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포와 지질공원, 노동당사 등 한탄강 따라 달리는 연천, 철원 가을 라이딩
폭포와 지질공원, 노동당사 등 한탄강 따라 달리는
연천, 철원 가을 라이딩
연천과 철원은 군사분계선인 DMZ 인근에 위치해 있어 노동당사, 백마고지 등 군사유적지와 함께 한탄강을 따라 재인폭포, 비둘기낭 폭포, 직탕폭포, 고석정 등 많은 지질공원들이 산재하고 있다. 자전거 타기 좋은 계절, 가을이다. 이번호에는 연천과 철원의 폭포와 군사유적지를 둘러보는 코스를 소개한다.
한탄강 지질공원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될 만큼 주상절리와 폭포등이 많이 산재하고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북한의 평강군에서 발원한 한탄강은 강원도 철원과 경기도 연천을 지나 임진강으로 합류되며, 임진강은 다시 남으로 흘러 한강에 합류된다.
이번에 라이딩을 하게 될 코스는 한탄강을 중심으로 연천공설운동장에서 출발하여 재인폭포, 비둘기낭 폭포, 고석정, 직탕폭포, 노동당사, 백마고지, 그리팅맨을 둘러보는 총 116.38km의 거리를 달리는 코스로 구성되어 있으며, 누적상승고도 1,254m이다.
계절이 가을로 접어들면서 아침 저녁으로 서늘한 바람이 불어와 라이딩하기 좋은 날씨가 연속 이어진다. 들녘은 어느새 황금빛으로 물들어 가고 곡식이 여물어 수확이 한창인 풍요로운 계절로 접어든다. 출발지인 연천공설운동장에는 여러 동호인들이 이른 아침부터 라이딩 준비에 여념이 없다. 안전 라이딩을 당부하고 간단한 준비를 마친 다음 라이딩에 나선다.
주상절리가 발달한 독특한 풍경 재인폭포
연천공설운동장을 출발해 3번 도로를 타고 내려가다 통현사거리에서 좌회전하여 78번 도로를 타고 계속 직진하면 재인폭포이다. 재인폭포를 넘어가기 전에 수력발전소를 지나게 된다. 작은 고개를 넘으면 멀리 산능선이 아득하게 펼쳐져 파란 가을 하늘과 조화를 이루며 멋진 풍경을 보여준다. 내리막을 내려가 좌회전하여 데크길을 조금 걸으면 전망대가 있고, 멀리 재인폭포가 보인다. 폭포 주변으로는 주상절리가 발달되어 독특한 풍경이 펼쳐진다.
한탕강가에 자리한 재인폭포는 높이가 18m, 길이가 100m로 다른 폭포와는 달리 평지가 움푹 내려앉아 큰 협곡이 생기면서 폭포가 형성되어 웅장함을 보여준다. 폭포 위에는 용이 하늘로 올라갔다는 용소가 있다.
재인폭포를 뒤로 하고 왔던 길을 되돌아 나와 고문리삼거리에서 좌회전하여 비둘기낭 폭포로 가는 길에 궁신교라는 다리를 건너게 되는데, 우측에 우뚝 솟은 바위가 보인다. 좌상바위이다.
한탄강에 약 60m 정도 솟아 있는 좌상바위는 중생대 백악기 말의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현무암으로 백사장과 함께 주변 경관이 압도적이다. 자전거를 타고 달리다 보면 웅장하게 솟아오른 좌상바위에 저절로 눈길이 간다.
신비로움 간직한 한탄강 8경중 하나인 비둘기낭 폭포
좌상바위를 지나 78번 도로를 타고 비둘기낭 폭포로 향한다. 비둘기낭 폭포는 한탄강 8경중 하나로 약 27만년전 용암 유출에 의해 형성된 현무암 주상절리 협곡에서 형성된 폭포로 현재는 천연기념물 제537호로 지정되어 있다. 폭포 주변에는 주상절리와 판상절리가 함께 존재해 신비로움을 더해준다.
비둘기낭 폭포 주변에는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어 한탄강의 전경을 바라볼 수 있다. 비둘기낭 폭포를 보기 위해 자전거를 메고 데크 계단을 따라 수직으로 내려가면 마치 굴속에서 폭포가 흘러 내리는 듯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낸다. 그 위치가 기묘하고 신비하여 추노와 선덕여왕, 무사 등 많은 사극에도 등장한 곳이 비둘기낭 폭포이다. 폭포의 명칭은 폭포 뒤 동굴에서 백비둘기가 둥지를 틀고 서식하였다 하여 비둘기낭 폭포라 불린다. 폭포 주변에는 한국의 그랜드캐년이라 불리는 멍우리협곡이 자리하고 있다.
