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미래를 내다보는 자전거길, 현장에 답이 있다
행정안전부 맹형규 장관을 만나다
4대강 국토종주자전거길 개통식을 앞두고 행정안전부 맹형규 장관을 만났다. 개인적으로도, 공적으로도 자전거에 빠져 지내고 있는 맹형규 장관은 이제 ‘자전거 장관’이라고 불릴 정도다. 녹색성장을 향한 정부의 노력에 든든한 동반자 역할을 맡고 있는 맹형규 장관은 머릿속에 담긴 정확한 데이터와 한눈에 꿰뚫고 있는 정책들을 풀어내며 취임 2주년을 맞는 행정안전부 장관으로서의 역할과 책임, 앞으로 행보까지 담담하게 풀어놓기 시작했다.
editor 송해련 & photo 이성규
지난 3월 19일 월요일 오전, 세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행안부 장관실에서 만난 맹형규 장관은 자전거 잡지사 편집장들과의 합동 인터뷰에서 자전거와 함께 보낸 주말이야기부터 꺼냈다. MTB를 타다 최근 로드로 입문하면서 로드 클릿에 적응하는 과정이 쉽지 않다는 이야기, 4대강 자전거길의 시찰을 하면서 찾아낸 우리나라의 숨은 자전거길의 비경과 오는 4월 자전거 축전을 앞두고 진행되는 다양한 행사까지. 정치계의 신사라 불리던 그의 닉네임을 이제 ‘자전거 장관’이라는 말이 대신하는 이유를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이제 우리나라의 자전거 정책에 있어 ‘맹형규’라는 이름을 빼놓을 수가 없다. 최근 몇 년간 우리나라 주요 정책에 녹색성장이 화두로 부상을 하며 기후 및 환경, 에너지 문제에 대한 가장 미래지향적인 패러다임의 하나인 ‘자전거’는 핵심 키워드가 되었다. 우리 후손에게 깨끗한 지구와 풍요로운 삶을 물려주기 위해, 그리고 당면한 경제난을 극복하고 새로운 세계 질서를 주도해나가기 위해 녹색 성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었고 녹색성장을 향한 정부의 노력에 든든한 동반자의 역할은 ‘자전거’가 맡았다. 그리고 그 자전거 정책의 핵심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행정안전부의 행보는 4대강 국토종주자전거길 사업완공으로 한 단계 매듭을 지었다.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은 20여 년간 기자와 앵커로 일했던 언론인 출신으로 3선 국회의원 경력을 갖고 있다. 한나라당 정책위 의장과 청와대 정무수석 등을 거쳐 2010년 4월 행안부 장관에 취임했다. 뉴스 앵커의 자리를 떠난 지 이미 오래이지만 친숙하고 온화한 이미지와 더불어 빠른 업무스타일, 조정능력의 탁월함을 보이기로 정평이 나있는 그의 업무 스타일은 인터뷰의 시작부터 드러났다.
맹형규 장관은 미리 준비한 질문안을 한쪽으로 미뤄둔 채 기자들의 질문에 임했다. 그리고 머릿속에 담긴 정확한 데이터와 한눈에 꿰뚫고 있는 정책들을 풀어내며 취임 2주년을 맞는 행정안전부 장관으로서의 역할과 책임, 앞으로 행보까지 담담하게 풀어놓기 시작했다.
□ 오는 4월이면 취임 2주년을 맞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양한 이력 속에 행정안정부장관으로서의 삶은 어떠한 의미를 더하고 있는지요? 임기동안 지켜오고 있는 소신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지금까지의 이력들은 지금을 있게 한 값진 경험이자 원동력이겠지요. 지난 2010년 행안부 장관 취임 이후 벌써 2년이 되어 갑니다. 지난 2년 동안 무리 없이 업무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많은 분들과 끊임없는 신뢰를 보여준 행안부 직원들에게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취임이후 몇 가지 기조에서 행안부를 이끌어 왔습니다. 먼저, 사람이 바뀌어도 행정이 지속될 수 있도록 제대로 된 제도와 시스템을 갖추는 것, 업무 추진과정에서도 늘 ‘모든 정책은 국익이 기준 되어야 한다는 원칙’과 ‘현장에 답이 있다는 소신’, 그리고 ‘국민과의 소통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일해 왔습니다.
□ 자전거 마니아로 알려져 있고, 새로이 얻은 ‘자전거 장관’의 칭호는 어떠신지요?
