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민·관 협업 아마추어 사이클팀 안산도시공사 ARB [더바이크]
국내 첫 민·관 협업 아마추어 사이클팀
안산도시공사 ARB
지난 2019년 12월에 창단식을 가진 신생 팀이다. 안산도시공사와 순수 아마추어 동호인 팀인 ‘ARB’가 협업해 국내 첫 ‘민·관 콜라보’ 방식으로 탄생했다.
코로나 19로 인해 대회 출전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앞으로 명실상부한 동호인 팀으로 성장하기 위해 개별적 훈련 또한 성실히 수행 중이다.
글 류하 사진·영상편집 이성규
#최초 공기업 지원 아마추어 팀
처음 팀명을 들었을 때 ‘복잡하게 이름이 길구나, 공기업 프로 팀이 신생된건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안산도시공사 ARB(Ansan Road Bike; 안산로드바이크)’는 지난 2019년 12월에 창단식을 가진 신생 팀이다. 기존에 활동하던 로드 바이크 동호인 팀인 ‘ARB’와 협업해 국내 첫 ‘민·관 콜라보’ 방식으로 탄생한 것이 특징이다. 공기업이 동호인 팀을 지원해 사이클팀을 창단한 경우는 국내 최초이다.
#팀 운영은 어떻게?
새로운 협업 방식의 팀이라 운영 방식이나 지원이 궁금할 법하다. 안산도시공사는 지역 문화 활성화에 기여하는 공익적 이미지 제고와 홍보, 더불어 비인기 종목인 사이클 경기 홍보 및 시민 생활체육 활성화와 저변 확대를 목표로 팀을 운영한다.
현재 팀에는 25명이 소속되어 있으며, 선수 공개 선발을 통해 현재 공사 직원과 일반 동호인 등으로 구성되었다. 이들은 마스터즈 사이클 투어(MCT), 투르 드 DMZ, 투르 드 코리아 스페셜 대회에 출전을 목표로 훈련한다. 공사에서는 이를 위해 팀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유니폼, 물통, 양말과 같은 팀 아이템과 훈련 및 출전 비용, 숙박 및 경비와 차량을 지원한다.
#사장님도 팀원이다
팀원 25명에는 안산도시공사 양근서 사장도 포함되어있다. 양 사장은 소문난 자전거마니아이다. 평소 자전거 출근은 물론 주말에도 자전거를 즐겨타며 다양한 경험과 이력도 가지고 있다. 공기업 최초로 자전거수당제를 시행한 장본인이기도 하며, 자출할 경우 직원에게 월 2만원씩 지역화폐를 지급하고 있다. 이처럼 자전거를 사랑하는 ‘사장님’이 팀원의 구성원으로서 성실히 활동하다보니 팀 분위기에 흐트러짐이 없다. 풍족한 지원과 지지를 바탕으로, 목표를 향한 동기부여나 사기 충전에도 도움을 받고 있는 듯하다.
#‘라이드 416 안산’ 챌린지
팀에서는 의미 있는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지난 4월 16일, 세월호 참사 6주기를 맞아 진도 팽목항~안산 416km 구간을 달리는 ‘라이드 416 안산’ 챌린지를 진행했다. 4월 16일의 날짜를 담은 416km의 코스에 21시간 안에 완주하는 방식으로 단 한명의 낙오자 없이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는 세월호 참사의 의미를 두면서도 코로나19와 같은 재난과 역경 또한 함께 극복해보자는 희망의 의미와 메시지를 담아냈다. 내년에도 진행할 계획이며, 안산시 유관기관과 연계하여 점차 확대할 예정이라 한다.
#올해 MCT는 나가지 못했지만, 앞으로의 팀 계획
명실상부한 아마추어 동호인 팀으로 성장하는 것이 팀의 궁극적 목표이다. 올해 팀 목표는 MCT D리그에서 3위 이내 입상이었다. 이후 S리그로 승격을 위한 발판으로 잡은 목표인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 19 바이러스로 인해 모든 대회가 연기되거나 취소되는 상황이라 출전이 어렵다.
그럼에도 안산도시공사 ARB의 팀원들은 ‘라이드 416 안산’과 같은 의미있는 라이딩 행사에 참여하기도하며, 앞으로의 팀 목표를 위한 개별적 훈련 또한 성실히 수행 중이다.
interview
“행복은 자전거를 타고 옵니다”
양근서 (안산도시공사 사장)
안산도시공사는 어떤 곳인가요?
안산도시공사는 도시개발, 도시재생, 주거환경정비, 산업단지 조성 등 개발사업과 체육, 문화, 교통, 환경시설물을 관리하여 안산시 발전과 시민의 행복을 만들어 가는 지방 공기업입니다.
특히 안산지역의 공공자전거인 ‘페달로’를 운영하고 있으며, 2019년도부터는 안산시 고잔역 앞 광장에 ‘자전거 자가 정비소’와 ‘생활공구 대여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자전거 정비 교육이 필요한 경우 공사 직원의 도움을 받는 것도 가능합니다. 앞으로도 자전거 이용 활성화와 확장을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고자 합니다.
민-관 협업 형태로 팀을 창단하게 된 계기는?
