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도 18% 가섭사 업힐과 호수 라이딩 충북 음성
경사도 18% 가섭사 업힐과 호수 라이딩
충북 음성
완연한 봄 날씨에 남녘에서는 매화꽃, 진달래꽃 등 봄꽃들이 피어나고 들녘에는 농사 준비에 여념이 없는 농부들의 손길이 바쁘게 움직인다.
이번호에는 10~18%에 달하는 경사도를 5km 정도 올라가는 음성 가섭사 업힐과 도마재(통동재), 그리고 충도저수지, 소수저수지, 맹동저수지를 둘러보는 약 79.02km의 거리를 달리는 충북 음성 코스를 소개한다.
따뜻해진 날씨에 가벼워진 옷차림과 본격적인 라이딩 시즌이 돌아와 라이더들의 마음을 설레이게 한다. 제주도의 유채꽃은 이미 절정을 치닫고 매화꽃, 진달래꽃, 산수유를 시작으로 봄꽃들이 대지를 수놓는다. 주말이면 어디를 가나 라이딩을 즐기는 동호회원들의 얼굴에도 미소가 번진다.
이번호에 소개할 음성 코스는 음성 금왕생활체육공원에서 출발하여 용산리저수지를 지나 5km 정도 가파른 업힐을 올라가는 가섭사, 충도저수지, 소수저수지, 도마재를 넘어 맹동저수지를 둘러보는 약 79.02km의 거리를 달리게 된다. 특히 가섭사 올라가는 업힐은 경사도가 10~18%에 달해 강한 힐클라임 코스를 선호하는 라이더들에게 추천한다.
쑥부쟁이 여인의 전설이 전해지는 용산리저수지
봄이라고는 하지만 이른 아침은 짙은 안개가 피어오르고 쌀쌀한 날씨이다. 음성 금왕생활체육공원에서 라이딩 준비를 마치고 출발한다. 생활체육공원에서 내려와 금왕사거리에서 우회전을 한 다음 계속 직진하여 생극면 병암교차로에서 3번 국도로 우회전한다. 왕복 4차로인 3번 국도는 차량은 많지 않지만 속도가 빨라 주의가 필요한 구간이다. 평택 제천고속도로 고가 밑을 지나 계속 직진한 다음 대화교차로에서 49번 음성방향으로 우회전 한다. 약간의 오르막을 넘어 코너를 돌아가면 아침 햇살에 반짝이는 용산저수지가 자리하고 있다.
산책과 명상을 즐길 수 있는 용산저수지는 쑥부쟁이 여인의 애닮픈 사랑에 관련된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주변에는 가을에 자주빛 꽃이 피는 쑥부쟁이 군락지와 봉학골 산림욕장이 있다. 용산리저수지에서 조금만 내려가면 바로 음성 읍내이다. 읍내에 진입하기 전에 가섭사라는 안내 표지판을 따라 가섭사로 올라간다.
10~18%에 달하는 5km의 극한 업힐 가섭사
가섭사라는 안내 표지판에는 가섭사까지 5km라고 적혀있다. 그런데 곧바로 업힐이 시작된다. 처음에는 나즈막한 오르막이고, 하늘펜션을 지나면서 길은 좁아지고 본격적인 업힐이 가섭사 정상까지 계속 이어진다. 구불구불한 길을 오르면 오를수록 경사도는 높아져 평균 10~18% 정도이다. 중간쯤 오르면 멀리 음성 읍내의 전경과 평야지대가 한 눈에 들어오고, 오르막은 가섭사까지 계속된다.
음성의 일출 명소로 유명한 가섭사 전망대에 올라서면 서늘한 바람과 함께 툭 트인 전망이 일품이다. 겹겹이 이어지는 능선과 들판을 바라보며 일주문 옆에 자리한 전망 좋은 정자에 앉아 멋진 풍경을 즐기며 휴식을 취한다.
가섭사는 고려 후기 나옹 스님이 창건한 사찰로 앞 마당에는 3층 석탑과 극락보전, 삼성각, 범종각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대웅전에는 음성 향토문화재 제7호로 지정된 석가여래좌상이 모셔져 있다. 휴식을 취한 후 내려갈 즈음 갑자기 범종이 울리며 타종이 시작된다. 스님도 없는데 어떻게 종소리가 울리나 싶어 보니 무인 타종 시스템이 설치되어 자동으로 시간이 되면 종을 울리게 되어 있다. 탁트인 산 중턱에 자리한 가섭사 종각에서 울리는 종소리는 더욱 웅장하고 멀리 울려 퍼진다. 가섭사에서 다시 내려가는 길은 올라 온 경사도 만큼 험하고 거칠다. 마을이 나타나고 과수원길을 지나 음성 시내로 접어든다.