아직 자전거 마니아 수준은 아직 아닙니다. 원래 대학시절부터 각종 스포츠를 즐겼고, 특히 등산을 좋아했어요. 암벽등반을 하기도 했고, 테니스도 오랫동안 쳤습니다. 자전거를 본격적으로 타기 시작한 것은 자전거길 조성을 위해서였습니다. 자전거길을 제대로 만들기 위해서는 자전거를 직접 타보지 않으면 안되니까요. 그렇게 자전거로 시찰을 하면서 조금씩 실력이 늘어나기도 하고, 개인적인 도전의식도 생기면서 자전거를 더욱 즐기게 된 것입니다. 지난번 시찰에서는 넘지 못했던 언덕들을 자연스럽게 넘게 될 때, 개인적인 성취감을 얻기도 합니다. 지금은 자전거길 중 가장 높다는 해발 548 높이의 충북 괴산군 이화령 고개를 쉬지 않고 넘어가는 것이 목표가 되었습니다. 요즘에는 집무실 한켠에 실내 자전거를 두고 댄싱 연습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마니아, 자전거 장관이라 불러주는 칭호 속에는 ‘자전거에 대한 관심’이라는 숨은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는 것일 겁니다. 모든 것의 시작은 관심에서 시작된다고 봅니다. 자전거 마니아라는 칭호는 자전거의 인프라,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의 목소리, 길 위의 바람까지. 관심을 갖고 다가가 현장에서 답을 얻고 자전거 이용자의 입장에서 ‘안전한 자전거길’을 조성해 달라는 많은 사람들의 바람이 담겨있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의 문화, 습성, 그리고 자전거길의 작은 불편함까지 상세히 관심 갖고 보고 느끼지 않으면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얻어올 수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 얼마 전 중남미 3개국 방문에 자전거를 선물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콜롬비아의 경우, 자전거를 많이 타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 이유를 발견하셨지요?
콜롬비아 보고타는 친환경과 자전거라는 키워드에 가장 먼저 눈을 뜬 도시 중의 하나입니다. 기후도 대체로 온화하고 자전거 도로 구상에 따라 자전거 전용도로와 차량도로를 합리적으로 분배하여 안전과 불편함을 해결했고, 친환경적인 삶의 패러다임을 구축하면서 자전거 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된 것입니다. 지난 2월 중남미 3개국을 방문할 때, 제가 아이디어를 내 해당 국가의 국기와 같은 색으로 칠한 자전거를 준비해 선물하기도 했습니다. 요즘은 자전거와 관련해서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떠올라요. 그래서 자전거 이야기가 더 즐거운 것 같습니다. 이러한 자전거 도시들에서 보여 지는 것처럼 자전거길의 조성은 우리의 미래이자, 지속가능한 패러다임입니다. 자전거길 조성에 있어 여러 가지 문제점과 반대급부도 많았지만, 자전거길은 우리 삶의 근본적인 요소들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에 주목해주었으면 합니다. 자전거길을 통해 환경을 지키고, 에너지를 절감하며 국민의 건강과 더불어 라이프 스타일을 변화시키게 될 것입니다. 이것은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일이자 도시마다의 개성을 부여하며 질서를 갖게 하는 일입니다. 이를 통해 부를 창출하고 경쟁력을 높이는 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자동차 중심의 교통문화로 야기되는 이산화탄소를 줄여 장기적으로 국가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며 자전거를 1시간 정도 타게 되면 하루에 만보를 걷는 효과를 얻어 국민이 건강해지며 복지차원에서 국가지출을 절감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도 있습니다. 이것은 자전거 선진국인 덴마크나 네덜란드에서 복지 비용절감 차원에서 자전거 이용을 권장해나가는 정책을 봐도 알 수 있는 점입니다.
□ 이러한 가치의 실현을 위해 소통의 노력은 어떻게 하셨는지요?
정책의 해답은 늘 국민과 현장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의 생각과 현장의 상황으로부터 떨어져 있는 정책은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정책 수요자인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현장의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을 자전거 정책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자전거길을 구축하는 과정에서도 담당공무원, 자전거 동호인 등과 함께 틈만 나면 현장을 점검하였고, 주말에도 자전거를 타고 현장을 달리면서 이용자 입장에서 불편사항을 개선하기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지난 3월 10일에는 지역현장에서 자전거길의 안전과 상태를 꼼꼼하게 모니터해줄 857명의 ‘국토종주자전거길 지킴이단’을 출범시켰습니다. 지킴이단은 전국에서 직접 자전거를 이용하고 있는 분들로 구성되어 있는 만큼, 수요자 입장에서 자전거 정책을 펴나가는데 매우 중요한 채널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새로 구축하고 있는 자전거길은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여 구축토록 하고 있으며, 기존에 구축된 자전거길의 경우도 안전성이 보강될 수 있도록 지자체의 정비 사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개인적으로는 트위터(@gomhk21)를 활용하여 자전거 이용자들로부터 격려의 말씀도 듣고, 다양한 제안도 받고, 간혹 따끔한 지적도 받아 정책내용에 반영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 지난 2년 동안의 행보를 돌아보면 아쉬움과 더불어 보람도 많을 것 같습니다.
