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보다 더 뜨거운 열정으로, 제 21회 삼천리자전거배 전국 산악자전거대회
태양보다 더 뜨거운 열정으로,
제 21회 삼천리자전거배 전국 산악자전거대회
editor 안형준 photo 이성규, 안형준
경기 전날, 햇볕이 뜨겁게 내리쬐는 날씨 속에 달궈진 아스팔트가 발바닥을 괴롭혔다. 1시간 경기장 주변을 돌아다녔을 뿐인데도 얼굴이 화끈거렸다. 경기 첫째 날. 예상한대로 날씨는 무더웠다. 8시 10분에 시작 된 XC경기는 다소 선선한 날씨 속에 시작 되었다. 하지만 선두 그룹이 3바퀴를 돌 때 즈음 선수들은 온몸으로 전해오는 햇볕의 뜨거운 기운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도중에 포기하는 선수들도 속속들이 생겨났다. 몇몇 선수들은 완주를 하지 못한 아쉬움에 고개를 숙였다. XC코스는 등급에 따라 차이를 두었다. 첫째 날 진행된 경기는 엘리트 선수들의 경기로 진행되었다. XC선수들은 더운 날씨 속에서도 우승을 향한 페달링을 멈추지 않았다.
XC경기가 끝나고 바로 이어진 경기는 다운힐. 박준성 선수와 이창용 선수, 강태혁 선수 등 지난 용평 대회에서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었던 선수들의 모습도 보였다. 기자가 경기에 앞서 코스를 둘러본 소감은 매우 훌륭했다. 구간마다 적절히 배치된 모굴과 경사가 심한 뱅크는 선수들에게 긴장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또한 바위가 듬성듬성 튀어나온 내리막 구간과 큰 바위로 만든 장애물은 선수들에게 고도의 테크닉을 선보이게 했다. 그리고 피니시 전 두 차례의 점프구간은 선수들에게 청량음료와 같은 즐거움을 제공했다. 다운힐 경기 촬영 중 만난 경기 운영 요원은 이렇게 멋진 코스를 경기에서만 경험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아쉽다고 평했다. 무더위에 지친 관람객들은 선수들의 레이스를 관람하며 조금이나마 더위를 날려 보낼 수 있었다. 이날 1위는 박준성 선수가 차지했다.
용평리조트에서 열린 자이언트 대회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던 XCE(XC엘리미네이터)경기가 무주로 자리를 옮겼다. XCE경기는 4명의 선수가 채 1km가 안 되는 짧은 코스에서 업힐과 모굴 등과 같은 구간을 뚫고 경쟁자를 제치는 레이스를 펼치는 경기이다. 1,2위 선수들이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는 토너먼트 방식으로 우승자를 결정한다. 두 번째로 열린 이번 경기에서는 선수들의 환상적인 레이스가 관람객들을 열광시켰다. 모굴 구간에서 강세를 보인 다운힐 선수들의 독주가 돋보인 경기였다. 짧은 구간에서 4명의 선수가 간발의 차로 결승점을 통과 할 때 관람객들의 환호성은 대단했다. XCE경기 역시 다운힐에서 우승을 차지한 박준성 선수가 1위를 거머쥐었다. 1위를 차지한 박준성 선수는 모굴 구간에서 환상적인 에어 기술을 선보여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 대회를 주최한 삼천리자전거는 자사 브랜드 첼로의 안텔로프와 전기자전거 시승행사를 열어 선수 가족들에게 즐거움을 제공했다. 경기가 펼쳐지는 코스 옆에 체험장을 만들어 아이들과 여성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오후 3시 쯤 내린 비로 급히 철수를 해야 했다,
다운힐 스포츠 그룹 경기 중에 내린 비는 소나기였지만 오랜 시간동안 내려 잠깐 동안 경기가 중단되는 해프닝을 겪었다. 이 때문에 시드레이스에서 중간 순서를 얻은 선수들은 손해를 입을 수밖에 없었다. 오전 내내 뜨거웠던 날씨는 비가 오고 난 뒤 조금 선선해졌다. 모든 경기가 끝나고 해가 저물자 경기장은 축제의 열기로 다시 뜨거워졌다. 선수들과 선수들의 가족들은 전야제를 통해 경기에서 받은 피로를 풀며 다음날 열릴 경기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내었다.
