼저 드리프트로 미끄러지기 시작하며, 의도 이상으로 많이 꺾이는 ‘오버스티어’나 바퀴가 옆으로 미끄러지는 ‘드리프트’를 만들어낸다. 이는 상대적으로 코너링시 차체를 바로잡게 하는 ‘카운터 스티어링’이 유리해진다. 당연히 앞이 그립을 잃고 핸들을 꺾은 각도에 비해 차체가 덜 도는 특성인 ‘언더스티어’를 만들어내는 상황보다 훨씬 안정감이 있다. 보다 컨트롤이 좋아지는 효과를 기대할만하다.
범 통과 29인치 뒷바퀴로 범을 통과하면 뒤쪽에 1.5인치의 클리어런스가 줄어든다. 이는 타이어에 따라 차등이 있을 수는 있다. 많지는 않지만 키가 작은 라이더에게는 다소 부담이 될 수도 있는 부분. 특히나 타이트한 코너에서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개발 시기 아직 규모가 작은 브랜드나 팀에서는 29인치 포크는 있지만 완전한 29인치 스펙을 갖추지 못한 팀들이 있을 수 있다. 그리고 핀 아일즈와 로익 브루니 같은 선수들이 29인지 모델이 있음에도 포트 윌리엄 월드컵에서 이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보다 뒤를 짧게 하고 앞을 29인치로 사용한 것이다. GT가 29인치 포스 엔듀로 바이크를 출시하는 시점에, 마틴 매즈가 어떤 자전거를 선택하는지 지켜보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지오메트리 29인치 모델이 개발되는 시점의 초기 모델은 높은 BB, 가파른 헤드각 등 형편없는 지오메트리를 가지고 있었다. 쇽의 하드웨어에 옵셋을 주어 해결하고, 가능한 자전거의 헤드각을 눕히고 있지만 이는 충분하지 않다. 650b 뒷바퀴는 동일 조건에서 BB를 13mm 낮추어주고 헤드각도 1.5도 정도 눕힐 수 있다. 물론 홈 미캐닉으로는 어려운 일이지만 엔듀로 월드 시리즈나 다운힐 월드컵에서는 고려해볼만 할일. 왜 그들이 휠을 섞어 사용하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트래블 다운힐 제조사에게 29인치를 뒤에 적용하면서 200mm의 트래블을 만드는 것은 어려운 일. 하지만 650b의 경우 코멘셜 슈프림은 220mm의 트래블을 보인다. 동일 디자인의 29인치 보다 20mm 긴 트래블이다.
▲우리는 다운힐 트랙을 3가지 구간으로 나누어 테스트했다.
널디의 분석
앞뒤가 다른 자전거의 장단점을 더 파고들자면, 몇 가지 괴상한 물리학적 이유들도 있다. 일단 질량 중심과 관련하여 프론트 액슬 높이를 살펴보자. 앞바퀴가 자전거를 멈추게 하는 물체에 부딪히면 자전거의 질량은 프론트 액슬 주위를 빙빙 돌면서 앞바퀴를 나아가게 한다. 이때 앞바퀴가 빙글빙글 돌면서 라이더를 핸들바 위로 던질 수도 있다. 29인치 프론트 휠이 장착된 자전거에서 프론트 액슬은 지면에서 약 14.5인치 떨어져 있다. 리어 휠이 650b인 경우, 카세트, 리어 허브 및 리어 브레이크는 최대 높이가 13.75인치(650b 휠 직경의 절반)로 프론트 액슬 높이보다 0.75인치 이상 아래에 위치한다. 이론적으로 자전거의 중심이 프론트 액슬보다 아래로 낮추면 프론트 액슬이 아닌, 프론트 휠 아래의 하단(지면)을 향하기 때문에 더 큰 안정성을 가진 자전거가 만들어진다. 즉 하단으로 힘이 전해지기에 핸들바를 넘어가면서 넘어질 일이 없고, 소위 풍차를 도는 효과가 줄어들고 안정감이 향상된다. 또한 서스펜션이 보다 효율적으로 작동하도록 도와준다.
이런 분석 말고, 그저 단순하게 말하자면 비대칭 휠은 독특한 움직임을 보인다. 이 이론은 바퀴의 관성이 자이로스코픽 효과를 발생시킨다는 것을 시사하는데 이 효과는 코너링할 때 느낀다. 앞바퀴의 자리가 커지기에 코너링이 보다 안정적이다. 회전체의 질량이 바깥쪽에 있기에 보다 회전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상대적으로 작은 사이즈의 뒷바퀴는 타이트한 코너에서 컨트롤이 용이하다. 아마도 라이더들이 앞뒤 휠에 차이를 두는 주된 요인일 것이다.
▲ 안쪽 코너일 때 650b 뒷바퀴는 언더스티어를 줄여주고 한계에 가깝게 가도록 만들어준다.
▲ 시트스테이의 칩을 이용해 지오메트리를 동일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 핸들바에 설치한 스톱워치로 테스트를 확인했다
▲ 뒷바퀴 사이즈를 다르게 한 자전거가 다루기 쉬웠다.