어린이보호구역 확대, 안전한 통학을 돕는 워킹스쿨버스 (Walking School Bus) 도입, 천사의 날개 보급 등으로 어린이 교통사고가 줄어드는 성과가 있었고 어린이나 여성들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도입한 SOS 국민안심서비스가 범죄 검거와 예방에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도 큰 보람입니다. 구제역 확산을 막기 위해 중앙재난안전대책 본부장으로서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총력을 다 했던 것도 매우 기억에 남습니다. 자전거정책과 관련해서는 역시 남한강 자전거길을 비롯한 새재자전거길 등 명품 자전거길을 정성을 담아 만든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 4대강 자전거길 개통식을 앞두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지난해 남한강자전거길과 새재자전거길이 개통되었고, 아라자전거길, 금강·영산강 자전거길도 구축되었습니다. 오는 4월 22일 자전거대축전 기간에 맞추어 낙동강 자전거길을 포함한 4대강 국토종주 자전거길이 개통식을 갖게 되면 총연장 1,757km의 국토종주자전거길이 완성됩니다. 남한강 자전거길의 경우 지난해 개통 후, 평일 약 2,000대, 주말 10,000대 이상이 지나는 등 이용객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북한강 철교, 폐터널, 간이역과 철로 등을 보면서 추억과 향수에 젖어 아름다운 경관을 즐기는 사람들로 인근 식당과 가게에는 손님이 붐벼 주민들이 매우 만족해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국토종주자전거길의 개통은 아름다운 산과 강, 명소 등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고 특히, 1,757km에 이르는 국토종주자전거길은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아 국내 동호인은 물론 외국인에게도 각광받는 세계적 명소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또,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 현실에서 자동차 중심에서 대표적 녹색교통수단인 자전거 중심으로 전환하는 한편, 자전거 레저문화 확산에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 봄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 여행을 떠날 것 같습니다. 장관님의 개인적인 취향으로 뽑은 베스트 자전거길을 소개해 주신다면 어디가 있을까요?
4대강 국토종주 자전거길 곳곳 모두가 아름답고, 가볼 만한 가치가 있는 길입니다. 자전거와 함께 우리나라 곳곳의 속살을 제대로 맛보는 방법은 이제 아주 쉬워졌습니다. 어디를 가느냐가 중요하기 보다는 먼저 자전거에 올라 달려보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그리고 자전거를 타게 되는 순간 이 단순한 두 바퀴가 얼마만큼 나와 자연을 하나로 이어주는지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자전거를 타게 되면 스스로 자연과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나서 한번 가까운 곳에서부터 출발해보세요. 남한강자전거길은 폐철교, 폐터널을 지나는 멋이 있고 간이역에서는 옛 추억을 떠올릴 수도 있습니다. 새재자전거길은 국토종주자전거길의 연결고리에 해당하는 곳으로 이화령고개 위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정말 멋집니다. 낙동강자전거길은 상주 경천대를 비롯 고령MTB 코스 등 뛰어난 풍광과 역사·문화적 스토리를 담은 곳들이 많고 영산강 자전거길에는 담양의 메타세콰이어길, 나주 죽산보의 황포돛단배 등 마치 산수화와 같은 풍경이 펼쳐져 있습니다. 금강 자전거길은 직선과 곡선이 어우러진 멋진 라이딩 구간으로, 금강하구둑에서 맛보는 철새들의 황홀한 군무는 금강 자전거길의 백미 중의 백미입니다. 이렇듯 모두 아름다운 길이므로 독자 여러분께서도 가까운 자전거길을 달려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 길은 우리와 아이들, 대를 이어 달릴 길이기에 담배꽁초 하나, 휴지 한 조각도 쉽게 버리지 말아주십시오. 그리고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모두 소중히 생각해주시기 바랍니다.
□ 자전거 대축전을 앞두고 있습니다. 자전거 대축전이 갖는 의미를 짚어 주시기 바랍니다.
올해로 4회 째를 맞는 자전거 대축전은 ‘지구의 날’이면서 ‘자전거의 날’인 4월 22일에 전국에서 펼쳐지게 됩니다. 대축전 기간에는 자전거 대축전 개막식, 투르 드 코리아(Tour de Korea) 2012, 4대강 자전거길 통합 개통행사가 개최되어 전국이 두 바퀴로 행복해지고 두 페달로 하나가 되는 날이 될 것입니다. 이번 자전거 대축전은 전국 자전거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이번 개통식을 계기로 그동안 자동차 중심으로 인프라가 구축되어 왔으나, 녹색교통인 자전거를 위한 인프라가 4대강을 중심으로 완비되는 것입니다. 또한 인천 아라빛섬 정서진 광장의 대축전 개막식을 시작으로 4대강 수계별 보 등을 중심으로 10개 지역에서 통합개통행사가 개최되고, 그 밖의 지자체에서도 자전거 동호인이 참여하는 자전거 퍼레이드가 열립니다. 이번 대축전 기간 동안 전국적으로 10만여 명의 자전거 동호인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부대행사로는 자전거 대축전 개막식 장소에 대한사이클연맹에서 소장한 초창기 자전거인 ‘오디너리’를 비롯하여 평상시에 쉽게 보기 힘든 클래식 자전거 20여 점과 우리나라의 자전거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자전거관련 기록사진도 전시하여 자전거 동호인들의 관심을 끌 예정입니다. 아울러, 자전거 대축전 전에는 전국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어린이 자전거그림 공모전’과 대학(원)생 대상의 ‘자전거 디자인 공모전’도 개최되니 여러분들도 함께 동참하고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 게시물은 장한수님에 의해 2012-06-12 20:04:05 월간더바이크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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