기초 지방공기업의 경우 스포츠 실업팀을 창단할 뜻이 있더라도 재정 문제로 인해 감독부터 코치, 선수까지 고용하여 실업팀을 운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공기업과 아마추어 동호인들로 구성된 민-관 협업 방식의 실업팀 창단을 생각해봤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작은 예산으로 실업팀을 창단해 운영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고, 아마추어 동호인 입장에서는 기업의 후원을 받으며 운동을 즐길 수 있는 ‘윈윈(Win-Win)’의 이점이 있어 많은 기관과 기업으로 확대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공공부문이 앞장서 친환경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는 소명의식도 있었습니다. 이것이 자전거를 택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자전거친화도시 안산을 알리는 데도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라 판단합니다.
‘안산도시공사 ARB팀’의 슬로건은 무엇이고,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요?
팀의 슬로건은 공동체의 기본 정신이라 할 수 있는 ‘헌신’으로 정했습니다. 사실 로드바이크는 팀워크, 공동체 정신이 중요합니다. 또한 다수의 팀원들이 안산지역에 거주하는 만큼 안산에 대한 애정이 적지 않습니다. 이런 특징들을 슬로건에 담은 겁니다.
‘헌신’은 수동적인 것이 아니라 적극적이고 자발적으로 몸과 마음을 바쳐 있는 힘을 다한다는 의미입니다. 경기에서 팀원들 서로의 헌신을 통해 목표를 함께 달성해보자는 것입니다. 또한 안산의 발전을 위해 활동해 보자는 의미도 있습니다.
사장님도 팀원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이유가 있나요?
근력이 남아 있을 때 젊은이들과 라이딩하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또한 ARB가 외인부대 성격이라 CEO가 직접 선수로 함께 뛰면서 선수들을 격려해야 동기 부여도 되고 팀원들 스스로도 더 높은 목표를 성취할 수 있을 겁니다. 저는 ARB 팀원들이 더 담금질할 수 있도록 자극과 활력을 주는 대장장이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자전거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행복은 자전거를 타고 온다’는 말이 있듯, 자전거 라이딩은 어떤 스포츠보다 개인의 삶과 도시를 행복하게 만드는 행복비타민이라고 생각합니다. 승용차 운전대를 잡은 사람들의 얼굴에는 걱정과 짜증이 배어 있기 일쑤지만, 자전거를 타고 가는 사람들에게는 짜증내는 얼굴을 상상할 수가 없습니다. 자전거를 타면 거의 모든 사람들의 얼굴이 자동으로 밝아지고 유쾌해집니다.
기억에 남는 ARB 팀의 활동을 소개해 주세요.
코로나19로 거의 모든 자전거 대회가 취소돼 본격적인 활동을 하지 못해 아쉬움이 큽니다. 그렇지만 공식 MCT 대회는 아닐지라도 ARB 유니폼을 입고 첫 출전한 2020 미시령 힐클라임대회에서 50대 김춘일 선수가 그랜드마스터 분야 3위에 입상해, 향후 공식대회 포디움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라이드 416 안산’ 챌린지에 대해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미시령대회 이후로 가장 뜻 깊은 활동으로는 ‘라이드 416 안산’ 챌린지를 꼽을 수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 6주기를 맞아 이 행사를 기획함으로써 세월호의 아픔을 극복과 도전, 희망의 메시지로 승화시키고 누구나 기억할 수 있는 축제의 장으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내년에는 ARB가 씨앗을 뿌린 416 라이딩 행사가 전국 행사로 발돋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현재 라이딩 코스가 동해안으로 많이 개발되어 있습니다. 이 행사를 통해 전남-전북-충청-경기도를 관통하는 서해안 라이딩 코스를 개발한다면 올해는 안산도시공사만의 행사였지만 전국의 행사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행사가 전국적으로 확대되어 안전과 생명, 극복과 희망의 대명사가 되기를 바라봅니다.
ARB 팀의 앞으로 활동 목표나 계획이 있는지?
창단 첫 해 운영 경험을 통해 팀 재정비와 체계적인 훈련 강화로 내년에는 꼭 MCT D리그에서 3위 이내 입상 목표를 달성할 작정입니다. MCT 뿐만 아니라 다양한 라이딩 행사를 기획 추진하여 자전거 등 생활스포츠 확산에도 기여할 예정입니다.
특히 안산9경 인증 코스를 개발하고 홍보하여 많은 시민들이 안산시 전역을 둘러보고 맛볼 수 있도록 하여 안산시 경제 발전에도 기여하겠다는 구상입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기업들이 추구해야 할 생활체육 활성화 방안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은?
엘리트체육 육성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생활체육의 저변을 넓혀야 국민의 건강하고 풍요로운 삶을 보장할 수 있습니다. 앞서 이야기했듯 안산도시공사 ARB팀처럼 공기업과 아마추어 동호인의 민-관 협업 방식의 새로운 모델을 적용하면 생활체육이 활성화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모든 공공분야에서 이 모델을 도입하고 민간 기업까지 확산된다면, 비단 자전거뿐만 아니라 여러 종목에서 엘리트체육 못지않게 생활스포츠를 확산하는 사회경제 시스템이 만들어지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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