수양버드나무에 파란 새싹이 돋아나고, 충도, 소수저수지
음성시내 중심을 가로 질러 가는 길에 허기진 라이더를 유혹하는 맛있는 꽈배기 튀기는 향기에 저절로 브레이크에 손이 간다. 잠시 휴식을 취할 겸 기름기 많은 꽈배기로 허기를 달래고 라이딩을 이어간다.
시내를 벗어나 음성역 앞을 지나 516번 도로를 타고가다 석인교를 건너 충도삼거리에서 괴산, 소부 방향 37번 도로로 우회전한다. 충도리 마을을 벗어나면 바로 충도저수지이다.
충도저수지는 저수지 가장자리에 심어진 수양버드나무와 맞은편 산능선이 반영을 이루며 제법 운치가 있다. 저수지 바로 옆을 달리는 길은 길게 이어지고 수양버드나무에는 파란 새싹이 금방이라도 피어날 듯 하다. 붕어 낚시로 유명한 충도저수지 주변에는 둘레길이 조성되어 있으며, 주변 경관이 수려하여 힐링의 장소로 알려지고 있다.
충도저수지를 지나 구안1교차로에서 문경, 괴산 방향으로 좌회전 하면 소수저수지이다. 저수지 상류 길선2교차로에서 우회전하여 소수저수지 상류 마을 길을 지나 533번 도로로 우회전 한다.
해발 230m, 10%의 경사도 이룬 도마재(통동재)
533번 도로를 타고 가다 원남면에서 515번 도로로 갈아탄다. 원남면 행정복지센터를 지나 조천마을 중심을 통과하여 삼용삼거리에서 직진하면 도마재 초입이다. 도마재 가는 길은 한적한 농촌 풍경이 이채롭다. 커다란 고목나무가 마을을 지키고 있고, 띄엄띄엄 마을이 형성되어 있다. 들녘에서는 한 해 농사를 준비하는 농부들의 손길이 바쁘게 움직인다. 간혹 퇴비를 뿌려놓은 곳을 지날 때에는 코 끝이 찡할 정도로 진한 농촌의 향기가 페달링을 더욱 빠르게 재촉한다.
도마재는 해발 230m로 높지는 않지만 경사도가 10%에 달해 짧은 오르막과 내리막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도마재 정상 표지석에는 도마재로, 안내 표지판에는 통동재로 표기되어 있으며, 이곳에서부터 맹동면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그래블 코스로 제격인 12km의 숲길 맹동저수지
도마재를 내려와 통동삼거리에서 진천, 맹동 방향으로 우회전하여 마지막 목적지인 맹동저수지로 향한다. 하천길을 따라 통동리에서 저수지 뚝방이 보이면 우측 저수지로 가파른 언덕을 올라간다. 수문이 있는 정상에는 맹동저수지를 한 눈에 조망하며 쉬어 갈 수 있는 정자가 자리하고 있으며, 시원한 전경이 펼쳐진다.
저수지 정상에서 끝지점인 군자리 마을회관까지는 약 12km 정도 비포장길이다. 로드를 타고 울퉁불퉁한 비포장길을 달리기에는 무리가 있어 돌아 나온다. 이곳은 그래블 또는 산악자전거 코스로 제격이다. 저수지를 바라보면 울창한 숲길을 달리는 코스가 길고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어 재미있게 라이딩 할 수 있는 코스로 여겨진다. 맹동저수지에서 최근에 조성된 충북혁신도시를 지나 출발지인 금왕생활체육공원으로 돌아간다.
이번 음성코스는 5km에 달하는 가섭사 업힐과 도마재, 그리고 크고 작은 저수지를 지나는 지루하지 않은 코스로 구성되어 있다. 본격적인 라이딩의 계절, 봄이다. 먼지를 털어내고 상쾌한 마음으로 봄 라이딩을 즐겨보자.
<글 사진 이성규 라이더 고경아, 성태민, 김보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