본격적인 테스트
앞은 29, 뒤는 650b를 장착한 자전거를 본격적으로 테스트해본다. 어쩌면 공정한 테스트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BB 높이나 헤드각 등 자전거의 지오메트리가 근본적으로 변경되기에 완전히 1:1 대응하는 테스트라고 할 수는 없다. 테스트를 위해 신중한 검토를 했다. 모조 라이징의 크리스 포터가 설계하고, 독일의 니콜라이가 제작한 지오메트론 G1을 선택하였다. 이 자전거는 시트스테이를 조절하여 BB 높이를 변경할 수 있기에 이 자전거를 선택하게 되었다. 뒷바퀴의 크기를 변경하여도 지오메트리는 거의 동일하게 테스트할 수 있다. 또한 크리스는 앞뒤 휠 크기가 다른 자전거를 많이 시험해보았기에 도움이 되었다. 자전거 업계에서 그보다 많은 테스트를 경험한 이는 없을 것이다. 우리는 대부분의 테스트를 사우스 웨일즈의 클래식 코스 중 하나인 Y 미니드에서 실시했다. 이 곳은 90년대 드래곤 다운힐 시리즈의 코스였으며, 이번 테스트를 진행함에 있어 거의 완벽한 지형을 갖춘 곳이다. 우리는 트랙을 3가지 부분으로 나누었다. 첫 번째는 길고 바위가 있는 저속의 코너, 두 번째 구간은 플로우 트랙으로 타이트하게 나무 뿌리구간이 있는 곳, 마지막 구간은 오픈된 곳으로 매우 고속의 코스, 드롭이 널려있는 곳이다. 레이스 레벨의 타이밍 시스템을 사용해 각각의 셋업에 3회를 실시하였다. 그리고 다음날 스완지의 크라인 골짜기 숲에 있는 트레일 센터에서 테스트를 하였다. 우리가 선택한 트랙은 메인 루트의 일부로 약간의 점프와 부드러운 범이 있는 블루/레드 등급의 코스였다. 속도 유지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알아보았다.
라이딩의 느낌
첫인상의 중요성이 과소평가 되는 경우가 있다. 라이더는 자전거를 타면서 그에 맞추어 라이딩 방법을 조정한다. 그래서 우리는 G1을 2주 정도 타면서 시간을 보냈고 그동안 두개의 뒷바퀴로 실험을 하였다. 일반적으로 650b 다운힐 자전거와 29인치 트레일 바이크를 타왔기에 큰 문제는 없었다. 휠을 바꾸고 나머지 세팅에 익숙해질 때 점점 페이스를 높였다. 트랙에서 6번 정도를 풀페이스로 끌어올려 달리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650b의 휠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코너 중반부의 반응이었다. 자전거를 급하게 돌리고 카운터 스티어링으로 출구를 탈출할 때의 주는 쾌감이 상당했다. 29인치는 다소 밀리면서 뒤 브레이킹을 조금 더 강하게 해야 했다. 불안정한 바위구간은 29인치에서 약간의 언더스티어의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앞쪽은 조금 불안했지만 뒷바퀴 사이즈를 줄이고 나니 예측 가능한 미끄러짐으로 오버스티어링이 가능했다. 그리고 보다 그립을 활용할 수 있었다.
거칠고 바위가 많은 직선 구간에서는 풀 29인치 세팅이 최고 속도까지 가속은 느리지만 모멘텀이 뛰어나 속도유지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였다. 제동에서는 뒷부분이 낮아진 세팅의 650b 휠 적용이 보다 속도를 줄이는데 효율적이었다. 플로우 싱글트랙에서 29인치는 편하지만 방향전환이 조금 느렸고, 650b는 반대로 신속한 방향 전환이 가능했다. 큰 점프에서의 컨트롤도 650b 세팅이 더 쉬웠다. 보다 뒤를 다루기 용이했다.
그래서, 뭐가 더 빨라?
시간은 촉박했지만 확실한 결과를 낼 수 있었다. 29인치 바이크는 다운힐 트랙에서 0.5% 정도 빨랐고 앞뒤 사이즈를 다르게 한 설정은 트레일 센터에서 1% 정도 빨랐다. 거친 지형에서 29인치는 보다 좋은 주파력을 가지고 있으며, 구불구불한 코너에서 650b의 뒷바퀴는 보다 민첩한 움직임을 보여준 것으로 보인다. 물론 라이딩 스타일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 앞뒤 바퀴의 사이즈가 다른 편이 종합적으로는 좋은 모습을 보였다. 키가 180에 가까운 경우 뒷바퀴의 여유 공간이 자전거를 컨트롤 하는데 도움을 주었고, 보다 자신감 있게 달리도록 만들어주었다. 가장 빠른 셋업은 라이딩 스타일과 코스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할 수 있겠다. 이것이 엔듀로 월드 시리즈와 다운힐에서 라이더들마다 다른 세팅을 하는 이유이다.
윌 소프(Will Soffe)는 누구?
윌은 12세부터 산악자전거 라이딩을 해왔으며 지금은 엘리트 다운힐 레이서이다. 그는 월드컵 레이싱을 경험하였으며 2014년 몽생탄(Mont-Sainte-Anne)에서 트랙 팩토리 레이싱 팀 소속 미캐닉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보다 최근에는 모조 서스펜션에서 일하며 비대칭 휠에 대한 연구를 이어나가고 있다. 브리티시 사이클링의 코치이기도 한 그는 당연히 자전거의 기술면에서는 최고의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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