다음날 아침. XC경기에 참가한 선수들은 아침 일찍 포디움을 향해 페달을 밟았다. 먼지를 뿜으며 가파른 업힐 구간을 통과한 선수들은 자신과의 싸움을 시작했다. 일찍 포기하는 사람들이 속속 생겨나는 가운데 페달을 밟다 내려와 자전거를 끌며 오르막을 올라가는 집념을 보여주기도 했다. 전날 경기에 비해 코스의 길이는 짧았지만 선수들이 보여주는 투지는 그 어떤 프로 선수들 못지않았다.
중천에 뜬 해가 경기의 열기를 더욱 높이는 가운데 4CROSS경기가 시작되었다. 4CROSS경기는 다운힐과 비슷하지만 XCE와 같이 짧은 구간에서 4명의 선수들이 선두를 다투는 경기이다. 한 시도 눈을 뗄 수 없는 긴장감 넘치는 경기 속에 구간을 통과하며 환호성을 지르는 선수들의 모습은 매우 즐거워 보였다. 뱅크와 모굴이 이어지는 구간에서 다른 선수를 앞지르기 위해 속력을 높이는 선수들의 모습은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4CROSS경기는 전체 랩타임으로 순위를 매기는 방식으로 토너먼트를 진행했다. 초반에 착오가 생겨 다시 경기를 진행하는 해프닝을 겪기도 했지만 이러한 해프닝 속에서도 선수들은 열정적으로 경기에 임해주어 관객들에게 많은 박수를 받았다.
점심시간이 끝나고 SUPER-D경기를 참가하기 위해 리프트를 타고 정상으로 올라가는 선수들의 표정에서 비장함이 느껴졌다. 산의 경치를 감상하며 올라간 정상에는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는 선수들이 다른 선수들의 라이딩을 구경하고 있었다. 리프트에 올라탄 선수들은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선수들은 자신만의 길을 생각하고 있었다. 슈퍼-D구간은 다운힐 구간과 비슷하지만 평탄한 구간이 곳곳에 위치해 페달링을 요구한다. 때문에 체력 안배가 승부의 갈림길이 되었다. 두 번째 싱글구간 이후 나누어지는 평탄한 노면구간을 페달링으로 통과한 선수들은 급격한 체력 저하를 보였다. 탈진한 몇몇 선수들은 구간에서 이탈해 휴식을 취하며 경기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기도 했다. 가파른 내리막과 코너가 급한 구간에서 과감한 라이딩을 시도하는 선수가 있는 반면 브레이크를 밟으며 뒤따라오는 선수들의 길을 비켜주는 경우도 심심찮게 목격되었다. 하지만 그런 경기 내용과는 별개로 사진 속 SUPER-D경기에 참가한 모든 선수들의 입가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대회의 마무리는 XC릴레이경기가 장식했다. XC릴레이경기는 5명의 선수가 계주경기와 같이 각 구간을 맡아 펼치는 경기이다. 경기는 치열했지만,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은 XC 릴레이 경기를 통해 동호회 선수들 간의 친목을 다지고 서로의 화합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XC 릴레이 경기를 마지막으로 무주에서 열린 이틀간의 산악자전거 축제가 막을 내렸다. 선수들은 코스에서의 스릴과 긴장감을 그대로 안고 즐거운 표정으로 차에 자전거를 실었다.
무주 삼천리 배 산악자전거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은 경기에서 이기려는 모습보다는 코스를 즐기고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려는 모습이 감동을 주었다. 멋진 코스를 더욱 아름답게 만드는 건 코스를 즐기는 선수들의 모습이다. 이번 대회에서 선수들은 실력을 떠나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했다. 그 모습이 다음 대회로 고스란히 이어졌음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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