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산악자전거의 바로미터, 환타시아 G 팀 에디션 [더바이크]
국산 산악자전거의 바로미터
환타시아 G 팀 에디션
엘파마에서 오랜 세월동안 한국인의 체형을 분석하고 프로 선수를 통하여 데이터를 축적하였다. 그 결과 공격적인 라이딩과 밸런스가 좋은 환타시아 G를 탄생시켰다.
시승&글 박철우 사진 정해천
2003 년부터 2005년 까지 3년동안 필자는 엘파마에서 기함급 자전거를 풍족하게 지원을 받아 선수생활을 했었다. 당시 고등부 선수는 국산 자전거를 타야 한다는 규정이 있어 엘파마를 선택했었다. 당시 운 좋게도 고등부 3년동안 유니폼과 부품 등을 부족함 없이 지원을 받아 운동을 했다. 오래전 엘파마의 기함급 프레임의 재질은 스칸디움이었고 희귀광물과 알루미늄을 섞어 만든 프레임은 당시 매우 비싼 가격이었다. 그 당시 프레임은 매우 가볍고 강성도 좋아 공격적인 라이딩이 가능했다. 사실 지금이라도 스칸디움 프레임이 나온다면 소장용으로 구매할 용의가 있을 정도로 필자에게는 많은 의미가 있던 프레임이었다. 10년이 지난 2016년 지금의 엘파마는 매우 눈부신 성장을 했다. 기함급 자전거는 이제 스칸디움이 아닌 카본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번 테스트 라이딩은 10년이라는 시간동안 엘파마가 얼마큼 발전을 했는지 알 수 있는 기회였다. 이번 자전거는 엘파마 환타시아의 가장 상위 모델 G 팀 에디션으로 우면산에서 테스트를 진행했다.
■ 디자인과 구성
G팀 에디션의 첫인상은 전체적인 무광 블랙의 도장으로 카리스마 넘치는 강인함이 느껴졌다. 환타시아라는 이름만 유광으로 처리되어 세련된 느낌이다. 부품이나 휠까지 무광 블랙으로 조합되어 디자인에 시너지를 더하고 있다. 프레임과 전체적인 부품은 크랭크와 스프라켓만 빼고 모두 카본으로 구성되었다. 400 사이즈를 기준으로 완성차의 무게는 9kg이 약간 넘는 수준이다. 포크도 DT스위스 리미티드 버전으로 액슬과 리모트 레버를 포함하여 1.460g의 경량 모델이다. 당장 월드컵 무대에 올라도 손색이 없어 보였다.
시승용 자전거에는 시마노 XTR 구동계와 브레이크로 구성되어 있지만 본인의 취향에 따라 커스텀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프레임은 고성능 UD 카본으로 제작하였는데 파트별로 카본 층의 배열을 다르게 한 것이 특징이다. 튜브나 스테이 별로 각각 다른 하중이 걸리므로 거기에 맞는 구조적 완성도를 가진다. 특히 2016년 G 프레임은 부분적인 설계 변경을 통하여 50g 이상 무게를 줄였고, 스테이의 직경을 넓혀 강성은 더 좋아졌다.
■ 테스트
최근 몇 년간 스페셜라이즈드, 스캇, 트랙 등등 수입 메이저 브랜드의 자전거를 타던 필자가 환타시아에 올라 느낀 첫인상은 항상 타오던 익숙한 느낌이었다.
안정감있는 코너링과 강한 카빙턴까지 부드럽게 받아주는 느낌은 기함급에 걸맞은 성능이다. 힐클라이밍시 라이더를 받쳐주는 밸런스 그리고 댄싱과 점프 등등 다른 점도 매우 만족스러웠다. 5점 만점에 4.5 점을 주어도 모자람이 없다. 시승차는 하드테일이 아닌 소프트 테일을 타는 듯한 승차감이 들 정도로 탄력이 우수했다.
테스트 라이딩인 만큼 자전거를 극한까지 밀어붙이며 망가지지 않을 정도로 충격을 주고 느낌을 받아보려 했다. 적당한 높이에서 빠른 속도로 뛰어보기도 하고 느린 속도로 가파른 구간을 넘어보기도 했다. 와우! 환타시아는 내가 알던 예전의 엘파마 자전거가 아니었고 메이저 브랜드와 비교를 해보아도 절대 뒤지지 않았다. 그 이유는 카본이라는 소재의 대중화와 기술 발전 때문도 있겠지만 더불어 엘파마에서 오랜 세월동안 한국인의 체형을 분석하고 선수를 통해서 데이터를 축적한 결과일 것이다.
환타시아는 공격적인 라이딩과 자전거의 밸런스가 좋은 자전거라고 정의를 내리고 싶다.
■ 결론
현재 국산 자전거와 수입 자전거의 능력치가 평준화가 되다보니 국산과 수입의 경계는 이미 오래전에 허물어졌다. 적어도 필자에게는 그렇다. 큰 차이점이라면 환타시아는 동양인에게 특화되어 있다. 제품을 개발하는데 참여했던 선수들의 경우 전부 체구가 작았고, 29인치 휠을 감당하기에는 버거운 조건이었다. 그러한 조건이 제품에 상당 부분 반영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외국인 라이더에게는 추천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국내 내수 시장만을 바라본다면 성공적이나 세계적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많은 관문을 거쳐 가야 할 것이다. 하지만 엘파마는 놀라운 성장을 이루었다. 제품의 수준이 메이저 브랜드와 견주어 보아도 손색없을 만큼 좋아졌다. 더불어 독자적인 디자인을 추가개발한다면 더욱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메이저 브랜드가 선택하는 컬러와 데칼을 비슷하게 맞춰가는 모습은 14년 전과 별반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물론 수요에 기반을 둔 선택이겠지만 개성이 없어진다는 것은 브랜드의 영혼을 버리는 것이 아닐까? 그러나 지금까지 많은 노력을 하여 국산 브랜드로 꾸준한 성장을 보여준 엘파마를 위해 박수를 쳐주고 싶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