비둘기낭 폭포에서 나와 43번 도로를 타고 고석정으로 향하는 길목에 대회산 고개가 있다. 길이는 짧지만 6.3%의 경사도를 이루고 있다. 문혜교차로에서 좌회전하여 한탄대교를 건너면 좌측에 고석정이 자리하고 있다.
고석정은 신라 진평왕이 고석정이라는 정자를 세운 이후로 고석정이라 불리게 되었다. 한탄강 한 가운데 높이 10m나 되는 고석암이라는 바위가 절경을 이루고 있으며, 조선시대 임꺽정이 이곳에 숨어 활동했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의 나이아가라 폭포라 불리는 직탕폭포
고석정에서 2km 정도 한탄강을 따라 올라가면 한국의 나이아가라 폭포라 불리는 직탕폭포가 있다. 직탕폭포를 가기 위해 한탄강 줄기를 따라 송대소를 지나게 되는데, 송대소는 30m 높이의 수직 주상절리가 한탕강과 조화를 이루며 협곡을 이루고 있다. 송대소를 지나면 너른 들녘이 끝없이 펼쳐진다. 멀리 금학산 아래 황금들녘을 이룬 들판길을 따라 가다 회전교차로에서 우회전하여 가파른 내리막을 내려가면 불쑥 폭포가 나타난다.
직탕폭포는 한탄강의 상류에 기암절벽과 넓게 펼쳐진 모습이 마치 나이아가라 폭포와 비슷하게 보인다. 검은 현무암 사이로 떨어지는 물길이 웅장함과 함께 아름답게 흘러 내린다. 한탄강의 맑은 물과 풍부한 수량이 폭 80m, 높이 3m로 떨어지는 모습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폭포 위에는 돌다리가 놓여 있는데 자전거를 메고 건너는 모습이 아슬아슬 긴장감이 흐른다. 장쾌하게 흘러 내리는 직탕폭포를 뒤로 하고 노동당사로 간다.
아픈 역사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는 노동당사
철원 노동당사는 라이더들에게도 많이 알려진 곳으로 북한의 노동당이 세웠던 조선로동당 철원지부 당사 건물로 등록문화재 제22호로 지정되어 있다. 3층 건물로 지어진 노동당사는 6.25 전쟁 당시 파괴되었던 건물의 외벽만 간신히 남아있는 상태로 외벽에는 전쟁 당시 그을린 자국과 포탄자국들이 그래로 남아있어 전쟁의 아픈 현실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노동당사를 지나 찾아간 곳은 백마고지전적지이다. 백마고지는 해발 395m의 고지로 6.25 전쟁 때 국군과 중공군이 이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전투를 벌였고, 심한 포격으로 산등성이가 허옇게 벗겨져 하늘에서 내려다 보면 마치 백마가 쓰러져 누운 형상을 하여 백마고지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백마고지 입구에는 백마고지 영령들을 기리는 백마동상과 가파른 언덕을 올라서면 전투 위령비 등이 있다. 백마고지 주변에는 수 많은 태극기들이 나부끼고 있어 장관을 이룬다.
서로에게 배려, 존중, 평화를 의미하는 그리팅맨
철원의 백마고지에서 다시 연천으로 들어와 은행나무 길이 아름다운 길을 지나 일명 인사하는 사람 그리팅맨으로 간다.
그리팅맨으로 올라가는 길은 매우 가파른 시멘트와 비포장길로 이루어져 있으며, 일반도로에서 그리팅맨까지는 약 1km 정도로 6.6%의 경사도를 올라가야 한다. 좁고 가파른 길을 어렵게 오르면 힘들게 오른 만큼 풍경이 아름답다. 멀리 유유히 흘러가는 임진강과 군남 홍수조절댐이 보이고, 툭 트인 전망에 시원한 바람까지 불어와 더위를 식혀준다.
옥녀봉 정상에 있는 그리팅맨은 유영호 작가가 만든 조각상으로 15도 각도로 고개와 허리를 숙여 인사하는 모습을 하고 있다. 이는 서로에 대한 배려와 존중, 그리고 평화의 의미를 담고 있다. 해발 205m의 옥녀봉 정상 주변에는 태풍전망대, 미라클 타운, 개안마루 평화누리길 등 많은 볼거리들이 있다. 그리팅맨에서 내려와 이번 코스의 마지막 고개인 샘고개를 넘어 출발지인 연천공설운동장으로 간다.
자전거 타기 좋은 계절 가을이다. 좋은 사람들과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며 라이딩을 떠나보자.
<글 사진 이성규 라이더 고경아, 성태민 외 2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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